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 오디세이
오일환 지음 / 을유문화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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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씨의 '미학 오디세이'의 극적인 성공으로, 우리는 각종 '오디세이'들을 목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사회과학 오디세이? 이건 처음보는데?? 호기심 반, 그리고 사회학 분과에서는 나름 주류적 이론이라 하는 '구조기능이론'에 대한 호기심 반에서 구입했다.

책은 우선, 첫번째 장에서 사회과학의 전반에 대해 개괄하며, 그 과정에서 사회과학 연구의 필요성, 사회과학의 기본개념 등등을 언급한다. 사실, 사회학이나 정치학, 경제학에 어느정도 관심을 가지면서도 정작 이걸 왜 하는가에 대한 생각은 해본적이 별로 없었던 나로써는 굉장히 고마웠던 설명이었고, 어슴푸레 알고 있던 개념들 또한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었던 점은 개인적으로 의외의 소득이었다.

그리고, 사회과학에 있어 여러가지 방법론들 중 저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조들(물론, 이것은 단순히 저자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조들이 아니리라.)인 실증주의, 구조기능주의, 구조주의 및 페미니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단순히 그러한 사조를 설명하는 것 뿐만아니라 대표적인 학자들의 사상을 나름의 일관성을 잃지 않고 유기적으로 설명해 낸 것은 어느정도 만족스러웠다.(그런데 그람시도 구조주의자인가?-_-;;;갑작스런 의문ㅋ)

물론, 이 책을 통해 어떠한 깊이를 얻으려는 사람이라면 굉장히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회과학의 초입을 시작하려는 사람이라거나, 닥치는대로 흥미닿는데로 읽기만 했던 사람에게는 충분히 '교통정리'를 해줄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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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어록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8
시오노 나나미 지음, 오정환 옮김 / 한길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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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날 때면, 할 일이 없을때면 24시간 뉴~스 방송, 97.3 KBS1FM을 즐겨듣는다는 흔치않은 친구C군이 어느 날 밥을 먹다가 나한테 한 얘기.

C : 야, 너 혹시 마키아벨리 책 중에 뭐 읽은거 있냐?
나 : 군주론을 꽤 예전에 읽은 적이 있는데, 하도 옛날 일들을 써놓은거라 뭔소린지 잘 모르겠다고 투덜거리면서 읽어본적은 한번 있어.
C : 근데 그 사람은 도데체 뭐하던 사람이야??
나 : 갑자기 그건 왜 묻는데??
C : 토론프로 듣다보면 그 사람 인용을 굉장히 많이 하걸랑. 개나소나 걸핏하면 마키아벨리야.

아마도, 그 '개나소'는 이 책을 보지 않았을까.-_-;;;; 이 책은 일전에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라는 책을 낸 적이 있는 시오노 나나미 아주머니가 엮으신 마키아벨리의 어록 모음이다. 사실 군주론을 읽어본 내 경험상, 마키아벨리는 그 책을 통해 당시 자신의 조국-피렌체-가 처한 국가적 위기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이런저런 정치적 조언들을 엮어 낸 것이라 이해도 잘 안갔고, 뭔소리를 하려는지 맥락을 잡기도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어려움을 다소간 덜어준다. 시오노 나나미 아줌마의 적당한 편집은 참으로 '인용하기 좋은 마키아벨리'를 만들어냈다. 확실히 마키아벨리가 그의 저작에서 보여주는 사시나무 떨리듯(?)날카로운, 그리고 그만큼이나 냉정한 인간에 대한 고찰, 사회에 대한 고찰은 오늘날의 독자에게도 탄성을 자아내게한다.

