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요, 그 뉴스가 어때서요? - 뉴스 똑똑하게 보는 법 왜요?
김청연 지음, 김예지 그림 / 동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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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강추!!!
미래 세대 청소년들이 꼭 읽어봐야 할!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읽고 실천해보면 더 좋을 영양 만점 책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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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시대 - 로마제국부터 미중패권경쟁까지 흥망성쇠의 비밀
백승종 지음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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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백승종 저자는 정치, 사회, 문화, 사상 등 전방위를 아우르는 역사 저술가이다. 그는 독일 튀빙겐대, 보훔대, 막스플랑크 역사연구소, 서강대, 경희대, 한국기술교육대 등 국내외 여러 대학교 및 연구기관에서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고 가르쳐온 인물이다. 뒷장에 언급된 미국의 위기는 나도 현장을 목격했기에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이 갔다. 그리고 객관적이고도 중립적인 시각을 가지고 지필하고자 노력한 저자의 태도도 인상적이었다.

인생에는 역사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것은 훗날 증명되어야 할 문장이라는 사실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역사의 과잉은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법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제일 첫 문장은 니체의 이 말로 시작되고, 이 말은 이 책 모든 것을 담아 내고 있다. 우리가 아는 역사 속 제국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로마, 몽골, 오스만, 영국, 독일, 일본, 미국 그리고 중국이다. 이 나라들의 공통점은 민주주의를 통해 정치적 안정을 꿰했다는 점과 반대로 독재정치로 경제적 부흥을 이끌었다는 점이다. 특히 문화나 과학 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지도자가 나라의 리더가 되었을 때 가장 전성기를 누렷다는 점에서 민주주의가 얼마나 중요한 정신적 가치인지 절실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제국을 끊임없이 넓히고자 하는 욕망은 그들을 제정 위기에 놓이게 했고 결국 멸망에 다다르게 했다.


왜 하필 로마가 제국이 되었을까? 로마는 개방적 사회였다. 여자나 노예는 예외였지만, 시민들은 자유를 누렸고, 사유재산을 인정 받았다. 로마인이 아니더라도 전쟁에서 업적을 세우면 시민권자가 되었다. 이런 개방적이고도 안정적인 정치제도는 경제 부흥도 함께 일으켰다. 또한 로마인은 실용학문을 중시한 사람들로 도로와 수로 개편에 많은 힘을 쏟았다. 하지만 기후 위기와 전염병 그리고 이민족이 침략하면서 로마 사회도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황제들은 반란을 막기 위해 포퓰리즘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고, 기독교 탄압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장기간에 걸친 전쟁으로 국가의 곡간은 날로 줄어만 갔다.


몽골 역시도 넒은 대륙을 차지하면서 제국을 건설했다. 하지만 칭기스칸 이후 후손들이 권력 투쟁을 하면서 제국의 힘이 점차적으로 쇠약해져 갔다. 몽골 제국에서 가장 전성기를 이끈 인물은 쿠빌라이칸이다. 그는 비단길을 이용해 이탈리아 상인 마르코 폴로와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이처럼 타민족에 대한 배척이 아닌 수용 혹은 개방을 했을 때 제국은 부흥의 길을 걸었다.
오스만 제국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종교적 자유를 주었다고 한다. 새로 차지한 땅에 거주하고 있는 민족의 관습이나 제도를 허용하고, 관용을 베풀었으며, 특히 술레이만 1세는 문화, 과학 등 전반적인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인물로 오스만 제국 최고 전성기를 이끈 인물이다. 거진 1000년의 제국을 이끈 이나라도 근대화의 실패, 권력 다툼, 열강의 침략 등 서서히 무너져 내려가기 시작했다. 더불어 흑사병이 돌면서 제국의 쇠략이 가속화되었다. 그 원인으로 처음에는 개방적 태도를 취했던 그들이 이슬람 종교에 심취하게 되면서 점차 배타성을 취하게 되었고, 이 배타성이 제국 몰락에 일조를 하게 된다.


