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가격으로 승부하지 마라 - 싸게 팔지 않고 고객을 꽉 잡는 장사의 기술
다케우치 겐레이 지음, 김정환 옮김, 김중민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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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생)의 은퇴에 이은 자영업 창업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특징은 주로 진입장벽이 낮은 생계형 서비스 부문에 몰림으로써 과다경쟁으로 빠르게 퇴출당하는 다(多)진입 다(多)퇴출 구조라는 것이다. 2012년 발표된 통계 자료에 의하면 한국 자영업은 연평균 60만 개가 생겨나고 58만 개가 사라지며, 자영업 3년 생존율이 50%이하라고 한다. 휴, 폐업 사업체의 절반이 도, 소매업과 숙박, 음식점업으로 이 업종들은 창업보다 폐업이 많다고 하며, 특히 외식업의 경우 경쟁이 심해 2~3년 내에 80%가 문을 닫는다고 한다. 자영업자의 58.3%가 월 평균 400만원 이하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그 중 절반 이상이 적자 또는 수입이 없거나 100만원도 안 되는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이런 실정이니 만약 차입을 통한 창업을 할 경우 낮은 수익성은 곧바로 부실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경쟁이 심한 업종일수록 차별화 전략을 잘 선택해야 하는데, 가격만으로 승부하면 남는 게 별로 없으니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는 '회전문 창업'이 사회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읽을거리는 "자영업은 자영업과 경쟁한다 - 자영업자의 10대 문제 ", 현대경제연구원 _ http://www.hri.co.kr _ HRI연구보고서 '산업·경영' 참조)


시장은 가격에 끌린다고 했던가. 요즘 세상에 할인 판매하지 않는 가게가 있을까? 만약 옆집에서 같은 제품을 싸게 판다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많은 업자들은 '할인 판매 경쟁'에 휘말린다. 경쟁 상대보다 더 싸게 팔아 고객이 모여들면 더 많이 팔아 이익을 얻는다는 박리다매(薄利多賣)의 희망적 유혹은 "더 많이 팔린다. →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 → 더 싸게 판다 → 이익이 사라진다."는 불행의 악순환이 잔인하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값싼 상품만 고집하면 5년 내에 반드시 망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작은 가게와 중소기업은 상품을 싸게 파는 판매 전략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만약 이런 경쟁의 고리에서 벗어나 상품을 제값 받고 팔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행위의 주체가 된다는 것은 결국 이윤을 남겨 돈을 벌자는 것이므로, '상품을 싸게 파는' 행위보다 '상품을 제값 받고 파는' 것이 정답이 된다. 하지만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약간의 노하우와 작은 노력, 그리고 간단한 비결만 알면 누구나 쉽게 '제값 받기'를 할 수 있다는 책이 나왔다. 일본인 다케우치 겐레이의 <절대! 가격으로 승부하지 마라: 싸게 팔지 않고 고객을 꽉 잡는 장사의 기술>은 구조만 이해하면 제값 받기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싸게 팔지 않아도 고객이 상품을 구입하도록 하기 위한 대전제는 그럼 무얼까? 저자는 명쾌하게 다음 네 가지를 _ 고객에게 이 상품이 최고라는 믿음을 갖게 한다. 고객에게 이 상품이 최고라는 믿음을 갖게 한다. 고객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받는다. 고객이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이탈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든다.(41쪽) _ 들어 '충성고객 만들기'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말이야 쉽지 이런 것이 잘 되겠느냐는 의문은 당연하다. 저자는 없어서 못파는 2만 원짜리 수타 라면집을 예를 들고 있다. 꼭 이런 예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의 소문난 맛집을 보더라도 줄 서 기다리는 불편을 감수하는 손님들을 많이 보게 된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보더라도 가격으로 승부하는 것보다는 질과 서비스로 승부하는 것이 정답인 시대가 온 것 같다. 그래서 저자는 "할인 판매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면서 값싼 물건만 찾는 고객을 과감히 버려라, 물건을 값싸게 판다는 이미지를 떨쳐 내라, 가격 경쟁에서 과감하게 발을 빼라, 꼭 여기서 사야 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라, 차별화를 강조하는 판매 전략으로 승부하라고 강조한다.


