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쿨파님이 에릭 클립튼 음반 이야기를 꺼내셔서 갑자기 듣고 싶어졌다.  

락 음악 역사에 영원히 기억될 리프가 아닐까 싶다. 이 곡은 <데릭 앤 더 도미노스>시절 에릭 클립튼이 듀언 올맨과 함께 남긴 명곡이다. 다양한 버전과 공연 실황이 있는데 화질이나 연주면에서 이 동영상이 마음에 들어서 옮긴다.  

이 곡을 들으면 늘 신난다. 나른한 오후, 퇴근전까지 모두 힘내시길...화이팅! 직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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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소사...  

아르헨티나의 역사를 살다간 최고의 가수이다. 

언젠가 내가 한 번에 내 마음을 앗아간 세 명의 여자 가수를 언급한 적이 있었다. 

마리아 칼라스, 빌리 홀리데이, 그리고 메르세데스 소사....가 그들이다. 

이제 모두 고인이 되었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그녀는 정말 든든한 어머니 '산'과도 같았다. 그녀의 굵은 음성은 뿌리 깊은 나무의 수액을 타고 올라 오는 소리였고 수 많은 민중들의 울음과 웃음을 위안하던 목소리다. 메르세데스 소사를 보면 왠지 우리나라의 '대무당'같은 생각마저 든다. 굿으로 산 사람을 위무해주는 것이 무당의 종교적 의미 아니었는가. 그녀 역시 노래로 세상을 위무해 준 위대한 가수다. 최소한 내게는 그런 '대무당'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세상을 떠나고 이제 그녀의 음성만이 세상에 남는다. 

하늘에서도  '삶에 감사하고 있을' 그녀를 위하여... 

 

 

 

 

                         생에 감사해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내게 눈을 뜨면 흑과 백을 완벽하게 구분할 수 있는 두 샛별을 주었고,
높은 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내 사랑하는 이를 주었습니다.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밤과 낮에 귀뚜라미와 카나리아 소리를 들려주었고,
망치소리, 터빈 소리, 개 짖는 소리, 빗소리,
그리고 내 가장 사랑하는 이의 그토록 부드러운 목소리를 새겨 넣을 수 있도록 커다란 귀도 주었습니다.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내가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소리와 언어, 문자를 주었고,
어머니와 친구, 형제들 그리고 내 사랑하는 이가 걸어갈 영혼의 길을 밝혀줄 빛도 주었습니다.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내게 피곤한 발로도 전진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나는 그 피곤한 발을 이끌고 도시와 늪지, 해변과 사막, 산과 평야, 당신의 집과 거리,
그리고 당신의 정원을 걸아갈 수 있었습니다.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내게 인간의 정신이 열매를 거두는 것을,
악으로부터 선이 해방되는 것을,
그리고 당신의 맑은 눈 깊은 곳을 응시할 때
내 심장을 온통 뒤흔드는 마음을 주었습니다.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내게 웃음과 눈물을 주어 슬픔과 행복을 구별할 수 있게 해주었고,
내 슬픔과 행복은 나의 노래와 여러분들의 노래가 되었습니다.
이 노래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것은 우리들 모두의 노래이기도 합니다.
세상의 모든 노래가 그러하듯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이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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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블루스'는 두 가지 의미다. 하나는 음악 장르로서의 '블루스'이고 또 다른 하나는 무도회장에서 땀을 식힐 때 나오는 무드음악 '블루스'이다. 사실 후자는 음악적으로 보자면 무차별 초월장르다. '도라지 위스키' 가 무언지 궁금하게 만드는 '낭만에 대하여'가 될 수도, 봄밤 고양이의 앞발짓 같은 색소폰 소리로 기억에 남을 '부주의한 속삭임'이 될 수도 있다. 선곡은 그 때 그 때 나이트클럽의 DJ의 기분이나 무도회장 사장님의 취향에 맞춰 결정될 것이다. 또는 고객들의 분위기에 맞춰 그들을 매끄럽게 돌 수 있게 하는,그래서 꿈틀거리는 욕망을 하얀 면사포로 살짝 가리울 수 있는 기능성 음악이 바로 무도회장 '블루스'의 특징이다.  

