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7가지 언어 - SERI CEO 인기 스피치 강좌
김은성.김재원 지음 / 알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자기 관리나 계발서는 참 평가하기 힘들다. 과제 수행 중 어떤 벽에 가로 막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을 때나, 불투명한 안개 같은 삶의 미로에서 헤맬 때 문제해결의 길잡이가 되는 책은 당연히 고맙기 그지없다. 하지만 같은 책이라도 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독자에게는 뜬구름 잡는 책으로 여겨질 것이다. 독자의 수용 정도에 따라 길을 열어주는 나침반이 되기도 하고 허접스러움으로 치부되기도 하니 참 이중적인 분야라고 하겠다. 그런데 어느 정도 책을 읽다보면 기본의 토대가 단단한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은 구분이 된다. 오랜 기간 분야에 종사한 전문가의 글은 조금 둔탁하더라도 전해주고자 하는 진실성이 중후하게 가슴에 와 닿으나, 분야에 별 경험이 없는 글쟁이의 화려하고 그럴듯한 '~하라'체엔 식상한 가벼움과 씁쓰레함만이 남을 뿐이다. 여하간 독자의 반응정도에 따라 평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게 자기계발서의 운명이라 생각해 본다.


<리더의 7가지 언어>, "SERI CEO 인기 스피치 강좌"란 부제의 이 책은 어느 정도의 수준과 깊이로 나에게 접근하고 있는가? 나에게 어느 정도 필요한 책일까? 이 책의 출발은 삼성경제연구소 SERICEO의 <파워 스피치>코너 연말 특집으로 만든 <리더의 언어>라는 콘텐츠였다고 한다. (이 사이트는 _ http://www.sericeo.org/Media/ceoMdaL.html?p_menu=0441 _ 유료 회원제라 <리더의 언어>가 상, 하편으로 있다는 것만 확인했다). 일단 SERI란 단어가 붙으면 시중에선 어느 정도 그 수준을 인정해 도서 판매량이 늘어난다고 하니 더 말할 필요가 없겠고, 저자 김은성, 김재원 씨 또한 말로 먹고사는 KBS 아나운서이며 커뮤니케이션 박사들이니 언어에 관한 한 나름의 경지에 들었다고 봐야겠다. 아나운서 특유의 건조한 문체이긴 하나 글 속에는 저자가 말하고자하는 바가 고스란히 들어있어 제법 읽을 만한 내용이라 하겠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리더의 언어'를 들여다보면 의외로 간단하다. 특별한 비법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알고 있으면서도 놓치고 있는 사실들을 잘 엮어 일관성을 부여했다는 느낌이다. 간단히 정리해 보면, 자기철학의 언어로 말하고, 비전을 담은 언어로 말하고, 명확한 언어로 말하고, 공감의 언어로 말하고, 반응하는 언어로 말하고, 균형잡힌 언어로 말하고, 언행일치의 언어로 말하라는 거다. 이 중에 특별한 비법이라고 생각되는 게 있는가? 없을 것이다.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고 하지 않던가. 진실 된 것은 그냥 우리 일상에 존재하건만 우린 이를 우리 것으로 체화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가 알면서도 실제로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지 못한 '말의 표현과 전달'에 의미를 두어 자신만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이끄는 책이라 하겠다. 개인적으로 이 중에서 하나만 고르라면? 나는 언행일치의 언어를 꼽겠다. 약속을 지키고 행동으로 실천의 모습에서 '신뢰'가 싹트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명한 리더는 상대를 성급하게 예단하거나 판단하지 않는다. 오랜 관찰과 관심, 경청을 통해 사람들의 비전을 만들어 주고 희망이 담긴 씨앗의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씨앗의 언어는 관계를 만들고 조직을 건강하게 바꾸고 성장하게 만든다. 97쪽


리더의 언어는 씨앗이며 희망이다. 리더 중에는 역량과 성품이 뛰어난데도 불구하고 언변이 약하여 소통, 공감, 설득보다는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야기하는 분들이 더러 보이곤 한다. 공감이란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리더들은 왜 자신을 '불통'이라고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소통, 불통, 공감, 이런 말들의 존재근본이 무어라고 생각하는가? 단연코 나는 '경청'이라고 말하고 싶다. 들을 줄 모르니 독선만 드러나는 거다. S사 창업자께서 현 회장에게 내려준 가르침이 경청(傾聽)과 목계(木鷄)라고 했던가. 성공적 리더라면 무엇보다 이 가르침이 우선이라 생각한다. 말의 품격도 매우 중요하다. 근자의 리더 중에도 이것을 간과하여 자신의 진정성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되레 꼬투리 잡혀 어려움을 겪는걸 보긴 했다. 그러니 "자기철학과 진정성으로 마음을 사로잡는 품격의 언어"를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다니 어찌 귀가 솔깃하지 않겠는가.


