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이 하수상하다.인사이동과 부서변경... 짬밥 어린 넘들끼리 칼받이된 느낌이 든다.나도 그 무리중에 하나.다음 주 부터는 다른 성격의 일을 해야 한다.영 마음에 들진 않지만 ....길게 보면 다 하늘 아래 어줍잖은 일들이리라.... 앞으로 시간이 안날지도 모르고... 이제 음반 살 돈도 빈털털이.

하늘은 그래도 파랗고 음악은 여전히 영혼의 깊은 곳에 닿는다.


라모의 <영감의 교향곡>이다.라모는 바흐와 동시대에 프랑스에 살았던 궁정작곡가이다.그가 만든 곡 중에 영감의 교향곡이란 곡은 없다.지휘자인 마크 민코스키가 라모의 오페라,관현악곡,서곡등에서 교향악적 성격이 있는 곡들을 발췌해서 교향악적인 배치를 한 것이다.교향곡이 가진 전체의 통일성보다는 바로크적인 교향시처럼 들린다.민코스키의 실험은 상당히 성공적이라 보여진다.악단이 들려주는 라모의 곡들은 생생하게 살아있으며 바로크적 우아미와 현대적 의미의 모던한 미를 동시에 느낄수 있게 해준다.SACD가 일반 CD플레이어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지만 왠지 음향이 더 섬세하고 좋게들린다.그냥 느낌이겠지

 
시간을 좀 건너뛰어 막스 레거다.레거는 20세기까지 살았던 작곡가이다.하지만 현대음악의 시대에 살면서 고전적인 기법을 사용했다.흔히들 신고전주의라고도 말한다.레거는 과거 유명한 작곡가들의 곡을 변주해서 제 2의 창작활동을 한 것으로 더 많이 알려져있다.이 곡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에 영향을 받아 자곡한 3개의 무반주첼로 모음곡이다.원전악기 연주자인 피터 비스펠페이가 19세기 첼로를 이용하여 연주했다.연주는 바흐의 무반주곡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춤곡의 느낌은 많이 떨어진다.하지만 그다지 난해하지 않다.또한 3곡 사이에 짧은 로망스나 아리아들을 배치해서 음반듣는 즐거움을 더해준다.바흐의 무반주첼로 모음곡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들어볼 가치가 있는 곡이다.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안 가스티넬이라는 첼리스트의 연주다.이 음반은 프랑스내에서 아주 좋은 판매를 기록했다.평론가들의 평가도 우호적이었다.안 가스티넬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는 과거 거장의 연주가 가진 깊은 울림은 없다.대신 정확하고 서정적인 흐름에 더 중심을 둔다.따라서 로스트로포비치류의 음반에 익숙해있으면 좀 심심할 수 도 있다.하지만 귀를 크게 열고 현의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이 연주자에 대한 최근 평가가 과장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이후에 슈베르트의 가곡들을 수록하고 있다.익히 알려진 곡들을 여유롭지만 빈틈없게 연주한다.조금 더 개성이 있었으면 하는 일말의 아쉬움...


멘델스존의 8중주.연주단체는 윌리엄 크리스티와 함께 연주하던 앙상블 익스플로네션이 맡았다.이 곡은 멘델스존이 16세에 만들었다고 한다.말끔한 연주다.유복한 젊은이의 예의 바름이 곡 전체에 묻어 있다.8중주의 최고봉은 슈베르트다.슈베르트의 8중주와 전체적인 밝음은 비슷하다.하지만 이 곡은 슈베르트에 비교할 바는 아니다.슈베르트 8중주가 밝음이 가진 그림자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면 이곡은 그런 명암의 대비가 깊지 못하다.그리고 또한 절실하지도 않다.하지만 앨범 자켓처럼 어느 봄날 창가의 햇살을 바라보면서 듣는 다면 최고의 음악이 될 듯 하다.


