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블 이야기
헬렌 맥도널드 지음, 공경희 옮김 / 판미동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다보면 누구나 겪게되는 소중한 누군가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자연을 통해 치유 극복한 이야기가 감동스럽고, 의미있기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중근 불멸의 기억
이수광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나는 허기 때문에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두 대원을 남겨놓고 산을 내려갔다. 굶어 죽으나 일본군에게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배를 움켜쥐고 몇 시간을 헤맨 끝에 간신히 마을을 찾았다. 집이 일고여덟 채밖에 되지 않는 화전 마을이다. 나는 삽짝이 열린 집으로 들어가 주인을 불렀다. 그러자 문이 덜컹 열리고 몽둥이를 든 우락부락한 사내가 뛰어나왔다. "너는 러시아에 입적한 자가 분명하다. 너희 때문에 우리가 다 죽게 생겼어."

집주인이 몽둥이로 나를 때리고 사람들을 불러 묶으려고 했다. 러시아에 입적했다는 것은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자를 말한다. 나는 그들과 싸울 수가 없어서 황급히 몸을 피했는데 골목에 일본군이 있었다. 가슴이 철렁하여 재빨리 피하려는데 일본군이 소리를 지르며 나를 향해 총을 쏘았다. 다행히 탄환이 뺨을 스쳤으나 맞지는 않아서 산속으로 정신없이 뛰었다. '이제는 동포들도 우리를 배신하는구나.' - <안중근 불멸의 기억> 중에서
 

<안중근 불멸의 기억>(추수밭 펴냄)의 한 장면이다. 무장투쟁에 패배, 동지들과 함께 살길을 모색하던 안중근은 이렇게 죽음의 고비를 넘긴다. 이듬해 10월, 안중근은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 처단한다. 이야기를 조금 거슬러 올라가보면. 

명성황후가 시해되고 일본의 협박과 강제로 을사늑약이 체결되는 등 국운이 풍전등화에 이르자 안중근은 민족의 살길을 모색하고자 상해로 떠난다. 그 무엇보다 나라를 구할 구국영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그는 귀국 후 청계동에서 진남포로 이사(1906년), 삼흥 학교를 설립하고 돈의 학교를 인수하여 구국영재 양성에 나선다.

한편으로 안창호와 이준 열사 등의 애국지사들을 초빙하여 강연회를 열어 애국심을 고취하는 계몽운동을 펼친다.

그런 중에 이준 열사가 헤이그에서 분사하고 그 때문에 고종황제가 강제로 퇴위 당한다. 이것으로 그치지 않고 이토 히로부미는 '한일신협약(정미7조약)'을 체결하고 대한제국의 군대까지 해산해버리고 만다. 이에 분노한 안중근은 적극적인 항일투쟁을 결심한다. 그리하여 만주를 누비며 의병을 모아 최재형 등과 함께 무장투쟁(항일운동)을 시작한다.

"나는 얀치헤의 의병과 홍범도 부대와 연합하여 국내 진격작전을 전개하면 국권회복을 앞당길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에 일본군은 대규모 병력을 두만강 일대에 배치하는 등 수비를 강화한다. 안중근은 두만강 일대를 넘나들며 일본 수비대를 공격, 국내 진격작전을 벌이지만 그러나 결국 참담하게 패배하고 만다. 독립군들의 의기는 충천했지만, 소지한 총이 제각기 다르다거나 전투력이 떨어지는 등 여러 조건에서 일본보다 훨씬 불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독립군(의병)들을 더욱 곤경으로 빠뜨린 것은 일본이 독립군들을 잡고자 민간에 심어둔 밀정과 이런저런 이유로 일본에 협력하는 사람들인 '일진회'. 이는 일본인으로 그치지 않았다. 독립군에게 밥 한 덩이라도 베풀면 마을 전체 일본군의 보복을 당하기도 했기 때문에 밥을 주고 안심시킨 다음 일본군에게 신고하여 사지로 몰아넣는 동포도 많았다.

또한 러일 전쟁 후까지 계속된 러시아와 일본 간의 민감한 문제들로 러시아에 거주하던 고려인(한인)들이 살해당하거나 강제 이주되는 등, 무참하게 희생되기도 하는데 이 역시 독립군들을 힘들게 한다. 그리하여 독립군들은 졸지에 '러시아에 입적한 자'가 되어 몰매를 맞거나 죽임을 당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때의 참담함을 안중근은 또한 이렇게 회상한다.