알고 보면 리더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크든 작든 우리 모두가 국가, 사회, 가정에서 작은 리더임에 틀림없다. 또한 공감의 언어로 소통하는 조직 에서는 우리 모두가 리더 아니겠는가. 그러니 자신의 언어에 존재가치를 세우는(자기철학), 가슴에 꿈을 심어주는(비전), 오해 없이 전달하는(명확), 어떤 것보다 강한 한마디(공감), 귀를 기울이는(반응), 흔들리지 않는(균형),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언행일치) 언어를 구사하여 신뢰받는 리더가 된다면 두말할 필요 없이 좋은 일이다. 이런 면에서 한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누가 알겠는가. 진짜 품격 있는 말을 할 수 있을련지……. 결국 필요성에 따라 다르게 평가되겠지만 스피치 분야의 책으로서는 나름 괜찮은 느낌을 받은 독서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암 체질을 바꾸는 기적의 식습관 - 재발 없이 완치하는 결정적 식사요법 8가지
와타요 다카호 지음, 신유희 옮김 / 위즈덤스타일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암에 걸리면, 또는 사랑하는 이가 암에 걸린 가족들은 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을……. 의사로 부터 암 진단을 듣게 되면 일단 충격으로 앞이 깜깜해지고 멘붕(패닉)의 거센 파도가 온 정신을 헤집는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서서히 자신을 반추하게 되고, 암이란 것이 나만의 특유한 병이 아님을 알게 되면서 치료를 받게 된다. 오늘날 의료기술과 화학요법의 발전으로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60%쯤 된다고 한다. 그런데 환자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암 치료의 3대 요법이라는 수술, 항암제, 방사선 치료에만 의지하면 암을 완치하는 데 한계가 있단다. 이런 치료는 몸 안의 면역 활동이 억제되는 현상이 발생하여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기에 암을 근본적으로 치유한다는 목적에는 맞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암은 면역력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상태, 즉 체력 소모가 크게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야 치유 가능성이 클 것은 당연한 사실. 이런 점에서 일명 '암 식사요법'과 3대 요법은 결코 대립되지 않으며 양자택일의 문제도 아니다. 식사요법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약점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법으로 눈에 보이는 암 병소의 기세를 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서로 보완의 '병용요법'이라고 보면 되겠다.


약 40년 전 미국의 포드 대통령은 "의학은 진보하는데, 미국에서 생활습관 관련 질환이 늘어나는 이유"가 궁금했던 모양이다. 조사 결과 5,000쪽에 달하는 <맥거번 보고서>가 나왔는데, 결론으로 "암이나 심장병과 같은 여러 만성질환은 육식 위주의 그릇된 식생활이 낳은 병이며 약으로는 치유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지금 당장 식생활을 개선해야 한다(6쪽)."고 소개하고 있다. 대체로 암의 원인으로 유전 10%정도, 편향된 식습관 80% 정도 된다고 한다. 이번에 읽은 <암 체질을 바꾸는 기적의 식습관>은 암을 개선하려면 식사습관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이런 명제에서 출발한다. 식사요법의 핵심은 "암의 기세를 약화시키고 면역력을 키워 인간이 본래 가진 치유력을 높이자는데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1장의 글(말기 암 환자 가운데 64.5%가 호전되다, 수술 직후 식사습관을 바꾸면 암 재발률은 6.8%, 암의 90%는 나을 수 있다)을 읽어보면 왜 식사요법에 관심 가져야 하는지 알 수 있다. 3대요법과 연계하여 '영양 상태를 개선하고' '대사를 조절하며' '면역력을 높이는' 식사요법을 더하면 완치할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하니 암으로 마음 고생하는 환자와 가족에겐 정말 필독의 책이라 하겠다.


