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만을 보았다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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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결핍, 거절감, 두려움을 넘어선 상처의 치유를 명료한 언어로 보여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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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도 괜찮아 - 진흙탕을 놀이터로 만드는 박혜란의 특급 결혼이야기
박혜란 지음, 윤정주 그림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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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먼저 아이의 자존심을 세워 주고 집은 나중에 세우리라"
 - 다이애나 루먼스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가수 이적의 어머니로 알려진, 여성학자 박혜란 님의 신간이 나왔다. 전작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을 인상깊게 읽었던 차라, 신간 출판 소식에 일찌감치 책을 주문했다. 날 읽어주세요, 라는 먼저 구입한 책들의 간절한 눈빛을 뒤로 한 채. 책을 펼쳤다. 제목만으론 어쩐지 직업적 성공을 위해 결혼과 출산을 과감히 미루거나 포기한 젊은 2,30대 여성들을 향한 어머니 세대의 잔소리일 것만 같다. 무려 결혼 45년차의 내공으로 '결혼'과 '비혼'에 대해 다룬다지 않나.

예상은 빗나갔다. 잔소리는 커녕 본격 수다가 펼쳐진다. 저자의 연애스토리부터 올드미스 소리 듣고 싶지 않아 일찌감치(그래봐야 25세, 지금이라면 결혼 얘기 하기도 전에 부모가 먼저 말릴 나이다.) 결혼한 이야기, 결혼 후 콩깍지가 벗겨져 남편에게 실망하고 지지고 볶고 싸운 이야기부터 '재미없는 게 재미'라는, 답답하고 멋없는 남편 흉보기까지. 

다소 '아줌마'스러운 수다에 동참할 수 있는 여성층도 전 세대를 아우른다. 결혼을 인생 과업 중 하나로 여기며 신랑감 찾기에 촉을 세우는 여성들, 자기 전문분야에서 멋지게 일하며 착실히 노후 준비를 해나가는 비혼녀들, 아이들 뒷바라지에 여념없는 젊은 엄마들, 며느리와 친해지고 싶지만 친해질 방법을 모르겠는 시어머니 세대까지! 연령을 떠나 '여자'라면 한 번쯤은 고민해보고, 친구들과 한번쯤은 카페에서 나눠봤을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지만 그저 소모적인 수다 모임과는 조금 다르다. 여성으로의 삶을 먼저 살아낸 선배의 따뜻한 조언이 곳곳에 드러난다. 때로는 본인 세대와는 환경적으로 다른, 오히려 더 힘들 수도 있는 시대를 사는 후배 여성들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도 느껴진다.

제가 드릴 말은 단 하나, 지금의 그 낙관주의를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겁니다. 아무리 힘든 일이 닥쳐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지 마십시오. 하지만 동시에 너무 행복하려고 애쓰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특히 남들 눈에 완벽한 행복을 구가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애쓰지 말아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언제나 서로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것만이 행복한 결혼이라고 못 박지 말아야 합니다.  (중략)
결혼이 두 분을 행복하게 해주지 않습니다. 두 분이 행복한 결혼을 만들어 가십시오. (196쪽)


결혼, 쉽지 않지만 그래도 해볼만 하다며. 그러나 반전은 항상 후반부에 드러나는 법, 다시 태어나면 저자는 결혼 안 하고 살아보고 싶단다. 이쯤이면 결혼 해도 괜찮다는 건지, 결혼 안 해도 괜찮다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어쨌든 선택은 본인에게 달려 있으니, 편견을 버리고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행복한 여성이 될 준비부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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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 탈출 아름다운 청소년 11
제인 볼링 지음, 이재경 옮김 / 별숲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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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스와질란드 소년인 레길레는 어릴  부모님을 속이고 남아프리카 공화국 바버톤으로 넘어와 광산일을 하고있그가 맡은 일은 스와질란드모잠비크에서 국경을 넘어 밀입국한 어린이들이 광산에서 일하도록 감독하는 일이다어두컴컴한 탄광 속에 들어가면 보통 서너 달은 햇빛을 보지 않고  속에서 생활하고 대가로 약간의 (일한 시간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지상에서 ''동안의 시간을얻는다.

 

  상황이 바뀐다천만의 말씀그럴 일은 없다그럴 기회란 애초에 없었다상황은 영원히 변하지않는다우리는 땅속에 있다가 때가 되면 올라가고때가 되면 다시 내려온다그게  인생이다내가 선택한 인생이다내가 타이바나 다른 아이들처럼 광산에 팔려  어린 자마자마 리쿠르트였을 때는 내게선택권이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31)

 


레길레는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보고 싶고,  탄광이 싫지만,  달리 선택할  있는 일자리가 없어 체념한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죽음을 두려워하며  속에서의 시간을 참아낸다그런데 타이바라는 귀찮은 꼬마가 나타났다친구 아이레스와 함께 돈을 벌려고 모잠비크 국경을 넘어온 타이바가 간절히 기다리는 바로광산에 팔려온 아이들을 구출해 준다는 스파이크 마포시라는 아저씨다그는 몸이 약한 아이레스를돌보고광산에서 나가 스파이크를 만날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꿋꿋하게 버틴다그런 타이바가 레길레는 신경이 쓰인다.

