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자기계발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지난 일요일 신불산에 다녀왔다. 만추? 아니다. 앙상한 가지 위에 걸린 하늘은 시렸다.
떡갈나무 낙엽이 수북히 쌓인 길을 걸으면서 세월의 허무함을 생각했다. 삶은 진정 혼자가는 걸까?
요즘의 생각으론 더불어 가는 게 인생이지 싶다...

 

날씨 차고 가을 이미 저물어가니 / 단풍들어 지는 잎 산길을 덮네...
山寒秋己盡 黃葉覆樵徑 (산한추기진 황엽복초경 : 山行 - 石之嶸)

 

이번 달은 읽어보고 싶은 책이 여러 보이지만...아무래도 연말이니만큼 내년 예측 책으로 뽑아본다. 선정해 놓고 보니 모두 조금 가벼운(?) 책이네...


1. 트렌드 코리아 2016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6 전망

김난도 교수의 대한민국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는 이제 명품 콘텐츠... 올해는 멍키바(MONKEY BARS)... 궁금쿠나...


2. 2016 한국이 열광할 12가지 트렌드 - KOTRA 전 세계 주재원이 취재한...

KOTRA의 책은 화려한 볼거리가 항상 있더라... 내용도 알차고... 올해도 그러리라 기대...


3. 라이프 트렌드 2016 : 그들의 은밀한 취향

김용섭의 책은 다른 트렌드 책과는 뭔가 다른 독특함이 있다. 생각도 깊고... 올해도 역시 읽을만 할꺼야...


4. 개수작 : 개인투자자 수익 대박 작전 - 세력을 이용해 수익을 얻는 개미를 위한 투자 전략서

주식 관련 책을 추천하는 분이 없으니 이 분야는 신간평가단에 한번도 선정되지 않는다. 아쉽다.


5. 경제 ⓔ - 경제로 보는 우리 시대의 키워드 

EBS 지식채널ⓔ 책은 어렵지 않으면서도 항상 핵심을 찌르는 매력이 넘친다. 읽고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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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12-01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맥 님 알라딘 신간 평가단이로군요. 그런데 요즘은 어째 평가단 활동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안 하나 ????!

표맥(漂麥) 2015-12-01 12:29   좋아요 0 | URL
도서정가제 위반이니 아니니 문제가 있어 잠시 문을 닫았다가... 12월부터 다시 시작한답니다.
한달에 2권... 제 같이 괜히 바쁜 체 하는 사람들에겐 딱! 이지요...^^
 
지갑이 마르지 않는 평생부자 - 지금 당장 일을 그만두면, 당신은 얼마나 버틸 수 있는가?
윤은모 지음 / 전나무숲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자주 명퇴를 생각해 본다. 취업이 어려운 시대라지만 직장에 버티는 것 또한 쉽지 않다. 기업의 경제적 환경은 빠르게 바뀌고 있고,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스스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보니 힘에 부칠 때가 많다. 이런 허덕거리는 생활에 지칠 때 사직서를 만지작거리게 된다. 나의 삶이 이렇게 허무하지는 않으리라는, 아니 허무하면 안 된다는 자각이다. 그러면, 지금 당장 직장을 그만둔다면 나는 경제적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이거 예사롭지 않은 문제이다. 아직 공부하는 아이가 있는데... ㅜㅜ;

 

부자로 산다는 것, 아직 한 번도 그래 본적이 없으니 그저 부러운 단어의 조합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의 정도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기에 부러운 걸 부인 못하겠다. 그런데 가만히 짚어보니 퇴직 후 죽을 때까지 큰 변수만 없으면 밥 먹고 사는 것은 큰 문제없을 듯하다. 그러면 나도 부자인가? 밥묵고 산다고 부자는 아니지, 마음은 그럴지 몰라도... 노자선생이야 도덕경에서 지족자부(知足者富)라 하여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부자라 했지만, 자본주의 세상의 '상대적 빈곤'은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심리 아니겠는가.

