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놀이 -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
공지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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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철학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 다시 온 것 같다.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다. 삶이 무엇 때문에 지속된다고 생각하는지, 인간의 노동이 무엇인지, 인간은 무엇으로 고난을 이겨내는지 그런 철학 말이다. 나는 생각해보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생애를 통틀어 어떤 때 가장 행복했을까? 그리고 어떤 때 인간은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할까? 이 연설문을 보면 그는 자동차가 한 대 생산될 시간에 세 대가 생산되면 행복하다고 믿나보다. 그런데 그 자동차는 누가 탈까? 한 명씩 죽어가는데.

모든 사람을 가난하게 만들면 일시적으로 자본가들이 부를 차지할지 모르지만 그 후에 그들의 산업도 쇠락한다. 수요가 줄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부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건 가난한 이들의 고혈을 짜는 방식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자기들에게 이용당해주는 99%가 있기에 이 영화도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배고픈 자들은 결코 단결하는 법이 없으니까. 의자를 반만 가져다 놓고 빙글빙글 돌다가 앉으라고 하면 옆 사람들을 확 밀치고 자기만 살려고 할 테니까. 그게 인간이라고 그들은 확신하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그랬고, 그럴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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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책이다 - 시간과 연민, 사랑에 대하여 이동진과 함께 읽는 책들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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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집착과 사랑을 구분할 수 없었다. 열정과 사랑의 차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무관심했다. 그는 사랑이라는 것이 상당한 노력과 의지를 필요로 하는 고도의 기술임을 끝끝내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

(중략)
사랑에 필요한 기술을 익혀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의 이면>에서는 사랑보다 더 중요하고 가치있는 것은 없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하지만, 저는 거기에 덧붙여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사랑이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관계이기 때문이라고요. 사랑은 내 안에 있거나 상대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너 사이의 좁혀지기도 하고 넓혀지기도 하는 공간에 불안정하게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56쪽

그러고 보면 역도는 무척이나 상징적인 스포츠인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역도는 있는 힘을 다해 밀어 올린 후 일정 시간 동안 반드시 버텨내야 하는 경기니까요. 육중한 바벨 아래서 두팔을 치켜든 채 간신히 견뎌내는 선수의 처지는 삶을 짓눌러오는 무게를 온 몸으로 지탱해야 하는 경험들을 저절로 떠올리게 합니다. 함께 들어줄 누군가는 있을 수 없는 대신 팔짱을 끼고 지켜보는 구경꾼들은 눈앞에 즐비한 상황에서, 한계에 도달해 얼굴이 온통 일그러지더라도 바벨을 내려놓을 수는 없는 생의 어떤 순간들 말입니다. 역도에서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 중 가장 강해보이는 역사力士의 강인함이 아니라, 그렇게 강한 인간조차도 한계 앞에서 안간힘을 쓰며 부들부들 떨 수 밖에 없는 나약함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우리 모두는 시간 앞에서 패배합니다. 설혹 그 순간에 안간힘을 쓰며 버텨냈다고 해도 그런 상황은 다시금 찾아오기 마련이고, 그때는 좀 더 무거운 바벨을 거듭 들어올려야만 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언젠가는 바벨을 내려놓거나 떨어뜨린 후 경기장 바깥으로 퇴장해야 할 때가 찾아오겠지요. -69쪽

초야의 저녁들은 헐거웠다. 내 적막은 아주 못 견딜 만하지는 않았다. 그 해 겨울은 추웠고 눈이 많이 내렸다. 마을의 길들은 끊어졌고 인기척이 없었다. 얼어붙은 세상의 빙판 위로 똥차들이 마구 달렸다. 나는 무서워서 겨우내 대문 밖을 나가지 못했다. 나는 인간에 대한 모든 연민을 버리기로 했다. 그 해 겨울에 나는 자주 아팠다.
눈이 녹은 뒤 충남 아산 현충사, 이순신 장군의 사당에 여러 번 갔었다. 거기에, 장군의 큰 칼이 걸려 있었다. 차가운 칼이었다. 혼자서 하루 종일 장군의 칼을 들여다보다가 저물어서 돌아왔다.
사랑은 불가능에 대한 사랑일 뿐이라고, 그 칼은 나에게 말해 주었다. 영웅이 아닌 나는 쓸쓸해서 속으로 울었다. 이 가난한 글은 그 칼의 전언에 대한 나의 응답이다.
사랑이여 아득한 적이여, 너의 모든 생명의 함대는 바람 불고 물결 높은 날 내 마지막 바다 노량으로 오라. 오라, 내 거기서 한줄기 일자진一字陣으로 적을 맞으리.
- 김훈, <칼의 노래> 서문 -2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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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왕의 고뇌
에밀 아자르 지음, 김남주 옮김 / 마음산책 / 2012년 6월
품절