앞서 말한 장르로서의 '블루스'가 고향에서 팔려온 흑인 노예들의 애환과 욕망을 대변한다면 후자는 압축된 한국형 자본주의의 서민적인 욕망 배출구인셈이다. 검붉은 색 조명과 휘휘 도는 네온들-마치 따라자지 못하는 자본주의의 속성의 상징인양- 속에 있는 초라한 개인은 그저 아랫도리의 욕망에 집중하기 위해 느린템포에 발을 얹고 슬로우 슬로우 퀵퀵을 돈다. '아...당신은 못말리는 땡벌 땡벌!' 

전후 흑인들의 블루스를 이야기 할 때 'maxwell street' 를 뺀다면 중국집 메뉴에서 '자장면'을 발견하지 못한 당혹감정도로 낯선 것이다. 왼쪽에 있는 로버트 나이트호크의 파스텔톤 자켓 하단에도 그 거리의 이름이 발견된다. Live on Maxwell Street 1964. 로버트 나이트호크라는 블루스 뮤지션이 1964년 시카고의 맥스웰가에서 라이브로 녹음한 음반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maxwell street는 뭐하던 곳인가?  다행히 유투브에 좋은 동영상이 있다.  

 

그렇다. 맥스웰가는 시카고에 있는 주말시장이다.'선데이 마켓' 이라고 하나? 하여간 우리말로는 '장터'라고 한다. 맥스웰 장터에는 우리 시골 장터처럼 온갖것들이 다 나와있었다. 물건뿐만이 아니라 사람들도 말이다. 유명한 블루스연주자들은 이 거리에서 즉석 연주를 들려준다. 이 곳은 나름대로 경쟁의 장이기도 했다. 관객들은 당연히 훨씬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는 사람들 앞에서 몸을 흔들었을테니까 말이다. 자유로운 '소통의 장'이자 '경쟁의 장'이다. 실제로 시카고의 음악비즈니스계 사람들은 이 곳에서 실력있는 뮤지션들을 픽업해서 전국구로 만들었다.  

영화 <캐딜락 레코드>의 주인공인 레오나드 체스(에드리안 브로디 역)가 만든 레코드사인 '체스 레코드'는 당대 시카고 블루스의 역사를 만들었다. 이들 중 많은 이들이 어떤 형태로든 맥스웰 스트리트와 관련을 맺었다. 최소한 그들이 체스레이블에 얹히기 전까지는-물론 그 이후에도- 거의 모두 맥스웰 스트리트를 밟아보았다고 해도 지나친 상상은 아닐 것이다. 체스레코드의 대표적인 인물이자 또 시카고 블루스의 상징처럼 불리우는 '무디 워터스'(영화 포스터에서는 아래에 있는 제프리 라이트이다. 왼쪽 상단에 있는 여인네는 체스의 여왕이라고 불리워졌던 'At last'의 에타제임스이다. 이 영화에서는 노래잘하고 예쁜 비욘세가 이 역을 맡았다.) 이다.  

