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강하다 래빗홀 YA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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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강하다 #김청귤 #래빗홀
#판타지 #좀비 #청소년소설 #가족
#서평도서 #알란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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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발랄한 느낌의 소녀가 어딘가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의 책표지에 명랑한 청소년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의외로 좀비물이었고, 가족소설이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감에 책을 펼치고 쭉 읽었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할머니가 있는 태전시로 이사를 온 하다. 고3에 전학을 한 탓에 왕따 아닌 왕따를 당하게 된다. 하다 역시 관심을 갖고 싶지 않았기에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중 갑자기 태전시는 긴급봉쇄되어 갇히게 된다.
좀비로 변한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니 65세 이상의 노인, 치매를 겪기도 했다.
강하다는 나가고 싶지만 할머니를 두고 갈 수 없다. 결국 할머니와 태전에 갇히게 되고 엄마는 다른 지역에서 들어올 수도 없게 된다.

🏃‍♀️ 좀비가 사람을 먹지 않고 공격만 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한 사람이 아스팔트 위에 피를 흘린 채 누워 있었다. 죽은 사람에게 흥미를 잃은 듯 좀비들은 살아 있는 남자를 둘러쌌다. p58

아파트 베란다에서 좀비의 움직임을 보고 있다. 주차장을 가득메운 좀비들을 보며 나가지도 못하게 꼼짝없이 갇히게 된 주민들. 다들 태전시를 빠져나갔지만 미쳐 나가지 못한 강하다와 할머니, 그리고 다리를 다친 은우, 애기엄마인 지혜이모와 아기 그리고 할머니가 애타게 찾고 있는 현동할아버지까지. 겨우 연락이 된 다른 가족들에게 구하러 오라고 했을 때 어떻게 거길 가냐고 하는 남편의 말에 아기엄마는 넋을 놓는다. 남겨진 사람들끼리 이 난관은 헤쳐나가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 자리를 잡고 가방을 채우기 시작했다. 분유를 제일 먼저 넣고 한우를 빈 곳에 넣은 다음에 생리대를 뜯어 사이사이를 메웠다. 최대한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채우니 흔들리지도 않고 다그락거리는 소리도 덜 나는 것 같았다. p90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상황에 하다는 노인좀비들 보다 빠르다는 이유로 마트에 분유를 가지러 간다. 내 아이를 위해 위험한 밖으로 다녀오라고 다른 집 아이에게 부탁할 수 있을까? 사람의 말은 강하다. 이 책의 주인공 '강하다' 역시 내면이 단단한 아이이고 강하다.

소설은 후반부로 갈 수록 더 상황이 쪼여들고 나빠진다. 또 다른 사람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부모도 없이 혼자 집에 갇혀 있던 1학년 아이를 발견한 것이다. (이 아이 이름이 우리 딸과 성까지 같아 집중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아이도 놓치지 않는 하다.

🏃‍♀️ 엄마에게 가지 말라고 떼를 쓴 적은 없지만, 엄마에게 모든 감각을 곤두세웠던 나와 지금의 지민이는 크게 다를 게 없었다. p157

그 아이는 얼마나 공포스러웠을까? 또한 할머니를 보고 망설이는 아이를 보는 하다는 또 얼마나 답답했을까?
할머니는 매일 아이들에게 먹일 식사를 준비한다. 남이었던 사람들이지만 이제 한 끼니를 함께 할 식구가 되었던 것이다.

🏃‍♀️ 가족을 다른 표현으로 식구라고 하잖아. 식구라는 단어가 같이 지내면서 밥 먹는 사람이래. 너, 할머니가 해준 밥 많이 먹었지? 네가 만든 빵이랑 쿠키도 우린 다 같이 먹었고. 그러니까 너도 우리 식구야. 알겠어? p180

다리를 다친 은우를 두고 가족들을 모두 떠났지만 은우를 업어 데리고 온건 이웃 강하다 였다. 밥을 먹인 건 이웃 할머니였다.
요즘 혐오를 가리지 않고 그냥 필터없이 드러내고 있는 이들이 자주 보인다. 나는 'T'야 라는 말을 하며 자신의 독설을 이성적인 발언으로 포장한다. 인정이 넘치진 않더라도 상대를 배려할 수 있는 말을 하고 좀 더 이웃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 강하다와 함께 살아 있는 식구들은 배제와 혐오가 아닌 연대로 우리에게 답을 알려준다. - 김혜정 작가

단순 좀비물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뛰어 나갈 수 있는 용기를 강하다에게서 배울 수 있었다. 나이가 든 것이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행할 수 있는 할머니에게 용기를 배웠다.
딸에게 적극 권하고 싶은 책이다.

