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 경제 - 착한 회사가 위대한 성공을 낳는다
스티븐 오버먼 지음, 김병순 옮김 / 싱긋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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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경제에 양심이란 게 있기나 할까? 가끔씩 사회 환원이란 희귀 단어가 등장하긴 하지만, 배금(拜金)은 언제나 양심과 반비례 하는 듯하다. 최근에 크게 이슈화된 독일 자동차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만 보더라도 속임수는 당장의 수익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들통이 나는 순간 기업의 존립마저 위협받게 된다. 작년에 큰 문제를 일으킨 일본 타카타(Takata)사 에어백 결함 문제도 그렇다. 인명을 우선시하였다면 적극적 리콜과 보상을 하였겠지만 다소 소극적으로 대처하다가 엄청난 역풍을 받았다. 갈택이어(竭澤而魚)라는 고사 성어가 있다. 연못을 말려 고기를 얻는다는 말인데, 눈앞의 이익 때문에 판단이 흐려졌다는 거다. 물론 그 근본원인은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되겠고...

 

<양심 경제- 착한 회사가 위대한 성공을 낳는다>는 순전히 제목에 이끌렸다. 양심 경제라 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내용인가 싶었는데 그런 진부함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책이더라. 한마디로 정의하면 비양심적이 기업은 살아남기 힘들다는 거다. 저자는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것이 바뀌었다며 새로운 원칙이 전 세계에 걸쳐 어떤 자아 성찰 이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고 진단한다. 그렇게 세계는 서서히, 그러나 끊임없이 양심을 일깨워왔다고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사고방식과 혁신이 무르익고 널리 확산되기까지 대강 40년이 걸린다(40년 주기의 기술 수용곡선)는 내용이 흥미로웠다. 예를 들어 필라멘트 전구(1880년) → 텅스텐 전구(1920년대)  → 최초의 탁상용 컴퓨터(1965년)  → 유비쿼터스(2005년) 등의 발전을 말하는데...

 

저자는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것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데, 특히 '선을 행할 의무'가 새로 생겨났다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글로벌 의식의 급속한 확산 이상을 의미하며, '양심 문화'란 새로운 세계 문화의 탄생으로 보고 있구먼. 오늘 날 양심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란다.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 듣고 하는 세상이니만큼 손쉽게 먼 곳에서 표출된 양심을 발견하게 되는데, 사람들은 모든 곳에서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의미하는 것을 더 직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우리 모두가 한배를 타고 있다는 걸 이해하기 시작하게 된다. 가치관과 믿음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면서 양심은 더욱 강화되고 그 영향력 또한 더욱 확고해진다.(이것을 '우분투 정신'이라 하네)

 

우분투 정신 : 줄루족 말로 대충 '함께 나누는 온정'이라고 번역될 수 있다.

 

어쨌든 이제는 양심 경제의 영향을 받지 않을 분야는 하나도 없기 때문에 기존의 가설과 비즈니스 모델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야 할 때란다. 세계는 지금 의식이 있는 것에서 양심적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는 거지. 양심 경제의 새로운 등장은 기업 세계를 전체적으로 재편성해서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다. 착한 일을 함으로써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식하는 순간, 의식은 양심을 일깨우고 자각은 행동으로 바뀌고 있다는 거지...  기업의 지속적 생존과 발전을 위해 양심 경제의 성장은 이제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될거란다. 윤리적 생산과 지속가능한 구매는 양심 경제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정도로... 그래서 뭐 어쩌라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당신의 회사가 이런 흐름 속에서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라는 거지.