자기 자신에게 정착하지 못하는 종류의 인간으로 주변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그렇게 통이 나를 설명한 모양이었다. 사실 그렇다. 또한 나는 다른 종에게, 특히 멸종 위기의 종들에 관심이 많았다. 내가 솔로몬 씨에게 우정을 느끼는 것도 그래서였다. -63쪽

이 사람 저 사람 가리지 않고 전 방위로 봉사를 계속한다면, 나는 결국 솔로몬씨 같은 기성복의 제왕이 될 것이다. 봉사는 바로 연민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연민이 부족할 때는 뭔가 다른 것을 찾아내야 한다. 바보처럼 속절없이 죽어가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그 무언가를 말이다. -126쪽

무엇이든 일을 하면서 보낸 세월은 그냥 허송한 시간과는 달랐다. -153쪽

"당신은 나를 너무나도 행복하게 해줬어...... 자노, 나 역시 당신을 조금은 행복하게 만들어준 거야?"
"그럼요, 물론이죠. 당신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줬어요. 당신이 그걸 깨닫기만 하면 되는데......"
나는 그녀를 침대 위에 내려놓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그 이상으로 사랑할 필요는 없다고. -173쪽

"네가 그러는 건 멀어지기 위해서야. 거리를 두기 위해서라고."
"무슨 뜻이야?"
"감동을 주거나 두렵게 하는 것으로부터 거리를 두기 위해, 멀어지기 위해, 감정으로부터 너 자신을 떼어놓기 위해 그러는 거라고. 그건 일종의 자기방어라고 할 수 있어. 네가 고뇌에 시달린다고 하자. 너는 네 고뇌를 사전 속에 있는 건조한 상태로 환원함으로써 그것으로부터 멀어지려 하는 거야. 감정을 차갑게 식히는 거지. 눈물이 난다고 해보자. 너는 그 눈물로부터 멀어지고 싶어서 사전에서 눈물이라는 단어를 찾는 거라고."-181쪽

사랑amour 어떤 가치에 대한 사심 없고 깊은 집착 -194쪽

나는 언제나 철저하게 나쁜 놈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누군가 스스로 자신을 나쁜 놈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바로 그가 나쁜 놈이 아니라는 증거다. 진짜 나쁜 놈들에겐 그런 느낌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나쁜 놈이라고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진짜로 나쁜 놈이 되는 것뿐. -224쪽

그가 그렇게 하고 싶어하는 건 극기 때문입니다. 아시겠지만 극기란 고통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생깁니다. 그래서 더 이상 믿고 싶지 않고, 더 이상 사랑하고 싶지 않고, 더 이상 집착하고 싶지 않은 겁니다. 그는 당신을 잃어버릴까봐 두려운 거예요. 그 나이가 되어서 집착하는 게 두려운 거죠. 극기하는 이들은 자신들의 능력 이상의 삶을 살기 위해 애쓴다고요. -268쪽

