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월화드라마 <유령을 잡아라>는 소매치기범 '메뚜기'와 연쇄살인범 '유령'을 잡는 큰 줄기 속에서 작은 사건들이 에피소드로 들어간다. 이번주에는 정신지체 아버지의 살인미수 사건이 다루어졌다.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사채를 썼다가 빚 탕감 조건으로 사람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는 가장 이야기다. 드라마 남자 주인공인 고 반장(김선호 역) 또한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병원비를 조달하기 위해 생계형 경찰의 길을 택한 사연을 갖고 있다. 

 

고 반장은 살인을 하려했던 한 아이의 아버지에게 이런 말을 건넨다. "가족들에게 부끄럽지 않기위해 부끄러운 일을 하는 이가 바로 가장"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생계를 책임지고 한 가족을 부양하는 일이 고단하고 어렵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게다. 가장의 어깨가 왜 이리 무거운지를 공감하는 이라면 감동을 받을만한 말이다.

 

하지만 그건 핑계다. 부끄럽지 않기 위해 부끄러운 일을 하다니!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일의 귀천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부끄러운 일 따위는 없다. 하지만 드라마 속에서 말하는 부끄러움은 해서는 안 될 일을 일컫고 있다. 가족을 위해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을 해서는 절대 안된다. 바로 그 순간 우리는 거대한 악의 굴레 속에 빠지는 것이다. 이 사회가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만한 세상 밖에서 맴도는 것은 부끄럽지 않은 가장이 되기 위해선 어떤 일도 가능하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 때문이다. 제발 가족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려면 부끄럽지 않은 일을 하라! 내 양심에 전혀 거슬릴 것이 없는 일을. 그래야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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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하다보면 신기하게 느껴질 수도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어디에선가 관심이 있어서 클릭 한 번 해본 상품이 어느 사이트를 가든 주위에서 알랑알랑 거리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데이터 수집을 통한 인공지능으로 관심이 가는 상품을 알려주는 서비스일 것이다. 예를 들어 유기농 녹차에 관심을 갖고 오픈마켓에서 검색을 한 이후에는 다른 사이트에서도 유기농 녹차와 관련된 광고들이 따라붙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이런 서비스가 우리나라에선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정도의 수준은 아닌듯하다. 일단 내가 관심을 갖은 그 상품을 구매했는지 여부를 전혀 알지 못하고 광고가 따라붙는다는 것이다. 이미 구입했다면 별로 소용이 없는 정보가 될텐데 말이다. 게다가 이 광고에서 나온 상품이 나에게 만족을 줄 정도의 것인지 여부는 중요하게 생각지 않아보인다. 그저 광고료를 가장 많이 지급할 의사가 또는 능력이 있는 기업의 제품이 광고가 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간다. 

또하나, 내가 의도를 가지고 클릭한 것이 아니라 컴퓨터 버그로 인해 잘못 눌러진 경우엔 구매 의도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클릭이 됐다는 것만으로 관련광고가 계속해서 따라온다는 것이다. 즉 소비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준의 지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저 1회성 클릭인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서 검색 등을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서 클릭하는 시간의 간격이 얼마나 되는지 정도까지만이라도 데이터로 갖고 분석을 한다면 어느 정도 구매의사의 여부를 알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말이다. 

우리 삶의 편의를 위한 관심상품과 추천상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인공지능의 발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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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몇 년만인지 모르겠다. 추석 연휴기간 동안 TV를 보다가 우연히 e스포츠 대회를 지켜봤다. 마지막 1명이 남을 때까지 전투를 벌이는 배틀로얄 형식의 슈팅 게임이었다. 바로 <배틀 그라운드>였다. 평상시같으면 그냥 지나쳤을텐데 무엇인가 묘하게 끌리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당장 어플을 다운받았다. 무엇이 그렇게 매력적인지를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 100명의 전투원이 모이면(개인이 아닌 팀별로 전투를 벌이는 것도 있지만) 비행기가 이륙하고, 각자 지도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곳에 낙하하기 시작한다. 낙하할 땐 모두 맨몸이다. 무기는 오직 주먹 하나뿐이다. 아이템이 많이 있는 곳엔 사람들도 모이는 법. 각자 아이템을 먼저 얻기 위한 사투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아하! 그렇구나. 모두 똑같이 맨손으로 시작한다는 것. 그게 이 게임의 매력포인트 하나다. 생김새는 모두 다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능력치가 다른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이면 레벨이 상승하기에 같은 레벨에선 실력차도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게임을 많이 하면 할수록 전투장에 대한 정보가 쌓여 보다 나은 아이템을 빨리 습득할 수 있을 가능성은 높다. 만약 그렇게 정보를 쌓고 실력을 키운다면 레벨이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다. 바로 이 부분이 이 게임의 또다른 매력 포인트 하나. 

