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골레토 공연 영상물 중에서 나름대로 인기가 높은 베로나 실황이다.

거실에 있는 dvd 플레이어로는 이 공연을 볼 수가 없다.이제 6주된 아가가 거실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작은 소리에도 민감한 때여서 집안에서 걸어다닐 때도 조용 조용다닌다.하물며 오페라 감상이라니..

결국 아가가 자는 사이에 컴퓨터로 볼 수 밖에 없었다.컴퓨터로 보면 좋은게 화면 캡처가 쉽다는 것이다.특히 회사에서 몰래 몰래 보는 오페라 DVD는 훨씬 재미있다.ㅋㅋ

이 공연은 2001년 베로나 실황이다.리골레토 영상물 중 높은 평가를 받는 공연 물 중 하나이다.커다란 무대에서 공연을 진행하기 때문에 배우들이 무척 작아보인다.하지만 어차피 현장에서 보는게 아니라 카메라를 통해 보는 것이기에 dvd시청자들에겐 크게 핸디캡이 되지 않는다.오히려 실황의 자연스러움과 열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더 좋다.베로나 극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움을 준다.

무대는 비교적 단촐하고 의상 역시 전통적인 스타일을 따른다.특출난 연출이 아니어서 무대연출에 대해서는 그다지 많은 말이 필요없다.


배우들은 조금 낯선 성악가들이 많다.

만토바 공작을 맡은 마차도는 키가 좀 작다.극 초반에 집중력이 조금 떨어진다.시선처리도 어색함이 묻어난다.바람둥이 만토바 공장의 욕망을 표현하는 연기의 표현력은 조금 낮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

 유명한 아리아 <여자의 마음>을 부르고 난 후 앵콜 요청에 씨-익 하고 웃는다.관객 중에 몇 명이 아주 큰 목소리로 앵콜을 외친다.

실황 공연에서 볼 수 있는 현장감이다.

미성이지만 호소력이 강하다고 할 수는 없다.만토바를 맡았던 너무 유명한 가수들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질다 역을 맡은 가수는일바 뮬라 이다.그녀의 외모는 얼핏 르네 플레밍을 닮았지만 플레밍에 비해 서민적(?)으로 생겼다.질다역 치고 왠지 산전 수전 다 겪은 주름이 눈이 띈다.그녀 역시 공연 초반에 시선 처리가 어색하고 극에 깊이 몰입되지 못한 인상을 준다.하지만 점차 캐릭터를 잘 소화해낸다.

그녀의 가창은 훌륭하다.리골레토에게 만토바의 용서를 구하는 2중창에서는 레오 누치와 함께 멋진 장면을 연출한다.고음 처리도 비교적 깨끗하며 짜릿한 맛이 있다.



하지만 이 공연의 알파와 오메가는 레오 누치 몫이다.역시 현역 최고의 리골레토라는 평이 전혀 손색이 없다. 공연 당시 60에 이른 나이 였음에도 대단한 카리스마로 베로나 무대를 장악한다.레오 누치의 카리스마에 다른 가수들은 그 빛을 잃는다.노래는 말할 것도 없고 눈빛과 감정의 표현이 리골레토 자체다.딸을 찾기 위해 만토바 공작의 집 앞에서 으르렁거리다 결국 비굴하게 자비를 구하는 장면에서는 전율이 돋는다.대단한 표현력이다.2004년인가 조수미와 우리나라에서 공연을 가졌다고 하는데....

레오 누치의 연기와 노래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공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6월말 부터 거의 한달 가량 주말이 사라졌다.집 안에 들어오면 끈끈이 주걱에 포획된 곤충처럼 벗어날 수가 없다.아침인가 보다 하면 어느 새 저녁이 된다.아이를 돌보는 일은 몇 가지 패턴의 반복이다.기저귀 갈기-울면 안아주기-모유수유 보조-젓병 세척-식사 준비-잠시 휴식 x 여러번.... 그나마 아이가 잠시 잘 때 마트에 간다.와이프가 적어준 메모지를 꼼꼼히 체크하며 물건을 담는다.몇 가지 품목은 집으로 전화를 해서 '이 브렌드와 저 브렌드 중 어느 것'인지 물어봐야 된다.마트에서 쇼핑이 끝나면 수고한 나를 위해 '베스킨 라빈스31'에서 '체리 주빌레'를 먹는다.그리고 스스로에게 '휴...수고했다'라고 격려해준다.

마트 쇼핑을 가급적 빨리 끝내야 바깥에서 내 시간이 확보된다.그 짧은 시간 -대략 30분에서 1시간-은 음반 매장에서 보낸다.음반 구경도 하고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숨을 돌린다.