누군가를 사랑했다면, 늘 뭔가가 남아 있게 마련이니까요. -275쪽

"알린."
"응?"
"우리 모두 뭘 두려워하는 걸까?"
"지속되지 못하는 거."
-297쪽

포틀래치Potlatch 신성한 성격의 파괴나 증여. -3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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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적 금융 사회 - 누가 우리를 빚지게 하는가
제윤경.이헌욱 지음 / 부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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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제윤경은 2011년, 경향신문의 칼럼을 통해 알게 되었다. 한동안 그가 쓴 칼럼을 스크랩하기도 했었는데, 책을 통해 만나게 되어 더욱 반갑다.  이 책은 한국의 가계 부채 문제의 원인을 비교적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세계의 여러 경제학자들의 저서를 인용하며 조목조목 근거를 들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저자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을 도입하여 채무자의 상환능력에 대한 조사의무를 부과하고, 과도한 중도 상환 수수료 부과를 금지하여 채권자 금융기관의 행위를 규제하고, 신용카드 개혁법을 도입하여 이자율 인상제한, 리볼빙 수수료 상한 설정, 가맹점 수수료 조정 등 소비자를 보호하는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1%를 위한 99%의 희생에 반대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월가 시위와 달리 한국에서의 여의도 시위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띠고 진행되었다. 일반인들의 큰 관심을 이끌어 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금융자본의 탐욕에 대한 규탄이 아닌 금융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 개선 요구가 주된 목적이었다. 그 결과 은행 ATM 수수료,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등의 소폭 인하 등의 성과를 거두는 데 그쳤다.   

 

우리나라 대형은행의 대마불사(도덕적 해이) 문제를 지적한 점도 적절했다고 본다. 이런 은행들을 미국에서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회사(Systematically Important Finacial Institute)라고 한다. 기업이 잘 나갈 때 주주는 이익을 보지만, 기업이 잘 안 나갈 때는 출자한도 내에서만 책임을 진다. 이것이 이상적인 주주유한책임 제도인데, 대형은행의 경우 부실채권이 대거 양산되어 국가경제가 파탄날 정도로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공적자금을 투입하여 경영 정상화를 도모하게 된다. 이것이 이른바 대마불사의 문제이고, 이 경우 주주가 책임을 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출 권하는 사회의 대표적인 희생양-신용불량자-은 어떻게 구제될 수 있겠는가, 그 물음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 책의 후반부에 제시되고 있다. 경제적으로 죽음에 이른 자들을 다시 살려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만드는 여러가지 제도들이 있고, 이들을 위한 금융상품도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파산,회생과 워크아웃이고, 이 책에서는 파산,회생과 워크아웃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파산, 회생은 법원의 절차에 의하는 반면, 워크아웃은 신용회복위원회의 절차를 따른다. 파산,회생채무를 소멸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워크아웃채권회수가 주된 목적이다. 당연히 채무를 소멸시키는 쪽의 절차가 더욱 까다롭다. 또 신용회복위원회가 금융기관이 상당부분 지분을 출자하여 만들어진 법인이기 때문에 신용불량자의 금융복지를 위해 좀 더 파격적인 제도를 내놓을 수 없는 입장이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다.

 

다각도로 가계부채 문제를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꼼꼼하게 짚어준 점, 이를 통해,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강력하게 채권자 윤리를 준수하도록 요구할 것을 우리에게 주문하고 있는 것은 이 책이 높이 평가받아야 할 가장 큰 이유이다. 그러나 금융위와 금감원에서 저축은행 부실채권을 캠코가 사들이도록 해 금융기관의 부실화를 조장했다고 서술하는 부분은,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이 있어야 했다고 보여진다. 2011년 한국사회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 `PF와 저축은행 사태`문제도 작정하고 다루었다면 상당히 많은 지면을 할애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금융 이슈를 전체적으로 조망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의미있는 책이다.

 

 

 

<밑줄긋기>

어떤 때 은행은 강한 풍요감에 젖어 제한없이 자금을 빌려주지만 또 어떤 때는 신중함이 극에 달해 차입자들이 바람에 휘둘리도록 내버려 둔다. 경제학자 찰스 킨들버거 <광기,패닉,붕괴>

  

IMF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들은 과다부채에 바탕을 둔 위험경영 대신 현금흐름경영을 선호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대출 기피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은행은 안정적이고 중요한 자금 수요자를 잃게 되었다. 외환위기 이후 가계 대출 증가는 은행의 마케팅 전환과 관계가 있다.

 

우리 사회를 휩쓴 부자열풍은 중산층이 노동시장 구조조정에 맞서 연대와 저항을 선택하는 대신 머니게임과 소비확장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소비확장은 저축률감소로 이어졌고, 과도한 불안으로 인해 보험가입이 늘면서 금융비용이 금융비용을 낳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이 역시 방카슈랑스와 자통법 제정이라는 정책적의지가 만들어낸 금융과소비다.  

