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11월에는
한스 에리히 노삭 지음, 김창활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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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후에야 나는 알았다. 그가 얼마나 소심하고 부끄러워 했는지를. 그때 나는 알지 못했다. 남자들은 모두 충동적이고 저돌적이며 막무가내인 줄로만 알았다. 나는 그와 같은 남자들이 있는 줄은 알지 못했다. 그는 내가 아는 어떤 남자들보다도 섬세하고 부드러웠다. 지금에서야 나는 그것을 깨달았다. 내가 얼마나 그를 사랑하고 있었는지를. 그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었는지를..."-147쪽

"행복했던 기억은 없었다. 행복했다고 느껴지는 기억의 빈 공간이 있긴 했지만. 정작 그 공간을 채우려 들면 어느 하나 거기에 맞는 게 없었다. 그것이 정말로 내가 체험한 사실인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그 빈 공간은 여전히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2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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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달 2005-12-20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어도 한참 늦었삼. 1월이 다 되어가는 이 마당에 끙 -_ -

마늘빵 2005-12-20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ㅡㅡ; 왜 아침부터 시비삼. 내 마음은 11월이라오. ㅋㅋㅋ 머해? 심심하지? 나랑 놀자.

진/우맘 2006-08-31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259p 밑줄긋기를 하고 내려와보니, 역시나, 미리 밑줄이 그어져 있네요.
 

  일본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은 <이웃집 토토로>가 극장에 걸리던 2001년 여름, 아무도 극장에서 보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나 2001년에 개봉된 것이지 일본에선 그보다 한참 전에 개봉됐었기 때문에 해적판으로 나돌아 다니는 씨디를 구워다가 아니면 재주껏 인터넷에서 다운받아다가 봤을 터. 나 같이 인터넷 어디서 영화를 다운받는지도 모르고, 어디로 가야 구할 수 있는지 모르는 작자들이나 <토토로>를 극장에서 봤을 것이다.

  내가 엠피쓰리를 안듣고, 영화를 다운받아 보지 않는 것은, 음악과 영화 저작권에 대한 존중 때문이기도 하지만 귀차니즘과 무지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난 그 흔한 엠피쓰리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 사실 지하철 홍대역 화장실에서 엠피쓰리 하나를 올해 여름에 줍긴 했으나 아직까지 써먹지 않고 있다 - 좋아하는 노래가 있으면 그 노래가 들어있는 음반 전체가 흡족한 경우에 한해서 음반을 구입해서 듣는다. 내 컴퓨터에는 엠피쓰리 파일이 몇개 있긴 하지만 그것은 모두 일요일에 나가는 밴드에서 하는 합주곡인 경우로 한정된다. 엠피쓰리가 없는 대신 엠디를 소장하고 있기에 그걸 실시간 녹음해서 가지고 다닌다. 흠. 그럼 뭐야. 저작권 침해는 마찬가지잖아?! 그래서 내가 말했잖은가. 귀차니즘과 무지에서 비롯된 이유도 있다고.

  사설이 길었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중 하나인 <토토로>. 자연에 대한 존경과 존중을 노래하고 있다고 흔히 말해진다. 어머니가 병으로 고생하고 있고, 아버지는 대학 연구원인데 어머니의 퇴원이 가까워지자 자연의 숲을 배경으로 한 시골 한적한 곳으로 이사를 온다. 도토리 나무가 우거진 숲. 다 쓰러질 듯한 집을 구경하는 사츠키와 메이. 동그리! 동그리! 이건 우리말로 도토리다. 집안 저 위 계단에서 뭔가 떨어졌는데 보아하니 도토리다.

 언니 사츠키가 학교에 가고, 아빠는 서재에서 일하고, 메이는 혼자 소풍 나왔다. 어 근데 자그마하고 귀엽게 생긴 넘이 뭔가를 흘리고 간다. 뒤따라갔더니 웬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와 같은 동굴이?! 그 안엔 커다란 곰탱이가 입을 벌리고 자고 있다. 이힛. 툭툭. 건드린다. 아~~~~움. 하품한다. 말똥말똥 눈을 뜨고 바라보는 곰탱이. 넌 이름이 뭐니? 토~~~토~~~로. 아 니가 토토로구나?! 이렇게 메이와 토토로의 만남은 이루어진다.



* 토토로와 메이의 첫 만남. 자고 있는 토토로의 콧등을 어루만지어라. 에취~!