시카고 블루스는 전후 1940년대 중후반부터 자리를 잡았던 블루스 스타일 중 하나이다. 블루스의 역사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되는 도시이고 시절이었다. 왜냐하면 이 때 부터 흔히 'urban blues'라고 하는 것이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듣는 BB KING의 '소프트 블루스'-무디 워터스 '하드블루스'에 비하면- 나 6,70년대부터 지금까지 사랑받는 에릭 클립튼 류의 블루스락등이 이때부터 블루스계에 자리잡게 된다. 그 전 까지는 쉽게 말하면 통기타나 소규모의 장치로 블루스를 연주했다. 에릭 클립튼이 트리뷰트 음반을 내기도 했던 로버트 존슨 시대다. 전후 미시시피 델타지역에 있던 흑인들은 일자리를 위해 강을 타고 시카고에 도착한다. 시카고 블루스의 이행기라고 할수 있는 시기에 주목할 만한 아티스트는 빅 빌브룬지와 팀파레드이다. 결국 사람이 모이는 곳에 돈이 있고 또 돈이 있는 곳에 대중 음악도 있다. 이때 부터 뛰어난 뮤지션들이 시카고에서 활약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과거 단출했던 블루스에 전기 장치를 대폭 도입한다. 드럼과 베이스, 하모니카(이건 통기타시대때 부터 블루스의 상징이다.) 등이 그들의 음악에 가세하고 이것은 현재에도 그다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로버트 나이트호크의 이 음반은 1964년에 맥스웰가에서 녹음된 것이다. 이미 그 때는 흑인 정통파 블루스맨들은 힘을 잃고 가라앉고 있는 시점이었다. 영국의 젊은 락커들이 블루스에 심취했으며 또한 댄스리듬이 가미된 리듬 앤 블루스가 블루스를 대체하고 있었다. 그나마 시카고 블루스에서 조금 멜로디 라인이 풍부했도 유연했던 BB KING은 백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었다. 맥스웰가의 라이브 녹음에서 나이트 호크는 전설의 슬라이드 기타를 들려준다. 흔히 '보틀넥'이라고 하는 방식인데, 오른손 잡이의 경우 왼손가락에 금속으로된 손가락 연통을 하나 씌우고 지판위를 오르내리는 거다. 락 팬들로부터 또한 블루스 팬들로 부터 가장 사랑받는 기타리스트 중에 한 명인 '올맨 브라더스 밴드' 의 듀언 올맨이 바로 슬라이드 기타로 젊은 시절 에릭 크립튼을 매료시켰다. 프로젝트 그룹으로 끝나고만 '데릭 앤더 도미노즈'에서 '레일라'가 바로 그 둘의 만남이 음악 역사에 남긴 선물이다. (듀언 올맨은 아깝게 그 앨범 이후 몇 년있다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나이트 호크는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듀언 올맨의 한참 선배쯤 되는 사람이다. 이 양반은 동가숙서가식하는 블루스맨의 영혼을 그대로 따랐는지 평생 제대로된 자신의 음반 한 장을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에 만날 수 있는 음반은 사후 정리된 음반들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것이 가장 블루스다운 방식이기도 하다.   

블루스는 장터의 음악이다. 최대한 많이 현대식으로 바꾸어도 클럽의 음악이다. 가까운 거리에서 따라하고 야유하고 흥을 넣어가면서 연주하고 듣는게 바로 블루스 음악이다. 블루스의 모태가 그런 노동요의 기원에서 나왔기때문이다. 나이트 호크의 음반은 그런 면에서 정말 '살아 있는 블루스'를 들려준다. 음반 자켓 처럼 저렇게 거리 한 구석에 죽치고 앉아서 연주를 하고 그냥 오고가는 장터손님들이 고개를 기웃거리며 듣는거다. 그리고  한마디씩 후렴구를 따라하고 박수를 치고 ..우우우 하고 추임새를 넣는다. 그의 대표곡인  Cheating and lying blues에서 부터 나이트호크는 살짝 살짝 불을 지피는 노련한 슬라이드 기타 연주를 들려준다. 그러다가 첫 간주 후반부 부터 리듬감이 풍부한 슬라이드의 묘미를 보여준다. 상대적으로 더 진화된 블루스 락에서 듣는 슬라이드 기타보다는 어쿠스틱한 느낌이 강하다. 로버트 나이트호크는 어쿠스틱과 일렉트릭 사이의 이행기적 단계를 보여주는 듯 하다.  3번째 곡인 the time has come는 처음부터 구경거리보러 온 잔칫군들의 목소리가 높다. 현장 라이브라고 녹음의 정밀도는 그다지 높지 않고 보컬이 특정 데시벨 부분에서 약간씩 깨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느린 템포로 유장하게 노래를 하던 로버트 나이크호크는 중반부에서 공격적인 리프와 애드립으로 묘한 대조를 이루어낸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반복되는 느림으로 돌아온다. 흔히 말하는 12바 블루스의 전형적인 패턴으로 말이다. honey hush는 홍키통키한 리듬이다. 이쯤 되면 거리의 관객들은 이미 어깨를 들썩거리고 있었을 것이다. 아주 단순한 코드의 단순한 멜로디..그리고 반복. 템포는 알듯 말듯 조금씩 빨라져간다. 그리고 선창-후창....곡의 템포는 다시 느려지며 다음 곡으로 넘어간다. 그런데 앞의 곡과 뒤의 곡으로 넘어가는 것에 아무런 어색함이 없다. 마치 케이크를 양쪽으로 나누어 놓은 듯 보인다. 나는 가끔 이럴 때 트로트를 떠올린다. 블루스와 트로트는 어떤 면에서 비슷하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코드 진행이 좀 한정적이다. 그렇다보니 유사한 느낌을 주는 곡들이 많다. 왜 있지 않는가...'밤비 내리는 명동교를 홀로 걷는 이 마음....짠짜라 짜라짜라 짜라 짠짠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가끔 트로트를 혼자 웅얼거리다 보면 A라는 곡에서 시작했는데 C로 끝난다. 5번째곡 I need your love so에서는 거리의 자존심을 세워줄 만한 멋진 슬라이드 기타 후주를 들을 수 있다. 이 음반의 12번째 곡은 객원 보컬리스트가 참여한다. 마치 팔세토 창법의 블루스를 듣는 듯 옹골차게 깍아 지르는 보컬의 주인공은 JB 르누아르이다.  마틴 스콜세지 기획한 '블루스' 시리즈에서 빔 벤더슨 감독이 < SOUL OF THE MAN>에서 위대한 블루스 맨으로 추모한  3명의 블루스 맨으로 등장했던 바로 그 사람이다. 르느와르의 보컬에 맞서서 나이트 호크의 기타 소리 다른 곡에서 보다 더 날카로와 보인다. 그리고 이어지는 하모니카 연주. 이 셋의 어울임이 가히 최강이다. 마지막곡은 그냥 그림을 그려보는게 더 좋을 듯 싶다. 연주곡이다. 살짝 눈을 감는다. 장터 사람들이 음악 속에서 덩실 덩실 제각가의 춤을 추고 있는 그림이 그려진다. 음악은 가끔 아편을 필요로 하기도 하는데 또 스스로 아편이 되기도 한다. 이 음반 마지막에는 13분 가량의 인터뷰가 있다. 그가 살짝 살짝 연주하면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철지난 라디오방송을 듣는 듯 반갑다.

