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 져버린
겨울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무서리 내리고
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녘~을 날아간다
아아아 이제는 한적한
빈들에서 보라~
고향길 눈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고향길 눈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달 가고 해 가면
별은 멀어도
산골짝 깊은골
초가 마을에
봄이 오면 가지마다
꽃잔~치 흥겨우리
아아아 이제는 손모아
눈을~감으라~
고향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고향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요 일주일 운전하며 듣는 노래.

유튜브 영상의 오디오만 따서 mp3로 만들었다.


이 칠월 습한 염천에 난데없는 겨울노래.


이유는 모르겠지만 지난 주에

이 합창곡의 짧은 전주 다섯 마디가 내 마음을 툭 치고 갔다.


이후론 

괜히 울적해지고

술 생각에 목이 마르고

일도 하기가 싫다.


축축한 여름 늦은 오후에

'국화꽃 져버린 겨울 뜨락'을 생각한다.


아이고 슬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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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7-21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교때 교내 합창대회 단골 합창곡이었지요.
이수인 작곡으로 기억하는데 맞나 모르겠네요. 저도 좋아하는 노래랍니다.
한밤에, 혼자 조용히 불러보고 갑니다.

알케 2015-07-22 19:49   좋아요 0 | URL
이수인 선생의 가곡들은 애상이 짙네요.
 

 

미미 여사의 새책 850페이지짜리를 분권 안하고

양장본 단권으로 만들었네.

 

나같은 '두꺼운 양장본 성애자'들에게는 '복된 소식'이겠으나

출판사 입장에서는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듯.

 

미미 여사의 이번 책 < 십자가...>는 나와 보슈 형님의 워너비인

스기무라상이 출연하는 작품이다.

이 시리즈의 전작에 비추어 보면 머 여전히 무해하고 무독한 이야기일 듯.

 

스기무라상, 그가 왜 나와 보슈 형님의 워너비인지는 아래 링크의 이전 글을 참조 

 

http://blog.aladin.co.kr/alkez/6250141

 

부록으로 달려나온 '르 지라시'..소문으로만 듣다가 처음 읽었다.

잘 만들었네. 이 출판사는 블로그도 잘 운영하더니 재치가 있다.

 

아침에  택배로 도착한 책들을 보니 반가워서 몇 자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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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5-07-09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권이었다면 하권 안 샀을 것 같아요. 전 몇 페이지 남겨놓고 읽을 동력을 잃었을 정도로 기대에 못 미친 작품입니다,,,,,,

알케 2015-07-09 01:27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시리즈 앞의 두 권을 봤는데 근본이 심심한 설정의 이야기죠.
저는 스기무라상이 주는 계급적 위화감을 즐거워하며 봅니다.
보슈 형님과 함께 말이죠 ㅎ

 

 

 

 

 

 

 

 

 

 

 

 

 

 


우울한데 술은 먹기 싫은 날. 뭐 대충 늘어지고 부대끼는 그런 날.

나는 서가에서 [수학의 정석]을 꺼내 아무 페이지나 펼쳐
유제 몇 개를 풀어보곤 한다.

더 흥이 나는 날에는 스튜어트 미분적분학 교과서를 펴들고

숫자와 기호들의 한 판 난장을 구경하거나
몇 줄 끼어들곤 한다.

 

나이들어서 수학공부를 좀 했다. 일종의 지적 한량짓이다.

그 긴딘힌 약사는 이렇다.

http://blog.aladin.co.kr/alkez/4771445


나는 고전 수학의 가치 중립성이나 합의된 규범과 정리(定理)를 좋아한다.

엄격히 말하면 인간의 선험적 편견이 배제된

어떤 진공적 영역에 대한 호기심이다.

이종필 박사의 이 책의 원형이 몇년전 한겨레 온라인에
연재됐을 때 열렬한 독자였다.

하지만 먹고 살기 바빠 중도에 연재를 놓쳤었다.


 

그래도 수학 바보들과 newbie들이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의 '유도식'을 이해하고 편미분 방정식을 제 손으로

풀어보기 위해 모인다는 이야기는 근사했다.


이렇게 책으로 묶여 나와 다시 보니 새롭다.

재미있다.
읽을거리에 더 이상의 상찬이 필요할까.

우리가 수학의 언어와 관점으로 세계를 바라볼 때 얻게되는

가장 큰 이점은 숫자 그 너머의 어떤 진리,

텍스트로 분칠되거나 역관계로 왜곡되지 않은
어떤 질서, 리듬, 규칙 등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바보들이 회중으로 모여 아인슈타인을 공구하는
이 이야기에도 그 진리가 녹아있다.