그런데 이 정도 말이야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말 아니겠는가. 그래서 저자는 다시 한 번 싸게 팔지 않기 위한 준비와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고객의 사랑을 받는 제품을 만들고, 얼굴과 이름을 알려 고객의 신뢰를 얻고, 마음을 전하는 광고를 통해 가치를 전달하고, 단골 고객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말라면서 "반드시 성공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다시 시작하라."고 못을 박는다. 그러면서 "반드시 성공하는 대박 마케팅 12가지 원칙" _ 신규 고객 모집에 과감히 투자한다. 한 명의 고객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다. 대박 가게에는 즐거움이 있다. 전자 우편과 DM을 적극 활용한다.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 강한 인상을 남긴다. 비싸지만 싸다고 느끼는 제품을 판다. 제품의 가치를 알면 비싸다고 느끼지 않는다. 희소성과 편리함을 강조한다. 시간의 가치를 담는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특별함을 판다. 감동 스토리로 포장한다. 사진으로 이미지를 떠올린다. _ 을 제시하고 있는데 읽어볼만 하다. 결국 가치로 승부하고, 사장과 직원 모두 한마음이 되어 고객에게 다가가라는 말인데…. 사실 창업을 하여 이익을 내고자 하는 자영업자 치고 이 정도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이 정도에서 그친다면 그저 목차나 한번 읽어보면 되겠구나~ 싶은데, 이 책은 봉해져 있는 별책부록에 비장의 무기를 숨기고 있다. "할인 판매에서 벗어나는 3개월 플랜"이 그것인데, 10일 단위로 실천할 내용을 정리하여 할인 판매의 지옥에서 벗어나 상품과 서비스를 비싸게 파는 비즈니스로 옮겨가도록 도운다. 별 것 아닌 듯 하지만 이것이 엑기스다. 좋은 말만 많다보면 무얼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가야 하는지를 모른다. 이 책은 이런 면에서 확실하게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조금 고개가 까우뚱 거리기는 하나 의욕을 가지고 하나하나 체크해 가면서 이루어나간다면 폐업의 압박에서 벗어날 길이 생기리라 믿는다. 어려운 나날이다. 용을 써야 뭔가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별점 주기가 상당히 어렵다. 별 넷이 적절하지 않나 싶은데 별책부록에 꼬여 그만 별 다섯을 주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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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착수 미생 1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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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한 때 바둑에 매료된 적이 있었다. 좋은 바둑판을 선물 받고 거기에 걸맞은 바둑알을 사기 위해 시내로 나섰던 일, 정석 책을 뒤적거리고 놓아보던 일, 휴일이면 상급수인 동료와 내기바둑을 두던 일, 한 치수 올리기 위해 친구 몰래 기원에 들락거리던 일, 손님접대용으로 강철수의 바둑만화 <바둑스토리>를 구매한 일…. 그런데 인터넷바둑이 나오면서 인간적 내음이 함께하는 바둑은 사라져 버렸다. 방내기 후 막걸리에 두부 한모, 쉰 김치로 수담을 나누던 시절은 이제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 최근에는 바둑에서 꽤 멀어졌지만, 그래도 세계 대회에 우리나라 프로가 결승전을 펼치면 빼먹지 않고 보는 편이니 바둑애호인의 한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이렇게 적고 보니 내가 바둑을 억수로 잘 두는 거 같아 왠지 민망하다. 내 실력은 기원바둑으로 물6급 정도에 불과하다. 네오스톤(넷마블)과 타이젬바둑 등 인터넷 바둑으로는 아직 5단을 유지하고 있으니 틀린 급수는 아닐 듯하다….  