암 치료에 있어 일본 의료계의 대가인 저자 다카호 박사가 제시하는 <재발없이 완치하는 결정적 식사요법 8가지>를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무염에 가깝게 염분을 제한한다.
② 동물성 단백질(4족 보행 동물)과 지방을 제한한다. (체질개선될 때까지, 최소 반년 완전 금지)
③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한다. (피토케미컬로 암세포 생성 억제, 아침 첫잔은 반드시)
④ 배아를 포함한 곡물, 콩, 뿌리채소류를 섭취한다.(생명의 영양소를 먹는다)
⑤ 유산균(요구르트), 해조류, 버섯을 섭취한다.
⑥ 벌꿀, 레몬, 맥주 효모를 섭취한다. (매일 꾸준히 먹는 것이 중요)
⑦ 올리브유, 참기름, 유채기름을 활용한다.
⑧ 자연수를 마신다.


식사요법은 처음 반년에서 1년, 최소한 100일은 노력해야 한단다. 그 후에는 서서히 식사 원칙을 완화해도 괜찮고 고기도 먹을 수 있다고 하니 긍정적으로 부딪혀볼 일이다. 기적의 레시피로 삶을 되찾은 환자들의 체험담을 읽어보면 정말 무시 못 할 책이다. 다시 한 번 이 책을 정리해 보면 현대의학의 3대 요법(수술, 항암제, 방사선 치료)에 더하여 암과 싸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먹거리'로 식습관을 바로 잡으면 어떤 암도 완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여간 짜게 먹는 우리의 식습관을 재고해 볼 가치가 있어 보인다.
책의 말미에 <면역력을 강화하는 생활습관>을 소개하고 있는데 누구나 읽고 마음에 담아두어야 할듯하여 소개하면서 이 책의 소감을 마무리해야겠다.
① 적절한 운동을 한다.
② 몸을 따뜻하게 한다.
③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④ 스트레스를 쌓아두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100만 명을 어떻게 죽일까? -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진실이 중요한 이유
앤디 앤드루스 지음, 이은정 옮김 / 에이미팩토리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지만 울림이 큰 책! 를 읽고 난 첫 느낌입니다. 정치에 무관심한 세대에게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절로 깨닫게 해주는 좋은 책입니다. 양장본 B6판(125×176mm) 정도의 작은 크기이며 전체 쪽수도 130쪽 밖에 안됩니다. 여기에서 작가의 말, 저자와의 대화, 한국 독자를 위한 후기, 옮긴이의 글, 주석을 빼고 나면 실제적인 내용은 57쪽(17~72쪽) 밖에 안되니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그런데도 완전 별 다섯(★★★★★)짜리 강추의 내용입니다. 하지만 전 편집/구성에 별 넷(☆☆☆☆)을 주어야겠다고 마음먹습니다. 본문만 보면 정말 강추 중의 강추요, 제 아이에게도 '이거 읽어봐라'라고 권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옮긴이의 글'이 사족입니다. 보통 책에 한 두어 쪽 정도 나오는 그런 글이 아니라 옮긴이의 사상이 그대로 나타나는데, 이게 불편합니다. 아이에게도 '그 부분은 읽지마라'고 하였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그건 독자들이 생각해야할 여지(몫)를 옮긴이가 자신이 재단한 판단으로 받아들이길 강요하는 셈입니다. 이런 것이 지적인 분들이 착각하는 겁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도 그렇게 알아주길 바라는 것, 혹시 '오만'이란 씨앗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요.