#신간추천 #추천도서 #청소년소설 #장편소설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 #booklover


자리를 잡고 가방을 채우기 시작했다. 분유를 제일 먼저 넣고 한우를 빈 곳에 넣은 다음에 생리대를 뜯어 사이사이를 메웠다. 최대한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채우니 흔들리지도 않고 다그락거리는 소리도 덜 나는 것 같았다. - P90

가족을 다른 표현으로 식구라고 하잖아. 식구라는 단어가 같이 지내면서 밥 먹는 사람이래. 너, 할머니가 해준 밥 많이 먹었지? 네가 만든 빵이랑 쿠키도 우린 다 같이 먹었고. 그러니까 너도 우리 식구야. 알겠어?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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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초록에 닿으면 창비청소년문학 128
배미주 지음 / 창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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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초록에닿으면 #배미주 #창비
#서평도서 #알란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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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커 라는 작품을 워낙 인상깊게 읽어서 작가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있었다. 신간을 받아든 날, 싱그러운 초록에 한걸음 더 다가선 듯 했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을 맞이하는 이 시점, 기대에 부응하듯 최고의 작품을 만난 것 같다. 아름다운 선율이 느껴지는 문장, 익살스러운 서술. 그리고 굉장한 SF서사까지. 완벽한 작품이다.

지하 아마존에서 살고 있는 소녀 이경과 차가움이 익숙한 지상에 살고 있는 소년 라르스와의 만남은 예쁘다. 정말 예쁘다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 숲을 걷는 일은 원래 좋아했지만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색이, 소리가, 냄새가, 바람이, 다르게 다가온다. p65

🌿 시타델의 이경과 지상의 라르스도 다른 세계에서 각자의 고통을 견디며 살아온 쌍둥이 같은 관계인지도 모른다. p74

둘이 처음 만나 아마존의 숲을 걸어가는 동안 나까지 설레었다. 갑자기 총을 꺼내든 라르스를 저지하던 이경은 그와 대화를 하며 다른 세상에서의 라르르스를 그려보기도 한다. 둘다 각자의 세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기특하다.

🌿 그렇다고 외로움과 슬픔을 느끼지 않는 건 아니었다. 어른처럼 꾹꾹 누르고 견뎠을 뿐이었다. 달리 방법이 없으므로. 어쩔 수 없는 일에 떼쓰고 우는 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으므로. p99

라르스의 삶이 참 안쓰러웠다. 엄마를 일찍 여의고 반려로봇에 애정을 느끼며 살아가는 어린 아이를 안아주고 싶었다.
그런 라르스가 자라서 부대장이 된다. 그리고 그에게 시타델 출신 신입 마일로가 찾아온다. 다행이다 싶었다. 외로운 라르스에게 누군가가 곁에 있어서.
그리고 또 다른 이가 라르스 곁에 남게 된다.
이 책을 다 읽은 후 [작가의 말]을 읽고 나니 <싱커>를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서로 다른 사람이 하나로 연결되는 순간이 있다. 바로 지금처럼. --

#신간 #청소년소설 #장편소설 #소설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lover #book #추천도서 #도서협찬

숲을 걷는 일은 원래 좋아했지만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색이, 소리가, 냄새가, 바람이, 다르게 다가온다. - P65

그렇다고 외로움과 슬픔을 느끼지 않는 건 아니었다. 어른처럼 꾹꾹 누르고 견뎠을 뿐이었다. 달리 방법이 없으므로. 어쩔 수 없는 일에 떼쓰고 우는 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으므로.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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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새롭게 읽는 좋은 우리 고전
초록글 연구회 엮음, 이희탁 그림, 정약용 원작 / 청솔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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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정약용 #청솔 #봄마중 #서평도서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는 수령을 지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읽는 내내 현재 대한민국의 수령에게 권하고 싶었다.)
이 책은 어린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게 쓰여져 넝쿨이도 함께 읽었다.