유투브에 로버트 나이트호크의 동영상이 있어서 아주 반갑게 올린다. 다큐멘터리에 삽입된 장면인 듯하다.

 

 영화<블루스 브라더스>에는 맥스웰거리를 추억하는 장면이 나온다. 존 리 후커가 그 당시를 추억하는 듯 boom boom boom을 부르는 바로 이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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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 덕분인지 클래식에 대해 물어오는 이들이 주변에 가끔 있다. 국내 연주자들 중에 나는 백건우와 장한나를 가장 아낀다. 백건우는 절제와 금욕적인 연주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미 정상을 달리고 있다. 장한나는 신동으로부터 시작해서 여전히 잘 크고 있다. 동시대의 훌륭한 연주자가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은 즐거움이다. 장한나의 뛰어난 점은 그녀가 첼로를 잘 연주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음악을 나눌 줄 안다.' 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가 책읽기를 연주하기 만큼 좋아한다는 것도 그녀의 연주가 여기서 머물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장한나가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지 않고 철학을 전공했을 때 이미 그녀는 더 멀리 나아가는 자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하버드 철학과가 우리 대학처럼 대충 공부하고 리포트 낸다고 또는  세계적인 연주가라고 대충 봐주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물론 장한나는 아직 졸업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인터뷰에서 음악 이야기 만큼이나 책 이야기를 많이 한다. 각종 문학작품은 물론이고, 철학 서적들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이에 비해 한국에서 음악하는 대학생들은-물론 전부는 아니겠지만-어떤가 싶다. 첼로를 전공하는 친구는 리히터가 누군지도 모른다. 성악을 전공하는 친구는 조지 셀이 누군지도 모른다. 오로지 파바로티와 마리아 칼라스만 알뿐. 하물며 ...

미켈란젤리는 제자 아르헤리치에게 그냥 산책하며 사색하는 법만 가르쳤다고 한다.(설마 그것만 했겠냐만..) '음악전문가' 들만이 판치는 시점에 장한나의 행보는 아름답기만 하다.


동아일보

‘한나의 편지’가 도착했어요!