 

○ 양심 문화의 핵심 이념 : 집단적 자아실현, 낙관주의, 공정성, 웰빙, 투명성, 신뢰성, 파괴적 불경함, 환경보호에 대한 민감함, 세계 시민권 (3장 : 양심 문화에서)
○ 양심 경제에서는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의미 있는 신념을 상징하지 못하는 브랜드들은 살아남을 수 없다.(138쪽)  → 브랜드 경영은 가치 창조의 가장 중요한 원천.(148쪽)
○ 박애의 시대  → 의식의 시대(1950년대, CSR 등에 관심)  → 문제분출의 시대(60년대말, 시민권 운동)  → 반응의 시대(70년대말, 기업의 사회적 책임)  → 성취의 시대(현재, 사회적 영향력을 기업의 성과에 연결)  → 솔선수범의 시대(미래, 양심 경제)

 

여하간 양심경제는 과거 어느 때보다 실시간으로 많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경제보다 더 협력하고 참여하는 세상이 될 것이란다. 기업 쪽에서는 특히 그렇다는데, 성공하는 기업의 기반인 상호의존성과 책임성은 전보다 더욱 중요해 졌다는 거지... 양심 경제에서 기업은 마땅히 수익성을 유지해야 하겠지만 절대로 수익성을 위해 사회나 환경을 희생하거나 훼손해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기업은 미래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기업의 새로운 책임을 뒷받침할 수 있게 인프라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일단 밑줄을 그어본다. 인식은 현실을 만든다. "윤리적 대중운동은 사람을 위해서도 자원을 위해서도 아주 훌륭한 일이다. 양심 경제가 기업에 유익한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양심 경제 말고 또다른 대안이 있을까?" 이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양심 경제... 이 때 중요한 개념은 양심이 곧 이타적이란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정리해보면 디지털 혁명은 사람들의 양심을 깨웠고, 이런 양심 문화의 시대에 기업이 지속적 생존과 성공적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양심적으로 변해야한다는 것이 요체라 하겠는데... 폭스바겐의 경우를 보더라도 비도덕적 비양심적인 기업은 이제 사라져야 하지 않겠는가. 신자유주의에 바탕을 둔 비정한 '시장 우선'에서 상생과 동반 성장을 지향하는 '따뜻한 자본주의'로 나아가려면 무엇보다 양심이 우선되어야 할 것은 당연한 사실! '꿈꾸는 만큼 이룰 것이다.'라고 했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양심'이 살아있는 그 '무엇'이라면 이제 행동으로 나아갈 시점이 되었나 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한번쯤 읽어볼만 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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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에 홀로 앉아
일운 지음 / 모과나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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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집에서 연로하신 아버지를 기다리면서 가지고간 책을 읽었다. <산사에 홀로 앉아>... 경북 울진의 천축산 불영사에 기거하시는 심전 일운心田 一耘 스님의 마음 편지인데, 스님의 말씀이 참 맑고 명료하다. 스님의 아호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밭을 간다'는 의미라지. 그 오랜 정진에서 우러나는 깊은 마음공부가 오롯이 전해져 왔다. 한마음 미혹하면 중생의 삶이고, 한마음 깨치면 부처의 삶이라더니 그 마음 한 자락 일어서고 흩어짐을 헤아리면서 연로하신 아버지를 기다린다. 기다리는시간이 길어짐에 마음이 불안해진다. 불안에서 오는 마음의 초조함은 누구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니라네. 집착에서 사로잡힌 마음이 자기 자신을 고통의 늪으로 빠지게 하는 거라 하신다. 번뇌가 있어 허망한 생각을 하고 집착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고통을 받는단다.

 

마음이 주인임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 마음을 떠나서는 깨달음이 있지 않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신다. 마음이 곧 부처!!! 지금 현재의 마음을 일상에서 평상심으로 유지하시는 것이 자신을 다스려가는 유일한 수행 방법이란다. 분별과 집착, 번뇌와 망상... 이를 버린 무념, 무아의 가르침이 가슴에 팍~ 와 닿긴 하는데, 나는 나를 잘 보지 못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도 못가고,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도 아니며,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은 더더욱 아니다. 스님은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다"라고 하셨지만, 난 아직 미움을 건져내지 못한 아집으로 스스로를 침몰시키고 있다. "산은 늘 푸르고 물은 늘 흐른다."는데... 난 내려놓지 못하고 그저 눈에 보이는 현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내일은 비가 오르나...