"…그 동포의 집에서 며칠 동안 쉬며 비로소 옷을 벗자 거의 다 썩어서 몸을 가릴 수가 없을 뿐 아니라 이까지 득실거렸다. 나는 6월 23일(1908년) 이후 12일 동안 회령군을 벗어나지 못하고 폭우 속에서 길을 잃고 지냈다. 하룻밤도 집에서 자지 못하고 산속에서 뒹굴며 겪은 고초는 붓 한 자루로 기록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한 노인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남은 안중근, 동지들의 원혼 때문에 참담하고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며 방황하던 그는 1909년 2월 7일, 김기룡 등 11인과 함께 "3년 안에 어떤 일이 있어도 민족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와 매국노 이완용을 처단하리라. 거사가 성공하면 침체에 빠진 독립운동이 활력을 찾을 수 있으리라"며 손가락을 끊어 혈서로써 '대한독립'을 결의한다. 그 유명한 '단지동맹'이다.

그리고 몇 달 후인 10월 26일 하얼빈역. 우리 민족의 원흉이자 동아시아 평화를 짓밟은 이토 히로부미는 안중근의 저격으로 사살, 처단된다. 당시 안중근 의사의 거사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세기의 사건으로 일본의 침략과 만행이 전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된다. 우리의 항일투쟁에 새로운 전기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러시아와 중국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범행의 동기는 무엇인가?"
"첫 번째 대한제국의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 두 번째 대한제국 황제를 강제로 폐위시킨 죄, 세 번째 을사5조약과 정미 7조약을 강제로 체결한 죄, 네 번째 무고한 조선인을 학살한 죄, 다섯 번째 정권을 강제로 빼앗은 죄,…여덟 번째 대한제국 군대를 강제로 해산한 죄,…열다섯 번째…" - 책속에서

안중근 의사는 일본의 법정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일본의 일방적이고도 강압적인 분위기의 재판을 받으면서도 시종일관 의연한 자세로 '이토 히로부미를 반드시 처단해야 하는 15항목'과 우리 민족의 독립 의지(이유)를 조목조목 설파함으로써 일본과 세계인들을 놀라게 한다. 당시 세계 언론은 이 세기의 재판-사형까지 6차례-을 연일 톱뉴스로 다뤘다고 한다. 

20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의거 100주년을 기념하며! 

돌아오는 10월 26일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안중근 불멸의 기억>은 이를 기념하는 책이다.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팩션형 역사서를 정착시켰다는 평을 듣는 이수광씨, 책은 두 갈래로 영웅 안중근과 인간 안중근을 우리와 만나게 한다.  

한 갈래는 저자가 안중근과 당시 러시아에서 독립군의 대부로 알려졌던 최재형의 흔적을 찾아 떠난 10일간의 여정이다. 저자는 수많은 독립군들이 항일투쟁을 하던 만주와 연해주 일대를 기행하며 그들의 흔적을 찾아 들려준다. 그 땅은 또한 100여 년 전 일제의 탄압과 굶주림에 지쳐 모여든 수많은 한인들이 살던 곳이다. 그들의 흔적도 들려준다. 

저자의 마지막 여정은 1910년 3월 26일 오전 10시 4분 안중근 의사가 교수형을 당한 여순감옥서. 교수형이 집행되는 순간 시신은 교수대 아래에 있는 침관으로 굴러 떨어지게 되어 있는데 이 침관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관과 많이 다르단다. 침관의 길이는 겨우 1m. 그러니 시신은 구겨져서 들어가야 한다. 일본은 이처럼 사자에 대해서도 인권을 침해했다. 

안중근도 마찬가지, 그 역시 침관에 구겨진 채로 박혀 삶의 마지막을 끝냈으리라. 책에는 이 침관 사진이 실려 있다. 안중근 의사가 이런 침관에 구겨진 채로 묻혔다는 사실을 안 그 순간 책을 더 이상 읽을 수 없었다. 어떤 표현조차 할 수 없을 만큼의 먹먹해지는, 치오르는 분노, 이 비장한 슬픔들을 어찌 설명할까?

<안중근 불멸의 기억> 나머지 한 갈래는 안중근이 회상하는 자신의 서른두 살 삶이다. 사형을 하루 앞둔, 자신의 삶 그 마지막 밤인 1910년 3월 25일, 안중근 의사는 잠을 이루지 못하며 자신의 생애를 반추하며 기억의 파편들을 끌어 모은다.