영국은 프랑스 대혁명과 달리 피를 흘리지 않고 시민에게 권력이 이양되어 이를 명예혁명이라 부른다. 이후 이들은 신대륙 발견과 산업혁명을 이끌면서 대영제국이라 이름을 떨쳤다. 영국의 부흥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경제와 정치는 절대 불가분의 관계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영국은 의회민주주의를 성립시켰고, 자유주의를 전통으로 삼았으며, 선거법 개정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권리를 취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2016년 6월 23일 , 영국 유권자 51.89퍼센트가 브렉시트에 찬성하면서 유럽연합을 탈퇴한다. 유럽 연합을 이끄는 프랑스, 독일, 영국의 속내를 이 책을 보면 자세히 알수 있다.


저자가 가장 흥미롭게 바라보는 나라는 독일이었다. 독일은 유럽 국가들 중 늦게 통일 국가를 이루었으며, 산업화와 식민지 사업에도 늦게 뛰어들었다. 특히 철의 제상 비스마르크에 대한 평가가 흑백논리처럼 첨예한데, 확신한건 그가 독일의 통일을 이끈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독일은 통일 이후 1차 세계 대전에 말려들었고, 패전하면서 전쟁 배상금부터 실업난까지 엄청난 위기에 돌입한 상태였다. 그리고 이 불행은 히틀러의 탄생을 만들었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이후 독일은 홀로코스터의 주범자로써 자숙의 자세 반성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중국과 우리나라는 안타깝게도 근대화를 실패한 나라로 역사는 흘러갔다. 일본은 운 좋게도 16세기 부터 네널란드와 교류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 때부터 열강의 불평등한 개항 및 개화를 서서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빨리 근대화를 이뤄야 열강의 대열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실재로 실천에 옮기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근대화에 성공한 나라로 그들 역시도 제국주의에 합류했고, 특히 중국 난징 대학살 사건은 반드시 제대로 사건의 인과를 밝히고 사과를 받아야 할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우리나라에 저지른 위안부, 강제 징용, 징병, 문화 수탈 등 진정한 보상과 사과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 패망 원인도 땅을 넓히기 위해 과도한 전쟁을 시도함으로써 미국의 핵무기에 나라가 망할 경지까지 이르렀지만, 한국전쟁으로 기사회생한 억수로 운 좋은 나라다.


우리는 왜 이런 과거를 알아야 할까? 바로 역사는 큰 틀에서 바라보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지도자가 어떻게 나라를 이끄느냐에 따라 흥하기도 망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이 책은 일깨워준다. 우리나라 세종대왕이 문화와 과학을 사랑해서 조선시대 가장 부흥한 임금들 중 한 명으로 기억되었듯, 한 지도자의 개방적 자세, 학문에 대한 열의, 애민 정신, 대외적 외교 관계 파악 등 리더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책이다.


더불어 오늘날 중국과 미국의 패권 다툼 속에서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의 전쟁 상황 속에서 지리적으로는 해양과 대륙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반도국이자 강대국에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미래를 진정으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로마 역사를 쉽고도 재밌게 큰 흐름을 살펴 볼 수 있다. 다른 나라 역사도 마찬가지다. 중2 학생들이 세계사를 배우는데 이 책을 읽고 세계사 책을 본다면 맥락 이해해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역사의 전반적인 흐름, 그리고 패턴 그래서 예측 가능한 미래의 모습이 궁금한 독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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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선샤인 어웨이
M. O. 월시 지음, 송섬별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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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성장 소설이자 자전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소설 한 편을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누가 범인일까?라는 궁금증에서 스릴러를 읽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소설의 막바지에 이르자 아... 하는 감탄사가 뱉어지더군요. 그러면서 소설의 줄거리가 새롭게 다가왔고, 또 다른 측면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읽었던 소설들 중에선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종종 언급되더군요. 노예 12년이라는 책을 읽었을 때도 말이죠. 아무튼 이 소설의 공간적 배경은 루이지애나 배턴루지입니다. 뉴올리언스 주와 인접한 지역이라고 하는군요.