 (1,2권 앞 표지와 뒤 표지)

 

<미생 未生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바둑과 관련이 있는 만화이다. 강철수 화백의 <바둑스토리>나 <신(新) 바둑스토리>, 허영만 화백의 <살라망드르 (19禁)>, 임희재 그림의 <꾼>, 김선희 그림의 <바둑 삼국지>, 일본 타케시 오바타 그림의 <고스트 바둑왕(히카루의 바둑)>은 바둑을 주요 소재로 다루는 만화이지만, 이 <미생>은 바둑 하나만 보고 살아 온 한 바둑연구생이 입단에 실패한 후 일반적 사회생활에 적응해 나가는 샐러리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그 플롯이 참 신선하게 와닿는다. 제1회 응씨배는 한국의 바둑을 변방국가에서 세계 최강국으로 올라서는 기념비적 대회이다. 이 대회에서 조훈현은 '철의 수문장'이라던 네웨이핑을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으며, 이후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 바둑이 세계 최강임을 확인시켜주는 대회가 되었다. 만화는 우승의 향방을 가르는 조훈현 9단과 네웨이핑 9단의 결승 최종국(5국) 한수 한수에 맞추어 샐러리맨으로 탈바꿈해 나가는 주인공(장그래)의 새로운 삶을 그려나간다.


미생! 책은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바둑에서 미생은 집이나 대마가 아직 완전하게 살아 있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주인공 장그래의 상황이 그러하다. 열한 살에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들어가 7년간 오직 바둑판 위의 세계에서만 살았으나 입단에 실패하고 거친 세상으로 나왔으니 산 것도 아니요 죽은 것도 아닌 말 그대로 미생의 상황이다. 앞으로 주어지는 주변 환경에 어떻게 적절히 적응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사활이 결정되는 미생. 만화는 그 사활의 경계선에 선 주인공을 바둑 한 수 한 수의 의미에 맞춰 그려가고 있는 것이다. 위기십결(圍棋十訣)같은 어려운 내용으로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바둑에서 터득한 승부사적 감각으로  '곤마'나 '아생연후살타', '외길 수순', '죽은 말 키우는 거 아니다' 등 평범하게 사용하는 바둑 용어와 직장 에피소드를 연결시키고 있는데, 이게 정말 대단하다. 장그래가 이런저런 연줄이 닿아 인턴으로 들어가는 회사는 종합상사의 수출입 파트 영업3팀, 쉽게 말해 무역회사이다. 그림쟁이 윤태호씨는 어떻게 이리도 무역회사의 일상을 잘 알고 있는지, 너무나 생생한 사내 업무와 분위기에 감탄 그 자체이다.

 (바둑연구생 시절엔 나만 보면 되는 세계였으나, 직장에선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는 걸 깨닫는 컷...)


1권은 16수까지의 웹툰을 담고 있는데, 입단에 실패하고 사회에 진출하는 주인공, 정직원 입사를 위한 인턴사원들 간의 경쟁과 협력 속에서 직장의 틀에 스며들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무역 일선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애환과 업무 동선을 어찌 이렇게 잘 아는지 새삼 감탄한다. 마치 내 자신의 직장 초년기를 보는 듯한 것이 마음 짜~안 하다. 이 만화는 원래 포털사이트 '다음'의 만화속세상 웹툰코너(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miseng )에 정기적으로 올라오고 있는 진행형 웹툰을 엮은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오늘까지 65수가 올라와 있는데, 일단 한번 맛보기 본다는 느낌으로 들려보길 권하고 싶다. 아마도 그 깊은 중독성에서 빠져나오기 못하고 미생의 세계에서 허우적거릴 것이다. 응씨배 최종국이 145수에 승패가 갈렸으니 아마 9권정도 나올 듯 한데 이거 끝까지 보려면 책이 언제 나오나 기다리느라 애가 좀 타겠다. 바둑을 좋아하는 직장인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소장용 웹툰이다. 

(현실에 던져져 보면 알게 돼. 내 삶이 얼마나 버거운지... & 장그래의 인턴동기 안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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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민주주의 역사
로저 오스본 지음, 최완규 옮김 / 시공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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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국민이 주인이 되어 국민을 위해 정치가 이루어지는 제도 즉, 링컨의 그 유명한 "국민의(국민주권), 국민에 의한(국민자치), 국민을 위한(국민복지)" 정치가 이루어지는게 민주주의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껍데기만 민주주의 국가일 뿐 사실상 독재정권의 형태인 국가가 어디 한둘인가. 세습적 권력승계의 북한의 정식명칭을 보더라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이니 이때의 민주주의는 또 뭐람. 하긴 공산주의도 극단적 민주주의의 한 예라고 보면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보편적 민주주의의 목표가 자유와 평등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라면 그 동네도 빨리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거나 중세시대만 하더라도 동서양 구분 없이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사회였는데 어떻게 모든 인간이 자유와 평등을 누리는 민주사회로 발전해 올 수 있었던 것일까? 중세시대야 안봤으니 뭐라고 말하기 힘들지만 현대에 들어 중동 지역 전반에 걸쳐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민중 봉기를 보면 민주주의란 정체가 그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게 분명해 보인다.