넝쿨이가 먼저 이 책을 읽었다. 다 읽고 어땠냐고 물어보니,
🤔 508권의 책을 쓴 게 정말 대단하고 유배를 18년간 간게 안쓰러웠으며 나쁜 수령들을 잡는 것도 대단하다. 정조 때 천주교인이라는 이유로 유배를 보낸 것은 너무 했다. (넝쿨이의 세례명은 루카입니다. 😊)
라고 했다.
아이가 한 번 잡은 후 쉼없이 읽은 걸 보면 고전이라고 해서 어렵지 않고 다가가기 쉬운 책임이 틀림없다.

📒 아전들이 백성들을 괴롭힐 수 있었던 것은 고을을 다스려야 할 수량과 그 수련을 다스려야 할 암행어사 그리고 수령과 암행어사를 다스려야 할 나라가 제대로 서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윗물이 맑지 않으니, 아랫물도 맑지 않은 것이지요. p42

지금 나라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국민들을 쥐어짜는 나라의 수장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있었다. 정말 이 책을 보내주고 싶다.

📒 홍수에 대비하여 제방을 튼튼하게 쌓아두고, 화재에 대비하여 마을에 못을 만들고 집집마다 물을 준비해 두게 하라 (6조 구재) p57

다행히도 정사또 곁에 바른 말을 해주는 인물들이 있었다. 친구 아들 이수빈은 고을의 사정을 파악해 정사또에게 알려주었다.
큰 일이 일어나기 전에 고을에 문제점이 있으면 미리 대비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어질고 현명한 수령이 우리에게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읽는 내내 이 안타까움음 누구의 몫일까?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두꺼운 책이 두려운 어른들이 읽어도 괜찮다. 들어있어야 할 내용들이 다 들어있고 아이들 책이라고 빠지지 않는다. 교훈은 물론이고 반성하게 만드는 책이다.
아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책.

#신간추천 #동화 #새롭게읽는좋은우리고전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알란책방 #도서협찬 #고전 #초록글연구회 #이희탁 #넝쿨이의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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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아내리기 일보 직전 문학동네청소년 ex 소설 1
달리 외 지음, 송수연 엮음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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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과정상 은 어떤 존재의 기준일까? 이 책을 읽기 전에 그닥 생각해 보지 않은 주제다. 이 책의 기획의도가 엿보이는데 소위 장르문학이라 불리는 SF가 이 책의 장르라고 볼 수 있다. 과학이 주제이나 과학스럽지 않은 청소년소설. 청소년은 물론, 어른도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이야기여서 이후에 나올 다른 장르(호러, 로맨스)의 책도 정말 기대가 된다.

최영희 작가의 #지퍼내려갔어 는 작가 특유의 유머가 그대로 살아나 있다. 오빠에게만 신경을 쓰는 엄마에게 보여주고자 감시단에 들어가는 동채이. 친구를 랜틸리언으로 의심해 그를 쫓는 과정에서 B급 감성이 엿보인다.

🔥 랩틸리언은 마땅히 순혈인류에게 돌아가야 할 부와 명예를 가로채고 있다네. 그러니 우리가 막아야지. 필요하면 죽여서라도. p30

외계인도 혈통을 중시한다는 이 소재 너무 참신하다. 🤣 차갑고 금속성을 띠고 있을 것만 같은 외계인이 혈통을 따진다. 그리고 현실에서도 굉장한 음료로 각광받고 있는 '솔의 눈'이 등장한다.
하리보족 도챈스가 채이에게 집에 사람 친구가 오면 주려고 놔둔 음료는 '몇 년 전'에 이 집에 놔둔 것이다. ㅋㅋ

두번째 작품인 박애진 작가의 #알카이로한 은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나도 혹시 외계인 증조할아버지가 있진 않을까 라는 기대를 살짝 해보며.

🔥 입금자의 이름은 '알'이었다. "알? 알이 뭐지?"

