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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아틀리에 - 제31회 분카무라 뒤마고 문학상 수상작
호리카와 리마코 지음, 김숙 옮김 / 북뱅크 / 2022년 8월
평점 :
바다가 보이는 아틀리에에서 화가와 함께 보낸 일주일을 그려낸 호리카와 리마코의 <바닷가 아틀리에>를 보았습니다.
이 책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건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이 선정한 책이라는 거에요.
뒤마고 문학상 심사를 맡은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심사평은 다음과 같아요.
“(중략) 호리카와 리마코 씨의 『바닷가 아틀리에』를 읽으면 바로 알 수 있다. 한 장 한 장 모든 그림이 얼마나 섬세하고, 조용한지, 더욱이 생생하게,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
근데, 뒤마고 문학상이 무엇일까요?
레 뒤 마고(Les Deux Magots)는 프랑스 생제르맹에 위치한 카페로 19세기 말에 문을 열었으며, 한때 파리의 문학가와 지성인의 만남 장소로 명성을 얻었다고 합니다. 카뮈와 헤밍웨이, 생텍쥐페리, 피카소 등의 화가들도 이곳을 자주 찾았다고 하네요.
이 카페는 1933년부터 '레 뒤마고 문학상'을 제정, 정통 콩쿠르 상에 대항하여 매년 신선하고 독창성 풍부한 프랑스 소설에 이 상을 수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정신을 일본 기업 분카무라가 계승하여 1990년부터 ‘분카무라 뒤마고 문학상’을 제정하였고, 1년 임기의 심사 위원 한 사람을 위촉하여 작품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하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책의 내용에 들어가 보겠습니다.
한 소녀가 할머니 방에 걸려 있는 여자아이 그림을 보고 누구냐고 묻습니다.
소녀의 질문에 “이 아이는 나야”라고 할머니는 대답을 하고, 할머니는 소녀에게 어릴 적 특별한 추억을 들려줍니다.
여름날 학교에도 가지 않고 집에만 있었던 아이에게
화가 아줌마는 혼자 자신의 아틀리에에 일주일 동안 놀러 오지 않겠냐며 제안합니다.
아틀리에는 천장이 높았고 바다가 보이는 곳이었지요. 꼬리가 긴 검은 고양이도 있었습니다.
화가 아줌마는 아침 산책에서 돌아오면 그림을 그리고,
장을 보고 돌아와서는 다시 그림을 그리고,
생각에 잠겨있다가 또 그림을 그리고,
청소를 하거나 밥을 짓거나 하다가 또다시 그림 그리기를 되풀이 합니다.
그런 일상 속에서 화가 아줌마는 아이와 함께
이름 모를 요리, 식사 후 조용한 독서 시간, 아침에 하는 이상한 체조를 하기도 하고,
밥을 먹고, 집안일을 하고, 낮잠을 자고, 고양이와 놀고, 바다에 가고, 그림도 그려보고, 미술관에도 가 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훌쩍 일주일이 지나 떠나기 전날에는 함께 준비했던 둘만의 근사한 파티도 했지요.
“이렇게나 많은 그림을 그리고, 그림책도 많이 읽고, 고양이와 실컷 놀았습니다. 최고의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화가 아줌마는 짝짝짝짝 손뼉을 쳐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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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미리 내용을 읽어보았지만, 아직 아이에게는 글밥이 많은지라 그림을 보여주고 간략하게 이야기를 말해주었습니다.
여기서 이 그림책의 포인트는 화가 아줌마는 아이를 아이 취급하지 않았다는 거에요. 하나의 대등한 인간으로 대우하는 어른이었지요.
두 사람은 나란히 서 있거나 마주 보고 있거나 할 뿐 딱 달라붙어 있지 않습니다. 유일하게 달라붙어 있을 때는 아이가 그림그리다 발을 움직일 수 없어서 아이를 안아서 욕실로 데려다줄 때 뿐이지요.
화가 아줌마는 객관적으로 아이를 봐줄 수 있었던 요소 중에 하나가 ‘내’ 아이가 아니였기 때문인건 아닌가 싶지만,
글쎄요…
그래도 이 화가 아줌마는 자신의 자식에게도 어른같이 존중하고 대등하게 봐줄 거 같습니다.
이런 화가 아줌마를 통해서 아이는 학교 생활에서 이래저래 받은 마음을 상처를 치유하고, 자신이 자신이라는 것의 소중함과 당연함을 다시 한 번 각인하게 되는 시간을 가집니다.
부모도 화가 아줌마와 같이 아이로만 취급하지 않고
‘믿어주고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할거 같아요.
믿는 만큼 자란다,는 여성학자 박혜란 님 말과 같이요.
그런 자세가 아이 자신의 존재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주고, 삶의 유지시켜주는 원동력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