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바닷가의 장례 / 김명인
내가 이 물가에서 그대 만났으니
축생을 쌓던 모래 다 허물어 이 시계 밖으로
이제 그대 돌려보낸다
바닷가 황혼녘에 지펴지는 다비식의
장엄한이란, 수평을 둥글게 껴안고 넘어가는
꽃수레에서 수만 꽃송이들이 한번 활짝 피었다 진다
몰래몰래 스며와 하루치의 햇볕으로 가득 차던
경계 이쪽이 수평 저편으로 갑자기 무너져내릴 때,
채색 세상 이미 뿌옇게 지워져 있거나
끝없는 영원 열려다 다시 주저앉는다
내 사랑, 그때 그대도 한 줌 재로 사함받고
나지막한 연기 높이로만 흩어지는 것이라면
이제, 사라짐의 모든 형용으로 헛된
불멸 가르리라
그대 나였던가, 바닷가에서는
비로소 노을이 밝혀드는 황홀한 축제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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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그때 그대도 한 줌 재로 사함받고 나지막한 연기 높이로만 흩어지는 것이라면
이제 사라짐의 모든 형용으로 헛된 불멸 가르리라..... 라는 구절이 마음에 듭니다.
다비식을 본 적이 없습니다.대개 TV에 나오는 다비식은 고승을 보내는 길이라 장엄하지만 소란 스럽습니다.
노을 드는 바닷가에서 사랑하는 이를 조용히 불 속에 보낸 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