 

무언가를 저토록 굳게 믿는  어떤 느낌일까문득 궁금했다캄캄한 갱에 일종의 빛을 비추는 느낌일까햇빛 같은 연한 노란색빛 믿음이 삐걱대고 쩍쩍대는 갱의 굉음도 잠재울  있을  같다아니,최소한 타이바를 아주 강하게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48)

 


타이바를 반짝반짝 빛나게 하는 '희망'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악덕 고용주 '파파' 딸인 카테카니도꿈꾸게 한다다리 한쪽이 불편해 지팡이가 없으면 거동을 못하는 카테카니는 학교도  가고 홀로 집안일을 하고 있지만언젠가는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자유롭게 떠날  있을 거란 희망을 품는다.  

 

" 말대로 그게  사실이고그래서 언젠가는 나한테도 좋은 날이   같은 생각이 들어혹시 알아?언젠가는 나한테도 아버지를 떠나서  인생을 꾸리고뭔가를 배우거나 일자리를 얻을 길이 열릴지?" (95)

 

레길레는 타이바와 카테카니가 여전히 못마땅하지만, '그래도  착한 아이야'하고 무한 신뢰를 보내는 사람 덕분에 레길레도 조금씩 변화한다. 어느 날 신문에서 스파이크의 기사를 접하게 된 레길레는 갈등의 기로에 서게 된다. 타이바의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하시길.



이 책에서는 아동노동자로 광산에서 일하는 모습이 어떠한지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청소년을 위한 책임에도 삽화도 하나 없어, 초반에는 꼭 내가 광산 안에 갇혀 있는 것 같은 답답함도 느껴졌다. 이 책을 읽는 중요한 포인트는, 만만찮은 삶을 대면하고 자포자기했던 레길레가 무한 긍정의 타이바와 마음 따뜻한 카테카니를 만나 심경 변화를 겪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어른들은 레길레, 타이바, 카테카니와 같은 착한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는 '스파이크'가 되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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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다른 아이들 1
앤드류 솔로몬 지음,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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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심리학적 권리장전의 초석>이라는 극찬을 받은 이 책은, 저자인 앤드루 솔로몬의 표현에 따르면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를 키우는" 부모, 300여 가정을 십여 년에 걸쳐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인터뷰 기록만 4만여 페이지에 달한다고. 저자가 탐구한 10가지 범주는 정신적(자폐, 정신분열, 천재성), 육체적(청각장애, 왜소증, 다운증후군) 질병 뿐 아니라 아이의 충격적인 출산(강간)이나 충격적인 행동(범죄)까지도 다룰 정도로 연구 스펙트럼이 방대하다. 

10년에 걸친 연구의 결과를 소개한 책이다 보니 분량도 상당했다. 총 두 권으로 이뤄져 있는데 1권은 7개의 장을 통해 청각 장애, 소인증, 다운증후군, 자폐증, 정신분열증, 그외의 장애(주로 중도 중복 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과 그 부모가 직면하는 문제들을 다뤘다. 두 번째 책에는 신동, 강간, 범죄, 트랜스젠더 등을 소개한다. 단숨에 읽어낼 만한 분량도 아니었고, 다루고 있는 내용의 무게도 상당해 1권을 완독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이 책을 읽는데 중요한 키워드는 "정체성"이다. 저자는 수직적 정체성과 수평적 정체성을 예로 든다. 수직적 정체성은 부모세대가 자녀세대에게 물려주는 유전적 특징으로, 민족성(피부색, 자아상, 언어 등)과 종교까지 넓은 범위를 지칭한다. 그러나 가끔 부모와 이질적인 선천/후천적 특징을 갖고 태어나 동류 집단에서 정체성을 찾아야 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이러한 특징을 수평적 정체성이라 한다. 수평적 정체성의 대표적인 예로 저자는 '게이'를 들었다. 대부분 게이 아동은 이성애자 부모 밑에서 태어나지만(당연히) 성적 취향은 수직적으로 물려받은 것이 아니다. 가족이 아닌 다른 문화를 관찰하고 그 문화에 동참함으로서 게이로서 정체성을 습득하며 자존감을 되찾는다는 것이다. (서론에서 저자가 본인의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놓았고, 이는 책을 관통하는 핵심주장을 보다 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또 하나의 핵심 키워드는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지, "양육"에 대한 행위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모든 부모는 두 가지 행위 사이에서 갈등하는데, 첫째는 자녀를 '변화시키는 행위'로 옳은 것(예의)을 가르치며, 도덕적 가치관을 심어주는 등 아이가 사회에서 올바르게 자라날 수 있도록 훈육하는 것을 말한다. 둘째는 자녀를 '지지하는 행위'다. 부모는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사랑하고, 스스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려 노력한다. 이 두 가지 행위는 자녀양육의 매순간 맞닥뜨리는 문제겠지만, 특별한 요구를 지닌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는 더욱 극단적인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녀의 어떤 면을 변화시키고 어떤 면을 축복할 것인지, 차이를 존중하는 사회적 모델에 의지할 것인지 아니면 자녀의 앞날을 위해 차이의 제거를 약속하는 의학적 모델에 의지할 것인지.  

