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 독자였던 보르헤스는 때로는 줄거리와 백과사전의 항목만으로 만족했고

[피네간의 경야]를 끝까지 읽은적이 없으면서도 조이스가 언어학에 남긴 기념비적 업적을

주제로 강의를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 그의 서재에는 우연과 무질서의 법칙에 대한 믿음이 반영되어 있었다.

 

                                                                                     - p 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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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지인들과 함께 수연산방을 찾았다.

수연산방은 상허 이태준 선생의 고택으로 철원의 생가를 그대로 뜯어다가 지었다고 한다.

현재는 외종손녀가 찻집으로 운영하고 있다.

단체 손님이 들어갈 수 있는 처마밑 작은 방으로 들어가 오미자, 미숫가루, 묘한 아이스커피, 팥빙수까지 신나게 먹고 수다를 떨던 중 책꽂이에서 책 한권을 발견했다.

 

 

 

 

사진에 보이는 책꽂이에서 발견한 책은 알베르토 망구엘이 쓴 "보르헤스에게 가는 길" 이라는책이다. 책 표지 안쪽을 살펴보니 망구엘이 열여섯살 때  작은 서점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보르헤스가 손님으로 찾아와 자기집에 와서 책을 읽어줄 수 있느냐고 물었고 망구엘이 승락하면서 시작된 이야기이다. 책 읽어주기는 4년동안 계속됐고 망구엘은  성장했다. 그리고 현재의 망구엘이 되었다.

 

문득 미술관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시절 건축가 고 정지영 선생님이 지인과의 약속이 잘못되어 어찌할바를 몰라하시다가 나를 보고 핸드폰을 빌려달라던 기억이 났다. "내가 밟는 곳이 다 내 집이다" 라는 말로 나를 감동시켰던 선생님을 그렇게 만나고 얼마나 설레였던가... 나는 그것으로 인연이 끝났고 선생님은 이내 하늘나라로 가셨지만 망구엘과 보르헤스는 그렇지 않았다.

 

우연히 만난 책 한권이 나의 수많은 우연한 만남들을 기억나게 했고, 앞으로 올 우연한 만남을 소중하게 여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뭐든 하면 6개월이 고비일정도로 끈기가 부족하다.

망구엘과 보르헤스는 4년, 물만두 언니의 리뷰는 10년, 김지은의 아나운서 경력은 20년, 박혜란의 여성학 공부는 27년...

 

우연을 가장한 인연으로 나의 모든 만남에 감사하며 이제 나눠주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더 이상 누군가의 만남으로 뭘 얻을까가 아니라 나의 제자들과 함께 하는 모든 시간들을 허투루 보내지 말고 소중하게 아껴주며 사랑해줘야겠다.

그러려면 내가 좀 더 자라있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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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도서관이 들어선지 언 5년째가 되어가는데 생각보다 자주 가보질 못하고 있다.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세수도 안하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친구가 애증(?)하는 허연님의 책을 검색하고 책들을 살펴보던 중 "물만두의 추리책방" 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파란여우님의 깐깐한 독서본능을 봤을 때 만큼 가슴이 두근 거렸다. 어머나 이분도 책을 내셨구나!

멋지다 멋져!!

 

그런데...

책 표지를 넘기고 마음이 너무 먹먹해졌다. 2010년 12월 13일 영원이 잠들었다는 지은이 소개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한창 서재에 들락거리던 시절 물만두님은 주간리뷰의 달인에 윗자리를 항상 차지고 계셨다.

나는 어려워하는 추리소설을 멋지게 소화해내는 그녀가 너무 부러웠었다. 있어보였다 ^^;;

그래서 그녀를 따라 몇편 읽어보려고 시도했으나 매번 실패....

그녀가 추리소설 입문으로 소개해준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는 여전히 마무리 되지 못한채 책꽂이에서 먼지가 푹푹....

 

오늘 그녀의 때늦은 부고장을 접하면서 미안해졌다. 그녀의 추천을 아직도 실천하지 못했음이...

그녀가 가장 아파했을 그 시간들에 위로도 기도도 해주지 못했음이...

서재에 잘 들어오지 않았던 지난 시간 허투루 보냈던 시간들이 후회스러워졌다.

 

정말 하늘의 별처럼 그녀의 삶이 반짝였노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녀의 별 다섯 인생을 읽으며 그녀와 함께 했던 인생의 한 순간을 추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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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란이 참 좋다.

육아 후 40대에 공부를 시작하여 여전히 멋지게 삶을 살아가는 그녀가 참 좋다.

나의 듦에 대하여의 표지에서 웬 시골 아줌마? 라는 느낌의 사진이 어느새 짧은 머리의 세련된

교수님 삘이 한 껏 나는 사진들로 사진이 바뀌어가서가 아니라

그때나 지금이나 언제나 당당하고 멋지게 살아가는 그녀가 참 부럽고 예쁘다!!

 

나도 그렇게 나이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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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목격담
김수경 지음 / 사랑플러스 / 2009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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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구성이 참 좋았습니다. 다른 종교에 대해서 쉽게 알 수 있었고,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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