 

<내려놓아라>

육조혜능 대사는 지나간 것에 집착하여 보복하거나 해칠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미 지나간 것에 머물지 말라는 것이 모든 가르침의 근본입니다.
'어디에도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應無所住 而生其心'고 <금강경>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즉, 집착 없는 마음을 내라고 합니다. 육조혜능 대사가 출가하기 전에 시장에 땔나무를 팔러 갔다가 이 대목에서 크게 깨달음을 얻어 출가했다고 합니다.
제가 즐겨쓰고 새기는 말이 있습니다. '방하착放下着'이라는 말로 '내려놓아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무자화두無字話頭'와 '뜰앞의 잣나무庭前栢樹子' 화두로 유명한 당나라 때의 조주종심趙州從諗 선사의 일화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조주 스님의 법을 이은 제자 중에 엄양선신嚴陽善信 스님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하루는 엄양스님이 조주 스님에게 물었습니다.
"한 물건도  가져 오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내려놓아라”
"한 물건도 가져 오지 않았는데 무엇을 새삼 내려놓으라는 것인지요?"
"그러면 도로 가져가거라!"
이 말을 듣고 엄양 스님은 크게 깨달았습니다.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은 그것마저도 내려놓으라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무소유라는 관념마저 버리라는 가르침이죠. 상대적인 분별과 집착은 모든 고통의 원인입니다. 집착을 내려놓으면 곧바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방하착" 
(217~2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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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11-16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같이 비 오는 밤에 읽기 좋은 책이군요. 비 오는 밤에 어울리는 한시 한 수 떠오르네요. 최치원의 추야우중.

표맥(漂麥) 2015-11-17 18:34   좋아요 1 | URL
얼른 찾아봅니다...

秋風唯苦吟(추풍유고음) 가을바람에 오직 힘들여 읊고 있건만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세상에 알아주는 이 적네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 창 밖에는 삼경의 비가 오는데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등불 앞에 만 리의 마음이여

저 창외삼경우 등전만리심... 고교시절에 많이 듣던 구절이네요...^^

나무처럼 2015-11-17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하착.
어느 라디오프로그램 멘트처럼 오늘 이 말이 내게로 오는군요.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무소유의 관념마저 버리라니...그동안 내려 놓자 비우자 하면서도 그렇게 되지 않던 이유가 여기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비 잦은 가을 밤에 읽기에도 좋은 책 같고...주문해야겠습니다.

표맥(漂麥) 2015-11-17 18:39   좋아요 0 | URL
일운 스님은 비구니 입니다. 춘하추동의 편지글이 있는데... 나름 섬세한 면이 있어 읽을만 했습니다.^^
 
[빈곤을 착취하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빈곤을 착취하다 - 서민을 위한 대출인가 21세기형 고리대금업인가, 소액 금융의 배신
휴 싱클레어 지음, 이수경.이지연 옮김 / 민음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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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유명한 탤런트가 일본계 대출업체의 광고모델로 기용되었다가 대중의 지탄을 받고 물러섰다. 이미지 손상이 우려된 거겠지. 그럼 왜 사람들은 제3금융권이라고도 하는 비은행금융기관에 대하여 차가운 시선을 보낼까? 그건 몇 년 전 드라마 <쩐의 전쟁>에서도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악질 사채업자들의 잔혹한 빚 독촉에 인생 자체가 쫑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사채는 인생파멸의 지름길'이라 하는 거고... 신용이 탄탄한 사람들이야 급전이 필요할 때 은행 등에서 저리의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이도저도 없는 서민들은 참 돈 빌리기 어려운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이럴 때 TV나 찌라시에서 전화 한통이면 그냥 돈 빌려준다 하니 급한 김에 소액 대출을 받긴 하나 애당초 높은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형편이다 보니 인생 파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거지...