한 소년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한 소녀가 등장하지요. 조용한 시골 마을이었던 배턴루지 이곳에서 인기 많은 소녀가 강간을 당합니다. 그리고 소년은 그 자신을 포함해 강간 범인을 잡기 위한 여정을 이어갑니다. 소년은 소녀를 짝사랑했습니다. 하지만 왠지 소녀 앞에서는 부끄러움이 많았지요. 육상을 사랑했던 소녀 그리고 마치 그녀를 따르듯 축구를 사랑했던 소년 소녀는 마치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학교생활을 해나가지만 소년의 실수로 그녀의 사건이 학교 전체에 소문이 납니다. 이 일 이후 소녀는 점점 변해갑니다. 어릴 적 동무였던 두 사람은 그 이후 단 한마디도 대화하지 않다가 어떤 사건이 계기가 되어 전화로 대화를 나누게 되지요. 


과연 소년은 소녀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걸까? 소년은 소녀의 일을 진심으로 가슴 아파합니다. 하지만 머릿속에선 소녀와 사랑을 나누는 상상을 끊임없이 하지요. 저는 이런 마음이 인간의 양가적인 그리고 성장 시기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아버지를 미워하면서도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소년의 모습 역시도 성장기에 경험하게 되는 흔들리는 자아상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성인이 된 소년이 자신의 아들에게 들려주려고 쓴 이야기!!! 마치 "아들아 너는 아버지의 이런 경험을 타산지석 삼아 좀 더 나은 그리고 좀 더 멋진 남자가 되어라!!!"라고 염원하는 그런 기록 같았습니다. 아무튼 꿈을 향해 매일 열심히 육상 연습을 했던 소녀와 그런 소녀의 인생을 짓밟아 버린 범인... 여기서 더 비극인 것은 주변인들의 낙인 효과였습니다. 소녀의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피해자 임에도 소녀는 온갖 비난과 소문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소녀의 가정도 사회도 그 어디에서도 안식처가 되어주지 못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소년은 소녀를 강간한 범인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용의자 중 한 명으로 지명하지요. 특히 소년은 어머니의 시선에서 스스로를 벌주듯 책망합니다. 소녀의 고통에 자신의 잘못이 분명 있다고 본 것이지요. 소녀가 일을 당하던 그 시간에 소년이 좀 더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소녀가 변화는 모습을 보면서 방관하거나 그녀와의 결혼 그래서 얻게되는 육체적 결합!!! 이것이 진실한 사랑이야라고 판단하지 않았더라면... 소년과 소녀의 사랑은 좀 다르게 진행되었을까요?


그리고 미국에 실제로 있었던 제프리 다머라는 연쇄살인마의 이야기도 언급됩니다. 제프리 다머는 성소수자였는데 하필 흑인 남성들을 상대로 연쇄살인을 저지릅니다. 한 소년이 어렵게 그의 아파트에서 탈출하지만 경찰의 부주의로 살인마에게 돌아가게되고 결국 죽게되죠. 마치 소녀의 강간범을 찾지 못한 그리고 최선을 다해 수사하지 않았던 배턴루지의 경찰들처럼 말이죠. 한 개인의 성장기를 통해 그 과정에서 경험했던 수많은 사건들을 통해 개인의 삶과 사회의 이면을 나란히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스릴러로 시작해서 그래서 누가 범인이란 거지?라는 흥미와 재미로 접근했던 소설 마이 선샤인 어웨이는 마지막 부분에서 제게는 반전을 선사한 굉장히 여운이 긴 그런 소설이었습니다.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솔직히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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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다 작가정신 시그림책
박완서 지음, 이성표 그림 / 작가정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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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고 낙엽 지는 걸
되풀이해서 봐온 햇수를 생각하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내년에 뿌릴 꽃씨를 받는 내가
측은해서 시를 읽는다.