 

서민금융기반 강화를 위해 미소금융과 햇살론 같은 무담보 소액대출확장하는 정부의 서민대출정책도 문제이다. 그러나 카드 대출을 변제하면 카드사는 대출한도를 다시 늘려 주고, 다시 카드대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 115쪽

 

언론이 머니게임을 부추긴다. 우리 사회가 약탈적 금융사회가 된 것은 소비를 위한 차입은 `나쁜 빚`, 레버리지 투자를 `좋은 빚`이라고 하여 약탈적 대출관행을 언론이 부추긴 데 있다.

 

적당한 긴장은 사람에게 앞으로 나아갈 힘을 주지만, 지나친 부담은 사람을 주저 앉히고 만다. 사회적 비난이 거세질수록 파산에 처한 사람들의 자립동기는 낮아지기 때문이다. 행동 경제학자 댄 애리얼리는 실험을 통해 `사회적 압박`이 강하면 사람들이 훨씬 더 낮은 성과를 보인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심지어 바퀴벌레 조차 다른 바퀴벌레가 지켜볼 때는 성과가 저조하다는 것을 <경제심리학>에서 소개하고 있다.  -182쪽

 

약자에 대한 배려와 보호는 경제 생태계에 선순환을 가져 온다. 파산으로 돈 떼이기 싫어서라도 돈 빌려줄 때 신중해지고,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상황에서 채권자 윤리도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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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는 힘
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 / 사계절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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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의 메모에도 이런 말이 나옵니다. "자아의식(self consciousness)은 결국 신경쇠약을 낳는다. 신경쇠약은 20세기의 모두가 공유하는 병이 될 것이다."-38쪽

시대는 이미 어중간함을 인정하지 않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따라서 어중간한 심각함이나 어중간한 낙관론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어중간하게 고민하는 것을 그만두지 않으면 자아를 세우는 것이나 타자를 수용하는 일도 할 수 없게 됩니다. -42쪽

많은 사람들이 영적인 것에 매료되는 것은-그것에 몸을 의지하는 정도는 별개지만- 오늘날 사람들의 '마음'이 상당히 꼼짝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옛말에 "믿는 자는 구원을 받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무엇을 믿을 것인가, 무엇을 믿으면 좋은가'라는 물음은 영원한 물음입니다. 그리고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지닌 마음의 문제의 대부분은 '그 무엇도 믿을 수 없다'는 것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요?-97쪽

그리고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지만 믿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하는 것도 개인의 자유입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믿는다'는 것은 '그 어떤 것을 믿는다'가 아니라 '자기를 믿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03 쪽

나 또한 나를 믿을 수밖에 없는 '일인 종교'처럼 내 지성을 믿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스스로 이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것을 얻을 때까지 계속해서 고민을 하거나 그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할 때 그것을 믿습니다. 그것을 가리켜 '불가지론'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러나 도중에 그만두면 그것이야말로 아무것도 믿을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믿는 사람은 구원을 받는다'는 말은 궁극적으로 그런 의미가 아닐 것입니다. 무엇인가 초월적 존재에 의지하는 타력본원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06쪽

사람이 '일을 한다'는 행위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줍니다. 그것은 '사회 속에서 자기 존재를 인정받는다'는 것입니다. -117쪽

그래서 나는 '사람은 왜 일을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타자로부터의 배려' 그리고 '타자에 대한 배려'라고 말하겠습니다. 그것이 없다면 일하는 의미가 있을 수 없습니다. 그 일이 그 사람에게 보람이 있는지 없는지, 그의 꿈을 실현시켜 줄지 그렇지 않을지는 다음 단계의 이야기입니다. -118쪽

사랑은 어떤 개인과 어떤 개인 사이에 전개되는 '끊임없는 행위의 결과'이기 때문에 한쪽이 행동을 취하고 상대가 거기에 응하려고 할 때 그 순간마다 사랑이 성립되는 것이며, 그런 의지가 있는 한 사랑은 계속될 것입니다. -136쪽

단순히 "죽어서는 안된다"고 말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그러나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 의미를 확신할 수 있을 때 '삶'과 '죽음'이 모두 비슷한 무게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152쪽

내가 나로서 살아가는 의미를 확신할 수 있게 되면 마음이 열립니다. 프랭클이 말한 것과 비슷하지만 자기의 의미를 확신한 사람은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고민하는 것은 좋은 것이고, 확신할 때까지 계속 고민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고민하십시오. 나는 거기에서 자기 나름대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1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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