22년 8월 26일 맑음 


아침에 이동하기 위해 차로 가다 깜짝 놀랐다. 운전석 쪽 유리가 반짝반짝한 것이다. 뭐지? 가까이 다가가 보니 유리창이 깨져서 금이 가 있었다. 



깨진 모양새를 보니 아마도 뾰족한 돌 같은 것이 유리 가장 밑에 쪽 가운데 부분을 강타한 듯하다. 문을 열고 닫으면서 그 충격으로 유리는 점점 더 작게 깨져 갔다. 

도대체 어디서 깨진 거지? 곰곰히 생각해 보아도 확실한 답을 찾지 못하겠다. 다만 심증이 가는 부분은 있다. 어제 자동차 근처에서 예초기를 돌렸는데 그 때 돌이 튄 것은 아닐까 의심이 간다. 하지만 확실한 물증은 없다. 또한 물증이 있다고 해도 그 책임을 물어 유리 교체비를 청구하기에는 껄끄럽다. 하지만 예초기 일 것이라는 심증이 일자 마음에 화가 치밀기 시작한다. '돌이 깔린 주차장 주위에서 예초기를 돌리려면 차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고 해야지'하는 원망이 튀어 나온다. 물증이 없고 심증만으로 화가 치민다는 것은 실제 어리석은 일이다. 화가 나서 일이 해결될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말이다. 잠깐 씩씩거리다 내가 어리석어 화를 내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을 가라앉혔다. 얼른 유리를 교체하고 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다. 



시골에 살다보니 자동차 유리를 교체해주는 곳도 거의 없다. 그나마 꽤 큰 카센터에 갔는데도 유리 교체는 하지 않았다. 자동차 유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을 소개받고 가봤지만 가게 문은 닫혀있고, 주인에게 연락은 되지 않는다.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어 30여 분 정도 기다리다 가장 가까운 다른 읍내의 유리 전문점을 알아봤다. 그나마 스마트폰 덕분에 이곳 저곳 검색해볼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그런데 다른 읍내 영업 중인 두 곳 중 한 곳에서는 내 차종의 유리를 교체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니 주위 30여 분 거리 안에 유리를 교체할 수 있는 영업장은 오직 한 곳 뿐인 셈이다. 다행히 이 영업장 사장님이 친절하기도 할 뿐더러 세심하게 유리를 갈아 주었다. 오전에 연락을 해서 물건을 주문하고 오후에 바로 고칠 수 있었던 것도 어찌보면 행운이다. 조금 먼 곳으로 가서 유리를 교체하는 것이 번거롭긴 했지만 다행인 셈이다. 


유리를 교체한 김에 썬팅도 마저 했다. 그런데 살고 있는 근처 읍내에서 썬팅을 할 수 있는 곳도 많지 않다. 한 군데에서는 가다(차 문 형태에 맞는 주형)가 없다면서 퇴짜. 다른 곳을 찾았다. 이곳 사장님도 무척이나 친절하기 했지만, 썬팅 필름을 두 번이나 말아먹고 세번째 겨우 성공, 한 숨 돌리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필름값도 나오지 않을 작업이었다. 그래도 주문받은 것이라며, 기어코 해내겠다는 장인정신(?)을 발휘해 썬팅을 마무리해 주었다. 


차 유리 한 장으로 마음이 롤러코스터를 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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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2-10-21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그래도 유리라도 교체해 다행이네요 식겁하셨네요
저도 반(?)시골살이 중이라 이해가 되고도 남네요 도시보단 없는게 많은데..적응중입니다^^
 