 

'부유함이란 우리가 물리적으로 일하지 않으면서도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생활할 수 있는 날(days)들의 수(number)이다.'

 

어떻게 하면 부자로 살 수 있을까? 치부(致富) 관련 책을 읽는다고 부자가 되지 않는다는 건 잘 알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또 책을 읽는다. 이번엔 <지갑이 마르지 않는 평생부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고만고만한 재테크/투자 분야에서 그런대로 읽을 만하였다. 직접적인 투자를 통해 부를 이루자는 것이 아니라 제목처럼 '평생부자'가 될 수 있는 바탕을 축적할 수 있도록 그 지혜를 나누고자 하는 책이다. 저자 본인이 체득한 바, 즉 진정한 부는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며, 연금을 받듯 꾸준히 지속되는 평생수입을 만들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공유하고자 하네...

 

부자는 무엇이 다를까?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차이점에 대해선 이 책의 34~35쪽에서 잘 정리되어 있는데, 이들은 돈의 많고 적음의 문제를 넘어 생각과 태도에서 확연한 차이가 난다고 한다. 뭐~ 어렵게 생각할 거 없이 부자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가난한 사람은 생각만 하고 실천은 안한다는 거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결심만 하는 개구리에서 벗어나 용감히 물에 뛰어들어라. 지금이 바로 그때다!"... 지금이 바로 그때라... 음... 그래도 나는 얼른 판단하기 힘들다. 전에도 그래왔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만 같은...

 

'내가 만약 오늘 당장 일을 그만둔다면 나는 며칠을 더 살 수 있는지가 부의 척도이다.'

 

나도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난 아마도 그러지 못하리라 지레짐작하고 있다만... 어쨌거나 이 책에서는 '평생부자가 되는 8가지 성공습관'을 제시하고 있는데 1)어떤 부자가 되고 싶은지를 명확히 정의하고 구체적으로 상상하라. 2) 소비보다 투자를 선택하라. 3) 자산과 부채를 구분하는 능력을 키워라. 4) 돈과 시간이 올바른 방향으로 함께 일하게 하라. 5) 돈과 시간의 레버리지가 큰 자산에 투자하라. 6) 지출은 멈추지 않는다. 지출을 통제하라. 7) 자신에게 먼저 투자하라. 8) 가치 있는 자산을 지속적으로 키우고 확장하라... 참 좋은 습관이긴 하다.

 

Be - Do - Have. 저자의 기저 생각 중에 하나가 '인간은 모방의 동물'이라는 거다. 그래서 성공의 제1법칙은 '성공은 성공한 사람에게서 배운다.'라고 정의하고 '모방하라'고 권유한다. 어떻게 모방하느냐고? 이미 되었다고[Be] 상상하고 그에 따른 생각과 태도를 갖고 그에 걸맞은 노력과 행동을 하면[Do] 실제 그렇게 이루어진다[Have]고 한다. 그렇다. 모방의 첫걸음은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스스로 형상화하는 것인데,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왓칭의 효과와 같은 맥락이란다. 눈을 감고 원하는 부자의 모습을 그려보자...

 

시간은 아껴 쓰는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만들어 투자하는 자산이다!

 

부자가 될 수 있다! 정말? 저자는 그 실행지침으로 6가지를 소개하는데... 1) 자산과 부채를 점검한다. 2) 나를 관찰하고 위기의식과 친구가 돼라. 3) 간절한 꿈이 자산이다. 4) 꿈 안내자를 찾아라. 5) ‘부자 되다’ 와 ‘성공하다’는 다르다. 6) 비(非)금전형 자산 목록을 추가한다... 비금전형 자산? 시간, 건강과 체력, 신뢰로 엮인 인간관계, 지식과 정보, 통제력과 자기관리, 기타 성공을 위한 요소들(리더십, 열정, 용기, 인내 등)이 부자로 이끄는 지침들이다. 실천만 한다면야 충분히 부자가 될 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나에겐 어려운 일들이다.