3천석 지기 부유한 집안 장손으로 태어나 유복하게 자란 유년시절, 일본군의 총과 화약을 구해 총 쏘기에 몰두한 나머지 당시 어지간한 호랑이 몰이꾼들보다 총을 잘 쐈던 청소년기, 결혼과 성령에 충만한 전교활동, 거사를 준비하고 실행하기까지 등 안중근의 삶이 순서적으로 그려지는데 안중근의 회상 형식이라 이야기는 훨씬 진실하게 와 닿는다.

옥중 안중근은 아내와 자식을 그리워한다. 또한 동지들이 처참하게 죽어간 현장에서, 생사를 넘나들며 아내의 품속을 그리워한다. 그는 또한 하얼빈 거사를 앞두고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리하여 거사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가 아내의 품속에서 편안하게 살아갈까 흔들리기도 한다. 이제까지 알고 있던 민족의 영웅 안중근을 달리 생각하게 하는 부분들이다.

그리하여 '어? 정말 안중근이 이랬을까?' 처음에는 이런 반감도 있었다. 그런데 책을 모두 읽고 며칠 동안 자꾸 생각나는 것은 정작 안중근 의사의 이런 인간적인 모습이다. 안중근 뿐이랴. 우리에게 영웅으로 기억되고 있는 또 다른 사람들도, 군복도 무기도 없이 두만강과 백두산 일대에서 이름없는 들풀로 피고지던 수많은 의병들 또한 그랬으리라.

저자는 안중근 유적지 답사를 통해 영웅 안중근을 우리에게 만나게 하는 한편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서 집필했다는 <안응칠 자서전>을 바탕으로 안중근의 내면 세계를 세심하게 묘사한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영웅으로 부각된 인간 안중근을 만나게 한다. 안중근에게 감화를 받은 일본인 간수 '치바 도시치'의 이야기 또한 드라마틱하다.

저자는 이 책을 쓰고자 3년간 현지를 답사했단다. 때문일까? 저자가 안중근의 흔적을 찾아다니며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감동적인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보면서 누군가의 나래이션을 듣는 듯,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다니는 것처럼 생생하게 와 닿는다. 하얼빈 의거를 하기까지의 과정과 당시 러시아의 정치 상황까지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단지동맹비와 단지동맹터, 안중근 의사의 사진이 걸린 안중근 의사가 머물던 집, 여순감옥서와 침관, 안중근의 가족과 면회를 동생 공근·정근이 면회를 하고 있는 장면, 이토 히로부미는 파렴치한 독재자요 안중근을 월계관을 쓴 영웅이라고 보도한 영국 <더 그래픽> 보도 기록 등, 책에는 당시의 기록 사진과 저자가 답사 중에 찍은 사진 또한 풍성하다.
 
'우리는 안중근의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10월 26일이 안중근 의사가 자신의 삶을 던져 민족의 원흉을 제거한 날이라는 걸 몇이나 알까? 우리들은 영웅들을 역사 속에 박제화 시켜놓고 나라와 사람을 구하는 일은 그들이나 하는 거창한 것이라고 여기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책을 읽으며 분분하던 생각들이다. 작가는 압록강 철교 위에서 탄식한다.

"목숨을 버리고, 가족을 버리고 치열하게 독립 투쟁을 한 선열들에게 부끄러워해야 한다. 역사를 반성할 줄 모르는 민족은 또다시 역사의 횡포를 만날 것이고, 역사를 통찰할 줄 모르는 민족은 미래로 전진할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커피견문록 - 에디오피아에서 브라질까지 어느 커피광이 5대륙을 누비며 쓴 커피의 문화사
스튜어트 리 앨런 지음, 이창신 옮김 / 이마고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커피가 정액을 말린다, 커피를 금지 시켜라!

"영국 신사들은 지난 800년 동안 혈기왕성한 사나이로 수많은 아들딸의 아버지 노릇을 해오면서 기독교 국가 가운데 가장 능력 있는 남성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놀라운 성적 위업이 종말을 고하려 한다. 커피라는 야만적 음료가 정액을 말려버리는 바람에 남성들은 몸에 물 한 방울 남지 않은 채로 콧대만 높아졌고 단단한 것이라고는 관절밖에 남지 않았다... 60세 미만의 모든 사람에게 커피를 금지하고..."- 책 속에서 

아내에게 커피콩을 충분히 대주지 못하면 이혼을 당해야 했던 나라 터키 오스만 제국. 그리고 1674년 런던의 한 여성단체는 커피를 금지 시키는 것만이 자신들의 성생활을 보호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며 런던 시장에게 이런 탄원을 했다.

