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주세요!

  신간 평가단으로서 쓸 마지막 리뷰 두 개가 너무나 늦어지는 바람에 소위 유종의 미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어지고 말았다. 한가한 반백수 생활을 보내리라던 당초의 예상과 달리, 소소한 일거리가 운 좋게도 적잖이 생기는 바람에, 그리고 방학 때 해야 할 일을 지나치게 게을리 한 탓도 있어서 점점 더 바빠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내게 소모적인 글쓰기를 한다고 말하기도 했고, 공짜 책이 뭐라고 그 고생을 사서 하냐며 고개를 흔들었던 친구도 있었지만, 바쁘기 때문에 취미로서의 독서를 거의 하지 못한 요 두어 달을 떠올려 보면 나는 이번 활동을 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의무라는 핑계를 대고 소설들을 읽고, 괴로워 하면서도 읽은 것들에 대해 쓰면서 다시 생각해보는 일은 오히려 어떤 방어선이 아니었나 하고.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을 꼽아보자면, 리뷰에도 썼던 개인적인 이유도 있고 해서 한강의 [소년이 온다]가 아니었나 소설이 던졌던 물음들은 아직 고스란히 마음속에 남아있다. 그리고 필립 로스의 책을 읽게 된 것이 좋았다. 비록 그 뒤로 몇 권을 더 찾아 읽다, 약간 동어반복적이라는 느낌을 받기는 했지만.


  내맘대로 베스트 5라고 하지만 순서를 정하기는 너무 어려울 것 같으니 일단 다섯 권을 꼽기만 하는 걸로. [미국의 목가]와 [소년이 온다]는 물론 들어갈 테고, [모파상 단편선]과 [제르미날]은 역시 고전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리고 하나를 더 고르자면 [비트겐슈타인의 조카]. 선정된 책들은 대체로 내가 골랐던 것들과 달랐고, 그랬기 때문에 바쁜 탓도 있고 해서 어쩐지 사전 페이퍼를 작성하는 것을 소홀히 하게 된 느낌도 있는데, 거의 매달 한국소설이 한 권씩 들어있다는 우연적인 조화에는 거의 매달 놀랐다. 덕분에 평소라면 읽지 않았을 책들을 읽게 된 것도 수확이라면 수확이고, 일일이 다른 사람들의 표를 집계해 본 적은 없지만 신간 평가단 여러분들의 취향에 대해 상상해 보기도 했다.    


  그리고 덧붙이는 말. 누군가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이따금 끄적일 뿐이지만 마음이 내키면 블로그에도 놀러오세요.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모든 분들께,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올해 평온한 시간 보내시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