 

어쨌거나 "결국 성공과 부자는 투자의 결과이며, 이것은 돈의 문제를 넘어서는 생각과 태도의 차이이다."라는데 동의한다. 문제는 실천력이 되겠고... 처칠이 옥스포드대학 졸업식에서 젊은이들에게 해 주었다는 한마디가 'Never Give Up(포기하지 마!)'이었다지...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운명론, 패배의식, 절망감, 위장된 만족감 등등 포기와 멈춤의 유혹을 이기고 부자수업을 통해 진정한 부자가 되길 바란다. 난? 그냥 밥 먹고 살만하다... 젊은이들에게 권해 보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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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경제 - 착한 회사가 위대한 성공을 낳는다
스티븐 오버먼 지음, 김병순 옮김 / 싱긋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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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경제에 양심이란 게 있기나 할까? 가끔씩 사회 환원이란 희귀 단어가 등장하긴 하지만, 배금(拜金)은 언제나 양심과 반비례 하는 듯하다. 최근에 크게 이슈화된 독일 자동차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만 보더라도 속임수는 당장의 수익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들통이 나는 순간 기업의 존립마저 위협받게 된다. 작년에 큰 문제를 일으킨 일본 타카타(Takata)사 에어백 결함 문제도 그렇다. 인명을 우선시하였다면 적극적 리콜과 보상을 하였겠지만 다소 소극적으로 대처하다가 엄청난 역풍을 받았다. 갈택이어(竭澤而魚)라는 고사 성어가 있다. 연못을 말려 고기를 얻는다는 말인데, 눈앞의 이익 때문에 판단이 흐려졌다는 거다. 물론 그 근본원인은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되겠고...

 

<양심 경제- 착한 회사가 위대한 성공을 낳는다>는 순전히 제목에 이끌렸다. 양심 경제라 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내용인가 싶었는데 그런 진부함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책이더라. 한마디로 정의하면 비양심적이 기업은 살아남기 힘들다는 거다. 저자는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것이 바뀌었다며 새로운 원칙이 전 세계에 걸쳐 어떤 자아 성찰 이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고 진단한다. 그렇게 세계는 서서히, 그러나 끊임없이 양심을 일깨워왔다고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사고방식과 혁신이 무르익고 널리 확산되기까지 대강 40년이 걸린다(40년 주기의 기술 수용곡선)는 내용이 흥미로웠다. 예를 들어 필라멘트 전구(1880년) → 텅스텐 전구(1920년대)  → 최초의 탁상용 컴퓨터(1965년)  → 유비쿼터스(2005년) 등의 발전을 말하는데...

 

저자는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것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데, 특히 '선을 행할 의무'가 새로 생겨났다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글로벌 의식의 급속한 확산 이상을 의미하며, '양심 문화'란 새로운 세계 문화의 탄생으로 보고 있구먼. 오늘 날 양심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란다.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 듣고 하는 세상이니만큼 손쉽게 먼 곳에서 표출된 양심을 발견하게 되는데, 사람들은 모든 곳에서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의미하는 것을 더 직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우리 모두가 한배를 타고 있다는 걸 이해하기 시작하게 된다. 가치관과 믿음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면서 양심은 더욱 강화되고 그 영향력 또한 더욱 확고해진다.(이것을 '우분투 정신'이라 하네)

 

우분투 정신 : 줄루족 말로 대충 '함께 나누는 온정'이라고 번역될 수 있다.

 

어쨌든 이제는 양심 경제의 영향을 받지 않을 분야는 하나도 없기 때문에 기존의 가설과 비즈니스 모델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야 할 때란다. 세계는 지금 의식이 있는 것에서 양심적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는 거지. 양심 경제의 새로운 등장은 기업 세계를 전체적으로 재편성해서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다. 착한 일을 함으로써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식하는 순간, 의식은 양심을 일깨우고 자각은 행동으로 바뀌고 있다는 거지...  기업의 지속적 생존과 발전을 위해 양심 경제의 성장은 이제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될거란다. 윤리적 생산과 지속가능한 구매는 양심 경제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정도로... 그래서 뭐 어쩌라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당신의 회사가 이런 흐름 속에서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라는 거지.