이 단체가 제출한 9장에 이르는 탄원서는, 당시 현실을 반영해 대단히 설득력 있는 이유로 커피를 금지 시켜야만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영국 여성들이 성에 대해 다른 나라보다 지나치게 민감했던 것이 아니라 당시 얼마나 사람들이 커피에 중독됐는지를 알려 주는 일화다.

한때 유럽 역사는 커피가 있는 카페에서 좌우됐다. 카페(커피)는 예술가의 사랑과 정치, 그리고 프랑스 혁명으로 이어진다. 커피가 우리에게 치명적인 중독을 일으키는 것만큼 커피를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그것들은 자극적이며 혹은 죽음(?)까지 불사하기도 한다.

커피와 인류의 뒤엉킴의 역사들

커피의 뒤에 바짝 붙어 그 뒤를 좀 따라가 볼까.

1500~3000년 전, 오로모족(에디오피아 왈로족)은 경쟁 부족인 봉가족에게 포로로 잡히고 말았다. 라이벌 봉가족의 포로가 된 오로모족은 고지대인 하레르 노예시장에 팔려나가게 되는데 오로모족이 가져온 동그랗고 거친 로부스타 원두는 고지대에 적응해 길쭉하고 향이 풍부한 아라비카 원두가 됐다.

오로모족은 주술이 뛰어나 주변의 부족들이 두려워했는데 최근까지도 주술사의 무덤에는 커피나무를 심는 풍습이 남아 있다. 커피는 처음부터 신과 닿아 있는 인간의 내면인 주술에 이용되었던 것이다.

하레르의 원두는 다시 홍해를 거쳐 알모카에 이른다. 이곳은 1200년경 이슬람 수행자 알샤드힐리가 처음으로 커피를 끓였다고 추정되는 곳이다. 그리고 커피 무역으로 번성하면서 궁전이 즐비했고 왕자들은 황금 방석에 앉아 수많은 노예를 부렸다. 그리고 샤드힐리 추종자들은 아라비아 반도를 돌면서 커피향을 풍기며 종교의식을 거행했다. 터키가 예멘을 정복한 1400년대에 이르러 모카에서 나온 커피가 이슬람 세계에 널리 퍼졌다. 이것이 바로 모카 커피의 기원이다.

커피가 좀 더 넓은 세계로 전파되는 계기는, 터키의 오스만 제국 술탄 가운데 가장 악독했던 무라드 4세(1612~1640)와 관련이 있다. 이 악독한 술탄은 사복으로 시내를 돌다가 카페에서 물담배와 함께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고는 이들이 정부를 비난한다고 여기고 커피와 물담배를 금지 시켰다.

물담배와 커피를 단 한 모금이라도 넘겼다 싶으면 목을 잘랐는데 그 수가 무려 10만이라나? 결국 커피 상인들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 이탈리아, 프랑스, 오스트리아로 커피가 확산됐다.

인도에서는 원숭이나 고양이가 먹고 배설한 똥이 최고급 커피로 불티나게 팔려나간다는 이야기나 프랑스인들이 진하고 독한 커피를 좋아하는 건 변비 때문이라는 등등의 우리가 알지 못했던 커피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커피에 반하다. 커피도 커피광의 애정에 감동하다?

<커피 견문록>은 특이한 이력으로 태어난 책이다. 커피광인 저자 스튜어트 리 앨런은 커피와 인류가 어떤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가 궁금하여 지구의 4분의 3인 3만 킬로미터를 커피를 찾아 돌아다녔다.

저자는 국경과 분쟁도 불사한다. 섹스와 죽음을 찬양하기 위한 종교 의식에서 제물로 반드시 커피가 사용되었던 에디오피아에서는 무슬림으로 변장해 의식에 동참한다. 커피에 대한 뜨거운 사랑은 그야말로 커피를 감동시킬 만하다. 

