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지 마, 청춘! -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인생 항해술
김진각.박광희 지음 / 한국in(한국인)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순수하지 않다. 그렇다. 나는 작은 위로가 필요했고 또 어떻게 어떻게 살라고 가르쳐 줄 책을 원했다. 이것이 정답이라고 얘기하는 것들은 가짜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난 이것을 안다'라고 확신에 차 말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그것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가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살짝 아쉬운 점은 있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에 대해서 말해볼까. 이 책의 공저자 김난도 교수는 젊은이들에게 좋아하는 걸 하지 말고 잘하는 걸 하라고 말한다. 탁석산 교수도 같은 말을 한다. 좋아한다는 건 취향의 문제고 취향은 변하기 마련이므로. 지속적으로 나에게 밥을 주어야 하는 일은 취향과는 별개의 것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보면 좋아하는 것을 해야한다는 정민 교수의 말은 조금 무책임해 보인다. 그러니까 잘하는 것을 찾아야 하는데, 그걸 찾는게 쉽지 않고 또 찾았다해도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것이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는 것이다.

 

기다리는 일에 대해 말해볼까. 쉽게 끝을 보려고 조급증 내지 않는 마음. 무엇이든 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는 그 지점에서 멈추어 서기.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은 수업을 받아들이길 거부하는 아이를 두고서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상관없어 기다리면 돼."  기다리면 된다, 기다리면 돼~! 라고 왜 나는 자신한테 진심으로 그 말을 해줄 수 없는 것일까.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할까. 길을 잃어버렸을 때 사람들이 찾게 되는 것이 인문학인 것같다. 스티브 잡스가 죽었을 때 또 한번 인문학 열풍이 불었다. 어느 신문에서는 잡스가 학부 때 들었던 손글씨 수업이 지금의 아이폰을 만들었다며, 혁신적인 사고가 인문학에서 나오는 것처럼 떠들었다.(실은 나도 논술 시험볼때 써먹었었다--;) 혹자는 그건 인문학이 아니라 리버럴 아츠(교양수업)였고, 인문학과 리버럴 아츠는 엄밀하게 다른 의미라고 말했다.

 

확실히, 어떤 계기만 있으면 사람들은 인문학에서 창의성을 찾으려고 한다. 그런데, 적어도 내 경험으로 인문학은 내게 어떤 답을 주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에 대해 의문점이나 비판의식을 갖게 만들고, 그 어떤 하나가 단서가 돼서 내 삶의 이야기를 만들고, 또 그것에서 살아갈 힘을 얻고. 그것 외에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을 갖게 해준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인문학을 위대한 학문으로 만들어놓고, 필요할 때마다 인문학에서 창의성이라는 말을 꺼내어 쓰는 태도는 정병설 교수의 말처럼 왠지 '가짜'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앞에 인문학이 존재해야할 이유는. 여전히 인문학을 붙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것이 어떻게든 살아야 할 이유를 주기 때문은 아닐까. 그런 생각은 가끔 한다.  인문학에 대해 이렇게 얘기를 많이 한 이유는 이 책의 저자들이 인문학(기초학문)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고, 그것이 그동안 생각해왔던 바에 많은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또 정혜신 박사가 얘기한 '기다림'이라는 말과 '인문학'이라는 말이 참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청춘이 읽어도 좋을 책이지만  아이를 둔 부모가 읽어도 좋은 책이겠다 싶다. 죽도록 바쁜 현대인들의 구미에 맞게 길지 않고 간결하면서도 칼럼보다는 깊은 내용을 담았다. 스터디 끝나고 전철타고 오면서 삼분의 일 읽고, 집에와서 나머지를 다 읽었는데 박승 교수가 경제를 택한 이유가 내가 이력서에 쓰는 내용과 비슷해서 조금 웃었다. 여전히 답은 알 수 없으나, 생각보다 인생이 길다는 것은 알겠다. 거칠게 말하자면, 어떻게든 살아야 할 이유를 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인문학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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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2-01-28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보다 알리샤님 이력서의 내용이 더 궁금해요 ^^
잘 지내시죠? 여전히 춥습니다. 몸도 마음도 무탈하시길 ~!

Alicia 2012-01-29 00:09   좋아요 0 | URL

작년보다는 덜 추운것 같은데도 뒤돌아서면 잊어버리고 자꾸 춥다춥다 하게 되네요^^
굿바이님도 추운 겨울에 맛난음식, 좋은음식 드시고 모쪼록 건강 잘 챙기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