 

○ 양심 문화의 핵심 이념 : 집단적 자아실현, 낙관주의, 공정성, 웰빙, 투명성, 신뢰성, 파괴적 불경함, 환경보호에 대한 민감함, 세계 시민권 (3장 : 양심 문화에서)
○ 양심 경제에서는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의미 있는 신념을 상징하지 못하는 브랜드들은 살아남을 수 없다.(138쪽)  → 브랜드 경영은 가치 창조의 가장 중요한 원천.(148쪽)
○ 박애의 시대  → 의식의 시대(1950년대, CSR 등에 관심)  → 문제분출의 시대(60년대말, 시민권 운동)  → 반응의 시대(70년대말, 기업의 사회적 책임)  → 성취의 시대(현재, 사회적 영향력을 기업의 성과에 연결)  → 솔선수범의 시대(미래, 양심 경제)

 

여하간 양심경제는 과거 어느 때보다 실시간으로 많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경제보다 더 협력하고 참여하는 세상이 될 것이란다. 기업 쪽에서는 특히 그렇다는데, 성공하는 기업의 기반인 상호의존성과 책임성은 전보다 더욱 중요해 졌다는 거지... 양심 경제에서 기업은 마땅히 수익성을 유지해야 하겠지만 절대로 수익성을 위해 사회나 환경을 희생하거나 훼손해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기업은 미래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기업의 새로운 책임을 뒷받침할 수 있게 인프라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일단 밑줄을 그어본다. 인식은 현실을 만든다. "윤리적 대중운동은 사람을 위해서도 자원을 위해서도 아주 훌륭한 일이다. 양심 경제가 기업에 유익한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양심 경제 말고 또다른 대안이 있을까?" 이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양심 경제... 이 때 중요한 개념은 양심이 곧 이타적이란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정리해보면 디지털 혁명은 사람들의 양심을 깨웠고, 이런 양심 문화의 시대에 기업이 지속적 생존과 성공적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양심적으로 변해야한다는 것이 요체라 하겠는데... 폭스바겐의 경우를 보더라도 비도덕적 비양심적인 기업은 이제 사라져야 하지 않겠는가. 신자유주의에 바탕을 둔 비정한 '시장 우선'에서 상생과 동반 성장을 지향하는 '따뜻한 자본주의'로 나아가려면 무엇보다 양심이 우선되어야 할 것은 당연한 사실! '꿈꾸는 만큼 이룰 것이다.'라고 했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양심'이 살아있는 그 '무엇'이라면 이제 행동으로 나아갈 시점이 되었나 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한번쯤 읽어볼만 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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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에 홀로 앉아
일운 지음 / 모과나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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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향집에서 연로하신 아버지를 기다리면서 가지고간 책을 읽었다. <산사에 홀로 앉아>... 경북 울진의 천축산 불영사에 기거하시는 심전 일운心田 一耘 스님의 마음 편지인데, 스님의 말씀이 참 맑고 명료하다. 스님의 아호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밭을 간다'는 의미라지. 그 오랜 정진에서 우러나는 깊은 마음공부가 오롯이 전해져 왔다. 한마음 미혹하면 중생의 삶이고, 한마음 깨치면 부처의 삶이라더니 그 마음 한 자락 일어서고 흩어짐을 헤아리면서 연로하신 아버지를 기다린다. 기다리는시간이 길어짐에 마음이 불안해진다. 불안에서 오는 마음의 초조함은 누구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니라네. 집착에서 사로잡힌 마음이 자기 자신을 고통의 늪으로 빠지게 하는 거라 하신다. 번뇌가 있어 허망한 생각을 하고 집착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고통을 받는단다.

