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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트니크의 연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정환 옮김 / 자유문학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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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때 이해할 수 있었어요. 우리는 멋진 여행의 동반자이지만 결국 각자의 궤도를 그리는 고독한 금속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것은 멀리서 보면 유성처럼 아름답지만 실제로는 각자 그 틀 안에 갇힌 채 그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죄인같은 존재에 지나지 않는 거예요. 두 개의 위성이 그려 내는 궤도가 우연히 겹쳐질 때 우리는 이렇게 얼굴을 마주볼 수 있죠. 또는 마음을 합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건 잠깐, 다음 순간에는 다시 절대적인 고독의 틀 안에 갇히게 되는 거예요. 언젠가 완전히 연소되어 제로가 될 때까지 말이에요."-1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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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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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따금 거짓말을 한다.
마지막으로 거짓말을 했던 건 작년이다.
거짓말을 하는 건 몹시 불쾌한 일이다. 거짓말과 침묵은 현대의 인간 사회에 만연해 있는 거대한 두 가지 죄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는 자주 거짓말을 하고, 자주 입을 다물어버린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1년 내내 쉴 새 없이 지껄여대면서 그것도 진실만 말한다면, 진실의 가치는 없어져버릴지도 모른다.-1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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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2
사와키 고타로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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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불편한 것은 없어요. 나는 텔레비전도 필요 없고, 새로 나온 책도 필요 없기 때문이지요. 그저 옛날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면 그것으로 충분하지."-2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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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코필리아 - 뇌와 음악에 관한 이야기
올리버 색스 지음, 장호연 옮김, 김종성 감수 / 알마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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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게 의미나 해석을 줄기차게 구하려는 경향은 왜 생기는 걸까? 어떤 예술도 의미나 해석을 위해 존재하지 않으며, 특히 음악은 더더욱 그렇다. 음악은 감정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예술이면서 전적으로 추상적인 성격을 띠므로 무엇인가를 재현하는 힘이 전혀 없다. 우리는 연극을 보며 질투, 배신, 복수, 사랑을 배울 수 있지만 음악, 특히 기악 음악은 이런 것을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는다. 음악에는 놀라운 형식미, 거의 수학에 가까운 완벽한 형식미가 있으며, 가슴을 저미는 부드러움과 통렬함, 아름다움을 선사한다(물론 바흐는 이런 것들을 능수능란하게 뒤섞은 대가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음악을 회상하며 상상력(또는 심지어 환청)을 발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것으로 음악의 이유는 충분하다. 또는 로돌포 이나스Rodolfo Llinás가 말했듯이 이유가 전혀 없어도 상관없다.-67쪽

마이클은 한시도 음악에서 풀려나 쉬어본 적이 없다. 그의 어머니는 이렇게 강조한다. "그 애는 고요한 석양의 아름다움을 즐기거나 말없이 숲 속을 걷거나 완벽한 정적 속에 파묻혀 책을 읽고 생각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답니다."-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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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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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일이었다. 특별한 대화도 없이 그저 웃기만 했는데 가게를 나올 무렵 우리는 친구가 되어 있었다. 가게를 나와서 안 일이지만, 우리가 걸어온 방향의 반대편 - 즉 입간판의 또 다른 면엔 역시나 아크릴로 크게 〈호프〉가 적혀 있었고, 그 아래 적힌 작은 영문의 〈HOPE〉를 우리는 볼 수 있었다. 난데없는 희망이 그토록 우리의 가까이에 있던 시절이었다.-95쪽

10년이란 세월이 흘렀어. 호프집의 입간판에도... 담배의 케이스에도 <희망>이란 글자를 새기는 게 인간이야. 문득... 그래서 그런 생각도 드는 거야. 살아 있는 인간들은 모든 죽은 자들의 희망이 아닐까 하는... 그래서 정말이지 꼭 한 번은 그에게 보여주고 싶은 거야.-3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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