일단 책은 파격적인 제목으로 눈길을 끕니다. 1,100만 명을 어떻게 죽일까? 놀랍습니다. 지구 종말도 아닌데 1,100만 명이라니요. 얼마 전 우리 인구가 5,000만 명 돌파했다고 하는데 1/5 이상이 죽임을 당한다면? 이게 예사 일 입니까? 큰일 이지요. 작가는 히틀러의 나치 정권이 저지른 1,100만 명 학살 사건을 조명하면서 글을 풀어 나갑니다. 나치의 유태인(노란색 별) 학살? 그러면 600만 명으로 대부분 알고 있는데 나머지 500만 명은 어디서? 궁금해집니다. 집시들과 로만 혈통(갈색 삼각형), 정부 정책과 상반된 견해를 가진 종교인(보라색 삼각형), 부랑자(검정색 삼각형), 이민자(파란색 삼각형), 정치적 불순분자(빨간색 삼각형), 동성애자 등의 성적 범죄자(분홍색 삼각형), 강도나 살인자(녹색 배지)……. 그들은 사람들이 노란색 별을 달고 죽어갈 때 방관했고 침묵했었지요. 그리고 결국 그들 모두, 평생 떼어버릴 수 없는 배지를 달게 되었다는군요. 우리가 여기서 이해해야 하는 대목은 바로, 무려 1,100만 명의 사람들이 어떻게 '스스로 살해당하도록' 좌시했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잠깐, 잠깐만! 여기서 다시 궁금해집니다. 이 모든 과정이 하루아침에 벌어진 건 아니잖습니까. 어떻게 속수무책,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을까요? 저자는 묻습니다. "당신이라면 1,00만 명의 사람들을 어떻게 죽이겠는가? How do you kill eleven million people?" 그리고 답합니다. "그들에게 거짓말을 하라! Lie to them." 히틀러가 그랬다지요, "사람들은 생각이란 걸 안 해. 그러니까 뻥을 크게 치라고. 쉽고 간단하게 말해. 계속 말하는 거야.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사람들은 그걸 믿는단 말이지(53쪽)." 그렇군요. '엄청난 규모의 대중들은 아주 작은 것보다는 거대한 거짓말의 희생자가 되기 쉽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겠습니다. 우울하게도 이 방법은 국민의 손에 의해 뽑힌 지도자들이 다양한 자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곳곳에서 활용하고 있다(40쪽)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걸까요? 우리가 이 땅의 선출직 리더들에게 요구해야 할 가장 기초적인 덕목, 그리고 누군가에게 통치를 맡기는 자들이 기초적으로 갖춰야 할 판단기준으로 '진실만을 말하는 것'을 꼽습니다. 국가를 위협하는 최고의 위험은 '그들 거짓말쟁이들이 우리를 제대로 리드해줄 것'이라고 시민들이 믿기 시작하는 순간, 시작된다고 일침을 가합니다.


이제 핵심으로 들어가 볼까요. "어떤 국가도 바보 리더를 선택했다고 망하지 않는다. 하지만 '바보의 나라'가 되어버리면 재앙이 시작된다. 역사가 반복해 주는 교훈이다(64쪽)." 이 말의 뜻은 장기적으로 보아 부정직한 리더가 수행한 정책들을 바로 잡는 것보다 그런 자를 애초에 리더로 뽑을 만큼 상실된 상식과 지혜를 회복하는 쪽이 훨씬 더 힘들다"는 군요. 결국 국민들, 시민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는 말 아니겠습니까. 이 책에 재밌는 글도 있습니다. "우리 중 어느 한 명이 정치인들에게 거짓말을 하면, 그것은 씻을 수 없는 범죄가 된다. 하지만 소수의 그들 중 누군가가 우리 모두에게 아주 효과적으로 거짓말을 하면, 그것은 바로 정치(politics)가 된다(66쪽)."는 군요. 우리가 숭앙하는 민주주의(Democracy)의 실상은 극소수의 사람들이 모든 법을 만들고 예산을 계획하며 모든 정책을 만들어 국민에게 강제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가 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거지요. 어떻게요? 저자와의 대담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봅니다. "우리를 리드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을 온전히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그의 '행위'를 면밀히 보는 것뿐입니다. 그러니 현재 혹은 과거의 리더들에 대한 나의 생각과 당신의 생각이 충돌한다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내가 당신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 어떤 정치 전문가나 지혜로운 현자도 당신의 인생을 대신 선택해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의 인생을 만들어갈 아주 중요한 질문을 자기 스스로에게 던져야 합니다(78쪽)."