학부때 배운 민주주의 정체(政體)에 대해 다시 배운다는 느낌으로 <처음 만나는 민주주의 역사 Of The People, By The People>를 읽었다. 크게 재미있는 내용이 아닌, 역사적 현실을 서술한지라 제법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 책은 민주주의의 정의나 이론을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 '실제 역사 속에 존재했던, 한 시대 문화와 역사의 반영으로서의 민주주의'를 오롯이 보여주려고 시도한다. 최초의 민주주의가 고대 아테네에서 태동한 이후 중세 길드와 동업 조합의 코뮌체제에 대한 귀족들의 간섭이 심해지자 13세기 북부 이탈리아의 모든 주요 도시에서 포폴로(Popolo, 민중이란 뜻)운동이 새로운 통치형태로 자리 잡게 되는데, 이는 근대민주주의의 권력분립에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영국의 명예혁명이 일어나기 까지 수평파(Levellers) 운동과 퍼트니 논쟁(Putney Debates), 권리장전으로 이어지는 역사 이야기가 사뭇 흥미롭게 펼쳐지고, 이어 미국의 민주주의가 정착되기까지 중요한 역할을 했던 청교도적 교회 공동체 문화가 눈에 들어온다. 프랑스의 민주주의 역사는 참 배울게 풍성하다. 프랑스 대혁명(1789) 후에 결성된 국민의회의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문'은 인간의 기본적 권리로서 '자유'에 대한 명료한 규정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데 읽어도 읽어도 마음에 드는 명문이다.

인간은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나서 생활할 권리를 가진다. 모든 주권의 근원은 본질적으로 인민으로부터 유래한다. 어떤 단체나 개인도 명백히 인민으로부터 유래하지 않는 권력을 행사할 수 없다. -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 - (224쪽)


민주주의 역사에 있어 영국의 명예혁명, 프랑스의 시민혁명, 미국의 독립전쟁과 관련한 인간의 기본권, 인민주권, 공화제, 권력분립 등등은 고교시절 윤리시간에 핵심을 주워들었지만 그 이면의 과정을 몰랐는데 이 책에서 상세한 내력을 알 수 있었다. 이들 나라 외에도 라틴아메리카의 불안한 민주주의와 19세기 유럽에 있어 자유주의와 내셔널리즘의 영향 등이 다루어지고 있으나,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사회주의적 사상이 확산되는 20세기 민주주의 편이다. 볼셰비키 세력의 선거에 대한 인식을 잠시 보면, 선거는 "억압받는 계급이 몇 년에 한 번씩 인민을 '대표하고 억압'할 유산계급 대표를 결정할 권리를 누리는 착취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적지 않은 나라에서 지배계급은 민주주의를 악용해 집권야욕을 합법화하고 있으니 프롤레타리아 민주주의가 주창된 것이다. 또한 민주주의 파괴에 혈안이 된 우파 권위주의 정권이 들어서 민주주의의 몰락을 재촉하지만, 1945년 미국과 연합군의 군사적 승리로 탈 식민지화 과정이 시작되고 민주주의 역사의 물길이 몰락 이전의 상태로 되돌려지게 된다. 인도와 아프리카의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도 읽을거리지만 <유럽 공산주의의 몰락>편이 특히 흥미로웠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민주주의가 각기 다른 시기에 존재했지만 그렇다고 시간이 흐르면서 개선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과 민주주의가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는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우리에게 민주주의란 과연 무엇일까? 그 근원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며, 지금 우리 민주주의는 어디까지 왔는지 자문하게 하는 책이다. "민주주의는 늘 공격당하지만, 권력을 남용하는 정부뿐 아니라 뿌리 깊은 기득권층과 부유한 기업 및 개인의 권력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방어막이다. 민주주의는 무미건조한 지적 개념이 아니라 우리 문화에 뿌리내린 온갖 믿음과 가정들을 한데 묶은 것이며 그만큼 싸워서 지켜낼 가치가 있는 것이기도 하다"는데 밑줄을 그어본다.