현 정부 들어 첫 주택 관련 대책이 나왔다. 5년 간 270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래서 주택공급대책이다. 집값의 고공행진이 집이 부족해서라고 판단해서일 것이다. 전 정부에서는 집값의 원인을 다주택자에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다주택자가 집을 내놓도록 하기 위한 대책 등이 쏟아졌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는 실패였다. 그렇다면 이번 정부의 주택공급대책은 성공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론 필패라고 본다. 집값을 잡는냐 못 잡는냐의 문제가 아니다. 집값의 일정 부분은 너무 많이 풀린 돈 탓도 있다. 이 돈을 어떻게 거두어 들일 것인가도 집값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주 요인이 될 터이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전 정부도 현 정부도 이 모든 정책이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즉 서울로 수도권으로 모두 들어와 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집값을 잡을 테니, 또는 집을 마련할 테니 서울과 수도권에서 살라는 것이다. 인구의 절반이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 있음으로 인해 많은 문제가 벌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지역은 소멸이라는 단어를 앞에 두고 있다. 균형 발전이 아니라 쏠림으로 인해 서울과 수도권은 그들 나름대로, 지역은 지역별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런 쏠림 현상을 해결하고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근원적인 집값 해결책은 아닐까. 5년 간 서울과 수도권에 270만 호의 주택을 공급할 것이 아니라 5년 간 270만 명을 서울과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살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270만 명이 지역으로 들어와 사는 것이 오히려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서울과 수도권 중심의 쏠림의 철학에서 벗어나 지역이 살아날 수 있는 상생의 철학을 갖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생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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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내미가 코로나에 걸렸다. 추측컨데 서울 나들이에서 전염이 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혹시나 코로나인지 아닌지 고민이 되는 사람들에게 판단에 도움이 되는 한편 코로나 병증 진행 상황에 대한 기록을 위해 확진 전후 1주일 정도를 남겨본다.


서울 나들이는 전주 목요일. 버스, 지하철은 물론 식당 등등 사람들이 많은 곳을 다니다 보니 이 과정에서 전염이 된 것은 아닐까 추측해본다.

첫 증상은 월요일 저녁. 그러니까 서울 나들이 후 4일 지나서 부터다. 목이 따끔거리며 아프다고 한다. 인후통 시작. 평소 1년에 2~3차례 편도선염을 앓기에 코로나라기 보다는 편도선염이 아닐까 생각했다. 


화요일 아침 자기진단을 해보니 음성. 병원을 향했다. 병원에서도 진단검사를 해서 음성. 편도선염 약을 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저녁부터 열이 나기 시작하면서 두통까지 호소. 아무래도 코로나가 의심된다. 



수요일 아침 자가진단 양성. 1~2분 후 엷게 나타나던 T의 선이 시간이 지날 수록 짙어진다. 보건소를 찾아서 PCR 검사. 열이 나면서 아픈 아이를 보건소까지 데려가는 것도 쉽지 않다. 수요일 저녁부터는 고온과 두통. 해열제를 먹여야 할지 고민이 됐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가장 아픈 하루였다.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인지라 약을 쓰는 것도 애매하다. 오직 해열제 정도만 가능한 상태. 딸내미가 해열제 없이 버틸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참아보기로 했다. 딸아이는 밥 먹는 시간 빼고 하루 종일 잠만 잔다. 실제 이 기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가장 난감했다. PCR검사 받은 후부터 확진 판결 전까지 대처 상황에 대한 안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목요일 아침 양성 판정 결과 통보 받음. 하지만 증상은 오히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아직 열은 있지만 고온에서 미열로 내려온 상태. 두통도 조금 나아졌다. 다만 목이 아픈 것은 여전하다. 다행히 열이 내려서 지켜보기로 했다. 이날까지 딸내미는 계속 잠을 청했다. 보건소에서 연락이 옴. 코로나 치료할 수 있는 근처 병원 등을 알려줌. 


금요일이 되자 열은 거의 내렸다. 아주 조금 미열 상태. 두통도 많이 가라앉았다. 다만 목이 아픈 것은 지속되고 코가 막히기 시작했다. 입맛이 별로 없는지 밥은 조금밖에 먹지 않는다.


토요일이 되자 열은 다 내렸고 두통도 사라졌다. 코막힘과 목 아픔은 계속. 간혹 마른 기침. 코가 막히고 목이 아픈 탓인지 맛을 잘 구별 못하는 듯. 평소 그렇게 잘 먹던 라면이나 치킨도 몇 번 씹고는 만다.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코 막힘과 인후통 지속. 강도는 세지 않고 조금 불편한 정도. 화요일 자정을 기해 자가 격리가 끝났지만, 후유증이라고나 할까. 마른 기침과 목 아픔, 코 막힘은 살짝 불편할 정도로 계속 된다. 생활에 지장은 없을 정도. 이제 일상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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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5월 8일 맑음 10도~19도


데크 일부분이 오일스테인이 벗겨지면서 맨몸을 드러냈다. 오일스테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오일스테인을 한 번 바르면 1~2년 정도는 버틴다. 지난번 오일스테인을 바를 때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땀을 꽤 흘렸다. 올해는 더 더워지기 전에 얼른 오일스테인을 발라야 겠다고 다짐하고, 일을 벌였다. 