저자는 이 책 한권으로 '커피사회인류학자'라는 영광스런 명칭까지 얻었다. 커피광 스튜어트 리 앨런의 열정 덕분에 가려져 있던 커피의 역사가 속속 밝혀진 것이다. 그간 커피에 관련된 책들이 주로 커피의 통상적인 역사만 훑는 것이었다면 이 책은 커피 뒤를 바짝 따라붙는 듯한 느낌을 준다. 커피와 관련 있는 지역에 착 달라붙어 이야기들을 남김없이 싹싹 긁어냈다고 할까?

그런데 한편으로 자꾸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한편의 즐김을 위해 한편은 혹사 당한다. 브라질의 커피 농장의 노예 이야기는 더욱 씁쓸하다. 지난 200년간 300만 명의 아프리카 노예가 커피농장에 동원됐고, 현재 브라질에 사는 노예의 직계 후손들은 문맹률이 10배 이상이며 극심한 빈곤에 시달린다고 한다.

사실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내가 감미롭게 즐기고, 적당한 중독까지 자처하던 커피, 특히 뜻 깊은 인연과 나누고 싶던 커피가 이런 수많은 과정을 거쳐 나에게 왔다니. 어른이 된 후 즐겨오던 커피의 이면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이 책은 썩 유용했다. 누군가와 만나면 당연히 선택하던 커피. 더러는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즐기기도 하던 커피가 이제는 달리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스토커피 까페 스위트 100g - 분쇄안함
구스토커피
평점 :
절판


얼마전에 로스팅 커피의 대가 15명을 인터뷰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 15잔>을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 책을 읽으며 올 가을 책 속 커피집에 마음 친구와 함께 꼭 가보리라. 그리하여 맛있는 커피의 호사를 누려보리라. ..하던참에 이 커피 이벤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전 얼마전까지 흔히 말하는 인스턴트 커피 혹은 길다방표 커피를 즐겨 마셨습니다. 우리나라 커피 시장의 90%는 인스턴트 커피가 차지한다지요? 사실 인스턴트 커피가 몸에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쉽게 끊지 못하겠더라고요. 

일하다가, 혹은 산행이나 여행 중에 마시기 쉽다는, 단지 마시기 편하다는 그 이유때문에. 

그런데 점점 갈수록 인스턴트 커피의 지나친 단맛과 텁텁함이 싫어지더라고요. 인스턴트 커피에 포함된 트랜스지방도 염려되고 무엇보다 프리마 때문에 뱃살이 찐다는 것도 신경쓰이고...그런데 왜 인스턴트 커피를 그리 끊지 못하겠던지. 이제부터는 블랙을 마시자 하지만 어느새 '이번 한통만 마시자~!' 이렇게 번번이 사고 그렇게 마시고...불과 얼마전까지 그랬답니다.

이 커피요? 향이 참 좋네요. 가을 분위기에 아주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맛은 어떻냐고요? 설명에는 단맛이 강하고 신맛 등 다양한 맛이 조화를 이룬다고 되어 있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요. 다만 일단은 맛이 개운하고 깔끔하다는 겁니다. 제게는 이 커피가 아직은 참 좋습니다. 한동안 아주 많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이벤트 커피 오면서 간편하게 마실수 있는 티백이 함께 왔는데 간편하게 마실 수 있어서 구입할 예정입니다. 산행에 가지고 가려고요.  

전에 원두커피 마신다고 커피 메이커 샀는데 인스턴트 커피에 익숙해서 얼마 마시지 않고 커피메이커를 모셔두고 있던 참이었는데 요즘 꺼내서 구스토 커피 맛있게 내려 마시는 호사를 누리고 있답니다.  

덕분에 올해부터는 몸에 좋지않은 인스턴트 커피 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가을 로스팅 커피에 빠져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덕분에 이 가을 무지 행복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집이 우리를 죽인다 - 우리집 구석구석의 유해 독소들 기린원 웰빙 시리즈 2
허정림 지음 / 기린원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집은 안전하다? 오염물질 수치, 실내가 천배보다 높아

"실내의 유해물질이나 유독가스로 인해 실내공기는 바깥 공기보다 2~10배나 오염되어 있다." - 책 속에서

<집이 우리를 죽인다>(기린원 펴냄) 속 이 한 구절은 주부인 내가 뜨끔해지게 만든다. 도시의 거리보다 집안이 훨씬 덜 오염되었으며, 그만큼 안전하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최근 며칠동안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할 때마다 이를 넌지시 물어봤더니 열이면 열, 대부분 나처럼 '실내가 훨씬 건강하고 깨끗한 환경'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에 의하면 우리의 실내는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다. 책을 통해 우리 생활 속 유해독소들을 만나는 동안, 나도 모르게 자꾸만 벽이나 가구, 방바닥과 각종 생활용품들을 돌아보면서 뜨끔뜨끔 할만큼 말이다. 