아무래도 바깥 활동이 줄어들다 보니 반사적 탈출구로 음반를 찾게 된다.6-7월 음반 구매량이 평소보다 많이 늘었다.회사에서 인터넷으로 구매하기도 하고 짬 날때 음반매장에서 쉬면서 구하기도 하고...일하러 갔다가 약간 틈나는 시간에 중고 음반 매장을 뒤지기도하고...가끔 풍월당에서 주문하기도 하고..이 네 군데 매장에서 몇 장 씩만 구해도 한 달 예상 음반량을 훌쩍 넘긴다.소스를 하나로 통일해야 될 터인데...어느 곳에 있는 음반이 어느 곳에는 없고 하니까 눈에 보이면 그냥 넘기기가 어렵다.

6-7월에 들었던 많은 음반중에서 처음에 듣고 '아...이거다' 한 음반이 몇 장있다.물론 뒤에도 이 음반이 지금 같은 감흥을 줄지는 모르지만 말이다.어떤 음반은 처음 들었을 때는 '그냥 저냥 그렇구나 '하다가 나중에 다시 들으면 '어..이렇게 좋았구나'하고 뒷북치기도 한다.





 

 

1.베토벤 현악 4중주 전곡 (1951-1952년 녹음)-부다페스트 사중주단

부다페스트 현악 사중중단은 61년 소니에서 전곡음반이 대표적이다.최근에 나온 음반은 그보다 10년전 쯤 녹음된 음반이다.오래된 녹음이다 보니 가장 걱정되는 것은 음질....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모노 녹음이지만 음질은 깨끗하다.고풍적인 정취가 역시 부다페스트다 라는 말이 나오게 한다.가격 또한 매력적인데 8for 2 가격이다.요즘 아이 자는 동안 헤드폰으로 한 장 씩 듣고 있다.클래식 매니아라면 반드시..라고 말해도 섣부르지 않다.

2.포페 레퀴엠(피아노 편곡반)-Emile Naoumoff

사파이어라는 레이블에서 나온 음반이다.이 음반과 뿔랑의 실내악 음반을 같이 샀다.뿔랑의 음반도 훌륭하다.하지만 그다지 대중적인 작곡가는 아니다보니 이 음반이 먼저 귀에 들린다.포레의 레퀴엠 피아노 버전과 함께 몇 곡의 포레 피아노 음악들이 수록되어 있다.비오는 날 음반매장에서 이 음반을 사서 바로 매장에서 틀었다.피에 예수 부문에서는 숨소리 조차 조심스러웠다.매장 안의 손님들도 제각기 볼 일을 보면서 숨을 죽였다.

3.르 클레어 바이올린 소나타-Patrick Cohen-Akenine

르 클레어의 음악은 아무래도 여름에 잘 어울린다.알파 레이블의 녹음 역시 시냇물처럼 청량하다.천사의 음악이라고 불렸던 르 클레어 음악의 매력이 살아있는 음반이다.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중 가장 유명한 Le Tombeau가 수록되어 있다.비발디의 화려한 장식음이 부담스럽다면 그보다 훨씬 단아한 르 클레어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아름다운 선율미와 느린 악상에서의 서정미는 일품이다.뛰어난 음질로 인해 여름의 습기를 날릴 수 있다.

이외에도 좋은 음반은 많지만...요즘 가장 아쉬운 건 이 음반을 거실에서 들을 수 없다는 것.그리고 한 장을 다 듣지 못하고 잘라서 들어야 된다는 것이다.조금만 기다려보자.


댓글(3)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hnine 2006-07-25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aure의 Requiem, 들으면, 사사로운 걱정이나 고민에서는 잠시 벗어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르 클레어의 음악을 이 여름 지나기 전에 들어보고 싶네요.

twoshot 2006-07-25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레의 레퀴엄과 르 클레어를 한번 들어봐야겠네요. 좋은 음악 소개 감사합니다.

드팀전 2006-07-25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반가와요 두분.레퀴엠 오리지널 버전도 물론 좋구..피아노 버전은 새롭구 그래요.세상사에 마음 심란할 때 들으렴 귀에 더 잘 들어오는 듯.
 

  제네시스....영국의 프러그레시브락 그룹.솔로로 독립해서 히트곡도 많이 낸 필 콜린스가 드럼치던 그룹.스티브 해킷이라는 멋진 기타리스트가 있던 그룹....

이 음반들 옛날에는 정말 구하기 하늘에 별따기 였다.빽판으로라도 구하면 흥분...!!!

CD 재발매 이후 간간히 보여지기도 했지만 ..... EMI 에서 새로운 시리즈로 발매했다.1만원도 안되는 가격.