○ 현대 민주주의가 프로테스탄트 문화의 산물이라는 견해는 철저히 가톨릭 국가인 이탈리아에 국한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칼뱅파와 비국교도 집단의 역할은 그 의미를 곱씹어볼 만하다. (99쪽)
○ 미국 민주주의를 지탱해 준 것은 상속받거나 일하지 않고 얻은 부(副 --> 富 오기)보다 땀 흘려 일하는 것이 더 고귀하다는 믿음이었다. (196:6쪽)


책의 뒷부분(486쪽)에 보면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 EIU)에서 2008년에 발표한 ‘민주화 지수(democracy index, DI)’ 결론을 보면 "수십 년 동안 이어져온 민주화 추세가 막을 내리고 민주주의 확산이 중단되었다."고 하였고, 2010년 판의 요약된 내용 제목은 '후퇴하는 민주주의'로 "2008년 이래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가 위축되었다"고 적고 있다. 그렇다면 EIU의 민주화 성과 기준은 무얼까? 첫째 선거 과정의 투명성과 다원주의의 존중(electoral process and pluralism), 둘째 시민의 자유(civil liberties), 셋째 정부의 기능성(functioning of government), 넷째 정치 참여(political participation), 다섯째 정치 문화(political culture) 이렇게 5대 평가 부문으로 판단한다고 한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의 경우 어느 정도 민주화가 되었다고 평가 받는지 언급되어있지 않아 얼른 인터넷을 서핑하여 찾아본다. 한국은 2011년 평가결과 총점 8.06점/10점으로 22위(2010년도 20위)를 기록하여 '완전한 민주주의 full democracies' 국가로 분류되어있고, 북한은 2010년에 이어 총점 1.08점/10점으로 167위로 제일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우리의 민주주의가 세계적 흐름에 뒤쳐졌니 어쩌니 선전하고 있으나 이런 권위 있는 평가로 보면 그렇게 뒤쳐지는 것이 아닌 듯하다. 물론 EIU 지수에서 최상위를 기록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덴마크 등 민주주의 선진국에 비해선 아직 부족한 것이 많겠으나 자괴감을 가지거나 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현대사에서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룬 세계 유일의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유신체제의 잔재를 극복하며 지난 20년간 민주화를 일궈냈고, 앞으로도 잘 일구어 갈 것으로 믿어진다. 부디 한국에서 더 이상 피를 먹지 않아도 자라는 민주주의가 정착되길 기도하면서 책을 덮는다.

○ 민주주의 속에서 산다고 해서 행복하고 충만한 삶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시민이 정부나 정치인들에게 반드시 만족감을 느끼리라는 보장도 없다.(493쪽)...... 갈등을 겪고 나면 합의를 바라고 그 이후에는 대안을 가져다줄 비전을 갈망하는 것이 인간의 속성일지도 모른다. 더 그럴듯한 정치적 비전을 좇아 민주주의를 저버린다면 그보다 큰 실수도 없을 것이다. 그런 유혹을 (대체로) 뿌리쳐왔다는 사실에 인류는 대단한 자부심을 느껴도 될 것이다.(494쪽)

 

