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개혁가, 마르틴 루터 - 500년 전 루터는 무엇을 이루고 무엇을 남겼는가
박흥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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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종교개혁 500주년이기도 하고, 유럽의 중세사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여 마르틴 루터에 관한 책을 읽게 되었다. 기독교 분야의 저자보다는 서양사 분야가 지은 책을 좋다고 생각한 이유는 종교에 대한 선입관이나 세계관 없는 종교개혁에 대한 설명을 선호하였기 때문이다. 종교개혁을 이끈 사람이라는 것이외에는 마르틴 루터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지만, 최근 책보다 여행이라는 팟캐스트에서 루터를 다루면서 약간의 정보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것이 거의없이 변비환자였다는 것만 기억에 남았는데, 종교개혁이라는 것과 변비환자라는 것이 너무 이질적이라 그에 대해 좀더 알고 싶었다. 하지만 이 책은 루터의 개인적이거나 인간적인 모습은 거의 소개되어 있지는 않아서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


면벌부로 부를 취하는 중세교회 세력에 대해 개혁을 주장한 루터의 핵심 사상 3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신앙에 있어서 성경만이 유일한 권위라는 주장이다. 둘째는 믿음에 대한 강조이다. 노력이나 업적이 아니라 믿음으로 의로워진다는 주장이다. 세번째는 만인사제론이다. 루터는 그리스도인과 사제직을 일치시킴으로써 카톨릭교회의 교권주의와 성직주의를 부정했는데, 이점은 2017년 현재의 대한민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에도 종교인 과세에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 개신교를 탄생시킨 루터의 사상은 종교인에 대해 특별한 지위를 허락하지 않는 것을 생각한다면 답은 오히려 쉽게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루터의 생각은 현 개신교에서 성경을 이해하는 핵심적인 내용으로 알고 있다. 로마서, 갈라리아서 등의 이해를 통해 믿음으로써만 구원받는다는 논리. 중세 기독교에 비해 한층 성장하고 민주적이 되었을 지는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는데, 왜냐하면 이는 이웃에 대해 선을 행하라는 예수의 생각에 집중한다기 보다는 예수를 (구약성경의 관점과 유사한) 숭배의 대상으로만 보는 바울의 신학과 이어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책의 제목에서도 이야기한 것 처럼 루터의 개혁은 완성되지 못 했는데, 농민들의 개혁 의지도 완전히 받아들이지도 못하고 유대인에 대한 그릇된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는 그의 신앙적 기초의 한계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가 바울보다는 예수의 사랑에 충실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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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대화하는 색채 심리학
이지현 지음 / 율도국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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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에 대한 감상과 그림 속 색채와 연관된 심리학을 접목한 책이다. 하지만 마티스의 붉은 조화와 파란 누드 그리고 고흐의 자화상 정도가 색채 심리학적인 설명이 있고, 다른 화가의 작품들은 일반적인 그림 감상 서적과 비슷하게 화가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와 그림에 대한 감상이 있는 책이다. 


영화나 팟캐스트 또는 최근 국내에서 전시회를 한 바 있는 비교적 친근한 작가들이 많이 소개되어 무척 흥미있게 읽었다. 표지의 그림은 이번 겨울에 국내전시가 예정되어 있는 마리 로랑생이 소개되어 흥미롭게 읽었다. 이 화가의 그림은 기존에 접한 미술사조와는 다르면서 환상적인 분위기가 있어서 이번 겨울의 전시회가 무척 기대된다. 어찌 보면 어린 아이의 그림같이 보이기도 하는데 멋스러운 느낌이 있어 배워보고 싶은 스타일의 그림이다.

