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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헌혈 ㅣ 이야기강 시리즈 12
정광민 지음, 도휘경 그림 / 북극곰 / 2024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헌혈을 해 본 적이 있는가?
젊었을 때 친구들과 헌혈의 집을 찾은 적이 있다.
다른 친구들은 다 헌혈에 성공했지만 나는 다른 사람에게 헌혈을 할 만큼 내 피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하여 헌혈을 하지 못했다.
헌혈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컸다.
예전에도 그렇고 요즘도 헌혈을 하면 영화예매권이나 문화상품권을 준다고 들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헌혈을 하는 사람도 많지만 헌혈을 하고 나서의 댓가를 바라고 헌혈을 하는 사람도 참 많다고 들었다.
이 책은 주인공은 문화상품권을 받고자 헌혈의 집에 헌혈을 하러 갔지만 어리다는 이유로 헌혈을 거절당한다.

그걸 지켜보던 어떤 아저씨가 다른 곳으로 안내를 하고 그곳에서 '감정 헌혈'을 하게 된다.
감정을 헌혈한다는 것은 어떤 걸까?
내가 가진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주는 걸까? 감정 헌혈은 어떤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걸까?
'감정을 헌혈한다'는 작가의 발상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나라면 감정 헌혈에 참여한다면 어떤 감정을 헌혈하게 될까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예를 들어 '분노'라는 감정을 헌혈한다면 헌혈하는 동안 가장 화났던 일이나 화나게 했던 사람을 생각하면 된다. 그때 생기는 분노의 감정을 피로 뽑아내는 것이다.
얼마 동안은 그 감정을 느낄 수 없고 24시간이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오니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말에 주인공은 감정 헌혈에 참여하게 된다.
긍정적 감정을 헌혈하라고 하면 망설여질텐데 부정적 감정을 포함해 아무 감정이나 가능하고 그 감정이 아예 없어지는 것도 아니니 헌혈을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또 일반적인 헌혈과 마찬가지로 감정 헌혈을 하게 되면 문화상품권을 얻게 되니 어찌보면 일석이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분노, 슬픔, 긴장 등 소위 우리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부정적인 감정들은 없어도 괜찮은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세상에 부정적인 상황이 아예 없다면 부정적인 감정이 존재할 이유가 없지만 이 세상은 기쁘고 행복한 일들도 많지만 슬프고 어렵고 힘들고 화가 나는 상황도 많다. 그럴 때 그런 상황들에게 대해 표출할 수 있는 감정이 없다면?
슬퍼서 울고 싶은 상황인데도 그 감정을 억누르고, 화가 나지만 그 화를 표출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울고 싶을 때는 울어야 한다. 화가 날 때는 화를 올바른 방법으로 표출할 줄도 알아야 한다.

부정적 감정이 나쁜 것은 아니다. 부정적 감정을 어떻게 잘 다스리는 가가 중요한 관건인 것 같다.
모든 감정들은 그 자체로 존재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눈 앞에 이익이 눈이 멀어 우리가 꼭 가지고 있어야 할 소중한 감정들을 팔아버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부정적인 상황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하고 이겨낸다면 오히려 그런 것들이 우리를 성장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