하지만 주의할 점!! 이 책이 '마키아벨리즘'을 이해하는 첩경일 수 있겠지만, '마키아벨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썩 좋은 책은 아니라는것, 아니 외려 이 책은 '마키아벨리'를 잘못 이해하게 만드는 책일 수도 있겠다는 것이다. 마치 '마키아벨리즘'이 '마키아벨리'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사조(?)인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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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민족주의 비교연구
박호성 / 당대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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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 이 책은 원래 짧은 논문으로 기획된 것이지만 저자의 뜻하지 않은 사고(교통사고)로 인해 어정쩡한 상태(?)에서 출판되게 된 책이다. 책은 우선 민족에 대한 기초 개념과 민족주의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한 후, 남한의 민족주의를 설명한다. 북한이 택하고 있는 공식적인 이념인 사회주의 사상에 따른다면, 사실 민족이란 개념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보았기에 그닥 중요한 민족개념은 없었지만, 민족에 대해 언급했던 맑스주의의 황태자(?혹은 배신자?ㅋ) 카우츠키의 민족이론을 서술한 후 북한의 민족주의 개념을 논하고 있다.

저자는 남북한의 민족주의를 '서리 낀 창'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남북한의 민족주의에라는 '창'에 우리 민족주의의 역사적 특성이라 할 수 있는'문화민족주의'및'저항민족주의'의 내재적 문제, 그리고 이에 대한 정권의 정파적 활용으로 '서리'가 끼고 말았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를 해결할 대안으로 '한반도 민족주의론'을 제창한다.

이 책의 첫번째 문제는 우선적으로 한반도 민족주의론을 주장하기까지의 '비약'에 있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 출판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고, 때문에 책 흐름상에 어느정도 하자가 있을 것임을 저자가 서문에서 내비치고 있긴 하지만, 남한 민족주의와 북한 민족주의를 비판적으로 고찰한 후 한반도 민족주의를 주장하는 과정사이에 아무런 언급이 없다. 사정이 어찌되었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저자의 마지막 주장이란 측면에서 볼 때 다소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두번째 문제로는 민족주의를 인류가 결코 떨쳐낼 수 없는 '창'으로 표현한 대목이다. 물론 우리의 민족주의는 잘만 활용한다면(물론 그간의 민족주의는 저자의 말대로 안에서의 자유에 있어서 상당히 야박했다는 결정적인 폐해가 있었다)적어도 가장 대립적인 두 주체-남한과 북한-만큼은 평화로 이끌어 통합하는 기재가 될 수 있다고 볼수도 있다. 하지만 민족주의를 통일 이후에까지 필요한, 아니 인류가 떨쳐낼 수 없는 필연적인 요소로서의 세상을 보는'창'으로 표현한 것에는 적어도 본서에 나와 있는것보다는 더 상세하고 성실한 설명이 필요했다. 민족국가의 통일 이후 언제나 팽창적이고, 혹은 이질적인 것에 대한 불관용적 측면이 강고해져온 민족주의의 지난 역사를 되돌아 보더라도 말이다.

저자의 주장까지 가는 논리에 있어서 비약(이라고 하기보다는 '누락'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만)이 있다는 점을 뺀다면, 아울러 제목 그대로 '남북한 민족주의 비교연구'에만 주목한다면 한번쯤 읽어보고 생각할 책이라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쓰다 만 책'이라는 다소간의 아쉬움은 지우기 힘든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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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는가
프랭클린 포어 지음, 안명희 옮김 / 말글빛냄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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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신자유주의나 제국주의같은 단어가 연상되고 그러한 정치경제학적 현상과 축구의 관계를 이야기할 듯 싶지만, 내용은 전혀 그러한 것과는 관계가 없다. 축구를 너무도 좋아하는 미국!!!의 기자가 수년간 축구관련 취재를 해오면서 느꼈던 각국의 축구문화에 대한 르뽀형식(?)의 책인데, 마치 테마여행을 하는듯 재미있고 흥미롭다.

