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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보는 마음
김유담 지음 / 민음사 / 2022년 3월
평점 :
개인적으로는 처음 접하는 작가인데 정말 인상적으로 읽었다. 최근 에쿠니 가오리의 '울 준비는 되어있다'를 읽으면서 타인의 존재를 자기 속에 품을 수 없는 개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는데, 한국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다룬 소설집을 읽게 되어 이것이 개인의 무제가 아니라 현대사회의 한 조류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고 마지막 3부에서는 최근의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피퍠해잔 사람들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는데, 나 자신이나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다른 사람을 품을 여유가 없게된 이유 중에 코로나가 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시월드나 직장생활, 육아 등으로 지친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마음이 좁아지게 된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다.
그러한 이유들을 통해 등장인물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고해도 책을 읽으면서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은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소설 안ㅇ서 등장하는 큰엄마처럼 자신의 희생을 감수한다면 다른 사람들을 품을 수도 있고 그 속에서 서로간의 사란이나 사람들 간의 균형을 찾을 방도도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손해를 감수한다고 해도 내 이웃과의 거리에 등장하는 이웃을 하나 둘 씩 접한다면 그럴 마음은 새길 수 없을 것이다. (내 자신이 남을 품을 여육 없는 것도 이런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났기 떄문이라고 변명하고 싶다)
표제작인 돌보는 마음은 이야기를 일다가 머리가 쭈볏하고 설 정도로 섬뜩한 작품이지만 오히려 정이 없는 소시민이 아니라 너무 나간 일종의 악인들을 접하는 것이라 마음이 무겁지는 않다. 하지만 따뜻한 사람들 간의 정을 보여줄 주 알았던 대추같은 작품이 주는 충격은 정말로 엄청나다. 과욘 요새 사람들이 다 이런가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연주의 절반은 내가 접한 국내 단편 중 최고라고 생각하는 김애란 작가의 입동(바깥은 여름중)와 유사한 시작을 하고 위에서 언급한 돌보는 마음과 유사한 스릴러같은 공포 분위기도 있지만 마지막에는 이 소설빕에서는 유일하게 치유와 쳥안의 모습을 전달해주는 작품이다. 사람들에 치이고 지친 사람들의 치유에는 역시 사람과의 거리를 갖는 것이 답이라는 메세지도 느껴진다.
처음 접하는 작가였지만 정말 만족스럽고 재미있게 잘 읽었다. 최은영, 김금희, 정세랑 등 내가 꾸준히 나오는 작품을 모두 읽는 작가군에 이 작가도 추가해야할 것 같은 좋은 기분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