기사입력 2008-10-28 05:49 기사원문보기





[동아일보]

첼리스트 장한나, 진천 문상초교생과 아름다운 인연

“교장선생님, 아이들이 다른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는 말이 생각나서 제가 그 나이 때 즐겨 듣던 하이페츠의 음반 하나 보냅니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들으며 행복한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미국 뉴욕에서 장한나)

“지난봄 장한나 누나가 왔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누나가 주신 책도 잘 읽었어요. 한나 누나가 선물해 주신 하이페츠의 곡 잘 감상했습니다. 누나를 꼭 한 번 더 보고 싶습니다.”(문상초등학교 4학년 정민우)

올해 봄 충북 진천군 문상초등학교 마을도서관에서 학생들에게 책을 기증하고 연주를 함께했던 첼리스트 장한나(26) 씨. 세계적인 연주자인 장 씨와 전교생이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는 시골 초등학교 학생들이 편지를 주고받으며 아름다운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장 씨가 런던 체임버 오케스트라와의 내한공연(11월 3∼9일)을 앞두고 2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진천의 문상초등학교 마을도서관에서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고 연주했을 때 너무도 기뻤다”며 “아이들을 위해 제가 초등학교 시절에 매일 들었던 야샤 하이페츠의 음반을 편지와 함께 보냈다”고 소개했다.

장 씨는 4월 7일 문상초등학교의 학교마을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해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는 전교생 99명과 함께 연주했으며, 카프카의 ‘변신’, 톨스토이 단편선,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등 책 180권을 기증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장 씨가 기증해준 책을 표지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전부 돌려봤으며, 장 씨가 선물로 보내준 CD도 점심시간과 자습시간, 음악시간에 감상해왔다. 4월 이후 장한나의 홈페이지(han-nachang.co.kr) 게시판에는 최근까지도 문상초등학교 학생들의 감사 편지가 계속 올라오고 있다.

“언니가 보내준 톨스토이 단편선 1편과 2편 잘 봤어요. 책 고마웠어요. 언니처럼 똑똑해지고 싶어요.”(최향숙)

“장한나 언니가 주신 책은 정말 재밌어요. 언니! 그중에서 돈키호테가 산초에게 섬을 준다고 하고 데리고 다닌 걸 보면 돈키호테는 참 재밌는 것 같아요.”(김혜련)

“20일에 학교 운동장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었어요. 누나랑 했던 ‘주먹 쥐고∼’도 당연히 연주했고요. 누나가 오셨으면 정말 좋았을 거예요.”(정민우)

장 씨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음악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음악이 내 인생의 전부가 되는 것은 싫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가는 연주를 통해 내면의 소리를 전달하는 것이므로, 우선 내면을 채우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하버드대 철학과에 재학 중인 장 씨는 최근 D H 로런스의 ‘아들과 연인’ ‘사랑하는 연인들’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감명 깊게 읽었다고 말했다. 장 씨는 “톨스토이와 달리 로런스는 사랑에 대해 직설적인 화법으로 이야기한다”며 “마치 돌과 돌이 부딪쳐서 동그래지는 것처럼, 사랑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인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장 씨는 “음악이나 미술이나 인류의 무의식적인 흐름이 담긴 것”이라며 “음악가로서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의 마음을 더 잘 알기 위해서는 악기 연습 외에 문학작품도 더 많이 읽고 싶고, 역사와 철학책도 많이 읽고 싶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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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야놀러가자 2008-10-28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은 모르지만, 장한나가 저런 사람이었군요. 훌륭하게 성장했으면 좋겠네요.

드팀전 2008-10-28 17:49   좋아요 0 | URL
잘 성정하고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비발디 음반을 한 장 내어서 국내활동과 인터뷰가 좀 이어질 듯 합니다.

Jade 2008-10-29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뜬금없이) 저도 D.H.로렌스 좋아요 ㅋㅋ

드팀전 2008-10-29 11:55   좋아요 0 | URL
로렌스의 책은 읽어본게 없군요.^^ 기회가 닿으면
 

"나에게 중요한 것은 음악과 만나는 것이지, 사람들 앞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아닙니다."

"청중이 나에게 자극이나 영감을 주는 데 도음이 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나는 청중이 너무 싫습니다. 청중을 구성하는 개개인이 싫다는 뜻이 아닙니다. 대중으로서의 청중이 싫습니다. 그들은 괴로움을 주며 나는 그런 법칙에 따르길 거부합니다. "

                                                                  글렌 굴드 <나는 결코 괴짜가 아니다> 중에서

바흐 파르티타 NO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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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e 2008-09-24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에 저를 홀리는 구절이 꽤 있었지요.

슈나이더 평전 읽고는 사진 때문에 저 책이 탐났는데, 저 책 읽은 후엔 DVD가 탐나서 살까말까 망설이고 있어요..-_-;;




2008-09-28 0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