 토요히코 사토.일본인 류트 연주자다.류트는 기타의 할아버지 뻘되는 악기이다.14현정도가 일반적이라고 한다.이 음반에는 류트로 연주하는 바하와 바이저의 곡이 들어있다.류트의 울림은 기타 보다 우아하고 고답적이다.늦은 밤 차 한잔을 들고 바흐의 샤콘느를 따라가는 류트 소리를 듣고 있으면..... 토요히토 사코는 오래전 부터 유럽 원전악기 대가들과 녹음하고 교류했다.일본의 클래식시장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 다시금 느끼게 된다.한때 일본은 콩쿨에서 돈발라서 명성을 얻는다고 얼마나 비웃었던가.하지만 그런 노력말고도 서양음악의 내밀한 곳으로 들어가는 그들의 노력도 함께 있었다. 편안하게 듣기도 좋고 또한 악기의 음색을 느끼기에도 좋은 훌륭한 음반이다.


바흐의 푸가의 예술. 서양 고전 음악사에서 가장 난해한 곡중에 하나로 이름나있다.이 곡은 바흐가 악기 지정을 하지 않았다.그래서 현악4중주,기악합주가 이 곡을 연주하는 주를 이루고 있다.물론 건반악기도 빠질 수 없다.악기지정의 자유로움과 푸가가 만들어 내는 화음의 조화에 여러 단체가 이 곡을 녹음했다.이 녹음은 리코더 4중주판이다.4대의 음역이 다른 리코더가 만드는 화음은 아주 매력적이다.눈 내린 겨울 산사에서 산 아래를 바라보며 이 음반을 듣고 싶다.조금은 몽환적이고 신비한 느낌을 주는 매력적인 바흐 음반이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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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6-03-10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회사 짤린 건 아닙니다.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거죠.7명쯤 동시에 이동입니다.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윗사람들이 짬밥순으로 보낸 인상이 강합니다.아니라고 해도 결과가 그러니 .... 다른 팀에 가서 다른 일을 해야하니 나원 내 영역도 아니고....
 

1-2월에 많은 음반을 구입했다.최근 들어 가장 많다.너무 많아서 다 올리기도 버겁다.그중에서 진짜 귀에 팍팍 들어 오는 음반들이다.









 

 

 







 

 

 

1.그리그 서정소품집- 스비아토 슬라브 리히터

2.멘델스존 무언가- 발터 기제킹

3.모차르트 레퀴엠-레너드번스타인

4.말러 교향곡 7번-레너드 번스타인

5.비발디 성모승천을 위한 저녁기도-리날도 알렉산드리아

6.바흐 푸가의 예술-켈러 콰르텟

7.헨델 메시아-윌이엄 크리스티

훌륭하다 훌륭해.이런 재미에 클래식 음반을 사모은다.전부 별 다섯 만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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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 2006-02-25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철지난 음반이 많네요 ^^ 번스타인의 레퀴엠도 그렇고,,, 크리스티의 메시아 음반이 많이 땡기네요

드팀전 2006-02-26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지나도 좋은 건 좋은거죠 ^^ 대중가요도 아닌데 철지나도 상관없궁..번스타인의 레퀴엠은 처음 들었습니다.판본자체가 즐겨 듣던 칼 뵘이나 헤르베그의 쥐스마이어판이 아니라 1970년대 등장한 바이어판이어서...감정이입만을 보자면 최고더군요.레퀴엠이 또 달리 들리는...번스타인의 말러 음반은 말러 7번때문에 또 샀어요.7번만 따로 나오지 않습니다.다른 음반들은 예전 거 그대로 다 나오는데 이상하게 7번은 없어요.처음 들었던 아바도의 시카고 녹음이 7번 입문이었지요.근데 귀에 확 들어오진 않더군요.그래서 쿠벨릭의 오디트사의 라이브 녹음을 샀는데 그것도 역시(말러 7번은 말러 음반중 귀에 잘 안들어오는 것 중에 하나였습니다.)결국 말러 7번과 친숙해지게 된건 미하엘 길렌의 똑떨어지는 연주였습니다.길렌 덕분에 말러7번과 가까와졌지요.조금 들리고 난 다음에 가장 맘에 드는 7번은 번스타인입니다.하지만 그 음반에 있는 번스타인의 5번과 6번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습니다.크리스티의 메시아는 더할 것도 덜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성악진이 훌륭합니다.과장도 없고..만약 구할수 있으면 리히터의 서정소품집을 강력히 추천합니다.몇달전에 수입되었을때 1주일만에 전부 품절되어버리던데...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수많은 명반이 있다.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반만 해도 서너개가 넘는다.쉐링의 모범적 연주,오이스트라흐의 고고한 연주,지노프란체스카티의 우아한 연주,이착펄만의 유연한 연주....