 

그래도 우리나라는 그나마 대부업체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와 어느 정도 법적 통제가 가능하니 무작정 대부업체를 나쁘게만 보는 것은 좀 그렇다. 그보다는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이들에게서 급전을 빌릴 수밖에 없는 극빈층에 대한 사회·법률적 안전망에 대한 개선이 우선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물론 정부에서도 금융취약 서민계층에 대해 (햇살론과 바꿔드림론 같은) 정책성 서민금융상품의 대출 금리를 낮추거나 법정최고이자율 인하(금융회사나 등록 대부업자는 연 최고 34.9%까지, 사인私人 간의 일반 금전거래나 신용카드사 등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은 자는 연 최고 25%까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각종 신용회복 지원 (개인회생, 프리워크아웃, 개인워크아웃) 등 서민층의 자활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나 정작 금융 취약 서민층이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이 복병이다...

 

이번에 읽은 <빈곤을 착취하다 - 서민을 위한 대출인가 21세기형 고리대금업인가, 소액 금융의 배신>은 상환 능력이 없는 걸 알고도 대출해 주고 높은 이자를 물리는 '약탈적 대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더라. 2006년 노벨 평화상은 방글라데시의 무함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 박사와 그라민 은행(Grameen Bank)이 수상 했었지. 유누스 박사는 자신이 설립한 그래민 은행을 통해 빈곤을 타파할 수 있는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보여주었는데, 빈곤층에게 무담보 소액을 대출(Microcredit)해 주면 그 돈을 종자돈으로 자립함으로써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거다. 노벨상 받을 당시에 약 600만 명의 빈민들(특히 여성)이 혜택을 받았다고 하는데 천박한 자본주의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혁명적인 빈곤퇴치의 모델로 평가받았었지.

 

매력적인 이 무담보 소액대출 제도는 그 이후 전 세계로 확산하게 되는데, 그 좋은 취지를 악용하는 어두운 그림자 또한 노출하게 된다(천민자본주의가 어디 가겠냐). 부자들이 빈민을 착취하는 또 다른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거지. 외형적으로는 빈민을 위한 대출, 속을 뒤집어보면 착취였다는 건데, 유 박사도 이 점에 대해 "나는 소액 대출이 또 다른 종류의 고리대금업을 만들어 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결국 그렇게 되고 말았다."라고 말했다. 연 이자율이 100%가 넘었다니 말 그대로 '빈곤을 착취'한 거지... 훌륭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이 시스템이 부패하는데 일조한 이들 중에는 진짜 부도덕한 악덕사업가 이외에도 능력, 윤리관, 목적의식에서 평판이 훌륭한 조직과 인물들도 있더라는 것을 저자는 이 책에서 증언하고 있다. 

 

원하지 않게 우연히 내부 고발자가 되어버린 저자, 그는 가난한 자를 착취하는 자들에게 대들었다가 두 번이나 해고당한 경험이 있구나. 내부 고발자가 겪는 고난은 우리네 현실에서도 충분히 보이고 있으니... 영화 <인사이더>가 살짝 생각나더라. 저자는 추악한 형태들을 저지르는 자들이 아예 게임에 낄 수 없는 시대, 지금이 새로운 소액 금융 시대로 가는 여명기이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하지만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부자들은 자신들의 투자수익(이윤 창출)에만 관심이 있을 뿐... "30여 년의 소액 금융이 보여준 것은 소액 금융이 마법의 빈곤 해결책이라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한참 모자라 보인다(421쪽)."는 저자의 결론이 못내 씁쓰레하기만 하다... 불평등과 빈곤은 인간 역사의 숙명적 산물일까? 그 참... 음~...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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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감]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참여감 - 샤오미가 직접 공개하는 창의성과 혁신의 원천
리완창 지음, 박주은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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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Xiaomi 小米, 좁쌀)진격이 눈부시다. 작년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했을 때만 해도 그러려니 했는데, 이게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자 관련 산업 전반에 예사롭지 않은 (위험한) 징조로 다가오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보면 충격 그 자체이다. 4%대라 하니... 이제 뭐 군소업체라 해도 할 말이 없구먼) 처음엔 그냥 애플의 카피캣(copycat)으로 반짝 뜨는 모방 스마트폰인가 했는데, 나름의 경영철학으로 무장한 샤오미의 다제품 전천후 공략은 단순한 '대륙의 실수'가 아니라 '대륙의 굴기와 진격'이였다. 요샛말로 '깜놀'이 따로 없더라.