먼저 빗자루로 데크를 깨끗이 쓸었다. 오일스테인을 제대로 바르려면 기존의 칠을 사포 등으로 벗겨내는 작업을 해야겠지만, 그정도까지 할 여력이 되지 못한다. 만약 사포로 벗기는 작업까지 해야 한다면, 아마 일을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고 말았을 것이다. 적당한 타협점이 빗자루로 깨끗이 쓰는 정도. 


지난 번에는 붓으로 결 사이사이까지 꼼꼼히 발랐다. 시간도 오래 걸릴 뿐더러 쪼그려 앉아서 붓질을 하다보면 허리, 어깨, 무릎이 다 아파온다. 그래서 올해는 롤러로 오일스테인을 발라보기로 했다. 



오일스테인을 바른 쪽과 바르지 않은 쪽과의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지난번에는 1차 바르기에 3시간 정도 걸렸다. 이번에 롤러로 바꾸면서 시간은 조금 당겨졌다. 2시간 30분 정도. 날이 흐려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같은 동작을 두 시간 넘게 무한 반복하다보니 막판 20~30분 정도는 슬슬 땀이 나기 시작한다. 더운 날이었다면, 지난번처럼 고생 좀 했을 법.



1차 도포 후 다섯 시간 쯤 지나서 2차 바르기를 시작했다. 두 번 바르기를 통해 덮어 바르기를 하면 데크 나무의 뒤틀림이나 썩는 것을 방지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은 당연한 일일 터. 롤러로 처음 하면서는 이곳 저곳에 튀면서 손목 쪽에도 상당 부분 묻는 낭패를 경험했다. 두번째 하면서는 요령이 생겨 나뭇결 사이사이로도 충분히 스며들면서 손목이나 주위로는 덜 튀게 바를 수 있었다. 



하지만 오일스테인이 조금 부족했다. 할 수 없이 20% 정도는 1차 도포에 그치고 말았다. 1차와 2차 사이의 경계가 뚜렷하다. 롤러로 하면서 좀 더 쉬워지긴 했지만 여전히 쪼그려 가면서 일을 하다보니 온 몸이 아프다. 다음엔 롤러 손잡이에 긴 막대기를 달아서 서서 바를 수 있도록 해야겠다. 1차 바르기 후 2차 바르기까지 끝내고 나니 냄새가 코를 찌른다. 하루 이틀은 지나야 냄새가 사라질 듯하다. 서너시간이 흐른 후 어느 정도 오일스테인이 말랐지만, 끈적거림이 조금 남아있는 듯하다. 충분히 마른 후에 사용하는게 좋을 것 같다.  


오일스테인 바르기도 경험이 쌓이면서 점차 나은 방법을 찾아가는 듯하다. 처음부터 알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뭐, 영영 모르는 것보다 낫지 싶다. 우리도 가끔 데크에 오일스테인을 바르듯, 치명적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오일스테인을 정신에 바를 수 있다면 좋겠다. 아마도 정신의 오일스테인은 명상이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뒤틀리지 않고 썩지 않는 정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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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피어난 꽃은 청춘에 빗댄다. 하지만 '화무십일홍'. 아무리 성한 것이라 하더라고 결국 쇠퇴하고 마는 법이다. 화려한 색과 모양새를 자랑하던 꽃도 빛이 바래지고 모양도 쭈글쭈글해진다. 그래서 꽃이 지면 청춘이 가버린 듯 슬퍼한다. 



하지만 지는 꽃에서도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우리 몸이 늙는 것 중의 하나로 몸의 수분이 줄어드는 마냥, 꽃도 점차 지면서 수분을 잃어가는 듯하다. 이런 현상 덕분에 오히려 꽃잎 하나하나의 결이 드러난다. 수선화꽃잎은 이렇게 시들어가는 몸짓 속에서 삼베 느낌이 물씬 베어 나온다.그 결이 지어내는 아름다움이란.... 또한 시들어가는 몸짓 속 바래는 색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멋스러움이 묻어난다. 


청춘이 가버렸다 슬퍼할 일이 아니다. 청춘을 지나 결과 멋이 드러나도록 살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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