사실 이 문장에 꽂힌 이유는 내 별명이 '알'이어서다. 그래서 '알란'이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데 그냥 반가웠다. ㅋㅋ 북토크에서 박애진 작가님이 퇴고의 고단함을 토로했다. 그 요청을 한 장본인이 함께 있었기 때문에 그 토로가 당사자가 아닌 제3의 입장에서는 재밌었다. (강 건너 불구경이랄까? 😂 그 노고에 멋진 작품이 탄생했고 읽을 수 있어 감사드립니다. )

듀나 작가의 #자코메티 는 여기 실린 작품 중 제일 수위가 높았다. 피가 난무하고 죽임을 당한 아이들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성'에서 가장 벗어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 밖에선 난공불략의 성처럼 보였던 그 애의 정상성이라는 게 그렇게 헐겁고 연약했다니 어처구니없었다. 같이 지내면서 정상이라고 여겼던 그 애의 면모가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어떻게 변하는지 알고 싶었고 가능하다면 그 일부가 되고 싶었다. p130

가끔 글을 쓸 때 필명을 '이영수'로 쓸 때가 있다. 엄마의 이름과 아빠의 이름 사이 내 이름을 넣은 필명인데 이 필명이 줌 참가자에 있어 놀랐다. 알고보니 듀나 작가라고 한다. 채팅으로 참여한 작가의 채팅 창 속 가득한 문장들은 내내 나는 SF의 대가요를 외치는 것 같았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기로 했다.

마지막 작품인 달리 작가의 #기억의기적 은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인데 전혀 식상하지 않았다. 수우가 과거로 떠나 민하를 만나고 오는 장면까지는 흔한 에피라면 민하 역시 수우를 만나러 온 건 반전처럼 느껴졌다. 그랬다. 기술이 발전했는데 상대라고 오지 못하는 법은 없으니까.

🔥 먼저 등을 보이는 수우와 힘없이 따라 들어가는 민하를 4년 뒤의 수우가 말없이 지켜본다. 비어 버린 평상 윌르 어루만지듯 한참 눈에 담는다. 그런느 동안 얼마나 되었는지도 알 수 없는 시간이 고요하게 흘러간다. p175

과거로 갈 수 있는 기술이 발전했는데 의료기술이 그보다 더 늦다면 참 아이러니하다.

각 이야기마다 지명이 나온다. <지퍼 내려갔어>는 고양, <알 카이 로한>은 홍대, <자코메티>는 안양, <기억의 기적>은 어딜까 찾아보니 서울이 잠깐 언급됐다.
그리고 이 책의 또 다른 독특한 점은 페이지가 숨어(?) 있다. 하단이나 상단 끄트머리가 아닌 책 중앙에 사이좋게 붙어 있다. 이 책은 이 사소로운 것 마저 '표준'에서 벗어났다.
후속 장르가 정말 기대된다.

#서평단 #협찬도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SF #청소년ex

랩틸리언은 마땅히 순혈인류에게 돌아가야 할 부와 명예를 가로채고 있다네. 그러니 우리가 막아야지. 필요하면 죽여서라도 - P30

밖에선 난공불략의 성처럼 보였던 그 애의 정상성이라는 게 그렇게 헐겁고 연약했다니 어처구니없었다. 같이 지내면서 정상이라고 여겼던 그 애의 면모가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어떻게 변하는지 알고 싶었고 가능하다면 그 일부가 되고 싶었다. - P130

먼저 등을 보이는 수우와 힘없이 따라 들어가는 민하를 4년 뒤의 수우가 말없이 지켜본다. 비어 버린 평상 윌르 어루만지듯 한참 눈에 담는다. 그런느 동안 얼마나 되었는지도 알 수 없는 시간이 고요하게 흘러간다.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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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달이의 졸업 시험 초승달문고 51
안미란 지음, 송선옥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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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도서
#봉달이의졸업시험 #안미란 #송선옥 #문학동네 #알란책방 #동화집 #신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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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란 이런 것이구나.
아이들이 읽을 재미있는 이야기로만 생각을 했다. 이 책에 실린 3편의 이야기를 읽으면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 역시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들이다. 살짝 철학적이기까지 하다.