<참고> 2011년 Democracy Index

2011년 DI 이 자료는 http://www.eiu.com/public/thankyou_download.aspx?activity=download&campaignid=DemocracyIndex2011 에서 pdf 파일을 내려받았다. 파일용량이 커서 올리기가 그렇고... 2010년 22위였던 일본이 2011년 21위로 우리보다 한단계 앞섰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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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곡 최순우, 한국미의 순례자 - 한국의 미를 세계 속에 꽃피운 최순우의 삶과 우리 국보 이야기
이충렬 지음 / 김영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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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읽고 최순우 선생을 알았다. '하늘로 향해 두 귀를 사뿐히 들었지만 뽐냄이 없는 의젓한 추녀의 곡선', '백옥같이 갓맑은 살결의 감촉'이나 '연둣빛 무순 향기' 등 우리 문화재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지는 특유의 감성적 문체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선생은 '무량수전'을 일러 "그리움에 지친 듯 해쓱한 얼굴로 나를 반기고, 호젓하고도 스산스러운 희한한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고 했던가. 그 이듬해 오대산 산행 길에 일부러 부석사를 찾아 그 기둥에 등을 대고 겹겹첩첩의 소백산을 바라보면서 그 아스라한 아름다움에 취하던 기억 속에 최순우 선생은 존재한다. 이 책이 나오기 전에 인기 있었던 유홍준 선생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읽으면서 우리 것에 대한 애착심이 생기기 시작했다면,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풀어내는 그 해박함과 심미안에 진정한 고수의 경외로움을 느끼게 했던 최순우 선생의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가진 '한국미'를 본격적으로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후 오주석, 이동주, 최완수, 안휘준, 윤용이, 황호근, 조선미 등등 이쪽 분야 전문가들의 저서를 두루 섭렵하게 되었으니 이건 모두 한 번도 뵌 적 없는 선생의 덕이다.


혜곡 최순우(1916~1984) 선생. 이 분에 대한 전기가 나왔다고 하여 손에 잡아보았다. <혜곡 최순우, 한국미의 순례자: 한국의 미를 세계 속에 꽃피운 최순우의 삶과 우리 국보 이야기>란 책인데, 전기가 이렇게 세련되고 고졸(古拙)스런 느낌으로 읽혀지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지은이를 보니 <간송 전형필>의 전기를 쓴 그 이충렬씨다. 과연 명불허전. 수다스럽거나 들뜨지 않고 절제된 그의 글은 혜곡 선생이 평생을 바쳐 그리워 한 한국적 아름다움을 참 잘 그려내고 있다. '혜곡 정신'을 찾기 위해 "우선, 그가 남긴 모든 글을 찾아 탐독했다. 1947년 9월 서울신문에 발표한 ‘개성 출토 청자파편’부터 1984년 작고할 때까지 쓴 문화재 해설 280편, 미술 관련 에세이 205편, 논문 41편, 사료해제 86편 등 모두 600여 편의 글을 꼼꼼히 읽었다. 그리고 죽을 각오로 자료조사를 했다(7쪽)"는 그의 말이 거짓 없이 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전기(傳記)가 이 정도면 혜곡 선생도 제법 수고했노라 빙그레 웃으실 것만 같다.


선생은 조선사학 미술의 개척자이자 문화유산 답사의 선구자인 고유섭의 제자로 정말 빼어난 문화사와 박물관사의 거목이었음을 발견한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혜곡 선생의 많은 업적 중에서도 두어 가지만 꼽자면 아무래도 먼저 한국의 미를 세계 속에 알린 공을 내세워야겠다. 일제시대와 6.25 전쟁, 그리고 개발 독재의 시대를 거치면서 먹고살기 바빴던 앞 세대 어른들이 문화재의 가치나 보존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을 때 우리 것을 아끼고 지키는 선각의 길을 걸어온 선생 같은 분이 계셨기에 오늘의 대한민국 문화가 있고 국보가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는 1950년대 말부터 시작된 우리 국보의 해외전시 업무를 주관하여 우리 문화의 높은 품격을 알렸으며, 특히 한국 미술의 역사를 5,000년으로 규정하여 일본과 미국에서 '한국 미술 5000년전'을 개최한 일은 참으로 빛나는 전시와 자랑이 아닐 수 없다. 두 번째는 역시 고려청자 가마터를 강진에서 발굴한 일을 들어야겠다. 이후 알려진바 국보급 청자 80%이상이 강진산이라고 하니 가히 청자의 고향은 남도답사 1번지 강진이라 하겠다. 그의 노력이 아니었더라면 청자의 파편마저 일본인들의 손에 들어갔을 걸 생각하니 그의 노고가 그저 우리의 복이라 생각한다.