 

E=MC2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
편미분 방정식의 세계로 원정 떠나는
장삼이사들의 무용담....

 

고교 레벨에서 충분히 따라 갈만하다. (정상적으로 수학공부를 했다면 :(

이 책 하나로 상대성 이론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문 하나 쯤은 연 셈이다.

 

편미분방정식의 아름다움, 아니 사물의 질서, 시간의 영원성를 바라보는

어떤 관점 하나를 얻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무엇보다 우리가 배웠던 수학이 우리 삶에서 어떻게

빛나는 잣대와 나침반으로 쓰이는지를 깨닫는 일이 큰 공부일지도.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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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5-07-07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오래간만에 들어오셔서 제대로 지름신이십니다, ㅋ~.
저처럼 산수 계산 못하고 숫자에 두드러기 돋는 사람도 읽어볼만 할까요?@@

알케 2015-07-08 01:17   좋아요 0 | URL
난이도 안높아요. 숫자를 안따라가도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저는 이런 대중 심포지움 같은 걸 기획 다큐로 한번 가볼까 생각 중이예요.
 


내가 그녀의 소설 중에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외딴 방>이다.

나는 동네에서 같이 자란 가난한 집의 누이들이 먼 서울로 새벽기차를 타고 떠나

공장살이 간 이야기를 직접 몸으로 보고 들으며 자랐다.

그래서.<외딴 방>을 읽노라면 동네 내 친구 누나들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았다.

읽으며 몇 번 눈과 목이 아팠다.

아마 <외딴 방>을 서너 번 읽었을 것이다.

나는 특히 작중 화자와 그녀의 큰 오빠 사이에.흐르는 감정선을

좋아했다. 가난한 집의 맏이. 큰 오빠.

신경숙의 표절 이야기가 뜨겁다.

아침에 밥먹는데 아내가 물었다.

˝당신.신작가 좋아하잖아?˝

좋아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아내가 더 듣고 싶었을 어떤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왜?

난 옳다 그르다 부연하지 않았을까.

좀 전에 저녁 먹으며 소주 한 병 마시고

사무실로 걸어오며 다시 나에게 물어봤다.

왜?

나는 짠했다.

필사로 작법을 배워야 했던 그녀가.

이게 내 대답이다.


표절이 맞다.

나도 A와 B를 다시 읽었다.

레토릭도 모티브도 표절이라 해도 변명이 필요없겠더라.

그러나 나까지 종주먹을 들이대며

조리돌림에 끼고 싶지는 않다.

문단 권력이니 출판 갑질이니 작가의 윤리성 뭐 이런 문제는

모르겠다.

나는 그녀가 솔직히 자인하고 독자들에게 사과하기를 바란다.

그건 작가 이전에 공동체 한 구성원으로서 져야 할 책임이다.

그리고 나서 그녀가 다시 글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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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키 2015-06-24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엔 화가 나더니, 오늘 인터뷰 보니까 안쓰럽더군요.
왜 이렇게밖에 못하니.. 하면서요.
선배, 저는 깊은 슬픔 읽고는 신작가 책 더 안 읽었어요.
그 소설이 저를 좀 화나게 했었어요.
그후 읽은 건 이상문학상전집에서 본 부석사가 다인데, 여전히 그랬어요.

알케 2015-06-24 21:45   좋아요 0 | URL
뭐 ..나는 초장에 꽂혀서 몇 년 보고 안 읽은지 한참 됐다.

바보같이 버버거리지 말고 깨끗하게 털지...

양철나무꾼 2015-06-24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런 생각을 해요.
과연 나는 내 자신에게,
내 자신의 과거의, 또는 현재의 글에 감정에 대해서 전혀 표절이 없이 떳떳한가?

그 예로 책 한권, 영화 한편, 텔레비젼 드라마 한 프로를 내가 선택하여 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어떤 힘에 의해서 지배당하고 조정당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어차피 우리는 보이는, 보이지 않는 필사와 표절이 횡행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표절도, 종주먹이나 조리돌림도, 문단권력이나 출판갑질이 아니라,
소설가란 사람의 일을 쓰는 사람이니까,
그녀의 마음을,
변명이 아닌 진심을, 보고 싶은 거죠.


알케 2015-06-24 21:46   좋아요 1 | URL
동감입니다. 버벅대지 말고 깨끗하게 털고 가지 말입니다.

쉼표 많이 쓰는 사람에 대해 편견이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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