설명을 더하면, 대도시에서는 배기가스로 오염된 실외공기가 집안으로 유입되고, 건물에서 배출한 난방가스가 재유입되거나 실외의 비산 먼지나 황사 등이 유입되어 실내 공기의 오염을 가중시킨다. 

이렇게 오염된 실내의 공기는, 오염이 되어도 '자정 작용'을 통해 정화되는 대기와 달리 실내에서 순환을 계속하면서 오염이 가중된다. 건축 마감재나 첨단기능의 전자제품, 가구나 생활용품들 또한 각종 유해독소를 방출, 실내는 더욱 오염된다. 

실내는 밀폐된 공간이라 오염 물질이 집중적으로 사람의 몸에 영향을 준다. 이때 폐에 전달되는 과정도 짧다. 그만큼 위험하다. 실태가 이런지라, 세계보건기구(WHO)는 실내의 오염물질들이 폐에 전달될 확률은 실외보다 약 1천 배나 높다고 추정한다.

참고할 것은, 현대인들 대부분은 하루 중 70~80%를 이런 실내에서 생활한다는 사실이다. 90%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여기에 차량 내에서 보내는 5%를 포함시키면 하루 중 실외에서 보내는 시간은 고작 5%. 

우리의 사정이 이러니 실내공기의 '질'은 그만큼 중요하다. "실내공기의 오염 여부가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척도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렇다면, 이처럼 현대인들의 건강을 좌우하는, 내 가족의 건강과 직결되는 우리 집은 얼마나 안전한가? 현대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생활공간 속 위험 물질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대체 왜 위험하다는 걸까? 피하거나 줄일 수 있는 방법, 그 대안은 없는가?

<집이 우리를 죽인다>는 이처럼 우리들이 안전하다고 믿고 있으며 안락한 생활을 꿈꾸는 순간에도 끝없이 유해독소를 방출하고 있는 우리 집 구석구석의 유해독소 원인들을 낱낱이 끄집어내 조목조목 설명, 유해독소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온갖 유해독소에 포위된 현대인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지구상에 발병하는 질병의 24%, 사망의 23%가 환경성 질환이라는 보고서를 냈다.-책속에서

한 조사에 의하면 갓난 아기가 가장 많이 접하는 오염물질은 집먼지라고 한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는 각종 연소가스와 휘발성 유기화합물, 발암물질, 유독물질 등이 상존하고 있단다. 또한, 오염된 땅에서 검출되는 납이 100ppm인데 집에서 검출되는 납은 무려 1000ppm이라고. 집안의 중금속 오염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다. 

더욱 충격스러운 것은 좀 더 근사하고 멋진 집을 꾸미고자 우리들 스스로 돈을 지불하고 이런 물질들을 선택한다는 사실이다. 실내 마감재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서 실내환경 오염에 많은 역활을 하는 벽지에 대해 좀 더 알아보면.

요즘에는, 잘 찢어지고 미장 벽면이 매끄럽지 못할 경우 비치는 단점이 있는 종이벽지 대신 표면에 엠보싱 같은 특수 방법으로 독특한 질감을 표현한 벽지들을 많이 선호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실크벽지. 

실크벽지는 종이벽지에 비닐의 일종인 PVC를 덧입힌 화학벽지라 방습, 방수 효과가 뛰어나 요즘 많이 보편화 되었다. 더우기, 얼룩이 묻어도 물걸레나 세정제로 쉽게 닦아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런 화학벽지가 실내오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면? 