선생의 일생이 우리 문화에 대한 지킴이였으며 한국미의 순례자였음을 많은 분들이 증언하고 있다. 유홍준 선생은 그의 <정직한 관객>에서 최순우 선생에 대해 "그는 한국미의 탐색자였으며 대변인이었다. 감성의 논리학이라는 미학적 사고를 전개하는 미학자가 아니라 미술품이라는 실물을 관찰하고, 음미하고, 분석하면서 숨겨진 미적 가치를 발굴해 내는 대안목의 소유자였다"고 적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이러한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으나 짧은 소견으로 이 이상의 표현을 말 해낼 방도가 없어 그냥 인용하고 만다. 우리의 정체성을 알리고 지키며 한국미를 찾는 일에 매진한 선생의 열정에 그저 감복하고 존경할 따름이다.
전체적 흐름에서 조금 벗어나지만 운보 김기창 선생이 혜곡 선생의 고향 친구란 사실, 혜곡(兮谷)이란 아호와 순우(淳雨)란 필명을 간송 선생이 만들어 준 마음의 선물이라는 사실 등은 또 다른 읽을 꺼리였다. 어쨌거나 다음 간송미술관 개관할 때 서울에 들리면 선생의 옛집 '혜곡 최순우 박물관'에도 들려봐야겠다. 선생의 여운이 남아있는 그 곳에서 한 호흡 크게 하며 한국 미술의 마음씨 같은 그의 정신과 얼을 느껴봐야겠다. 혜곡 선생이 걸어온 여정을 잘 살려낸 참 잘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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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미술관 산책 - 빌딩 숲에 숨겨진 예술 아지트 미술관 산책 시리즈
박인선 지음 / 시공아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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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쟁이 친구랑 의가 맞아 홍콩에 다녀온 게 엊그제 같건만 손을 꼽아보니 벌써 몇 해가 지났다. 예술가 친구야 홍콩 느와르에 대한 고독한 끌림에 여행을 가자고 했던 것이고, 나는 아편전쟁의 상흔을 안고 영국에 조차(租借)되어 자유무역의 상징적 도시로 거듭난 그곳이 궁금했기에 흔쾌히 동행했던 터. 오전은 여행사의 짜인 일정에 의해 기본적 관광코스를 돌고 오후는 자유롭게 여행하는 4박5일짜리 반패키지를 떠났었다. 마카오 같이 가자는 패키지 팀의 권유를 마다하고 오롯이 홍콩에서만 걷고 타고, 걷고 커피마시고, 걷고 맥주마시고, 걷고 맛집가고, 걷고 인파에 휩쓸리고, 걷고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걷고 걷고 또 걸었다. 친구야 중경삼림의 배경이 되었던 청킹맨션(Chungking mansion, 중경맨션 : 침사추이의 번화가 네이던 로드 Nathan Road 에 있는 주상복합 빌딩)과 그 거리가 기억에 남았겠지만, 난 맥주 한 잔과 홍콩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던 홍콩섬 센트럴지구의 헐리우드 로드가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다. 소호거리 옆에 있는 이 거리를 밤낮으로 두 번씩이나 찾아갔으니…….


갑자기 떠난 여행인지라 홍콩으로 출발하기 전에 관광가이드 이런 책을 미리 읽어볼 시간이 없었고, 그냥 공항에서 각자 구입한 간단한 책자(론리플래닛과 랜덤하우스 책)와 지도만 들고 돌아다녔다. 오히려 여행을 다녀온 후에 홍콩을 제대로 구경이나 한 건지 궁금하기도 하고, 왠지 다시 한 번 더 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여러 책을 찾아보았다. 기억나는 책으로 재작년에 읽은 <홍콩 배케이션>이 있다. '스타일리시한 여자들의 홍콩 즐겨찾기'란 부제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홍콩이 '관광'보다 '소비'를 위한 도시라는 관점에서 써내려간 자본주의 물신의 내음이 폴폴거리는 소비 지향적 안내서였다. 세칭 '항공 티켓 값 빠진다.'는 홍콩의 쇼핑을 즐길 수 있는 포지셔닝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런 물욕적 관점과는 대척의 선에 있는 홍콩 관련 책이 번쩍! 눈에 들어왔다. 시공아트에서 발간한 <홍콩 미술관 산책>!!! '빌딩 숲에 숨겨진 예술 아지트'란 상투제목이 홍콩이란 작은 도시가 내포한 이미지와 얼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문화와 홍콩을 연결하는 건 어렵다. 특별나게 매스컴에서 홍콩의 예술 활동에 대하여 들은 적도 없었고, 명색 그림쟁이 친구와 갔는데도 크게 어필하는 예술작품을 소개받거나 보질 못했다. 물론 별로 준비 없이 여행을 떠난 이유도 있지만, 홍콩이라는 도시 자체가 영국의 식민지 통치와 반환이라는 정치, 경제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는지라 '문화의 사막'이라 한들 크게 틀린 말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 박인선님은 이런 복잡하면서도 묘하게 단순한 문화적 현실 속에서도 이곳이 '문화가 샘솟는 아주 독특한 오아시스'임을 알아챘던 모양이다. 저자는 홍콩이공대학에서 디자인 석사과정을 졸업 후 '홍콩아트센터'에서 예술행정과 전시기획 업무를 배웠고, 현재는 홍콩의 ‘커뮤니티 아트 네트워크Community Art Network’에서 예술행정 업무를 맡고 있으며, 독립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오랫동안 홍콩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술 분야의 전문가이니 만큼 보통의 관광 책과는 성격이 조금 다른 예술적 차원에서 홍콩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는데, 만약 내가 홍콩여행을 하기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분명 코스 선택이 달라졌을 거라고 확신한다.