지금 이 음반을 다시 사진 않겠지만....아는 사람은 안다. 이 음반이 매니아들이 소장하고 싶어했던 음반 목록에 꼭 들어가던 음반이라는 것은... 하긴 벅스에서도 왼쪽 음반은 서비스를 했던 기억이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고음반가게에서 또 질렀다

....1.가사 없는 바그너 일명 <무언의 반지>조지셀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연주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판이다.제목에서 처럼 가사는 빠지고 일부 발췌해서 관현악으로 편곡했다.

2.바그너 관현악 서곡/주세페시노폴리-뉴욕필

안타깝게 일찍 세상을 떠난 개성있는 지휘자 시노폴리의 바그너 서곡집이다.이 음반은 예전에 <CD가이드>라는 음악잡지에서 바그너 서곡집부분 최고 추천음반들 중 하나로 뽑힌적도 있다.카라얀EMI판에 비해 뉴욕필의 개성이 살아난다고 해야 하나....좀 아쉬운건 전에 들었던 수입판의 예리함이 왠지 들리지 않는다는 것.

3..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1,2번 ....하인리히 쉬프의 첼로

4.비발디 비올라 디아모르를 위한 협주곡.

비올라 디아모르는 바이올린 처럼 연주하는 비올라의 원조쯤되는 악기이다.요즘 고음악에서 자주 등장하는 비올리 디감바에 비해 연주 판이 많지 않다.수록곡 중 일부는 바이올린 협주곡으로도 쓰였다.

5.이미지가 없어서 못올리는 랄프 본 윌리엄스의 전원교향곡..앙드레 프레빈 지휘

.........  비발디 음반하고 랄프 본 윌리엄스는 국내 인터넷에는 등록도 안된 폐반인듯

바그너 음반은 지금도 구하려면 구할 수 있는...쉬프 연주는 대개 품절..중고음반점이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오랜만에 시간이 좀 있어서 중고음반가게를 찾았다.이곳의 클래식음반은 대개 1만원.좀 웃긴건 탑프라이스나 미드프라이스나 상관없이 그냥 1만원이라는 것이다.한번은 그 문제를 약간 어필해봤는데 별로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원래 가격이 싸면 중고가격도 같이 가야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하여간 그렇다.그나마 국내제작음반은 9천원이다.

어쨋거나 중고음반을 열나 뒤져서 5만 2천원 어치의 음반을 샀다.가격대비 내용풍부...

 

 

 

 

 

파올로 판돌포의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비올라 디 감바 버전)이다.비올라 디 감바로 연주한 세계 초연이라는데...뭐 이런 것도 마치 원조 곱창집 같은 거라서...그나 저나 각종 음반상을 많이 받긴 했다.어쨋거나 첼로 연주에 비해 선이 예민하다.2장 짜린데 1만 5천원.음반 내지에 판돌포가 직접 쓴 첼로와 비올라 디 감바의 대화가 있다.마치 연극 대본 같다.조금 읽다가 말았는데 ...재미있는 사람이다.

월튼의 교향곡 1번.앙드레 프레빈의 연주다.월튼은 영국의 작곡가로 그다지 많이 알려진 사람은 아니다.비올라 협주곡이 가장 유명하다.그의 교향곡은 나도 이번이 처음인데 괜찮다.텔락의 녹음은 로얄필하모닉 오케스트라라는 조금 떨어지는 오케스트라도 최강의 소리처럼 들리게 해준다.

쇼스타코비치 피아노작품집.니콜라예바의 연주다.쇼스타코비치의 유명한 24개의 프렐루드가 수록되어있다.하이페리온에서는 니콜라예바와 몇 개의 동곡 녹음을 한 듯 하다.니콜라예바의 피아노는 어항같다.










존 루터의 레퀴엠.작곡가가 직접 연주한 음반이다.이외에도 자작자연음반이 몇 종되는 듯하다.이곡은 1985년 초연되었지만 빠른 시간내에 인기를 얻은 곡이다.낙소스에서 나온 티모시 브라운의 음반에 비해 수수하다.그게 매력이겠지만.

기돈 크레머가 연주하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이다.오이스트라흐의 EMI 음반을 가장 자주 듣는다.헨릭 쉐링의 필립스 음반은 요즘 찾아보기 힘들다.이착 펄만과 메뉴힌의 연주도 가끔씩 듣는 편이다.이 음반에서 기돈 크레머는 늘 보여주던 날렵함을 보여준다.아르농쿠르의 오케스트라도 탄력있다.1악장의 카덴자는 좀 처럼 듣기 힘든 부분이다.피아노와 팀파니 바이올린의 3중협주곡 처럼 구성되었다.기돈 크레머의 소리가 요즘 좀 마음에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