표제작인 #봉달이의졸업시험 은 학교에서 키우는 수탉 봉달이를 더 이상 키울 수 없게 되자 몽교장선생님이랑 귀신 아리가 해결책을 찾는 이야기다. 봉달이가 학교에서 살게 된 계기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를 집에서 못 키워 학교로 오게 되었다. 예전에는 학교 앞에서 노란 병아리를 종종 보았는데 요즘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쉽게 죽는 병아리를 장사 대상으로 삼는 것 자체가 동물 보호권에 위배되는 것이니까 어쩌면 잘된 일인데 아이들이 모여 키우는 모습도 보고 싶긴 하다. 🐣🐤

🐔 봉달이는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곧장 달리기 시작했어. 봉달이 앞을 가로막는 건 아무도 없었지. 두 다리를 힘껏 내딛었어. 활주로 위의 비행기처럼 아주 빨랐지. p41

몽교장는 봉달이가 밖으로 나가는 게 걱정되지만 봉달이는 황금빛 날개를 펼치고 높이 날아오른다. 나는 이 모습이 누구나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같아서, 꼭 이루고픈 꿈을 갖고 있는 나같아서 마음이 찡했다. 봉달이가 더 활짝 날았으면 좋겠다.

#토끼가투덜투덜 은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어느 날 갑자기 토끼가 찾아온다. 토끼가 다녀본 곳 중 가장 조용하다면서.
아이는 조용한 밤에 연필을 사각사각 움직여 시를 쓴다. 그 소리도 시끄럽다고 하는 토끼.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더니 딱 그 꼴이다. 아이는 시를 쓰지 못하는 것이 걱정된다. 희한하게 이 책에 나오는 동화들의 주인공이 꼭 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이 안 써져서 꽤 힘든 나, 수학 문제가 잘 안 풀려서 고민하는 행복이, 드디어 태권도 빨간 띠를 따나 했으나 다음 달로 미뤄야 했을 넝쿨이까지. 뭔가 잘 안풀리는 이 시점에 이 동화를 만나서 그럴까?
아이를 응원하게 된다.

🐇 그것은 목련 꽃눈 비늘이 터지는 소리였습니다. 물먹은 꽃망울 벙그는 소리! 그 소리가 그렇게도 크게 들렸던 것입니다. p75

아이와 토끼에게 신비로운 순간이 왔다.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이렇게 꽃망울처럼 터졌으면 좋겠다. 😊

마지막 작품은 #자꾸자꾸까먹어 라는 작품이다. '까먹어'라는 단어에서 힌트가 보인다. 까마귀에 관한 이야기.
갑자기 나타난 이상한 놈 까마귀. 자신이 굉장히 똑똑하다고, '올백'을 맞아봤다고 '올블랙'인 까마귀의 이름은 '올백'이 된다.
이 이야기를 읽었을 때는 동시를 읽는 느낌이었다. 단어를 가지고 말놀이하듯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어서인데 '까마귀'에 '까'를 빼면 '마귀'가 남는다. '까먹은'거랑 '까마귀 먹은'거랑 다르다. 소리를 내어 읽어보니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나는 잘 안 까먹거든. p118

이 문장은 마지막까지 읽으면 이해가 된다. 왜 올백이가 까먹지 않고 친구에게 갚으려고 하는지.
3편의 동화가 모두 특별했다. 실제로 이 책을 초등학교 1,2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어떤 생각을 할 지 정말 궁금하다. 다음 판 인쇄할 때는 작가의 말이 꼭 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

즐겁고 상큼하게 읽은 동화.
#신간도서 #신간 #동화 #단편동화 #추천도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도서협찬 #협찬도서 #IBBY아너리스트


봉달이는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곧장 달리기 시작했어. 봉달이 앞을 가로막는 건 아무도 없었지. 두 다리를 힘껏 내딛었어. 활주로 위의 비행기처럼 아주 빨랐지 - P41

그것은 목련 꽃눈 비늘이 터지는 소리였습니다. 물먹은 꽃망울 벙그는 소리! 그 소리가 그렇게도 크게 들렸던 것입니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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