박완서 선생님의 책은 『그여자네 집』,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분의 책은 한국전쟁이라는 가슴 아픈 비극, 가난이라는 비극 속에서도 인간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책을 펼치고서야 고운 그림과 '시' 한 편이 있음을 알게 된다. '시' 어릴 땐 시가 왜 좋은지 몰랐다. 아니... 오히려 시 쓴 사람들을 원망하기도 했다. 특히 시를 읽고 문제를 풀때면... 더욱 그랬다. 지금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겨 든 생각은 이토록 아름답고도 다채로운 영역을, 이 진귀한 보석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광물이라 탓하기만 했었으니...

하지만 이 탓하기의 가장 큰 잘못?은 나에게 있지 않을까? 시를 읽기 싫으닌까 이런 저런 핑계를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역설적이게도 내게는 이런 일련의 과정 덕분에 시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된다. 짧은 글귀 속에 담긴 지혜와 깨달음을 음미하게 된다.

심심하고 심심해서 왜 사는지 모를 때... 등 따숩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갈 때... 나이 드는게 쓸쓸해서, 죽음이 두려워서... 시를 읽는다. 맞다. 이 시를 읽으니 더 '시'가 읽고 싶어진다. 아이에게도 일기 쓸 내용이 없으면 시를 한 편 적어보라 한다. 지금은 의미 없는 작업처럼 보일지라도 ... 시간이 지나 아이도 나 처럼 알게 되기를... 그 짧은 글 귀 속 긴 여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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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예쁜 걸 먹어야겠어요 - 박서련 일기
박서련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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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영역의 글쓰기 장르는 일기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독자와 작가의 심리적 거리가 훨씬 좁게 느껴진다. 그녀 덕분에 반지 검색을 하게 되었고, 그녀 덕분에 중국 상해 임시 정부를 버킷리스트에 넣게 되었고, 그녀 덕분에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 중 어떤 이는 이런 삶도 있구나 하는 발견을 하게 된다. 그리고 솔직하면서도 (내가 쓴 일기와는 달리)이불 킥 장면은 보이지 않는다.(그녀 입장에서는 이불 킥이 있었을까?) 그녀의 편안한 글쓰기 내공에(31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않는데... 어른스럽다.)나도 이렇게 쓰고 싶다는 '욕망'이 일어난다.

일기는 2015년 8월 21일을 시작으로 해서 2020년 12월 1일로 끝을 맺는다. 개인적인 사정이 여의치 않는 한 꾸준히 일기를 써 오신 것 같고, 그 내용들 중 일부 공유해도 좋을법한 에피소드를 시간순으로 나열해 놓았다. 

자신의 일상을 객관적으로 나열한 듯하면서도 시나브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해 놓는다. 박서련 작가님의 일기는 꽤 솔직하고 흥미롭다. 그녀의 일기를 읽으면서 영화 [보통의 연애]가 생각났다. 여주인 공효진이 맡은 선영 캐릭터와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자유로운 영혼이랄까? 일기는 쓴 사람에 대해 약간의 정보를 제공해 준다. 상상을 하게 해준다. 관심을 갖게 해준다. 그리고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미친 듯이 열심히 일하고 난 뒤 어떤 이는 시원한 맥주가 땅길 것이고, 어떤 이는 달콤한 잠자리가 그리울 것이고 또 어떤 이는 예쁜 걸 먹고 싶을 것이다. 박서련 작가님은 예쁜 걸 먹고 싶어 한다. 나도 그렇다. 내가 가진 에너지를 총동원해 어떤 결과물이 나왔을 때, 멋진 장소에서 맛있거나 예쁘거나 아무튼 내게 소소한 선물을 안겨주고 싶다.