 

마음이 주인임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 마음을 떠나서는 깨달음이 있지 않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신다. 마음이 곧 부처!!! 지금 현재의 마음을 일상에서 평상심으로 유지하시는 것이 자신을 다스려가는 유일한 수행 방법이란다. 분별과 집착, 번뇌와 망상... 이를 버린 무념, 무아의 가르침이 가슴에 팍~ 와 닿긴 하는데, 나는 나를 잘 보지 못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도 못가고,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도 아니며,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은 더더욱 아니다. 스님은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다"라고 하셨지만, 난 아직 미움을 건져내지 못한 아집으로 스스로를 침몰시키고 있다. "산은 늘 푸르고 물은 늘 흐른다."는데... 난 내려놓지 못하고 그저 눈에 보이는 현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내일은 비가 오르나...

 

<내려놓아라>

육조혜능 대사는 지나간 것에 집착하여 보복하거나 해칠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미 지나간 것에 머물지 말라는 것이 모든 가르침의 근본입니다.
'어디에도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應無所住 而生其心'고 <금강경>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즉, 집착 없는 마음을 내라고 합니다. 육조혜능 대사가 출가하기 전에 시장에 땔나무를 팔러 갔다가 이 대목에서 크게 깨달음을 얻어 출가했다고 합니다.
제가 즐겨쓰고 새기는 말이 있습니다. '방하착放下着'이라는 말로 '내려놓아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무자화두無字話頭'와 '뜰앞의 잣나무庭前栢樹子' 화두로 유명한 당나라 때의 조주종심趙州從諗 선사의 일화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조주 스님의 법을 이은 제자 중에 엄양선신嚴陽善信 스님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하루는 엄양스님이 조주 스님에게 물었습니다.
"한 물건도  가져 오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내려놓아라”
"한 물건도 가져 오지 않았는데 무엇을 새삼 내려놓으라는 것인지요?"
"그러면 도로 가져가거라!"
이 말을 듣고 엄양 스님은 크게 깨달았습니다.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은 그것마저도 내려놓으라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무소유라는 관념마저 버리라는 가르침이죠. 상대적인 분별과 집착은 모든 고통의 원인입니다. 집착을 내려놓으면 곧바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방하착" 
(217~2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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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11-16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같이 비 오는 밤에 읽기 좋은 책이군요. 비 오는 밤에 어울리는 한시 한 수 떠오르네요. 최치원의 추야우중.

표맥(漂麥) 2015-11-17 18:34   좋아요 1 | URL
얼른 찾아봅니다...

秋風唯苦吟(추풍유고음) 가을바람에 오직 힘들여 읊고 있건만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세상에 알아주는 이 적네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 창 밖에는 삼경의 비가 오는데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등불 앞에 만 리의 마음이여

저 창외삼경우 등전만리심... 고교시절에 많이 듣던 구절이네요...^^

나무처럼 2015-11-17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하착.
어느 라디오프로그램 멘트처럼 오늘 이 말이 내게로 오는군요.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무소유의 관념마저 버리라니...그동안 내려 놓자 비우자 하면서도 그렇게 되지 않던 이유가 여기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비 잦은 가을 밤에 읽기에도 좋은 책 같고...주문해야겠습니다.

표맥(漂麥) 2015-11-17 18:39   좋아요 0 | URL
일운 스님은 비구니 입니다. 춘하추동의 편지글이 있는데... 나름 섬세한 면이 있어 읽을만 했습니다.^^
 
[빈곤을 착취하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빈곤을 착취하다 - 서민을 위한 대출인가 21세기형 고리대금업인가, 소액 금융의 배신
휴 싱클레어 지음, 이수경.이지연 옮김 / 민음사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한 유명한 탤런트가 일본계 대출업체의 광고모델로 기용되었다가 대중의 지탄을 받고 물러섰다. 이미지 손상이 우려된 거겠지. 그럼 왜 사람들은 제3금융권이라고도 하는 비은행금융기관에 대하여 차가운 시선을 보낼까? 그건 몇 년 전 드라마 <쩐의 전쟁>에서도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악질 사채업자들의 잔혹한 빚 독촉에 인생 자체가 쫑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사채는 인생파멸의 지름길'이라 하는 거고... 신용이 탄탄한 사람들이야 급전이 필요할 때 은행 등에서 저리의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이도저도 없는 서민들은 참 돈 빌리기 어려운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이럴 때 TV나 찌라시에서 전화 한통이면 그냥 돈 빌려준다 하니 급한 김에 소액 대출을 받긴 하나 애당초 높은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형편이다 보니 인생 파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거지...

