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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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계기로 살인적이고 불합리한 세계 경제 질서가 기아의 분명한 주범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늘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럽의 국가들은 자국의 농업을 부양하기 위해 자국내 농업생산을 장려하고 수출을 보조하는 정책을 편다.이 정책이 인접 가난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굶주림을 초래한다. 유럽지역 각국가들의 농업 생산량이 국내에서 소비되고도 남을 정도로 과잉 생산되니 외국에 덤핑 판매를 한다. 가난한 국가의 국민들은 비싼 국내 농산물 대신 당연히 반값 가까운 저렴한 유럽산 농산물을 구입한다. 아프리카 농장에선 온가족이 15시간씩 일하지만 최저생계수준에도 못미친다.그들의 농업은 유럽연합에 의해 체계적으로 파괴되는 것이다.

국제원조는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각국이 자급자족 경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이룩하는 것 외에는 진정한 방법이 없는데,이런 시도로인해 위기감을 느끼고 그들의 개혁 시도를 방해하고 위협하고 살인까지 서슴치 않는 이들이 바로 경제합리성,이윤극대화만을 최고 가치로 맹신하는 미국 프랑스등 세계 선두에 있는 국가들이다.이들에겐 만연한 부패,외국에대한 극단적인 의존,만성적 기아,신식민주의적 수탈과 멸시,방만한 국가재정,기생적 관료,절망하는 농민들이 사라져서는 안되는 것이다.저소득 국가들의 개혁정책으로인해 자신들이 누린 기존의 특권들이 침해당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1970년 칠레 아옌데 대통령은 15세 이하의 모든 어린이에게 매일 하루 0.5리터의 분유를 무상 제공한다는 공약을 지키려고 했지만 미국정부와 네슬레를 축으로 하는 다국적 기업에 의해서 고립되고 결국 대통령궁를 급습한 미국CIA와 구테타군부에 의해 살해 당했다.그리고 아옌데 정권이 들어서기 전처럼 수만 명의 아이들이 다시 영양실조와 배고픔에 시달리게 되었다.칠레가 외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칠레의 자립성을 높이고 국내적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하려는 아옌데 정권의 개혁정책이 제대로 추진되면 맘대로 휘둘렀던 미국의 특권도 사라지지기 때문이다.

서아프리카 사하라 남단의 작은 국가 부르키나파소라는 나라에 상카라 대위도 혁신적인 개혁정책을 시도했으나 살해 당했다. 진정 믿기 힘들지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움직이는 참혹하고 파렴치한 질서다.

 

인간은 인간의 고통을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다는 희망, 정의에 대한 인간의 불굴의 의지만이 희망이며 해답임을 강조하고 있다.

파블로 네루다는 그것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그들은 모든 꽃들을 꺾어 버릴 수는 있지만 결코 봄을 지배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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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논어 그 사람 공자 - 역사학자 이덕일, 공자와 논어를 논하다!
이덕일 지음, 권태균 사진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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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 메모처럼 시시때때로 등장하던 공자의 명언들이 공자의 나이듦을 따라 그 맥락을 잡았다.

공자보다 서른이나 적었지만 동지로 여겼던 제자 안회.주변 살필 겨를 없이 피신했을 때 네가 죽은 줄 알았다며 살아 돌아온 안회를 반가워하던 스승에게 스승님이 살아 계시는데 제가 어찌 감히 죽겠느냐던 안회.학문을 좋아하며 노여움을 옮기지 않으며 허물을 두번 하지 않았는데 불행히도 명이 짧아 41세의 나이로 공자 보다 한 해 먼저 떠난 제자.그가 죽자 세상이 나를 버리는구나라며 공자를 비통하게 했던 제자.그와 비교하면 행동가였던 제자 자로(그도 안회 떠난 이듬해 떠났다) 안회를 떠올리면 어질 인이 생각나고 자로를 생각하면 웃음이 떠오른다.

 

나라와 가문을 가진 자는

적은 것을 걱정하지 않고,고르지 않은 것을 걱정하며,

가난한 것을 걱정하지 않고, 편안하지 못한 것을 걱정한다고 들었으니

무릇 고르면 가난하지 않고,화하면 부족함이 없고,편안하면 위태로움이 없다. 

결핍에만 집중하는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가 아닌가 싶다.

안철수님이 언급한 부분들로 공급보다는 분배에 유의해야 하는데 평등보단 공정함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원수를 덕으로 갚으면 어떻습니까?

원한을 덕으로 갚으면 덕은 무엇으로 보답하겠느냐 되물었다.

원수에게 덕을 베푸는 것은 말은 좋지만 악인과 선인이 같은 대접을 받는다는 뜻이다.그렇게 하면 의는 실종된다. 그래서 공자는 그러면 덕은 무엇으로 보답하겠는가 라고 묻는 것이다.

원한은 곧음으로 갚아라.원한은 개인적 감정으로 대하지 말고 공정함으로 갚으면 된다

그러면 의가 실현 된다. 그리고 덕은 덕으로 갚아라.

얼핏보면 기독교와 배치되며 훨씬 설득적으로 들린다.