서련아, 나는 늘 그런 생각을 해. 지금 쓰는 이 소설을 내가 완성하길 바라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고, 세상이 원치 않는다고, 그러니까 안 좋은 일들이 자꾸 생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그러니까 오히려 끝까지 써야 하는 거야. 아무도 원치 않는 이 글을 - 146쪽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면서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책을 읽고 서평이라 불리든 독후감상문이라 불리든 지금은 엉성하고 이불 킥할 정도로 글쓰기가 조잡? 하지만 아무도 봐주지 않고 관심도 없겠지만, 이런 소소한 나날들이 모여서 결국엔 '나만의 진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이다.  

남경동로를 빠져나와 와이탄에서 외백도교까지 걸어오는 동안 그냥 죽을까 지금, 하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죽기 너무 좋은 도시였다. 외백도교는 그다지 안전장치도 없어서 그냥 포강을 향해 넘어지면 죽을 수 있을 거였다. 만약 구출된다고 해도 강물이 구정물이라 병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251쪽

진지하게 잘 나가다가 강물이 구정물이라 병사할 수 있을 것 같았다는 구절에서 빵 터져버렸다. 개인적으로 '죽음'에 대해 청소년 시절 딱 그 기간을 빼면 두려움을 갖고 사는 것 같지 않다. 플라톤도, 사후 세계를 경험했다는 사람들의 체험도 그것이 진실이든 무엇이든 지옥을 갈 만큼 나쁜 짓을 하며 살지는 않았다는 어떤 자신감 때문인지 아니면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원자보다 더 작은 물질들로 이루어진 세상이고 나 역시 그러하다는 생각 때문인지 난 이 문장 마지막 부분에서 박장대소를 했다.

로알드 달이나 진 웹스터나, 훗날 소위 거장이 되었는데, 그들의 초중등 시절을 지켜본 사람들은 그들이 그렇게 성장하리라는 걸 전혀 예감하지 못했을까? 철자법 때문에 그들을 구박했던 사람들은 그들이 작가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 275쪽

이 문장을 접했을 땐 그래 에디슨도, 히가시노 게이고도 어릴 적엔 그저 평범한 인물 혹은 약간 모지란 인물로 불렸다는 생각이 났다. 아니 히가시노 게이고를 여기에 빗대어도 되는 걸까? 암튼 그는 책 읽기를 싫어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그는 일본 추리 소설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지 않은가...

"잔고가 20만 원일 때랑 200만 원일 때랑 문장이 달라요."
이 이야기의 교훈은 사람이 꾀주머니가 없어도 살지만 돈주머니가 없으면 살 수 없다는 것이다. - 279쪽

난 이 구절을 읽으면서 윤여정 배우님의 일화가 떠올랐다. 내가 최고의 연기력을 펼쳤을 때는 배고팠을 때라고... 인간 욕구는 최하위 욕구가 채워져야만이 상위 욕구로 나아간다.(모든 인간이 그렇지는 아니하지만 대부분은 그러하다.) 슬픈 현실이다.

소비일기라는 에세이를 여러 편 써 보려고 했는데, (- 포털 사이트 쇼핑 AI가 내가 속한 성별과 연령에 추천하는, 즉 '삼십 대 여성이 좋아하는/ 즐겨 찾는'이라고는 절대 소개해주지 않을 것 같은-물건을 정말 많이 산다. 301쪽
 

정말 그랬다. 나는 작가님과는 너무 반대편에 서 있는 소비를 좋아하고, 나름 많이 하지만, 신발의 종류가 그리 많은지(각각 모양마다 이름이 있다. 세상에나...) 치마 종류가 그리 많은지, 화장품 종류가 그리 많은지 모르고 산다. 사실 이런 걸 좀 알고 싶은데... 역시 관심 밖이라 그런지... 하지만 누군가 이런 게 있다고 알려주면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기도 한다. 그래서 클라다 링이라는 단어에 혹해 책 완료 놔두고 1시간 반지 검색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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