 

샤오미의 성공적 비즈니스 수익모델은 이제 새로운 마케팅 패러다임으로 인정받는 모양새이다. 인터넷을 통하여 제한된 물량을 한정된 시간에만 판매하는 헝거 마케팅(Hunger  Marketing) 전략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 샤오미의 공동창립자이자 시장 마케팅과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총괄담당하고 있는 리완창(黎萬强)의 책 <참여감 : 샤오미가 직접 공개하는 창의성과 혁신의 원천>을 읽고 나니 그건 그들 전략에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더라. 그들에겐 성공할 수밖에 없는 핵심 무기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사용자를 친구로" 생각하는 이념이 되겠다. '사용자의 참여'와 '입소문'으로 대별되는 '참여감 마케팅'이 바로 성공 원동력이라는 거지.

 

이 책은 이런 그들의 경험을 3가지 전략과 3개의 전술로 집약한 '참여감 3·3 법칙'을 풀어 설명하고 있다. 참여감 3개 전략은 제품, 사용자, 콘텐츠 분야의 전략으로 폭발적인 인기 상품을 만들어(제품), 직원들이 먼저 제품의 팬이 되고(사용자), 기업 스스로 미디어가 되는(콘텐츠) 전략을 말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술로는 참여의 마디 개방, 상호 교류 방식 디자인, 입소문 사건 확산을 들고 있네. 이 3가지 전략과 전술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그 설명을 읽어보니 참 대단하긴 하다. 한마디로 '맥'을 아주 잘 짚었네 그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를 실천에 옮겨 성공으로 이끌기란 그 누구도 쉽지 않은 일이므로...

  

특히 샤오미 회장 레이쥔(雷軍)이 제시한 인터넷 시대의 사고방식(인터넷 씽킹) 네 가지 목표, '집중, 극치, 입소문, 신속'이 마케팅에 접목되는 부분이 상당히 마음에 들더라. 집중과 극치는 제품의 목표, 신속은 행동준칙, 입소문은 전체 인터넷 씽킹의 핵심이요 왕이라고 한다. 구글이 그랬다고 하네. "모든 것의 중심은 사용자다. 나머지 모든 것은 그 뒤를 따라오게 되어있다"고... 뭐~ 너무나 당연한 생각이다. 내 자신도 물건을 하나 사려면 인터넷 카페에서 사용 후기를 찾아보니... 샤오미는 이런 입소문을 위해 "사용자와 친구가 된다"는 전략을 쓰는데, 이게 먹히면서 수천만 명에 달하는 '미펀'(米粉, 샤오미의 팬을 지칭)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낸다.

 

샤오미는 미펀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직접 제품에 반영하는 '활동의 제품화'를 통해 사용자와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란 이미지를 창출하는데 성공한다. 그뿐만 아니라 제품 사용자들의 피드백이라 할 수 있는 '제품의 활동화' 공간을 개방형으로 연결함으로써 종전의 일방적 구매행위를 참여감을 동반한 상호교류 방식으로 변모시켰다. 책에 보면 "샤오미는 먼저 충성도에 집중하고, 입소문 전파를 통해 충분한 수의 사용자를 확보한 다음 지명도를 쌓아나갔다(96쪽)."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런 충성도 높은 팬들을 활용하는 소매 방식의 혁신은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감을 구매하는 시대'로의 거대한 변화라고들 말하네.

 

하여튼 샤오미의 쇼킹한 진격은 현재진행형이다. 스마트폰의 최강자 애플마저도 이끌어내지 못한 고객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제품 광고도 없이 세계적 혁신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샤오미... 비록 초기 제품은 애플 베끼기로 시작했을지라도 그걸 바탕으로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창의성과 혁신은 그 어느 선진 기업보다도 독창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책은 그런 놀랄만한 신공(플랫폼)의 밑천이 '참여감'이란 것을 아주 현실성 있게 보여주더라.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장별 제목 포스터(일러스트)도 상당히 감각적이고 직관적이어서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고객을 어떻게 내 범주 안에서 '놀게'할 것인가? 새로운 화두가 아닐 수 없구나...

