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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에 관하여 - 죽음을 이기는 4가지 길 ㅣ 삶을 위한 인문학 시리즈 3
스티븐 케이브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죽음이란 무엇인가>도 사놓고 못 읽는 상황에서, 신작<불멸에 관하여>를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책이 다소 어렵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저자의 TED강연을 먼저 보았는데, 흥미로운 주제이면서 그리 어렵지 않은 내용이란 것을 알게 되었고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영원한 생존을 위한 노력이 죽음에 대한 인간 특유의 인식으로부터 비롯된 두려움을 달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 의해 창조된 인류 문명의 원동력임을 선언한 후, 인류가 추구한 영원한 생명을 얻을려는 노력을 영생, 부활, 영혼, 유산의 4가지 형태로 정리, 소개한 후 이를 역사, 종교, 철학 등 인문학 수단을 통하여 검토한 것이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입니다.
영생, 부활, 영혼, 유산의 4개의 형태의 불멸에 대한 인류의 노력을 상당한 지면을 통해 소개하였는데, 다른 종류의 인문학 서적과 비슷한 패턴으로 쓰여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논리적, 과학적 분석을 통해 위 4개 형태의 인간의 불멸을 위한 노력이 모두 결함을 안고 있다고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자의 분석에 반박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는 동의하는 편이었습니다.
이러한 불멸을 위한 노력이 논리적인 결함을 가지는 것 이외에도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폐해가 나타나기도 했는데, 많은 문명등이 불멸을 추구하는 다른 문명에 의해 몰락하기도 하였고, 사회내부에서도 지배계층이 피지배계층을 압박하는데 사용되기도 하였으며, 인간의 이기심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 선행을 행할 때에도 타인에 대한 공감이나 동정같은 실질적인 가치에는 관심없이 자신의 영혼을 위해서만 행하게 되는 등). 즉, 불멸을 추구하는 과정은 인류문명의 형성에 중대한 기여를 했지만, 동시에 그 속에서 호전성과 외국인 혐오, 부조리, 그리고 이기심과 같은 치명적인 폐해도 함께 가져왔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깊은 생각이 필요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
이에 추가하여 '비 오는 일요일 오후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이라는 말처럼, 영생의 꿈이 실현되면 우리의 삶은 무가치한 상태가 되어 오히려 끔직해지되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불멸에 집착하기 보다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지혜롭게 활용할 것을 권합니다. 이를 위하여 저자는 3가지 덕목을 제안하는데 (1) 다른 사람과 공감하기 (2) 현재에 집중하기 (3) 감사하기 입니다. 이는 자아나 삶의 어두운 면에 집중하여 생존의 가능성을 높이려는 인간의 본능에 의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된 것인데, 기존의 종교에서도 권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이러한 노력은 사회적 진보로 이어지는데, 저자의 표현을 사용하자면, 선진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100세를 넘기기 위해 애쓰기보다 가난한 나라의 아기들이 첫번째 생일을 넘길 수있도록 관심을 기울인다면 세상은 좀 더 살기 좋은 곳이 된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우리에게 이야기 합니다. 삶에 끝이 있다는 생각은 우리의 시간의 가치를 높여주고, 우리 존재의 의미를 부여하며, 우리는 힘이 허락하는 한 아침 일찍 일어나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야 하고, 그 세상을 최고로 가꿔야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다음 번의 세상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