 

백성을 정령으로 인도하고 형벌로서 다스리면 형벌은 면해도 부끄러움이 없어진다. 덕으로써 인도하고 예로써 다스리면 부끄러움도 있게 되고 또 바른 데 이르게 될 것이다.

도덕적 수치심보다 윤리적 죄의식을 느낄때 속죄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들었다.

곱씹을 수록 새로운데 원문으로 보면 또 다른 맛이 난다.

 

나는 값을 기다리는 사람이라며 정치에 뜻을 품었으나 쉰 다섯부터 14년간 천하를 주유한다.

이런 사실이 이천여 년 넘어 여기 앉았는 내 맘을 짓누른다.

나는 행운이구나.진실로 허물이 있으면 사람들이 반드시 아는구나,라고 사진의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이며

스승의 가르침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무조건 옳다고 하는 사람을 어리석다고 생각하며

(공자 학단에는 스승의 잘못도 거리낌없이 비판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가 있었는데 그 권리를 잘 이용한 제자가 자로였듯 싶다)

안될 것을 알면서 하는 사람이며

공자의 외양이 상갓집 개같다는 말에  형상이란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상갓집 개와 같다 이른 것은 맞는 말이다 맞는 말이다 반복하며 웃던 사람

되는 일 없이 천하를 주유하며 수많은 조롱을 받는 그 사람과 그의 제자

공자의 주장에 당대에 쓰이지 못한 것이 아깝고 아깝다.공자의 인생도 아깝다.

 

자신을 살해하려는 노론 송시열이 집권한 상황에서도 업적을 남겼기에 위대한 정조,문무겸전이라는 선비정신을 지켰던 남명 조식,중종에게 버림 받은 조광조,정도전과 이성계,이익 등을 들어가며 공자의 문장을 풀고 공자의 처지를 조선의 이들과 함께 푼다.

공자라는 거대함에서 두려움이 걷혔다. 인간적인 만남이었고 문장들을 하나 하나 외워갈 때마다 신비로운 경험을 한다. 지속적으로 논어를 익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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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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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을 거두었다

덜 익은 놈일 수록 줄기를 놓지 않는다

덜된 놈! 덜떨어진 놈.          

                                          이철수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른 것을 생각할 줄 아는 힘,그 통찰을 향한 사다리를 놓아준다.

습관화되었기에 눈뜨고도 보려하지 않았던 소소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 신비를 품고 있었는지를.

수용의 다양함에,그 창의적인 관찰의 힘에 감탄한다.

 

돈과 밥이 나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것은 필시 흥부의 박이다

수박을 처음 본 이들에게 초록의 단단한 껍질을 가진 덩치 큰 그것은 모습부터 적잖은 놀라움을 주었을 터이고,갈라 보니 시뻘건 속을 지니고 있어 또 한번 기겁하지 않았을까. 기대하지 않았던 뭔가가 나왔다는 의미의 김훈의 수박 들여다 보기다. 허허 소리가 절로 난다. 어린 학생들의 시에서부터 고은 시인. 어마어마한 통찰을 담아낸 작가들과 그의 작품들을 소개해주는 알토란 같은 책이다.

 

 

엄마 엄마

내가 파리를 잡을라항께

파리가 자꾸 빌고 있어

                              초등생 이현우

 

얼마전 차를 타고 가고 있었는데 작은 아이가 묻는다.

엄마! 폭탄은 나쁜 거지요?:

폭탄? 그렇지, 많은 사람을 죽이니까 총보다 더 나쁜 거 아닐까?.

그런데 왜 폭탄을 팔아?

?????? (얘가 벌써 무기 거래에 대해 알고 있는 걸까?)

저기 봐요,  폭탄세일이라고 써있잖아요.

 

많이 웃었다.

 

반성과 긴장도 했다. 내 아이들의 시각과 요구에 합리와 효율의 척도만을 이용해,

아이들의 절실한 소망들을 얼마나 절하하고 무안을 주고 살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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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가제 독고다이 김별아 근대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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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의 작가 김별아

이런 색의 필력을 담고 있는 글에 어찌 감탄이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은 일제 치하의 실재 사건을 소재로 하였는데,

얼개는 다소 성긴듯 하나,토속적인 언어들로 맛깔과 멋을 낸,

공이 들어간 문장 하나 하나가 내내 고마울 따름이었다.

 

다시 들추게 된 치떨리는 역사.

망각이든 외면이든 이런 이력앞에서 한 개인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잠시지만 생각을 멈출 수 있는 기회를 부여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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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의 바람구두를 신다
김미진 지음 / 뿔(웅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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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길을 잃는 것은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몰라서가 아니라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북극성은 암흑 속에서 지표의 기준점이 되는 별이다.

실종이야말로 최고의 여행이라고 속삭이던 그녀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아련한 아픔으로 아름다운 늪으로 빠져드는 착란을 경험한다.

북극성은, 의미보다 실존만으로도 충분하다.

드물게 만나지는 이런 글들.그 아쉬운 확률이 일상에 뿌리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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