 

 

<덧붙임> 이 책 <참여감>을 처음 봤을 때 정말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책의 7~80년대식 글꼴과 색감 등 표지가 너무 촌스러워 손이 안가더라. 날아오르는 돼지도 비호감이고... 물론 “태풍의 길목에 서 있으면 돼지도 하늘을 날 수 있다.”는 함축적 의미(대세를 따르면 순조롭게 이루어진다)를 담고 있지만 마음이 안가는 건 어쩔 수 없더라. 와이즈베리가 기본은 하는 출판사인데 왜 이런 촌빨 날리는 일러스트를 표지화 했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중국에서 나온 원서가 그런 거더라. 출판사는 원서의 느낌을 그대로 전했을 뿐이고... 그 참 이해가 안 되는... 책 속의 괜찮은 제목 포스터 하나를 표지화해도 이것보다는 나았을 건데... 중국인들의 출판문화는 우리와 많이 다른가 보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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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의 생각 - 사장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해결하는가
신현만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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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경영학을 전공했다곤 하나 나는 내 자신이 CEO 감이 아닌 걸 금방 깨달았다. 흔히 말하는 '왕관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깜냥이 아니라는 거지. 경쟁적 직장 생활은 체질적으로 버티기가 쉽지 않았다. 조용하고 차분하다는 것은 소심함과 여린 감성의 다른 표현일 뿐이었다. 경쟁자들의 후흑(厚黑)함에 몇 번 상처를 받자, 부딪혀 이겨내기 보다는 그냥 상대하지 않는 쪽으로 변해갔다. 남 앞에 나서길 좋아하지 않게 되었고, 그러면서도 자존심은 쓸데없이 강하니 그저 내 몸 하나 건사할 뿐이다. 당연히 '사업' 이런 걸로 인생 승부를 내겠다는 야망 같은 거 없는 편이다. 그러니 경영·경제 관련 책을 읽어도 CEO 분야의 책은 나와는 거리가 좀 먼 영역이었다.

 

<사장의 생각 - 사장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해결하는가>... 사장... CEO... 이런 제왕학은 정말 손이 안 간다. 신간평가단 이런 이유가 아니면 스스로 읽지는 않을 듯한... 약간 심드렁하게 책을 넘긴다. 프롤로그 '사장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을 읽고 있을 때만 하여도 그저 그런 '~하라' 류의 자기계발서 이겠거니 싶었다. 솔까 내 직장의 CEO도 종종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출발선에서 이렇게 말한다. "사장은 직원이 보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본다. 직원이 보는 세계가 전부가 아니다. 사장의 판단이 종종 직원과 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임직원들이 사장의 생각과 고민을 이해한다면 직장 생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말 그럴까?

 

많이 놀랐다. 책을 다 읽은 지금, 이 책은 사장이 아니더라도 샐러리맨이라면 꼭 한번 읽어둘만한 책이었다. 일단 <Q & A>에서 사장의 어떤 고민에 대한 결론적 답을 하고, 이어 그 답에 대한 배경을 설명해 나가는 모양새이다. 그런데 고민의 원인을 참 세밀하게 제대로 들여다본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대로 파악·진단하니 그 처방에 설득력이 더해진다. 보통의 '~하라'는 자기계발 책과는 격이 다르네. 우리 사장님이 왜 그러는지, 그래서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정말 한 수 배웠다. 기업이 설립되고 2년도 안 돼 절반 이상이 문을 닫는다고 하고, 5년 뒤까지 살아남는 기업은 30%가 채 안 된다고 하는 시대. 이 책의 카피처럼 이 책은 "사장은 감춰 보고, 직원은 훔쳐봐야 할 책!"임이 분명하다.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글들이 많았다. 임원의 성과는 실적이 아닌 리더십이란다. 성과를 만들어내는 리더십을 말하는데, 성과를 위해서는 때로 직원들에게 쓴 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하고, 냉정하게 그들의 요청을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단다. 내 성격 때문에 '착한 상사 콤플렉스'에 걸려 있었던 건 아닐까. 착한 경영자, 착한 임원은 존재할 수 없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성과가 부진한 임원은 봐줄 수 있어도 철학이 다른 임원은 같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그동안의 인사가 눈에 바로 그려지더라. CEO들은 임원들의 '충성심'이 중요하다는 거지. CEO의 경우에도 '착한 사장'으로 남고 싶은 유혹을 버려야 한다는 말에 공감을 많이 했다. 경영자는 회사를 마지막까지 책임지고 지켜야 하는 사람이므로...