자~ 우리에겐 아주 큰 정치적 선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저자는 묻습니다. "내 가족을 위한 미래를 만들어줄 사람을 선택하는 '나의 기준'은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나만 더 이 책의 내용을 언급하면, 히틀러가 사람을 꼬드겼던 정치 공약의 핵심이 '부의 재분배'였다는군요. 공교롭게도 오늘날에도 똑같은 약속을 하는 이들이 있답니다. 그러니 오늘날의 히틀러가 누구인지 판단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랍니다. 그런데 어떻게 정치인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를 알죠? 저자는 힌트를 살짝 줍니다. "과거의 행적이 미래의 행동을 말해준다!"고요. 이것 말고 또 하나 거짓말쟁이를 식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인격>이라네요. 위대한 리더십은 고결한 인품의 결과물이라는데 엄청 공감합니다. 인격, 인품이라……. 아참, 여기서 지적해야 하는 것이 이건 우리나라 정치를 말하는 게 아니라 미국의 경우를 예를 들고 있습니다. 오해마시길…….
지난 25년간 미국 대선에서 1,000만 표 이상 차이로 당선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데, 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은 1억 명에 달했다네요.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결론은 한 국가가 치명적인 길로 들어서는 데 '무관심'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우리 연말 대선에 기권 없이 투표하자구요. 그래서 이 대한민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지도자를 뽑아봅시다. 대한민국 홧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나는 항상 결심만 할까 - 게으름과 딴짓을 다스리는 의지력의 모든 것
켈리 맥고니걸 지음, 신예경 옮김 / 알키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눌언민행(訥言敏行), 예로부터 군자는 말보다 실천이 앞서는 사람이라고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또한 행유여력 즉이학문(行有餘力 則以學文)이라 하여 실천하고 나서 남는 힘이 있으면 공부하라는 문장도 있다. 노자의 『도덕경』에도 강행자유지(强行者有志)라 하여 힘써 실천하는 사람이 뜻이 있는 사람이라 했다. 불교에서도 문불수행(聞不修行)이면, 불이불문(不異不聞)이라 하여, 듣고 실천하지 않으면 듣지 않음만 못하다고 하였다. 이외에도 언행일치, 실천궁행, 지행합일, 백언불여일행(百言不如一行), 소언다행(小言多行) 등 말보다 실천을 강조하는 옛 가르침이 한 둘이 아니다. 성경에도 "믿음이 있노라 하고 행함이 없으면 무슨 이익이 있으리요 그 믿음이 능히 자기를 구원하겠느냐 / 네가 보거니와 믿음이 그의 행함과 함께 일하고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케 되었느니라(야고보서 2장 14절, 22절)"며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동서양을 막론하고 실천을 강조하는 이유는? 당연히 인간의 속성이 게으름인지라 결심만 할 뿐 작심삼일, 쉽게 딴 짓의 유혹에 빠지기 때문 아니겠는가.


금연, 금주, 다이어트, 자격증 공부……. 도대체 우리는 왜 항상 '결심은 창대한데 결과는 미약'할까? 이런 의지력 박약을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에 답하는 <왜 나는 항상 결심만 할까?>란 책을 읽었다. "3일째만 되면 의지력이 바닥나는 이들을 위한 스탠퍼드 대학교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심리학 강의"답게 제법 읽을 만한 책이란 느낌을 먼저 적어야겠다. _ 아참, 정확히는 평생교육원 강의 - 의지력이란 무얼까? 우리가 충동을 조절하여 목표를 달성하고 말썽에 휘말리지 않도록 도와주는 세 가지 힘인 긍정, 부정, 열정의 신경과학을 의지력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자기절제에 성공하고 싶으면 실패하는 방법부터 배우라고 강조한다. 자제력을 기르는 최고의 방법은 자제력을 어떻게 잃고, 왜 잃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최근의 과학적 연구를 소개하한 후, 의지력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자기탐구 생활'등을 통해 자각(자기인식력)하게 하여 '의지력 도전과제 _ 의지력 실험실 _'를 생각해볼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한다.


