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세계를 굴리다 - 바퀴의 탄생, 몰락, 그리고 부활 사소한 이야기
리처드 불리엣 지음, 소슬기 옮김 / Mid(엠아이디)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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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세계를 굴리다 The Wheel: Inventions & Reinventions >. 처음 이 책 제목을 보는 그 찰나에 세 가지 생각이 스쳤다. 구례 운조루의 바퀴, 인도 산치대탑의 법륜, 그리고 애플의 스마트폰... 그 연결이 어찌어찌 되겠다는 흥미로움이 뇌를 자극하고, 급기야 읽어야겠다는 의지의 신호가 충만해졌다...^^

 

1. 구례 운조루(雲鳥樓)는 여러 번 다녀왔다. 이 집터가 남한 3대 길지에 속한다거나 금환락지(金環洛地 선녀가 떨어뜨린 가락지가 있는 자리)니 하는 건 잘 모르겠지만, 그 집 사랑채 툇마루에서 기와너머 오봉산을 바라보노라면 노장의 무위자연이 온 몸을 감싸는 듯 하더라. 그런데 그 큰 사랑채 아래 공간에 나무로 만든 아주 큰 수레바퀴가 방문객의 눈길을 끈다. 소 두 마리가 끌었다는 이 달구지 바퀴에서 전해져 오는 세월의 더깨가 예사롭지 않았다. 괜히 숙연해 지더만...

 

 

2. 인도 산치대탑의 법륜은 대학 시절 도서관에서 본 화보집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탑에 바퀴 문양? 다르마 차크라(Dharma-cakra)라고 하는 법륜(法輪)은 부처님께서 녹야원에서 행하신 첫 설법을 의미하며, 이것이 불상이 등장하기 이전엔 부처님을 뜻하는 상징이란 걸 그때 알았다. 법륜은 법륜윤보(法輪輪寶)라 하여 고대 인도의 전차(戰車)와 같은 것으로 세계를 통솔한다는 전륜성왕(轉輪聖王)의 보기(寶器)였다. 이런 본연의 의미를 담아 불법으로 삿된 것을 물리치고 어느 한곳 머물지 말고 끊임없이 진리의 수레바퀴를 굴러서 중생을 구제한다는 비유이기도 하리라.

 

 

3. 바퀴에서 애플 아이폰을 생각한건 순전히 개인적 관심의 문제이다. S사와의 '둥근 모서리' 특허 분쟁을 난 이해하기 어려웠다. 디자인 특허의 중요성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창작성의 기준과 범위가 어디까지 인지 모르겠다는 거다. 꼭 깻잎 통조림 같은 그 디자인을 다른 넘들은 쓰면 안 된다는 게 우습기도 하였고... 그럼 둥근 자동차 타이어를 처음 차에 도입하면 다른 자동차 회사는 사각 타이어를 쓰야한단 말인가? 뭐~ 그런 생각에서 바퀴 = 한입 베어 먹은 사과로 이어지더라.


4. <바퀴, 세계를 굴리다>는 나의 이런 의문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더라. 물론 지금까지 생각지 못한 몇 가지 배움도 있었지만 참신하게 와 닿는 과학적 지식 이런 건 그닥 없었다.
우선 바퀴가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일 것이라는 생각이 상당히 근래에 나타났다는 것이 의아했다. 바퀴를 이용한 운송기술_수레, 우마차_은 고대인들에겐 탐탁지 않았던 모양으로, 저자는 바퀴가 굉장한 발상이란 기존 관념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낸다. 아래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수메르의 전차나 이륜 전차도 전장에서 활약하기엔 한계_조그만 방해물이나 마름쇠로 무력화_가 있었다는 거지.

 

그래서인가. 1850년대 이전까지 증기기관이 가장 위대한 발명품으로 꼽혔고 1950년쯤에야 바퀴가 더 관심을 받게 되었다는 이 책의 출발이다. 그러면서 윤축, 독립차륜, 캐스터를 소재로 하여 글을 풀어 나간다. 14세기경엔 사륜차는 세계 어디에도 흔치 않았단다. 귀족들은 말을 타고 성직자는 노새를 타고 여성이나 노약자만 사륜차를 이용했다네. 그러다가 바퀴 달린 탈것에 대한 남성의 태도 변화_남성성과 이동수단의 연결_가 유럽 마차 혁명에 크게 공헌했다는데... 윤축이 있었기에 철도가, 사륜차가 있었기에 자동차가 있었을 거란 추측도 가능하다는 걸 넌지시 생각게 한다.

 

중국과 일본의 예를 들고 있는데, 중국은 기원전 1200년경에 유목민의 전차 사용법을 도입했으나 기원전 300년 이후 기병대가 전차를 빠르게 대체했다고 한다. 그러곤 18세기에 이르기 까지 이동수단으로써의 전차는 사라졌다고 한다. 아니? 사륜은 몰라도 이륜마차는 계속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나? 일본도 19세기 중엽까지 사람이 끄는 인력거는 있었지만 동물이 끄는 바퀴달린 운송 수단은 보기 어려웠다네. 얼른 받아들이기 쉽지 않으나, 저자는 고대인들이 바퀴를 알았지만 다른 운송방법으로 충분하게 수요를 만족 시켰기 때문이었을 것이라 가정하네.

 

우르의 깃발(Standard of Ur), BC2500~

 

운송수단의 대혁신이라는 캐스터 부분이 좀 흥미로웠다. 캐스터란 대형할인점의 카트 바퀴를 생각하면 된다. 수평 회전과 수직 회전을 모두 할 수 있는 이 바퀴는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바퀴 달린 운송수단에 대 혁신을 일으켰다는데 동의하게 되더라. 공항의 여행 가방을 보면 바로 이해가 된다.
바퀴 달린 운송수단 5,500년 역사의 알파와 오메가를 이야기하자면, 오프닝은 '왜 바퀴를 발명했을까?'가 되겠고, 클로징은 '왜 캐스터를 발명했을까?'가 된다. 나는 그 시작과 끝의 경계에서 아직도 정리가 잘 안된다. 뭐~ 그냥 발명은 항상 필요가 있는 곳에서 이뤄진다는 정도에서 이해하자... 에고고고... 이쯤에서 그냥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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