청각 장애아들 중에는 독순술에 능하고 남들이 이해 가능한 수준으로 발화를 할 수 있는 아이들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런 능력이 부족하고 따라서 역사나 수학, 철학을 배우는 대신 청력학자나 언어 병리학자와 마주 앉아 연이어 몇 년을 허비한다. (중략) 
소리를 뇌에 전달해 주는 인공 와우 이식수술이 혁신적인 기술이었다. 청각 장애아의 부모들은 이 기술을 가혹한 장애에 대한 기적의 치료법이라면서 환영했고 청각 장애인 단체는 활기 넘치는 청각 장애인 커뮤니티에 대한 종족 학살이라고 맹비난했다.  (중략) 
인공 와우 이식수술이 어릴 때, 이상적으로는 유아기에 이루어질 경우 가장 효과적이며 따라서 장애를 가진 당사자가 충분한 정보를 접하거나 의사 표시를 할 수 없는 시점에 대체로 그 부모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된 논의를 지켜보면서 만약 게이를 이성애자로 만들 수 있는 비슷한 초기 치료법이 있었다면 나의 부모도 망설임 없이 치료를 선택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22-23쪽)


평소에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던 이슈에 대한 질문으로 머릿 속이 혼란스러웠다. 청각 장애 아동에게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유전자 변이로 생겨나는 장애(다운증후군)를 가졌거나 아이를 키울 능력이 부족한(자폐증) 자녀에게 불임수술을 해도 되는 건지, 스스로 움직일 수도 의사표현을 할 수도 없고 인지능력도 떨어지는 중도 중복 장애 아이가 더 자라지 못하게 호르몬제를 주사하고 자궁적출수술을 한, 애슐리 치료법을 무조건 비난 할 수 있는지. (애슐리의 경우는 심지어 부모가 아이를 너무 사랑하기에, 기계로 들어올리고 내리는 것보다 부모의 직접적인 스킨십으로 이동하는 걸 아이가 기뻐하기 때문에, 아이가 사춘기 이후 겪을 생리에 대한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결정한 일이었다.) 그리고 만약 나라면, 임신 중에 아이가 장애를 갖고 태어날 것임을 미리 알고서 출산을 선택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아마 리뷰 작성을 마치고도 한참은 이에 대한 생각이 쉽게 정리 되진 않을 것 같다.


한편으로, 미국의 장애에 대한 사회인식과 제도가 우리 나라보다 훨씬 진보적, 선진적이어서 놀라웠다. 청각장애인 커뮤니티는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조직되어 있고, 청각 장애를 '청능의 부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청각 장애의 존재'로 보는 인식, 농문화를 하나의 삶과 언어로 보는 사회 분위기가 부럽기까지 했다. 왜소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커뮤니티를 통해 소인의 권리 옹호 활동을 하고, 같은 수평적 정체성 내에서 결혼하기도 하며 오히려 자녀에게 정서적 안정성을 심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또한 장애를 가진 자녀를 돌보는 부모에게 무조건적 헌신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서 위탁가정, 도우미, 복지시설 제공으로, 양육에 지친 부모에게 그들의 '삶'을 돌려주는 모습에 감탄했다. 컨트롤이 불가한 아이를 시설에 보냈다고 손가락질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도 휴식시간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걸 존중하는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한 다수의 부모는 아이에 대한 사랑과 절망을 동시에 경험한다고 한다. 아이에겐 장애가 괴로움일 수 있겠지만 부모인 자신에게는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고백도 있었다. 중도 중복 장애를 가진 첫째 아이와 건강한 두 동생을 키우는 한 부모는 "한 아이가 가진 의존성 덕분에 나머지 두 아이의 자립성에 관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배우자와 이혼하고도, 묵묵히 왜소증을 갖고 있는 딸 키키를 돌봐온 엄마 크리시가 유방암 진단을 받고 나서 한 인터뷰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키키와 오래 지내다 보니 암을 이겨 내는 일은 오히려 쉬웠어요. <암은 내가 처리하고 극복해야 할 또 다른 문제에 불과해. 계속 움직이자>라는 식이었죠.  (중략) 
키키는 화학요법을 시작하기 전에 크리시가 머리를 삭발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신이 직접 해주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크리스의 삭발이 끝나자 자신도 삭발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크리시가 만류했지만 그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키키가 말했다. "엄마는 내 수술 뒷바라지를 하느라 고생이 많았어요. 그 일 때문에 엄마가 암에 걸린 게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나는 남들과 다르다고 느끼면서 오랫동안 지내 왔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아요. 그래서 나도 엄마처럼 머리를 깎아서 엄마 혼자만 다르지 않도록 해주고 싶었어요.(306쪽)