저자는 홍콩에서 예술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으나, 좁고 복잡한 미로 같은 이 곳 안에는 놀라운 보물이 숨어 있음을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다. 침사추이 하버시티 바로 옆에는 홍콩미술관이 있다는데, 우린 시간이 맞지 않아 밖에만 앉아있었던 미술관. 홍콩정부 산하의 미술관과 박물관은 저렴한 입장료로 부담이 없다고 한다. 저자는 '1주일 박물관 패스(Museum Weekly Pass)'를 구입(HK$30, 한화로 약 4,500원)하면 7곳(홍콩미술관, 홍콩우주박물관, 홍콩문화박물관, 홍콩해안경비박물관, 홍콩역사박물관, 홍콩과학관, 순얏센 기념관) 어디든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고 귀띔해준 뒤, 홍콩 예술의 크리에이티브 허브라 불린다는 홍콩아트센터, 대표적인 대안공간이라 할 수 있는 파라/사이트 아트 스페이스 등 미술 전시 공간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 '홍콩 속 예술 아지트'로 관심을 이끌어 들인다. 그런 다음 간간이 몇몇 홍콩의 아티스트를 소개하면서 포탄오픈스튜디오(1월), 홍콩아트워크(3월), 홍콩아트페어(5월) 등 홍콩에서 가 볼만한 예술 행사를 안내하고 있다. 이 정도까지면 그저 그런 책이겠지만, 오랫동안 홍콩 예술계에 몸담아 온 이 분야의 전문가답게 '홍콩 아트 산책 코스'를 추천하고 있는데 이게 매우 마음에 든다. 간단한 일 같지만 이런 코스 선정은 실제 다녀보지 않으면 잘 모르는 일종의 노하우이기 때문이다.

 

 

(홍콩여행시 찍은 홍콩 거리 및 일상)

 

제목은 미술관 탐방이었지만, 다양한 볼거리가 담겨있는 책이다. 예술 분야에 관심 없는 사람에게는 별 넷 정도의 평가를 받겠지만, 이쪽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는 저자의 꼼꼼함이 보이는 별 다섯의 책이다. 나에겐 당연 별 다섯의 책이란 느낌. 쇼핑 말고도 홍콩 여행에서 '아트'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여행의 풍미를 더하는 주제가 될터이다. 화쟁이 친구와 홍콩에서 찾은 자유의 의미가 어째 뒤바뀐 듯도 하지만 여행은 원래 그런 것 아니겠는가. 이 책을 친구에게 보여주면 분명 한 번 더 가자고 할 것이다. 꽉 짜여있는 휴가일정 속에 또 언제 바람의 결이 그쪽으로 향할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책은 그런 유혹의 단초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저 여행의 신이라는 헤르메스(Hermes)의 입김이 바람에 실려오길 기다려 본다. 헐리우드 거리 한 아트점 아가씨가 눈 앞에 선~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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