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다는 말을 듣고 주변에 이름난 그림책들을 조금씩 사서 모으기 시작했다. 이제 제법 많은 양이 되었지만 여전히 예쁜 그림의 책들을 보면 손이 가곤한다. 그런데 가끔씩 읽어주고 싶거나 교과와 관련된 책들만 두서 없이 읽어주다 말곤 하였다. 늘 그림책을 이용한 다양한 활동과 수업을 하는 분들을 보며 감탄하곤 했는데 그 정수를 이 책에서 많이 찾을 수 있었다. 어쩜 단순히 책을 읽어보는 활동 말고도 다양한 것들을 할 수가 있는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수많은 노력들이 들어갔는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들을 보면 반갑기도 하고 아~ 이렇게 활용할 수 있겠네 싶은 생각이, 없는 책들을 보고는 이런 책들이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어 구입할 책 목록을 또 만들고 있다. ^^;;
얼마 전 '아이리스와 마법의 신화책'을 읽으면서 상상력으로 만들어내는 신들과의 이야기가 기발하면서 재미있었던 기억이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떠올랐다. 몇번을 다시 가 보아도 멋진 경주를 이 이야기로 읽어보는 것은 너무 새롭고 좋았다. 김대성이라는 미스테리한 인물의 이야기에서 전생, 환생 그리고, 절대시간의 통로를 지나 현생에서 만나게 되다니...... 우리 역사에서도 이렇게 좋은 소재가 있다는 걸 모르고 지나갈 뻔 한것 같다. 게다가 자신이 죽인 곰이 손자로 다시 만나게 되는 점을 보면 불교적 사상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었다. 누구나 시간여행의 매력에 빠질 때가 있는데 항상 역사를 공부할 때마다 그 시대의 모습과 진실을 알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는데, 정수처럼 그 시간으로 다녀올 수 있다면 많은 궁금증을 해결해내고 실제 인물들을 만나볼 기회도 생기지 않을까 하는 설레임도 느끼게 될텐데 말이다. 우연히 만남 무웅이와 신라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선덕여왕 시대로 여행이라....... 요즘 시기와 맞물려 다시 한번 신라에 대한 호기심을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것 같다. 특히나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삽화들은 내가 본 경주의 모습과 겹쳐져 다시 한번 그곳에 방문하고 싶은 기분이 들게 하는 것 같다.
무궁무진한 상상력의 세상 끝은 과연 어디일까? 언제나 판타지 소설들을 읽으며 감탄해왔는데 이번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다. 누가 뭐래도 매력적인 신들의 모습과 희극과 비극을 넘나드는 사건들은 책을 손에서 놓게 하지 못했는데, 여기에서 영감을 얻어 아이리스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상상의 나래를 폈던 소녀들이라면 아이리스의 모습과 내 모습이 겹쳐 보였을지도 모른다. 내가 선택받은 소녀이고 꿈처럼 신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니~ 기상천외하면서도 재미있는 사건들이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다. 아무래도 외국이 배경이라서 그런지 물론 정서상 다른 점도 없지 않았지만, 여기에서 우리의 신화들이 우리의 손에서 다시 태어나 멋진 이야기로 엮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정, 모험, 가족...... 어린 시절 읽은 외국 문학상 수상작을 다시 읽는 기분이 들었다. 위플랄라 나라에서 온 위플랄라. 몸집은 작지만 마법(재미있는 일)을 할 줄 아는 말썽꾸러기가 브롬 가족의 집에 오면서 펼쳐지는 모험이야기다. 등장인물들도 너무 평범하고 워낙 모험이야기를 많이 읽어본 탓에 기대를 적게 하고 읽었지만, 읽다보니 책 속의 내용에 푹 빠져들었다. 갑자기 석상으로 만들어버린 시인이 유명해지고, 호텔 레스토랑에서 음식값이 모자라 경찰에 잡혀갈 뻔하다가 위플랄라의 재미있는 일때문에 작아져버린 가족이 집에서 궁전위로, 식료품점으로 병원으로, 운하옆의 집으로 이리 저리 도망치면서 사람들을 무서워하며 피해다니는 모습들이 상상력을 자극해주었다. 아이들이라면 위플랄라를 만나 두렵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모험을 함께 떠나고 싶어할 것같다. 아마도 위플랄라가 언젠가는 내게도 찾아오기를 기대하면서......
노란 산수유 꽃가지 밑을 사색하듯 걸어가시는 스님 한 분의 모습. 여유로움과 평화로움이 느껴지는 이 그림책의 내용 역시 흰구름이 들려주는 잔잔한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옛 그림이 주는 아름다움을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작은 것 하나 아끼는 스님의 모습이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오늘은 아이들과 '작은 것'이라는 동시를 공부하면서 시간이 남아 이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작은 것의 소중함이 느껴진다는 주제와 딱 들어맞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스님의 이야기가 아이들에게는 더 이해가 잘 되었기를 바랍니다. 정채봉 선생님의 글은 정말 아이들 뿐만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생각거리를 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