스포츠가 사회에서 완전히 떨어져 존재할 수 없듯, 각국의 축구문화에는 자신들의 정치, 사회, 경제적 균열구조나 모순들을 담고있다. 이러한 균열구조가 축구로 수렴되어서 사회 안정화(말은 안정화지만, 그러한 균열구조를 드러내 해결하는 것을 초입부터 막아버리는 '억압'일 수도 있다.)에 기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고, 축구가 그 균열구조를 증폭시키는데 기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으며, 균열구조를 그대로 '표현'해 내는 경우도 있다. 이도저도 안될 정도로 축구의 인기가 미미한 미국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미국에서 축구는 다른 국가에서와는 달리 '자식교육에 어느정도 신경써 줄 수 있는 여력을 가진' 좀 있는 집안 아이들의 스포츠라는 이야기가 꽤나 흥미로웠다.

제목에서 보여지듯, '세계화'같은 이야기가 안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게 그렇게 진지한 의미로 쓰여진다기 보다는 그냥 '세계가 네트워크로 하나가 된다'정도의 단순한 의미로 쓰이는게 대부분이고, 기자가 바라본 각 국가의 축구문화는 매혹적이랄만큼 흥미롭다. 한마디로 '별생각없이 볼 수 있는 책'이다. 물론, 다소 진지한 무엇인가를 원한 독자라면 실망할수도 있겠다는 이야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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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광하는 스포츠 은폐된 이데올로기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77
정준영 지음 / 책세상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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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선배가 미국에서 겪었다는 이야기. 유학생 신입생 환영회에서 저자의 선배가 자기소개를 하면서 '스포츠 사회학'을 전공하겠다고 하자 좌중에 앉아있던 사람들의 입가에 이상야릇한 미소가 흘렀다. 그리고 다음 사람이 일어나 이야기 했다한다. 자신은 '진짜'사회학을 공부하기 위해 왔노라고.

우리나라의 스포츠 자체가 독재 정권의 우민화 정책의 일환으로 도입되었다는 시원적 측면에서의 원인도 있겠지마는, 세계적으로도 스포츠가 사회학 연구의 대상이 된 역사는 그리 길지 않아보인다. 심지어 프로스포츠의 천국이라는 미국에서마저도 스포츠를 사회학의 연구대상으로 삼아 온 기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하니. 하지만, 우리는 어떤 식으로건 스포츠를 즐기고 있으며 스포츠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렇다고 스포츠가 사회과학적 분석이 필요없을 정도로 순수한 것인가하면 이 또한 아니다. 우리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목숨걸고(진짜로!)조깅을 하고, 억대 연봉의 스포츠 선수 이야기에는 경제효과 얼마라는 식의 담론이 항상 따라온다는 것만 봐도 그러한 사실을 쉽게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차, 지난 2002 대선의 소위 '정풍'도 빼 놓을 수 없겠군-_-;;;

저자는 이처럼 '순수하지 않은'스포츠의 의미를 사회학적으로 분석한다. 스포츠는 모든 사회 요소들과 연관이 있으며, 이러한 연관 속에서 스포츠는 자연스레 사회의 지배적 가치들을 훈육시키는 도구로 쓰여지기도 한다. 본서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저자의 '중산층과 마라톤'분석인데 저자는 중산층이 왜 마라톤을 하기 시작하였는가를 주로 부르디외의 이론을 이용하면서도 부르디외의 이론을 기계적으로 답습하여 적용하는 것이 아닌, 한단계 창조적으로 발전시켜 적용하고 있다. 이를테면, 부르디외라면 어떤 계급이 어떠한 스포츠를 즐긴다는 측면에만 주목하지만, 저자는 스포츠 분석에 있어 그 계급이 선택한 스포츠가 왜 하필 그것인가까지 주목하여 분석하고 있다.

일반적인 사회학 연구문헌을 읽을 경우 수없이 볼 수있는 관련자료나 참고문헌보다는 저자의 경험담이 종종 주된 근거로 등장한다는 점을 볼 때, 아직 우리나라에서건 해외에서건 스포츠에 대한 연구가 미진한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스포츠는 그 자체로서 충분히 수없이 많은 의미들을 담고 있기에 오늘날 빠뜨릴 수 없는 연구대상의 하나이다. 갖가지 의미로 충만한 스포츠, 그 스포츠를 '제대로' 보기 원하는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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