어제 라디오에서 아주 특이한 연주를 들었다.기돈 크레머와 아르농쿠르의 연주다.기돈 크레머는 내가 그리 관심을 갖지 않는 연주자다.우선 그의 날카로움이 싫고 또 전반적으로 빠른 연주 속도가 맘에 들지 않는다.하지만 그만의 미덕도 많이 있다.고전과 현대를 오고 가는 다양한 음악적 관심과 실험성,연주의 자기확신성,싫어하면서도 놀랍기도 한 바이올린 톤의 예리함과 기교의 완벽성...

어제 바이올린 협주곡의 1악장을 들었다.연주 속도는 전반적으로 빠른 편이었고 또 연주톤 역시 베를 가르듯 날렵했다.아르농쿠르와 크레머의 전형적인 스타일이었다.문제는 카덴차부분.카덴차는 협주곡 1.3악장 말미에 나오는 화려한 부분이다.연주자의 개성이 묻어나며 여러 연주자들이 나름대로의 카덴차를 만든다.락음악으로 이야기하면 1절 끝나고 자주 등장하는 솔로기타 애드립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이 연주의 카덴차 부분은 정말 실험적이었다.협주곡이 갑자기 실내악으로 전환되어버린 것이다.대개 이 곡의 카덴차는 팀파니의 둥둥거림 정도에 바이올린의 솔로가 나온다.그런데 이 연주의 카덴차는 피아노가 등장하여 피아노,팀파니,바이올린의 3중주가 이루어진다.특히 느닷없이 등장한 피아노는 반주정도에 머물지 않고 1악장의 주제부를 재현하며 3중주로 들어간다.카덴차 후반부의 바이올린 솔로도 일반적인 연주보다 상당히 길고 화려한다.바이올린이 청룡열차를 탄 듯 곡예를 한다.정말 이런 카덴차는 처음 들어봤다.

이 곡의 피아노 버전과 바이올린 버전이 카덴차부분에서 합쳐진 듯 하다.실제 연주에서는 피아노가 무대 뒷편에 설치되었고 스피커를 통해 무대 전면을 울렸다고 한다.잠시 등장하고 빠져야하는 피아노의 배치가 어정쩡했기 때문이었겠으나 재미있는 설정이다.

지금 당장 이 음반을 구하기는 어렵겠지만(이미 오래 기다린 다른 음반 여러장이 주문들어 간 상태여서)언젠가 다시 한번 들어보고 싶은 음반이다.

최근에 브리튼의 피아노협주곡/바이올린협주곡 음반을 어렵게 구했다.인터넷 음반사 3곳에서 유일하게 재고1장 남은 것을 냉큼..ㅋㅋ

  브리튼의 <golden vanity> 음반도  구해야 할 텐데...

국내 모든 인터넷 음반사에 등록조차 되어 있지 않다니....

어디 어디 물어봤더니 ...동네 레코드샵에서 본 적이 있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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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6-01-17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기돈 크레머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 음반 구하고 싶네요..흠.
실험적인 카덴차라는 대목에서 가장 끌립니다. 카덴차를 들으면 그 연주자의
모든 것이 느껴지는 듯해서요...아. 사고 싶은 음반이 넘 많아요...ㅋㅋ

2006-01-23 1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1-23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1-24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1-27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에 자주 듣는 음반 중 하나가 차이코프스키 음반이다.내가 가장 많은 판을 가지고 있는 것은 6번 <비창>연주다.므라빈스키,플레트네프,칸델리,카라얀,플레트네프,스베틀라노프.....그 중에서 가장 변칙적이면서 가장 주관적인 연주가 번스타인의 이 느린 연주다.아침 해보다도 느리게 시작된다.그러다가 힘을 모아서 폭발하는데 오래 지속되진 않는다.뉴욕필의 금관은 약간 혼란스러우면서도 앨범자켓 처럼 이른 아침의 싸늘함이 묻어있다.므라빈스키처럼 광폭하지 않다.너무 느려서 예리하지도 않다.하지만 눈내린 벌판에 불어오는 이른 새벽의 서늘함.이 음반의 매력은 거기에 있다.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음반은 변종이다.

