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력 시대 - 재야생화되는 지구에서 생존을 다시 상상하다
제러미 리프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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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혁명을 예견한 제레미 리프킨의 새로운 책인데, 기존가 그가 펴냈던 많은 책 내용이 모여있고 전체적인 내용은 성장에 집중한 산업화 시대의 경제 대신 균형과 회복을 강조한 내용으로, 유사한 내용은 이미 도넛 경제학 등의 책에서 이미 많이 주장되었다.

 

글로벌 그린 뉴딜이란 책을 써서 에너지 전환과 기후위기 대응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필독서로 만들었지만 정작 유용한 내용은 거의 없어 아무말 대잔치라고 평한 분의 서평이 생각나는데, 이 책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과거 그의 한계비용 제로 사회라는 책을 읽고 그의 비전이 이루어지는 미래사회를 기대했는데 현실은 전혀 그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자주 실감하는데 그의 새로운 책이 출간될 떄마다 이와 관련되는 내용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을 보면 자신의 주장이 어떻게 실현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고 이슈몰이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주장을 위한 회복력의 시대를 위해 과연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에 대한 내용은 4장에서 분산형 동료시민정치라는 이름의 대의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데, 민주주의의 종말이라고 할 만큼 양극화가 심해진 현대사회에서 이점이 과연 가능할지 의안한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 단지를 만들려고 할 때마다 주위 주민들의 동의를 받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하는데 (왜 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한지, 또 무슨 이유로 반대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주의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갈 길이 어려워도 우리가 가야만 하는 길에 대한 비전을 꾸준히 해주는 것만으로 저자는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실천 방법을 찾기가 결코 쉬운 상황이 아니므로 이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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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이후의 경제철학 - '좋은 삶’을 원한다면 어떤 경제를 선택해야 하는가
홍기빈 지음 / EBS BOOKS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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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플레이션, 그리고 그 이후 경기침체까지 이어지는 현재의 경제 위기 속에서 해결방안을 고민하기 위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인 홍기빈 박사는 라디오 방송이나 팟캐스트, 유튜브 등에서 경제사나 세계 경제를 윰머를 섞어가면 무척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국내에 출간된 많은 훌륭한 대안 경제학 관련 책을 번역한 분이라 이러한 주제에 대한 좋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분으로 생각되었다.

 

저자가 자본주의를 진단하는 과정에서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그 혜택을 전 인류가 받지 못하고 오히려 계층 간의 갈등만 커지고 경제활동에 참여한 노동자 계층은 오히려 소외되는 이유를 최대의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이라는 경제학의 기본가정이 오히려 사회 속의 경제에 거꾸로 영향을 미치면서 경제(사업)을 하는 본래의 목적인 인류의 행복보다는 경제 자체에 매몰되고 말았다고 진단하면서 새로운 경제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제시한 이론이나 철학이 있지만 저자는 특히 스웨덴의 에른스트 비르포그스의 사상에 주목하고 있다. 저자는 인류의 본성이 무엇인지는 어느 누구도 모르므로 한가지 궁극적인 목표를 제시하기 보다는 당대의 주요한 이슈를 해결하는 방안에 치중하는 점진적 개혁방안을 제시했는데 무척 인상적이면서 훌륭한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위기에 처해 있는 우리의 경제를 개선할 수 있는 고민을 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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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맛 - 셰익스피어처럼 쓰고 오스카 와일드처럼 말하는 39개의 수사학
마크 포사이스 지음, 오수원 옮김 / 비아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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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문하는데 사용되는 많은 기교나 테크닉을 익혀 글 쓰는 능력을 키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읽은 책이었는데, 영어에서만 사용될 수 있는 기법이 많아 우리말에서 사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느껴져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또한 문학적인 글에만 사용될 수 있는 기법이 많아 일반적인 글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내가 직접 글을 쓰기보다 문학작품을 읽을 때 사용된 수사법을 발견하고 그 숨은 의미를 알아내거나, 영문학 서적을 직접 읽거나 번역을 할 때 참조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되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영문학의 경우 독해를 통해 얻은 의미와는 다른 의미를 전하는 글이 많다는 것을 알게되어 번역이라는 작업이 결코 싶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오랜 시간 전에 영어 회화 방송에서 셀린 디옹의 Power of Love라는 노래를 소개하면서 그 의미가 사랑의 힘이 아니라 Powerful love라고 하는 강사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여기서 사용된 수사법이 이사일의 (hendiadys)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이 기법을 사용한 수 많은 글의 의미를 제대로 알 길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배운 수사법보다 훨씬 다양한 수사법을 영어에서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정말로 영어를 잘 하는 것은 산 넘어 산이라는 좌절감이 들기도 한다. 특히 소리와 연관된 운율 등에서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우리말에서는 최근 랩에서 라임을 맞추는 등 매우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사용하는 것을 생각하면 영시외국어로 쓴 시를 이해하거나 쓰는 것도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 원래 생각했던 복적과는 다른 결론을 얻게 된 독서였지만 의미있는 경험이었고, 영어를 한찬 공부하는 학창시절 접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도 함꼐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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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초록 천막 2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11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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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의 서슬이 시퍼렇던 시절 어떤 선배왈, 프랑스 혁명도 100여년에 걸쳐 진해되고 그 와중에 나폴레옹 같은 황제나 왕권 복귀가 나오는 등 갖은 우여곡절을 통해 진행되고, 우리나라도 아마 비슷한 시간을 필요로 하여, 미래에서 현재를 본다면 아직 419가 진행중인 시대라고 할 겅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논리보면 2023년 지금도 아직 419는 진행중이다.

