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조개화석을 주운 날 - 고생물학자의 자연사 산책
스티븐 J. 굴드 지음, 김동광.손향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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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는 진정 나무늘보와 탐욕에 대해 아는가? 라는 소제목이 있다

나무늘보는 다른 나무늘보들을 알고 있고 다른 보조로 움직이는 외부세계 역시 인식했다. 따라서 어쩌면 그 차이를 알아차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는 단지 그 차이를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 무엇도 괘념치 않는지도 모른다.“ 이 중 무엇이 사실일까

나무늘보는 항상 느린 동작으로 움직이므로 그들의 전체세계가 우리와 다르다고 느리다고 단정짓는 경향이 있다

로스코의 그림 앞에 한참, 또는 몇시간 째 않아 있는 사람들에게 아무 생각 없다고 할 수 있을까. 눈에 보이는 모모든 것 믿을 수 있을까 내가 아는 세계만이 정답일까? , 이런 것들을 통해 내가 갇혀 있었던 세계에서 나를 끄집어 내주는 굴드(Gould)의 신박함어쨌든 고생물학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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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0-12-08 0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칼 세이건의 <브로카의 뇌>를 읽는 중인데, 굴드의 책처럼 과학을 주제로 한 에세이를 모은 책이에요. 이 책을 읽으면서 굴드의 에세이집이 생각났어요. 아직 안 읽은 굴드의 책이 있어서 기회가 되면 읽어보고 싶어요. ^^

Angela 2020-12-08 19:45   좋아요 0 | URL
어제 칼 세이건과 지구, 겸손, 허무 뭐 이런 얘기를 했는데, cyrus님이 브로카의 뇌를 읽고 계시네요 ㅎ
 
프랑켄슈타인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4
메리 셸리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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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허무하게 2020이 지나고 있다. 2020이 시작하기 전 무언가 대단한 것이라도 해내고야 말겠다는 계획을 세웠건만 나에게 2020은 허무 그 자체. 잃어버린 2020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그나마 새로운 최애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스스로 위로하고 있다. 메리 셸리(Mary Shelley, 1797 ~ 1851)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 셸리는 영국의 소설가, 극작가, 이며 여행 작가이다. 그녀가 어릴 때 들었던 이야기로 소설을 만들었지만, 이 작품은 읽으면 읽을수록 정이 간다. 괴물이지만 순수 그 자체, 그토록 외로웠던 프랑켄슈타인.

빅터에게 과학은 탐구해야만 하는 미스터리이기 때문에, 무자비한 지식의 추구로 빅터의 창조 행위는 결국 그에게 소중한 모든 사람을 파멸로 몰고 간다. 과학의 폐해로 괴물이 된 프랑켄슈타인은 누구에게도 관심받지 못하고 외롭게 파괴하고 자신도 파괴되어간다. 그에 대한 사회적 소외가 악의 일차적 원인이기도 하고 그에 대한 처벌이기도 하다. 인류와의 소외가 그를 살인자가 되게 만들었고, 그의 살인은 자신의 소외감을 증가시킬 따름이다.

자의든 타의든 타인과의 소외는 근본적으로는 자기 자신과의 소외 때문에 야기된다는 것이다. 올해는 지독히도 소외된 느낌이다. 공동체로부터 가족으로부터 나 자신으로부터. 나 역시 점점 그로테스크한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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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0-12-08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만 알고, 안 읽은 책’ 중의 한 권입니다.. ^^;;

Angela 2020-12-08 11:14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런책이 몇개가 있죠 ㅎ 프랑켄슈타인은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책? 비평서와 같이 읽으면 새로운 그런책인것같아요.
 
배움의 발견 -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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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종말이 왔다고 믿는 모르몬교도 아버지, 아버지의 폭력을 방관하는 어머니, 여성에게 신체, 언어적 폭력을 가하는 오빠가 있는 가정에서 1986년에 미국 아이다호에서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타라 웨스트오버(Tara Westover)는 가정분만으로 태어나 출생증명서도 없는 존재하지도 않는 아이였다. 정규교육도 받지 못하고 지내다, 대학에 다니는 셋째 오빠의 다른 세상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의 눈을 피해 대입자격시험에 필요한 과목들을 독학으로 공부하여, 게이츠 케임브리지 장학금 수상자로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는다는 자전적 이야기이다.

