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면 울리는 1-3 세트 - 전3권 - 시즌 1~2 세트
천계영 지음 / 예담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뒤늦게 만화에 빠진 계기는 천계영 작가의 <오디션> 때문이었다.

어느새 데뷔 20주년을 맞은 천계영 작가의 신작 <좋아하면 울리는>을 읽자니

새록새록 많은 감정들이 솟아난다.


<좋아하면 울리는>은 웹툰으로도 매회 챙겨 읽었지만

역시 책으로 읽었을 때 제맛.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조조와 선오, 혜영의 미묘한 감정선을 따라갈 수 있고

대사 하나하나가 생기 있게 살아난다.

천계영 작가님 특유의 패션 감각은, 아직 주인공들이 학생이라 교복 차림이어서

십분 발휘되지 못하는 아쉬움..^^;;

하지만 이미 <드레스코드>로 누구보다 패션에 일가견이 있음을 증명한 터라

다음 시즌 책들을 기대한다.


조조는, 그 큰 눈 때문인지 계속 슬프게 한다.

너무 이르게 철들어버린 아이, 하지만 자꾸 웃으려고 하고 힘내려고 하는 모습에

응원하고 싶어진다. 다음에는 좀더 행복해지기를.


두 남주, 선오와 혜영이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게 된다.

선오는 선오대로 혜영인 혜영이대로 매력적이어서 빠져버렸다.


천계영 작가님 하면 <오디션>이었지만(나에게는 너무도 강렬한 첫만남)

이제 대표작은 <좋아하면 울리는>이 될 것 같다.

이렇게 좋은 작품을 보여주어서 감사할 따름.


표지 그림이며 사은품 엽서들, 노트들도 그저 이뻐서 쓰다듬고만 있다. 다 좋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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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푼의 시간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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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낡아버린 옷에서 느끼는 안락함과 포근함, 그리고 알싸한 눈물 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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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푼의 시간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하얗게 빨아낸 속옷 같은 책이다. 은은한 세제 냄새, 햇빛에 잘 마른 냄새가 난다.


어렸을 때 살았던 동네가 생각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미용실, 구멍가게, 문방구, 그리고 세탁소가

조르르 머리를 맞대고 있던 동네. 그 동네의 혼자 살고 있는 노인 앞에 웬 택배 상자가 도착한다.

아내와 사별하고 외동아들도 사고로 잃은 노인이다. 그리고 그가 연 상자 안에 든 것은 로봇이다.

말 그대로 로봇. 

로봇이라는 생각도 못한 존재가 나타난 것에 조금은 놀랐지만 그 후 이야기는 그저 담담하게 진행된다. 은결, 이라는 예쁘고도 뜻깊은 이름을 부여받은 소년 로봇은, 다림질도 하고 심부름도 하면서 노인의 곁을 지킨다. 그 와중에 세탁소 동네 아이들은 키도 크고 마음도 커지며 어른이 되어간다.


은결이 정보를 받아들이고 학습하고 저장하고 다시 꺼내어 사용하는 과정은 사람이 성장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아니 어쩌면 감정이나 판단이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하고 깔끔하기는 하겠지. 사람은 외모가 변하는 것처럼 마음도 정신도 변하고 자신의 의지와 환경이 어긋날 때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은결이라는 로봇은 변하지 않고 항상 그 자리에, 한결같이. 그러나 정말 그러할까.


세탁소 노인은, 은결에게 인간의 시간이란 세제 한 스푼이 물에 녹아 없어지는 그 찰나라고 알려준다. 유한한 인간의 시간, 아등바등 몸부림치지만 점 하나에 불과한 시간. 그 짧은 시간을 인식하는 순간 그저 허무하기만 할까. 은결이 바라보는 그 인간의 시간은 짧기에, 한정되어 있기에 의미 있고 치열하고 비릿하면서도 뜨겁다. 


무너져도, 얼룩이 지고 찢겨져도, 살아내야 할 시간, 한 스푼의 시간. 푸르게 남는 시간.

내내 담담하게 조용히 읽다가 어느 순간에는 눈물이 터져버렸고 또 마지막에는 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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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예담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다 읽고 나서도 여러 장면과 이야기가 계속 기억에 남는다. 특히 주인공 노라의 상태에 많은 공감을 하게 되는데 잊고 싶은 과거와 불현듯 대면해야 하는 그 마음. 정통 스릴러 문법에 현대적인 요소를 고루 갖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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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전쟁
주호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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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를 읽으며 내내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죽음과 삶에 대해서, 선과 악에 대해서, 이승과 저승에 대해서

이렇게 쉽고도 따뜻하게 울컥하게 그려낸 작품이 있을까.


<무한동력>도 <짬>도 일관되게 따뜻한 시선이 들어가 있었는데

이번에 오랜만에 만나본 주호민 작가의 신작 <만화전쟁>도 그렇다.

예기치 못하게 북한으로 만화가 '강제 연재'된 만화가와

그의 만화를 이용하려는 북한 공작원, 남한 비밀요원의 이야기는

단순하면서 흥미진진하다.

(진기한, 너무 둔해서 귀여운 사람. '너만 빼고 다른 사람은 다 알아!')


이것저것 다 빼고도, 결국 이런 이야기.

만화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재미있는 만화를 그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만화가들의 진심이란.


표지며 옛날 만화책을 떠올리게 하는 '복고풍' 종이와 부록,

특히 이쁘고 재치있는 딱지 세트는 그야말로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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