 

소련이란 나라는 사라지고 주변국가들이 독립한 이 시점에서 러시아가 과거 권위주의의 복귀를 꿈꾸는 현 시점, 그 결말이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르지만 (볼세비키 혁명 이후로는 국민적 움직임은 없어서) 보다 자유롭게 행복한 삶을 꿈꾸는 러시아인들의 여정은 계속 진행중이라 할 수 있다. 류드밀라 울리츠 카야의 커다란 초록천막은 아직 그 목표에 다다르지 못한 러시아인들의 여정을 다룬 소설이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이야기의 배열이 시공간 속에 흐트러져 이야기를 읽기 시작할 때 다소 진입장벽이 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앞선 이야기의 퍼즐이 맞춰지는 등 흥미를 끄는 구석이 무척 많은 이야기이다. 일리야, 미하, 사냐라는 세 친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주위사람들의 면면도 무척 흥미를 끈다. 스탈린 사후 꿈꿨던 좀 더 자유로운 삶이 좌절되어가면서 그들을 위로해준 것은 문학과 음악 등의 예술이었다. 이 작품에서는 무척 많은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여 그 시점마다 작품을 찾아 감상하면서 등장인물이 느꼈을 감정을 한꼐 나누면서 긴 호흡으로 책을 읽으면 등장인물들의 일생을 통한 희망과 좌절을 함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도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역시 비슷한 좌절과 고통을 겪은 바 있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위의 세 친구들은 각가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 분야에 재능이 있었지만 잘 키우지고 못하고 사회적으로도 좌절하는 삶을 살게 되면서 자신의 삶을 포기하거나 나라를 떠나는 등의 약한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스탈린 사후 큰 기대를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정치적으로 큰 변화가 없었던 시대를 다루었기에 각 개인의 삶은 그리 희망적이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 간간히 예술과 함께하고 매 순간 주위사람들과 정을 느끼고 장난끼를 버리지 못한 모습을 모면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비교적 긴 세월을 다루고 있어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할 수 있는 생각할 거리와 재미를 함꼐 주는 독서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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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묻힌 거인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결 옮김 / 민음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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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지만 작품을 많이 접하진 못한 가즈오 이시구로의 파묻힌 거인을 읽었다. 그를 사장 좋아하는 작가로 꼽은 이유는 나를 보내지마를 읽으면서 문학작품에서 내가 바라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작가라는 느낌이 들었고 그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수식을 들었을 때 안목을 인정받은 느낌이 들었다. 파묻힌 거인도 나를 보내지마, 클라라와 태양처럼 청소년들을 위한 소설 같은 문체이지만 담고 있는 이야기는 무척 심오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장르는 기사와 용이 등장하는 중세 이야기이지만, 기존에 알던 모험 이야기가 아니고 아더왕과 기사가 약소민족을 살육한 지배자였고, 용은 이민족 간의 평화를 간간히 유지할 수 있는 망각을 만들어내는 존재였다는 점 등 기존의 이야기를 비튼 내용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다른 작품처럼 문장이 무척 아름답고, 책을 읽는 동안 글 속에서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내는 호흡 속에 독자의 호흡이 그대로 일치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강한 흡인력이 있는 이야기였다.

 

특히, 이야기 전체를 흐르는 모험 이야기 이외에 인생에서 망각이 차지하는 역할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를 주었는데, 망각은 두 민족 간의 갈등과 증오를 가까스로 덮어두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두 사람 간의 과거 속의 상처도 덮어주기도 했다. 사람들은 흔히 감추어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과연 그것이 최선일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야기의 결말까지 읽고 나면 진실을 감춘 상태에서 이루어졌던 평화는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고, 상처를 드러내고 치유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진정한 평화가 온다는 생각이 든다. (일종의 열린 결말 형태로 끝이나고 작가의 의도가 애매하여 해석을 어떻게 해야할 지는 아직까지 고민이 된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 중에서는 비교적 성공하지 못한 작품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흥미롭고 만족스러웠고, 그의 다른 작품도 계속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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