그리고 어디에 적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점. 싸움을 할 수 있는 지역은 점차 좁혀진다는 점. 남아있는 숫자가 적어질 수록 전투지역은 좁아져 결국 한 곳으로 모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한 게임이 보통 30분을 넘기지 않는다는 것도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는 장점이 된다. 또한 전투를 좋아하는 유형이라면 밀집지역으로 가서 전투에 치중하고, 생존을 좋아하는 유형이라면 한적한 곳에서 차곡차곡 아이템을 얻는 방법을 취하는 등 각자의 취향에 따라 전술을 달리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이 게임이 매력적인 것은 자신의 취향을 거슬러 생존이 아닌 전투로, 전투가 아닌 생존으로 도전해볼 마음을 갖게 만든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도전을 자극한다는 것이 이 게임의 진정한 매력 포인트 하나다.  

오랜만에 게임을 했더니.... 어라? 꿈속에서도 나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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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3호 태풍 '링링'의 세찬 바람에 비닐하우스가 찢긴 곳이 꽤 생겼을 듯 싶다. 주위의 비닐 하우스에도 구멍 정도가 아니라 그야말로 천정이 뻥 뚫려버린 하우스가 눈에 보인다. 대부분 이런 하우스 피해는 조그마한 틈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개미 구멍이 큰 둑을 무너뜨리듯 조그만 바람틈이 하우스를 망가뜨리는 것이다. 

태풍에 대비해 하우스는 바람이 통하지 않도록 문을 꼭꼭 닫고 동여맨다. 하지만 오래된 비닐 탓에 찢어진 곳을 테이프로 보수해 놓은 곳엔 조그마한 틈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번 태풍처럼 거센 바람이 불면 그 틈으로 말미암아 비닐이 찢겨져 나간다. 

맞다. 틈이 있어서는 안된다. 작은 틈이 큰 몸체를 박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라는 존재도 그렇다. '이정도는 뭐~' 하며 지나친 것, '겨우 이쯤이야'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 습관들이 나를 망칠 수 있다. 내가 나로 온전히 서 있으려면 틈이 있어서는 안된다.

 

기계의 부품과 부품이 맞닿는 곳은 유격이 있다. 즉 틈이 있어야 한다. 브레이크를 비롯해 많은 기계의 연결부위들은 각자의 유격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꼭 들어맞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틈과 그 틈을 메워주는 오일로 마찰을 줄이고 작동을 원활하게 만들어준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도 틈이 있어야 한다. 누군가와의 만남에서 꽉 들어맞기를 바라는 것은 타인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소유욕이거나, 내 뜻대로 움직이도록 만들고 싶은 권력욕의 작용이다. 만남은 여유가 있어야 하며, 숨쉴 틈이 있어야 한다. 사람과 일의 만남도 틈이 필요하다. 브레이크 없는 질주는 결국 사고로 파멸로 이어진다. 

 

자기완성은 틈이 없이, 만남은 틈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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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강타한다는 일기예보에 농촌의 논과 밭은 초비상이다. 가능한한 모든 인력을 총동원해 강풍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골 읍내 인력회사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이 논과 밭, 하우스에서 일을 하고 있다. 미리 사람을 예약하지 못한 농가는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을 정도다. 

 

태풍이 오기 하루 전인 오늘은 그야말로 태풍전야라 할 만큼 고요하다. 만약 뒷북에 잦은 오보라 하더라도 일기예보가 없었다면 내일 태풍이 한반도에 몰아칠 거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날씨다. 날씨에 아주 민감한 사람이라면 공기의 변화와 주위 동물들의 움직임을 통해 태풍을 예측할 수 있을련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위성사진 등을 통해 태풍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요즘은 어찌됐든 예측이라는 것을 한다. 그리고 예측은 예측이 맞았다 틀렸다를 논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예측을 통해 벌어질 수 있는 일을 사전에 대비하기 위해서 행해진다. 태풍을 예고했는데, 태풍이 오든말든 아무 상관없이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예측은 그야말로 놀이나 장난, 소일거리에 불과한 일이 될 것이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행동으로 그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여보고자 하는 것이 예측의 목적일 터이다.

 

우리가 운명을 알고 싶어하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점을 보거나 사주를 찾는 것은 앞으로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알고, 나쁜 일에 대해선 만반의 태세를 갖추기 위해서인 것처럼 말이다. 꼭 점이나 사주가 아니라 과학적 예측도 많다. 미래학자들이 말하는 미래 사회의 모습, 앞으로 사라지거나 새로 생겨날 직업에 대한 이야기, 미래 건강과 평균수명 등등. 이 모두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대처를 위한 것들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무엇일까를 살피고 고민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 커질수록 더 그럴 것이다. 지금 이곳에서의 충실한 삶을 잃어버릴 정도로 말이다. 아마도 그래서 미래를 예측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따로 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중요한 것은 불안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일일 터이다. 미래에 대한 예측은 불안을 씻어줄 도구에 그쳐야지, 그것이 현재의 삶을 흔드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예고된 태풍에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큰 피해없이 지나가기를 희망해본다. 우린 또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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