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앤서
문경민 지음 / 김영사 / 2024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요새 문경민 작가님의 소설을 꽤 많이 읽었어요.
'이번 신간은 또 어떤 내용일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이 소설을 읽어보게 되었답니다.
요즘 세계가 여러 가지 이유로 뒤숭숭하잖아요.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지구 온난화로 이번 여름은 너무 더웠고 곳곳에서 기상 이변이 나타났지요.
지금까지 있지 않았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엄청 위세를 떨쳤기도 했고요..
그래서 내가 나중에 노인이 되면, 우리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된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라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그 세상이 막 과학 기술이 고도로 발달해서 '지금보다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 같다'라는 생각보다는 뭔가 '암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더라구요.

앤서의 시간적 배경은 대전쟁이 일어나 모든 것이 황폐화되어 버린 2086년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제 생체 병기 아르굴을 피해 방벽 안에 고립되어 살아갑니다.
주인공인 유이는 동아시아 연합 셸터 '앤서'에서 살고 있어요.
저는 이 이야기에서 '아르굴'의 존재가 참 무섭더라구요.
아르굴은 인간이 만들어 냈지만 나중에는 인간보다 더 거대해져서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지요.
자승자박이라고나 할까요?
결국 그들은 막기 위해 거대한 방벽을 쌓고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끔찍하더라구요.
지금은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을 마음껏 갈 수 있는데 방벽 안에서만 생활해야 한다고 하면 너무 답답할 것 같아요.
점차 식량도 부족해지고,자원도 부족해져가는 세상 속에서 결국 우리는 살기 위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가 되어 버리죠.
앤서는 아무나 들어가서 살 수가 없어요.
'기여도'라는 포인트를 잘 쌓아야 들어갈 수 있답니다. 앤서 밖의 사람들의 삶은 더 어렵죠.
지금도 우리가 원한다고 원하는 곳에서 살 수는 없지만 뭔가 안전이 보장되는 곳에서 살기 위해 '기여도'를 쌓아야 한다면 삶이 너무 치열하고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여도를 쌓아서 '앤서'에 들어가면 행복할까?
그 방벽안의 세상이 우리를 영원히 지켜줄 수 있을까?

처음에는 서로 연합하여 이 위기를 이겨내려고 하겠지만 점점 세상에서 살기 어려워지다면 결국에는 서로가 서로를 향해 살아남기 위해 총부리를 겨눌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결국 무엇보다 나, 우리 자신이 살아야 하니까요.
살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배신하고, 속이고, 죽이는 세상..
앤서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들을 보며 인간의 본성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설마 이런 일이 나중에 일어나겠어?' 라고 생각할 테지만 이와 비슷한 일들이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도 없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극한의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삶의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요?
또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이 책을 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많은 물음표를 던져 보았습니다.
SF소설이지만 현실적인 느낌도 물씬 들었고, 무거운 주제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지만 예상외로 술술 잘 읽히기도 했던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