의지력을 강화하는 뇌 훈련으로 '명상'을 권하는 대목에서 역시 마음을 다스리는 영역에선 동양이 앞선다는 생각을 해본다. 명상이 주의력, 집중력, 스트레스 조절, 충동 억제, 자기 인식 등 광범위한 자기절제의 효능이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인데, 서양인에게는 이런 것이 여전히 신비로운 모양이다. 저자가 <의지력 실험실>에서 소개하는 '뇌를 훈련하는 5분법 명상'을 보면 첫째, 가만히 앉아서 움직이지 마라. 둘째, 주의력을 호흡에 집중하라. 셋째, 호흡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주목하여 지켜보고 마음이 어떻게 흐트러지는지 살펴보라는 건데, 제법 핵심적 접근은 하고 있지만 그 수행과정과 방법에 대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생각을 정리하는 느린 호흡법'이나 5분 동안만 밖으로 나가 산보해 보라는 '녹색 운동', 수면부족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수면시간 늘리기' 등은 명상과 함께 의지력을 충전시키고 자기절제력을 증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자기절제의 위협인 동시에 의지력의 원천인 것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바로 '욕망'이다. 마음이 울적할 때 기분을 전환하고자 하는 욕망은 위험에서 달아나고 싶은 본능만큼이나 인간 본성에 태생적으로 존재하는 건강한 생존 작용이다. 이럴 때 '보상의 약속'은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시켜 스트레스를 완화시킨다. 기분이 나빠지면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유혹에 굴복하면 수치심, 죄책감, 자제력 상실, 절망감이 뒤따른다. 이럴 때는 '자기용서'가 긍정적 결과를 가져온다는데, 놀랍게도 책임감을 키워주는 것은 죄의식이 아니라 용서라는데 밑줄을 긋게 된다. 또한 "희망은 변화를 위한 올바른 전략이 아니다(246쪽)"며 '헛된 희망 증후군'의 덫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말은 기존의 이론과 다른 주장이라 한 번 더 읽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낙관적인 비관주의' 대목도 인상적이다. 낙관주의는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지만 약간의 비관주의는 성공의 길잡이가 되기도 한다는데, 한 연구에 의하면 맹세를 어기고 싶은 유혹을 언제 어떻게 받는지 예상한다면 결심을 지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유혹에 빠진 미래의 자아를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272쪽)? 미래의 자아와 친해지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286쪽)? 이런저런 방법들이 제법 읽을 만하다. 미래의 추억을 창조하고, 미래의 자아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미래의 자아를 상상하라는 건데 조금 건조하게 느껴진다. 의지력도 전염이 되므로 우리의 결심을 좌절하게 하는 각종 유혹으로부터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최선책은 하루를 시작하면서 단 몇 분이라도 투자하여 나의 목적에 대해, 목적을 무시하고 싶은 유혹을 물리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이때 목표에 함께 몰입할 수 있는 사람들을 항상 주변에 두면 목표를 지키는 것이 표준처럼 느껴질 거라고 조언한다. 이와 함께 자부심을 이용하는 것도 유혹에 위력을 발휘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이 책은 소개하고 있다.


명문대 강의답게 제법 괜찮은 구성이다. 저자는 말미에서 "책을 읽으면서 의지력과 자기절제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는가?", "이 책에서 어떤 교훈과 정보, 그리고 어떤 전략을 얻어 간직할 셈인가?" 묻는다. 나의 머릿속에 남은 것을 가만 생각해 본다. 의지박약형 인간이 의지굳건형으로 탈바꿈하는 핵심은 자기 자신을 아는 '주의집중의 힘'이고, 이런 의지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전략으로 '명상'을 권하는 내용만 남아있다. 링컨은 "반드시 성공하고 말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도 훨씬 중요한 것임을 명심하라"고 하였다. 이런 책은 단박에 읽고 이해할 성질은 아니다. 10주 프로그램이니만큼 천천히 한테마씩 접근한다면 좀 더 깊이있게 의지력을 키울 수 있을거란 것은 믿어진다. 결심에 따르는 실천! 동양이나 서양이나 언제나 쉽지 않은 주제라는 것을 확인한 책읽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사이드(Genocide)란 단어는 2000년대 초반, 유명한 해커의 이름 때문에 알게 되었다. 혹시나 하여 다시 포털사이트 사전을 찾아보니, 인종을 나타내는 그리스어 'genos'와 살인을 나타내는 'cide'를 합친 것으로 '집단학살'을 뜻한다고 나온다. 이번에 읽은 <제노사이드> 표지를 처음 봤을 때 거기에 적힌 "어째서 우리는 인간끼리 서로 죽이고 두려워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란 카피에서 특정 집단을 말살할 목적으로 대량 학살하는 인간의 잔혹성을 다루는 책인가 짐작하였는데,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지적인 신종인류의 출현과 현생인류 멸망의 가능성을 엿보는 스펙터클한 책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강추! 또 강추!!! 일본 서점 대상 2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위, 제65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수상, 제2회 야마다 후타로상 수상, 제145회 나오키상 후보작이란 명성이 헛말이 아닌 책이다.