벽지는 제조과정에서 합성화학물질이 다량 함유되고 그 후 보존을 위한 방부처리도 빠지지 않는다. 문양이나 염색을 위한 잉크와 광택제에는 톨루텐과 벤젠 등의 성분이 포함되어있고 특히 염화 비닐벽지(실크벽지 등)는 환경호르몬의 방출위험도 안고 있다. 염화비닐벽지에는 유연제인 프탈산에스테르가 들어있는데 이것은 생식독성이 우려되는 물질로 성인보다는 어린이에게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름마저 우아한 실크벽지지만 사실은 온갖 화학물질을 이용해 화려한 외양을 한 두 얼굴의 벽지인 것이다. - 책 속에서

실크벽지의 위험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실크벽지 도배에는 일반풀보다 접착력이 좋은 화학 풀을 주로 사용한다. 합성수지 접착제는 모두 포름알데히드와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다량 함유, 환경호르몬을 방출하는 것도 있다. 이런 휘발성 유기화합물 가스를 맡으면 어지럽고 피로하며 증세가 심해지면 중추신경을 억제하여 정신착란까지 일으킬 수도 있고 구토, 설사, 비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 책 속에서

이처럼 도배 시공 때 주택에 사용되는 화학접착제는 일반적으로 평당 약1kg정도, 99㎡(약 30평)의 집이라면 신경을 죽일 수도 있는 화학접착제 약 30kg이 벽에 들러붙어 스멀스멀 유독성분을 내뿜게 된다고 한다.

건축공정의 최종 마무리인 도장에 흔히 쓰이는 페인트는 납, 비소, 카드뮴, 포름알데히드, 수은 등의 중금속과 유해물질을 방출한다. 그러니 중금속으로 벽을 칠하는 꼴이다. 

이처럼 페인트와 실크벽지가 유독성분을 내뿜는 동안 우리들이 생활의 편리를 위해 선택한 온갖 생활 용품들도 유해독소를 방출, 폐와 피부 등을 통해 우리 몸으로 스며든다. 대도시 대부분 가정의 실태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집이 우리를 죽인다>? 책 제목이 다소 위협적이다. 하지만 우리 주거환경의 현실이다.

새 학기마다 찾아오는 단골, '새 책 증후군'의 실체는?

저자가 지적하고 있는 또 다른 유해 독소 주범들은?

▲무늬만 원목인 합판마루는 포르말린으로 방부처리? 강화마루는 포름알데히드 다량함유? ▲가죽소파 절대 위험? ▲잠자는 동안 흘러나오는 침구류 독소의 실체는? ▲블라인드와 커튼-산들바람에 독소가 소올 솔~ ▲순면제품이 몸에 좋다? 아니, 옷이 옷이 아니다. 몸에 두르는 독소다! ▲ 새 학기마다 찾아오는 단골 '새 책 증후군'의 실체는? ▲ 향수와 방향제, 아름답지만 위험천만한 향기! ▲화장품-얼굴에 바르는 독 ▲미용비누, 합성색소와 방부제로 뒤섞인 물건? ▲섬유유연제를 묻힌 천조각은 벌레도 외면? ▲전자 모기향 등의 살충제, 벌레 잡으려다 사람 잡는다? ▲유해물질 집합소인 아이들의 공부방, 그 실태는? 등이다. 

외에도 각종 전자제품과 생활용품 등에 숨어 있는 위험물질들을 낱낱이 소개한다. 아울러 유해물질에 대한 별도의 상식을 관련 글 옆에 '쪽지'형태로 정리해줌으로써 매스컴 등을 통해 간간히 알려졌지만 실은 잘 모르는 유해독소들을 정리, 쉽게 참고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각 주제마다 '더 알아둘 웰빙상식'으로 유해독소를 줄이거나 최대한 피할 수 있는 방법, 올바른 선택과 사용 등 실생활에서 조금만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을 각 제품별로 제시하고 있다. 무척 유용한 자료다.

제3장, '우리 집 유해독소 퇴치법'도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들이다. 

건강한 실내를 위한 모범사례, 그동안 매스컴 등을 통해 전자파나 환경호르몬 등을 차단시켜준다고 잘못 알려진 제품이나 식물에 대한 그릇된 정보 지적, 실제로 효과가 뛰어난 식물이나 제품 등에 대한 것들이 주요 내용이기 때문이다. 

"나는 작은 아이가 왜 비염을 달고 사는지, 아토피성 피부염에서 헤어나지 못하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특별히 잘못 먹인 것도, 운동을 시키지 않은 것도 아닌데 왜 이런 결과가 생겼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집안의 구조와 집에 들어찬 물건들을 하나하나 뜯어보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집안에는 온통 화학물질들이 넘실대고 있었으며 최루탄과 같은 각종 독소가 넘쳐나고 있었다. 그제야 나는 희미하게 집안의 환경이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나처럼 어리석은 엄마로 인해 아픈 아이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집안의 화학물질의 오염실태를 알리고 위험성을 공감하고 싶었다." - 저자의 말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