올해 본 영화 중에서 가장 기억나는 에곤 쉴레의 그림도 인상 깊게 보았다. 그의 일생을 다룬 영화에서 너무나도 나쁜 남자의 전형을 보여줘서 황당하다는 느낌도 받았지만, 그 역할을 한 남자 배우(노아 사베드라) 가 정말 잘생겨서 여자들이 어쩔 수 없이 그의 말을 따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외설적인 그림을 많이 그렸지만 영화를 통해 접한 에곤 쉴레의 모습은 그 속에서 넘쳐나는 끼와 충동을 이겨낼 수 없는 것처럼 보였고, 이제는 그의 마음 속의 강한 충동을 느낄 수 있는 그림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비교적 많이 아는 고흐, 프리다 칼로, 모딜리아니, 클림트의 그림과 인상도 다시 접해도 좋았는데, 이 책에서 처음 접한 앙리 루소의 삶도 인상적이었다. 전문적인 미술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히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만들었는데, 정말 닮고 싶은 인물이라고 생각되었다. 저자는 그를 소개하면서 배부른 돼지가 될 것인가,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될 것인지 물으면서 꿈을 포기하지 않은 삶을 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이 화가라는 것을 강조한 당당한 자화상을 그린 그처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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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끝내는 독학 스페인어 첫걸음 나혼자 끝내는 독학 첫걸음 시리즈
임창희 지음 / 넥서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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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을 원서로 읽어 보고 싶다고 이탈리아어를 공부하고 원서를 읽었다는 오펜하이머를 본따려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나이 든 상태에서 새로운 언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자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장래 진로를 외교분야로 생각하는 아이에게 다양한 외국어를 접해볼 기회를 주기위해 이 책을 경험하려는 목적이 더 강하기는 했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나에게도 좋은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무척 쉬운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어린시절 영어를 처음 접할 때의 느낌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우리나라의 경우 영어를 먼저 공부한 사람이 많기때문에 영어와 비교해서 설명한 부분이 있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은 다른 외국어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는 사람도 접근할 수 있게 구성 되어 있다. 특히 이 책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동영상 강의를 보면서 공부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책만 보고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복잡한 문법을 공부하는 책이 아니기에 발음과 단어를 가능한 한 많이 접하는 것이 새로운 언어를 시작하는 데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책만이 아니라 독학을 위한 멀티미디어 교재가 함께 제공된다는 점이 무척 좋은 것으로 생각된다. 많은 내용을 다루지 않으므로 욕심을 내지 않고 차근차근 공부하면서 이 책을 끝내는 단계를 밟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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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세계사 10대 사건 전말기 맥을 잡아주는 세계사 12
심현정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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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10개의 사건에 대한 서술한 책이다. 쉬우면서도 무척 흥미롭게 쓰여 있어 재미있게 읽은 책인데, 읽다보면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 저자가 선정한 10개의 사건이 모두 서구 중심이라는 것과 다소 겹치는 사건들이 있다는 것이다. 10개의 사건을 선정했을 때는 저자 나름의 기준이 있었겠지만 흑사병과 콘스타티노플, 콜롬버스의 대발견과 잉카의 멸망 등은 하나의 항목으로 선정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현대사까지 연결시키서 냉전이 꺠진 베를린 장벽의 붕괴라던가, 동양에서의 발생한 중요사건인 아편전쟁 등이 빠진 것이 아쉬운 점이 있다. 앞에서 서구에서 벌어진 사건을 중심으로 서술되었다고 했지만, 사건을 보는 시각자체까지 서구 중심은 아니었다. 오히려, 십자군 전쟁이라던가 잉카제국의 멸망 등의 항목을 통해 서구에 의한 다른 세계의 침략과 학살을 다루었다. 이러한 세계사의 흐름을 읽다보니 저절로 드는 의문이 하나 있었다. 콜롬버스가 동경하는 중국이나 잉카제국의 문화, 그리고 르네상스를 통해 유럽을 암흑의 시대에서 해방되는데 영향을 준 이슬람 문화 등은 모두 서구보다 우월한 문화와 경제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되는데, 왜 서구유럽에 뒤지게 되었는지 그 이유가 무척 궁금하였다.


나름의 판단으로는 중국이나 잉카, 그리고 이슬람 문화에서는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엄격하게 구별되는 계급사회가 유지되고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민주화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 그 이유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프랑스혁명이나 영국의 명예혁명이 처음부터 시민 전체를 위한 과정은 아니었지만 결국 전체가 영향을 받게되면서 그 사회의 역동성이 기존에 비해 엄청나게 커지고 발전의 속도도 빨라진 것이 중요한 원인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금속활자를 통한 인쇄술은 우리나라가 유럽보다 몇백년 앞섰지만 국민전체를 위한 책의 출판까지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과학기술이나 산업혁명보다도 사회전체가 깨어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계사의 중요한 사건이다보니 다른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도 많이 접한 내용이 많았는데, 이 책의 쉽고 재미있는 서술을 통해 명쾌하게 잘 정리되어 무척 좋은 독서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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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진화는 공진화다 - 경이로운 생명의 나비효과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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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진화는 공진화다>EBS 생명, 40억년의 비밀 시리즈의 저자인 박재용 작가의 신작이다. 박재용 작가의 책을 비롯한 생물학 분야의 교양과학 서적을 읽으면서 진화론 자체를 의심한 적은 없지만, 진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에 대해서는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던 것 같다. 특히 획득형질은 유전되지 않는다는 사실로 인하여 진화가 실제로 이루어지기는 무척 어렵고 번거로울 수밖에 없는데, 이 책에서 다룬 기생과 공생 과정은 그 어렵고 힘든 진화과정 (다시 말하면 자연환경 속에서의 적응)을 비교적 쉽게 해주는 진화의 촉매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일부의 생명체만을 예를 들었지만 대부분의 다세포 생물은 다른 생물체와 기생 또는 공생을 통해 생명 활동을 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는데,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생명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의 흡수 또는 변환 과정을 자신의 신체 내부에 있는 다른 생물체에 의존한다면 과연 그 생명체는 독립된 생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자신의 몸에서 기생 또는 공생하고 있는 다른 존재가 없다면 한순간도 계속 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울 텐데. 우리는 우리가 독립된 개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여러 생명체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생태계이고, 우리가 독립적으로 각자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의식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멀리 갈 것 없이 우리 자신도 유전정보를 저장하는 세포핵의 DNA와 생명활동을 하는 미토콘드리아의 DNA가 다른데, 그렇다면 우리를 표현하는 아이덴티티는 어디에서 찾는 것이 더 옳은 것일까? 아니면 우리는 어차피 후대에 유전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니 이런 질문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풀리지 않는 또다른 의문이 쏟아져 나오기는 했지만, 진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에 대해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돌연변이 등을 통한 유전정보의 변화를 통해서만 진화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였지만, 이제는 다른 생명체와의 적극적인 협력과정을 통해 진화가 이루어진다고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특히 돌연변이만을 진화가 이루어지는 방법이라고 생각할 경우는 진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생각하였는데, 생태계 내의 협력을 통해 빠른 적응이 가능해진 것이라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의 후반부는 서로 다른 생명이 함께사는 생태계의 붕괴가 초래하는 비극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특히 기후변화와 온실가스가 초래할 문제점과 생태계의 먹이사슬에서 생산자, 중간소비자, 최종소비자 등의 모든 단계에 위치하며 다른 생명체의 존재를 위협하는 인류가 초래할 문제를 이야기 하였다. 이 책에서 소개된 우리가평상시에도 생명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음식물의 소화 등의 에너지 흡수) 다른 생명체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생태계의 다른 생명들의 소중함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고, 더 이상 생태계에 혼란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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