련하다. 일본 SF 스릴러 문학이 이 정도까지 발전하였던가. 항상 쪼잔(좋은 말로는 치밀한)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스케일이라니……. 책을 다 읽고 나니 마치 한 편의 잘 짜인 블록버스터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다. 아프리카 콩고 정글에서의 전투 씬, F22 랩터와 긴장감 도는 공중 조우,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광에게 실제 무인정찰기 프레테터를 조종하게 하여 미국 부통령을 테러, 전산망을 해킹하여 화력 발전소와 원자력 발전소를 교란하는 초인류의 용서 없는 반격은 서스펜스를 한껏 고조시킨다. 아프리카의 내전의 잔혹한 살상 이야기는 여러 경로를 통해 전해 들었지만 소설 속 그 생생한 묘사에 전율한다. 인간이 인간을 살육하는 잔학성은 어디에서 온 유전자일까. 일찍이 지구상에 있던 다른 종류의 인류, 원인(原人)이나 네안데르탈인도 현생인류에 의해 멸망되었다는 가설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와 함께 작가는 인간의 폭력성을 경제활동의 에너지로 교묘하게 전환한 시스템이 자본주의라는 시각을 노출하며, 어찌 되었건 인간이란 동물은 원시적인 욕구를 지성으로 장식해서 은폐하고 자기 정당화를 꾀하는 거짓으로 가득찬 존재로 풀어내고 있다.


건의 핵심은 신종 인류로 추정되는 세 살 아이 '아키리'이다. 인류 사회에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미국은 '누스(NOUS 초월적 지성을 의미하는 그리스어)'라는 암호명을 부여, 말살 작전(작전명 : 네메시스)을 세운다. 아키리의 모습은 "인간의 유아와 비슷한 생물의 머리는 걸맞지 않게 비대했다. 발달된 전두부가 둥글게 튀어 나왔고, 이마에서 턱에 걸쳐서 윤곽이 급격하게 좁아져서 삼각형을 그렸다. 몸집은 세 살배기 어린애 정도였지만 얼굴은 그보다 어렸다……. 인간의 유아와 크게 다른 특징은 좌우 관자놀이 쪽으로 올라간 큰 눈이었다. 눈을 치뜨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시선에서 명석한 의식과 지성이 느껴졌다."고 그려진다. 현생인류의 지식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능력을 발휘하는 아키리. 그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소설의 짜임은 보면 볼수록 정말 대단하다. 누스를 제거하려는 미국의 백악관 팀, 콩고에서 누스를 제거하려다가 오히려 보호하게 되는 4인의 용병과 인류학자, 아버지의 죽음과 신약개발의 임무를 물려받은 일본인 대학생과 한국의 유학생, 이 세 파트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장면을 유기적으로 연결되는데 그 얼개가 정말 칭찬할 수밖에 없다. 94쪽에 딱 한번 나오는 우간다 청년 '사뉴'가 534쪽에서 다시 나타나는 연결은 그 치밀한 플롯의 한 예에 불과하다. 아버지와 불륜의 관계로 오인했던 묘령의 여인 '사카이 유리'의 캐릭터도 훌륭한 조연으로 기억된다. 인간의 잔혹성 속에서도 유전자 질환에 걸린 아이를 위해 용병으로 나서는 예거, 이 아이를 구하기 위해 신약개발에 나서는 두 청년의 모험적 활약에서 훈훈한 선한 인간성을 발견한다. 이처럼 도처에 깔린 암시와 복선이 클라이맥스로 갈수록 그 모습을 드러낼 때 칭찬을 아니할 수 없다.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 디자인 등 전문적 분야의 묘사를 위해 작가가 인터뷰하고 도움을 받은 분들의 면면을 보니 얼마나 준비한 작품인지를 알겠다.

 

레져 보이는 부분으로, 보통의 일본 책에서 볼 수 없는 한국 유학생이 일본의 주인공 대학원생과 호흡을 맞추며 활약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작품을 구상할 때부터 이수현(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읽은 유학생) 씨의 숭고한 정신을 담아낼 생각을 했다"고 한다. 공정하게 서술한 관동대지진이나 난징대학살 묘사 때문에 일본 우익들로 부터 상당한 비판을 받은 모양이지만, 이런 분들이 있어 한일간 선린의 작은 밀알이 싹트지 않겠는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사망자가 최소 10만 명이라고 한다. 미국을 탓하려면 일본의 과거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작가의 용기 있는 역사인식과 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SF 스릴러 속에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철학적 코드를 넣은 지적 소설이다. 장르소설임에도 녹녹치 않은 여운이 인상적이었다고 기억할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