또 다른 말년 번스타인의 매력적인 음반이다.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곡이 교향곡 2번이다.다른 시벨리우스 교향곡의 심심함에 비하면 군계일학이다.다른 교향곡들은 구조의 튼실함을 찾기엔 내 귀가 너무 둔감하다.반면 이 곡은 마치 베토벤 곡을 듣는 듯 하다.또한 고통 끝에 환희로의 승화도 유사하다.바비롤리의 명연과 함께 논란의 대상이 되던 음반이 바로 옆의 음반이다.문제는 말년의 번스타인에게 있다.차이코프스키 비창에서도 느낄 수 있었던 극단적인 템포의 이완이 이 음반에도 적용된다.하지만 비창의 서늘함에 비하면 훈기가 돈다.빈필의 현은 여기서도 번스타인을 살려준다.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이다.무수한 명연 중에서도 이 음반을 기억할 수 밖에 없다.이유는 내가 가장 먼저 들었던 음반이기 때문이다.지금은 중년의 아줌마같은 정경화지만 이 음반 자켓에는 청년의 풋풋함과 수줍음이 뭍어있다.하지만 연주는 그 반대다.정경화는 생긴 것 처럼 싸늘하게 연주한다.프레빈과의 동곡 녹음에 비해 그녀의 당당함이 돋보인다.지금와서 보면 약간 아쉬운게 샤를르 뒤트와의 서포트이다.정경화의 냉랭함에 비하면 너무 온건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근데 샤를르 뒤트와의 연주는 다 그렇다.1악장의 주선율은 겨울이면 항상 흥얼거리게 된다.딴따..따라라라 ...라..라라...


지겨워도 어찌 사계의 겨울을 빼놓을 수 있으랴.특히 이 곡은 이현우의 샘플링 덕에 더 잘 기억된다.문제는 이제 이 멜로디가 끝나 "어제 하루는..." 이러고 '헤어진 다음날'의 앞구절을 따라한다는 것이다.사계 연주는 크게 현대악기 연주와 원전연주로 양분된다.최근에는 현대 악기연주자들도 템포를 조금 빨리잡는 경향이 있다.원전 연주중에서는 한때 과격함의 경주가 붙었을 만큼 격렬한 해석이 주를 이루었다.그 와중에도 중용을 지키는 미덕을 보여준 연주가 바로 The Drottningholm Baroque Ensemble의 연주이다.녹음 역시 상당히 훌륭하며 가장 즐겨 듣는 사계 음반이다. "나 나 나 나나나나 나 난난나.... 어제 하루는"


이 음반에 대한 나의 애정은 지나친 부분이 없지 않다.하지만 카라인드로우의 음악은 앙겔로풀로스 감독의 영화만큼이나 멋있다.<황새의 멈춰진 발걸음>이란 음반인데... 주변에서 이 음반 들어봤다는 사람을 단 한명도 만나지 못했다.

창 밖으로 눈이 펑펑내리는 어느날, 공항 대합실에 갖혀 이 곡을 들어보시라.굳이 공항 대합실이 아니면 어떠랴...미니멀리즘적인 바이올린 선율에 나의 세상과 눈의 세상 사이에 구분이 없어진다.


<동설>이 아니라 아쉽다만.... 황병기의 <춘설>이다.지나간 것들은 늘 아쉬움을남긴다.이제 남은 것이 그림자 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그리고 이내 그 그림자도 사라지고 언젠가는 존재 자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게 될 것이다.

창 밖을 바라보며 앙상한 가지를 휘돌아 나가는 바람소리를 가야금 소리와 어우러 보라.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사라짐을 기약한다.가야금이 깊은 농현도 사라지고 말 듯이.