 

그래도 우리나라는 그나마 대부업체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와 어느 정도 법적 통제가 가능하니 무작정 대부업체를 나쁘게만 보는 것은 좀 그렇다. 그보다는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이들에게서 급전을 빌릴 수밖에 없는 극빈층에 대한 사회·법률적 안전망에 대한 개선이 우선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물론 정부에서도 금융취약 서민계층에 대해 (햇살론과 바꿔드림론 같은) 정책성 서민금융상품의 대출 금리를 낮추거나 법정최고이자율 인하(금융회사나 등록 대부업자는 연 최고 34.9%까지, 사인私人 간의 일반 금전거래나 신용카드사 등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은 자는 연 최고 25%까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각종 신용회복 지원 (개인회생, 프리워크아웃, 개인워크아웃) 등 서민층의 자활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나 정작 금융 취약 서민층이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이 복병이다...

 

이번에 읽은 <빈곤을 착취하다 - 서민을 위한 대출인가 21세기형 고리대금업인가, 소액 금융의 배신>은 상환 능력이 없는 걸 알고도 대출해 주고 높은 이자를 물리는 '약탈적 대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더라. 2006년 노벨 평화상은 방글라데시의 무함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 박사와 그라민 은행(Grameen Bank)이 수상 했었지. 유누스 박사는 자신이 설립한 그래민 은행을 통해 빈곤을 타파할 수 있는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보여주었는데, 빈곤층에게 무담보 소액을 대출(Microcredit)해 주면 그 돈을 종자돈으로 자립함으로써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거다. 노벨상 받을 당시에 약 600만 명의 빈민들(특히 여성)이 혜택을 받았다고 하는데 천박한 자본주의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혁명적인 빈곤퇴치의 모델로 평가받았었지.

 

매력적인 이 무담보 소액대출 제도는 그 이후 전 세계로 확산하게 되는데, 그 좋은 취지를 악용하는 어두운 그림자 또한 노출하게 된다(천민자본주의가 어디 가겠냐). 부자들이 빈민을 착취하는 또 다른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거지. 외형적으로는 빈민을 위한 대출, 속을 뒤집어보면 착취였다는 건데, 유 박사도 이 점에 대해 "나는 소액 대출이 또 다른 종류의 고리대금업을 만들어 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결국 그렇게 되고 말았다."라고 말했다. 연 이자율이 100%가 넘었다니 말 그대로 '빈곤을 착취'한 거지... 훌륭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이 시스템이 부패하는데 일조한 이들 중에는 진짜 부도덕한 악덕사업가 이외에도 능력, 윤리관, 목적의식에서 평판이 훌륭한 조직과 인물들도 있더라는 것을 저자는 이 책에서 증언하고 있다. 

 

원하지 않게 우연히 내부 고발자가 되어버린 저자, 그는 가난한 자를 착취하는 자들에게 대들었다가 두 번이나 해고당한 경험이 있구나. 내부 고발자가 겪는 고난은 우리네 현실에서도 충분히 보이고 있으니... 영화 <인사이더>가 살짝 생각나더라. 저자는 추악한 형태들을 저지르는 자들이 아예 게임에 낄 수 없는 시대, 지금이 새로운 소액 금융 시대로 가는 여명기이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하지만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부자들은 자신들의 투자수익(이윤 창출)에만 관심이 있을 뿐... "30여 년의 소액 금융이 보여준 것은 소액 금융이 마법의 빈곤 해결책이라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한참 모자라 보인다(421쪽)."는 저자의 결론이 못내 씁쓰레하기만 하다... 불평등과 빈곤은 인간 역사의 숙명적 산물일까? 그 참... 음~...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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