저자는 배움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며 배움은 단지 성적이나 성취감이 아니라 자아를 발견하는 것이며 자신에 가했던 폭력에 맞서는 무기라고 한다. 이 이야기의 배경은 여성에서 참정권도 주어지지 않았던 여성을 가정의 인형으로만 대했던 1800년대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30대인 여성의 이야기이다.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며 가정의 일은 겉으로 봐서는 절대 알 수 없다는 것, 그녀가 성공했기 때문에 세상 밖으로 나온 이야기이지, 그렇지않았다면 그저 묻히고 말았을 에피소드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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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자 (리커버 에디션)
실비아 플라스 지음, 공경희 옮김 / 마음산책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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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에 시작한 학사일정이 이번 학기도 정말 빠듯하다. 숨이 막힐 정도로 일이 많다는 이유로 알라딘 새내기가 채 발도 담그기 전에 지쳤다. 보통 여름방학 3개월이 이번에는 한 달 남짓하여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는 사이 다시 새 학기가 되었다. 읽어야 하는 책이 점점 쌓여 이젠 능력을 초과한듯하다. 간만에 머리를 정리하는 날이다.

실비아 플라스(Sylvia Plath)는 미국의 시인으로 더 잘 알려졌는데, 그녀의 시에 자전적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 소설 <벨 자>(The Bell Jar, 1963)가 빅토리아 루커스 Victoria Lucas라는 가명으로 출간되었다. 1981년 남편인 테드 휴스가 엮은 <실비아 플라스 시 전집>은 다음 해 퓰리처상을 받았다. 시 부문에서 작가 사후에 출간된 책이 퓰리처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며 지금까지 유일하다.

벨 자의 주인공 에스더 그린우드는 플라스의 삶을 보여주는 듯하다. 1950년 당시 여인이 당연히 해야 하는 역할이라는 사회와 가정 안에서 만들어놓은 억압과 구속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욕망은 그저 욕망일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과 어머니와의 갈등 안에서 그녀는 그녀 자신의, 여성의 목소리를 내려고 한 것은 아닐까. 그렇지만 그녀 역시 사랑을 원하는 한 여성의 인생을 보여주며, 복잡한 작가의 심리상태를 주인공인 그린우드의 모습에 투영되고 있다. 이는 어쩌면 그녀가 생에서 마지막까지 외치며 보이고 싶었던 그녀 자신의 본 보습이 아닐까. 여성은 말을 하고 있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았던 당대의 시대에 대한 외침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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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 대하여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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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가 거의 마무리 되고 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너무나 정신없이 일주일씩 지나고 있었다. 독서 목록은 점점 쌓여가지만 일단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게 급선무라서 읽고 싶은 책 읽기는 이제부터~.

 

도리스 레싱(Doris Lessing 1919~2013)<고양이에 대하여>1967, 1989, 2000년에 발표한 고양이에 대한 에세이들을 묶은 책이다. 여러해 동안 다양한 고양이를 사랑의 눈으로 관찰한 산문집이다. 여기에 야생 고양이가 나오는데, 고양이를 좋아하고 길냥이들한테 관심이 많아서 공감하며 읽었다.

고양이도 토끼처럼 중복자궁을 갖고 있어서 검은 고양이가 낳은 새끼 여성 마리 중 한 마리는 회색, 두 마리는 검은색, 세 마리는 검은색과 흰색이 섞여있었다(119), 검은 고양이가 좋아하는 얼룩고양이보다 두 번째로 선택한 흑백고양이가 새끼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친것 같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여기에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예전에는 힘든 모든 일을 집안의 천사라 불리는 여성 즉, 어머니가 하였다. 집안일과 같이 딸려오는 농장 일도 어머니의 몫이었다. 어머니는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이해하고 거기에 보조를 맞출 줄 하는 사람이었다. 우울한 역할이었다(27). 어머니의 역할의 소중함을 어머니의 부재 후에 알게 된다는 사실이 어머니의 역할보다 더 우울하게 만들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레싱도 사람과 고양이 사이의 장벽을 초월하려고 애쓰는 중이라는 끝맺음구절은 인간의 감정 중 sympathy가 얼마나 많은 의미를 함축하는지를 다시금 느끼게 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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