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살아갑니다.
엄마로서의 역할, 자녀로서의 역할, 직장에서 자기가 맡은 직무에 대한 역할...
물건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각 물건은 각기 역할과 기능이 있지요.
만약 이런 물건들이 자기의 역할과 기능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이 책은 그런 상상에서 이야기가 시작된 것 같아요.

매번 머리만 말리는 헤어 드라이어는 자신의 역할이 참 보잘것 없다고 생각하지요.
겨우 머리카락이라니.... 뭔가 대단한 걸 말리고 싶나 봅니다.
그래서 찾아 떠나는 헤어 드라이어의 여행...
자신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친구들을 여행을 통해 만납니다. 예를 들어 선풍기나 풍력 발전기 등이지요.
나름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기도 하고 그 역할을 대신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헤어 드라이어!
'나 이런 존재야'하며 자신을 과시하고 싶기도 할 것 같아요.

그 역할을 잘 해내면야 참 좋겠지만 좌절과 실패를 겪으며 큰 꿈을 안고 시작한 헤어 드라이어의 여행기는 오히려 그의 자존감이 더 낮아지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이 여행이 그에게 꼭 안 좋은 것만을 가져다 준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시행착오를 통해 헤어 드라이어는 자신의 역할과 기능이 하찮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자신감과 용기도 생기게 됩니다.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며 자신의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이며 많은 이들에게 소소한 만족과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지요.
누구의 역할의 크고 대단하고 그런건 없는 것 같아요.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게 그 역할과 기능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 모두는 대단한 존재가 아닐까요?
우리 아이들 역시 이 땅에 태어나 우리에게 와 준 것만으로도 얼마나 대단한 역할을 하고 있고 우리에게 큰 기쁨을 주고 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직업이 하찮다고 여기고 보잘것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들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편안하게 생활하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 아이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며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고 그 역할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 존재로 자라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