 

내가 근무하는 회사는 최근 '혁신'을 부르짖고 있다. 이 책에서 "혁신을 원한다면 '내 사람'부터 버려라(인적쇄신)", "문화를 바꾸려면 사람부터 바꿔라(조직문화 혁신)"라고 조언하는데 가는 방향이 제법 닮아 있다. 측근을 멀리 보내고 혁신의 주체를 새로 세운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다. 또한 잘못된 관행과 관습의 뿌리를 찾아 조직의 문화를 바로 잡는다는 것은 많은 저항을 동반한다. 특히 많이 배운 이른 바 '똑똑한' 직원일수록 설명 없는 개혁에 반감이 많은 편이다. CEO의 생각이 직원들에게 전달되려면 CEO가 하는 말이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느끼게 해야 한다는 조언하는데, 이런 점에서 '내용은 구체적으로, 소통은 필사적으로' 행하려는 우리 신임 CEO의 열정이 이 책과 닿아있다. 마치 이 책의 저자에게 컨설팅을 받고 그대로 행하는 듯한... 

 

문제직원을 내보내면 문제가 사라질까? '내보낼 수도 없고, 그냥 놔둘 수도 없고!"... 이건 중간 관리자급인 나의 고민이기도 하다. 트러블 메이커, '부정 바이러스' 같은 팀원을 다른 부서로 보내야 하는 지 고민하고 있으니까. 갈 길이 다른 직원은 빨리 떠나보내야겠지만, 그들이 왜 골칫덩이가 되었는지 조직 차원에서의 소통재개(면담)를 우선시 하는 처방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물론 '나는 이야기했지만 상대방은 들은 적이 없는' 하나마나한 이상한 소통 말고... '끝을 볼 때까지 소통을 멈추지 마라'는데 글로벌 기업 인사담당자의 말에 의하면 세 번 정도의 면담이 진행되면 문제 직원의 80~90%가 상사의 뜻대로 태도를 바꾸거나 회사를 떠난다고 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중간 관리자 이상은 이 책을 필독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외에도 보스의 눈높이만큼 생산성이 올라간다(목표 공유), 평가가 없으면 성과도 없다(직원평가), 작은 비리 정도는 눈감아줄 수 있지 않을까?(투명성), 스타직원에 의존하지 말고 시스템에 투자하라(시스템경영),  유능한 직원이 떠나면 재기의 기회도 함께 떠난다(인력감축), 고객에게 주파수를 맞춰라(고객지향), 가격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전략(저가전략 대응), 미래도 출발선은 언제나 현실이다(신규사업), 사업 성패, 포기하는 용기에 달려 있다(매몰비용) 편이 특히 와 닿았다.
한 때 GE의 CEO였던 잭 웰치는 자기 시간의 75%를 핵심 인재를 찾고 채용하고 평가하는데 썼다지. 할 게 무지 많은 CEO가 인재관리에만 신경을 쓴다고? 아주 의심스러운 말씀이지만 이 책은 이런 일이 맞다는 결론에 이르게 한다. '성장하는 기업 vs. 조로하는 기업 : 차이는 '사람 경영이다'라는 원론적인 말씀이 왜 '근본'인가를 느끼게 하는 책읽기였다. 편견 없이 읽을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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