이반 레브로프는 특이한 가수다.러시아 민요를 부르는 사람이고 베이스 가수이다.생긴 것도 진짜 동화책에 나오는 고집장이 술꾼 러시아사람 처럼 생겼다.

그는 카를로스 클라이버가 지휘한 쉬트라우스의 <박쥐>에도 출연을 햇다.하지만 그의 본령이 오페라 가수는 아니다.이 음반은 러시아의 로망스,민요,대중가요등을 수록하고 있다.그의 낮은 목소리는 멀리 보이는 겨울 지평선에서 부터 울려오는 듯 하다.친숙한 러시아 민요들도 그의 목소리로 들으면 새로운 느낌이 든다.

겨울 노래에 <겨울 나그네>가 빠지면 너무 섭섭하지 않을까

피셔 디스카우와 마티스 괴르네의 정통파 독일 리트가 주류이다.이 둘이 부른 <겨울 나그네>는 묵직하면서 독일적인 중후함 같은 것이 느껴진다.반면에 프랑스인이 부른 <겨울나그네>는 조금 다르다.훨씬 멜랑콜리하다.왠지 그가 발음하는 독일어는 낭만적으로 느껴진다.목소리 자체도 온화하면서 품위가 있다.

<겨울나그네>도 따뜻함이 필요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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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 2005-12-28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울이면 차이코프스키와 시벨리우스를 찾게 되죠. 러시아와 핀란드라는 지리적 특성때문일까요? 아님 그들의 음악에 겨울의 한기라는 것이 배어있는걸까요? 카라인드로우의 음반은 꼭 한번 들어보고 싶네요. 구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드팀전 2005-12-29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르헤스님>카라인드로우의 음반 그다지 구하기 어렵진 않습니다.앨범자켓도 예쁜데..ㅋㅋ 앙헬로풀로스 감독의 영화 졸릴 때가 많지만 그래도 좋아요 ㅋㅋㅋ
 


올해가 다 가는 시점에 정말 좋은 음반이 나왔다.음악과 시가 완벽하게 어울린다.네루다의 시는  정치적 옳바름과 역사성으로 곡의 가치를 100% 높여 준다.테오도라키스의 음악 자체로도 훌륭하다.일종의 세속 칸타타 형식의 합창음악인데 현대 클래식의 미니멀니즘적인 요소와 그리스,남미를 넘나드는 민요풍의 선율이 이종결합을 한다.테오도라키스의 최고 해석가인 마리아 파란두리의 음성은 폐부를 깊이 울리는 공명이 있다.다른 성악가나 가수들이면 과연 이렇게 소화해 낼 수 있었을까? 음악에 대한 상세한 북렛 역시 칭찬할만하며 음반자켓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곡명 소개도 음반사의 배려가 돋보인다.음악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옯바른 음반이 아닐 수 없다.


아타왈타 유팡키의 83년 아르헨티나 라이브 실황음반이다.일본 출장 가서 음반 가게에서 보고 얼마나 반가왔는지 .... 음반을 가지고 호텔방까지 가면서 빨리 듣고 싶어서 안달이 날 지경이었다.비내리는 동경시내에서도 이 음반 하나면 충분히 외롭지 않았다. 유팡키의 목소리에는 바람 소리가 묻어 있다. "영혼을 흔드는"이라는 수식어가 너무 남발되고 있다.어줍지 않은 R&B 흉내도 '영혼을 흔드는...'으로 소개된다.유팡키 앞에서 그런 말은 참으로 부끄럽다. 이 음반을 들을 수 있어서 행복한 2005년이었다.