남들과 달라, 특별한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를 데리고 집 밖에 나오지도 못하고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고 있는 부모들이 이 책을 읽고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거리를 활보하는 장애 아동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눈살을 찌뿌리는 한국인들이 이 책을 읽고 시선에 변화가 생기길. 관련 연구와 권리옹호단체가 많아져 장애를 하나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성숙한 인식 변화가 이루어지길. 부모와 다른 아이들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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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되고 싶었던 아이 - 테오의 13일
로렌차 젠틸레 지음, 천지은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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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후반의 젊은 작가 로렌차 젠틸레가 지은 <바람이 되고 싶었던 아이> '테오의 13'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200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이어서 휘리릭 읽기도 좋다. 짧고 가볍지만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은, 바쁜 일상에서 눈을 돌리도록 임팩트 있는 메시지를 던지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8 아이 테오의 눈으로 어른들의 세상은 매일 싸움의 연속이다. 식사시간 아빠와 엄마의 신경전, 고등학생인 누나 마틸데와 엄마의 말다툼과 울음소리. 테오의 꿈은 소박하다.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그저 매일의 전투에서 누군가가 이기거나 져서 평화로운 순간이 찾아오기만 기대할 . 그러던 생일 선물로 받은 책에서 나폴레옹에게 감명받는다.

 

엄마 아빠가 천장까지 쩌렁쩌렁 울릴 만큼 소리로 대화하지 않는 모습을 보는 . 그러면 나도 방에만 처박혀 있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아빠가 주먹으로 식탁을 내려치지 않아서 가슴도 두근거리지 않게 되는 , 야단치는 말투에 무서워하지 않는 , 그리고 밤에 자는 . 아주 조금이라도 지금보다 행복한 가족. 이게 내가 세상에서 제일 바라는 것이다.

승리하기 어려운 전투라는 나도 안다. 그렇지만… 만약에 나폴레옹한테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물어볼 있는 방법이 있다면? 틀림없이 그는 나를 도와줄 거다. (27)

 

 

모든 전투에서 승리한 나폴레옹의 비결을 배워, 엄마와 아빠 누군가가 이길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어린 소년의 목표가 된다. 그런데 어디 가야 나폴레옹을 만날 있을까, 나폴레옹은 이미 오래 전에 죽었는데... 테오는 나폴레옹을 만나기 위해 죽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독자는 테오의 13일간 기록을 통해 나폴레옹 찾기 여정에 동참하게 된다. 아이의 순수한 관점으로 세상을 나란히 바라보며 소소한 깨달음을 얻는다.

 

정작 가족들은 테오의 질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지만, 주변 사람들은 테오의 말에 기울여주기도 한다. 화가 랭보 아저씨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바람을 느낄 있는 것처럼, 바람을 도화지에 그림으로써 존재하도록 만드는 것처럼 나폴레옹을 만날 있다고 조언한다. 가정부인 수지 아주머니는 꿈과 윤회에 대해 설명해 주고, 같은 친구이자 중국인 입양아인 시엔은 숫자를 통해 테오의 궁금증에 나름의 정의를 내린다. 결국, 각자의 시선 차이임을 테오는 깨닫는다.

 

학교에서 시엔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항상 무엇이든 있는 법이다.

사실 생각해 보면, 방에도 카펫은 깔려 있을 있다. < 속이 비었다> 말할 때도 그건 배가 고프다는 뜻이지, 속에 정말로 아무것도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하다못해 우주도 무언가로 채워져 있다. , 은하, 미사일 .

그렇다면 사람들 말은 모두 옳다. 사람들은 같은 말을 각자 자기 방식으로 하고 있는 거다. (165)

 

그렇게 조금씩 삶의 비밀을 풀어나가는 꼬마 철학자 테오. 과연 그는 나폴레옹을 만날 있을까?

궁금한 분들은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시길. ^^

 

 

「비결은 무슨 일이 있어도 스스로를 너무 작은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야.」

「그것뿐이에요?」

「인생에서 필요한 건 그것뿐이야. 항상 스스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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