또 다른 아르헨티나 가수 메르세데스 소사의 82년 라이브 녹음이다.이음반 역시 한 해를 넘겨가는 시점에 출시되었다.메르세데스 소사 음반중 최고로 평가 받는 음반중에 하나이다.그녀의 친근한 미소처럼 음악은 아름답다.특히 비올레타 파라의 "생에 감사해"는 감동 그 자체이다.다른 어떤 음반에 수록된 동곡보다 -소사가 부른 것까지 포함해서-감동의 깊이가 크다.관객들이 저마다 가진 역사적 질곡의 무게와 그 시대를 뚫고 나온 회한이 이 곡 속에서 함께 울린다.정말 아쉬운 건 전체적 고음부 음질에 문제가 있다.녹음기술의 문제였는지 리마스터링의 문제였는지 고음부에 리미터가 걸려있는 듯 절삭된 느낌이 든다.감상에 전혀 문제는 없지만 자연스런 음향은 결코 아니다.아무래도 녹음 당시 음향엔지니어가 소리를 잘못잡은 듯 한데 옥의 티다.

올해 말러 음반을 여러장 구입했다.평소와 다르게 욕심도 생겨서 아마존을 통해
음반 구매도 했다.조지 셀-클리블랜드의 말러 교향곡 4번,게오르그솔티-말러 교향곡 3번 등은 올해 힘겹게 건진 말러 음반들이다.하지만 그중 최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리카르도 샤이의 말러였다.그의 말러 시리즈가 나와도 그저 대면대면했다.하지만 말러 5번 교향곡은 황금빛 울림과 단단한 구성,처음부터 끝까지 오케스트라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음반이었다. 말러 교향곡 중 가장 인기가 높은 말러 5번.그동안 레너드 번스타인과 텐슈테트가 나의 베스트 였다.하지만 올해를 계기로 두 명인의 연주는 샤이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나온지 몇년 된 음반이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물론 아다지에토 악장만 보자면 결코 최강이라 할 수는 없으나 전체를 감상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며 반드시 들어보길 권한다.


바흐의 2,3,4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이다.올해 피아노 협주곡 음반에서 그다지 감동적인 연주를 만나지 못했다.길레스-반트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이나 겔버의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 정도가 그나마 귀에 들었다.

이 음반은 몰아치는 과감함은 부족하나 연주자들의 상호배려가 돋보인다.크리스토프에센바흐,유스투스 프란츠가 주를 이루며 게르하르오피츠와 헬무트 슈미트가 간간히 참가한다.레퍼토리 측면에서도 쉽게 만나기 힘든 음반다. 4명의 거장의 훈훈한 연주는 바흐의 엄격성을 유지하면서 낭만성을 잊지 않는다.

 

올해 가장 주목해서 들었던게 아마 말러와 슈베르트인 듯 하다.그중 리히터의 연주를 많이 들었다.올해만 리히터의 음반을 10장 이상 구입한 듯 하다.이 음반을 비롯해서 브리튼과 함께 한 듀엣연주,BBC 실황 녹음,아르히브 시리즈,가블릴로프와 함께 한 헨델 연주 등등...물론 그의 말기 녹음이 필립스 에센셜 시리즈도 빼놓을 수 없다.

리히터의 슈베르트는 영감이 깃든 연주라서 좋다.다른 연주자들에 비해 훨씬 굵은 울림에 음표사이의 음영도 짙다.그의 연주를 들으면 음표 하나 하나에 정신을 집중해야만 할 것 같다.  

클래식 음반 중에는 이것외에도 마음에 드는 음반이 많았다.귄터반트의 브루크너9번 연주도 좋았으며 카멜라 윅스의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도 맘에 들었다.또한 오랫동안 듣고 싶어했던 레너드 번스타인의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스베틀라노프의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전곡 시리즈도 좋았으며 이반 피셔의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도 훌륭했다.하지만 다 올리려니 힘들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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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5-12-28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륭합니다.반드시 마음에 드시리라 믿습니다.B&W로 들으면 더 좋겠지요.^^

mannerist 2005-12-28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힘 쫌만 더 내주시지 그러셨어요. =)

blowup 2005-12-28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반 평 끝에 사신 곳이 어딘지도 밝혀주시면 안 될까요? 문외한이 물어물어 찾기에는 좀 버거워서 말이죠.^^

드팀전 2005-12-28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나무님...그러면 음반가게 홍보가 아닌가요 ㅋㅋㅋ
대개 포노나 뮤직랜드...인터넷 음반점에 보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