  비가 엄청나게 오던 날 아빠에게 우산을 가져다드리러 가는데 메이의 말을 믿지 않던 사츠키의 눈 앞에 나타난 것은 엄청 큰 곰탱이. 토토로. 비 맞는 토토로에게 우산을 건네 주니 토토로는 도토리 씨앗을 준다. 그리고는 고양이 버스를 타고 휑하니 사라졌다.



* 엄청 빠른 고양이 버스. 근데 고양이 다리가 몇 개냐? 너 고양이 맞냐? 사람들 눈엔 절대 안보인다. 그저 거센 바람만 느낄 수 있을 뿐.



* 버스정거장에서 비 맞는 사츠키와 메이, 토토로. 우산을 줬지만 토토로의 몸뚱이를 가리기엔 역부족이지?

 영화 <이웃집 토토로>는 자연의 아름다움 풍경과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을 우리의 눈 앞에 선사한다. 마냥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깨끗해질 것만 같다. 하이얀 백지상태로 돌아가는 것 같달까? 미야자키 하야오가 대단한 것은 이렇게 아름답고 깔끔한 영상미와 함께 자연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는 내용까지 어우러지기 때문일 터이다. 보통 에니메이션을 극장에서 돈 주고 보기는 왠지 아깝다. 하지만 그의 에니메이션은 결코 돈이 아깝지 않다. 그만큼 감동적인 영화를 본 것 만큼이나, 오히려 더 큰 만족감과 감동을 우리에게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지금도 영화 속 토토로를 생각하고 있노라면 메이처럼 토토로의 뱃살을 콕콕 찔러보고 싶은 충동이 든다. 커다란 토토로 인형을 사다가 잘 때 껴안고 자면 참 푸근하고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므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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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12-16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토로~ 토토로! 토토로~ 토토로!
이 영화가 얼마나 오래전 영화이던지요.

마늘빵 2005-12-16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자요. 일본에선 엄청 오래됐고, 우리나라에서도 정식 개봉이 2001년 여름.
토토로 라는 말 넘 이뻐요. 동그리도 그렇고. 동그리~ 동그리~ (메이 말투)
근데 안자고 머하삼?

하이드 2005-12-16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야, 원래 활동시간이지만, 아프락사스님이야 말로.
이거 80년대 영화였던걸로 기억나네요.
메가박스에서 개봉했을때 보러갔다가, 와글와글 애들 너무 많아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막 착해지고 싶은 영화음악이에요. ^^

마늘빵 2005-12-16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그러게요. 전 잘 시간인데 뭐하고 있는건지. 흠. 이제 오늘은 그만 쓸래요. 영화는 아직 네 개 더 남았고, 책도 다섯개 써야되는데. 이번 달 안으로만 써야지. 그때그때 보고 읽을 때 마다 쓰려고 하는데 자꾸 미루다가 감동의 여운이 한풀 꺾이고 쓰려니 힘들어요. 하이드님 원래 착해서 이런거 안봐도 되지 않아요? ㅋㅋ

panda78 2005-12-17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중학교 때 일본 살다온 애가 비디오(당연 일어.. 내용은 몰랐음) 빌려줘서 그때 처음 보고, 그 뒤로 자막판 구해 보고 하여튼 십수번 봤는데
그래도 개봉했을 때 보러갔어요. 큰 화면으로 보고 싶어서.. ^^
DVD도 사려구요.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는 대충 다 좋아하지만, 아무래도 토토로만큼 정이 가는 건 없는 듯 해요. ^^ 넘 좋아요, 토토로.
먼지벌레들도 넘 귀엽구.. ㅎㅎ

마늘빵 2005-12-17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 ^^ 저도 이거 몇번 더 봤어요. 비됴로도. 볼때마다 마음이 참 깨끗해져요. 제가 원래 마음이 때가 많아서 그런지. ㅡㅡ; 먼지벌레도 귀엽죠. ㅋㅋ 이 먼지 벌레가 나중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가마솥 벌레로 둔갑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ㅋㅋ
 



 

 

 

우리는 어떤 분노로 한껏 누군가를 후려패고  싶을 때, 그런데 그러지 못할 때 그렇게 말한다.

 "주먹이 운다 울어!"

 아마도 이 영화 제목 <주먹이 운다>는 그렇게해서 만들어진 게 아닐까 싶다. 내 인생 좆됐다. 세상이 원망스럽고 더 이상 추락할 바닥도 보이지 않는다. 땅 바닥까지 다 내려와서 이제 올라갈 길 밖에 없다. 이런 씨X. 내 주먹이 운다 울어! 뭐 이런게 아닐까?



* 만원 한장에 웃는다. 날 때려다오. 내가 맞아야 내 자식 먹여살린다.

  왕년엔 복싱스타였지만 지금은 길거리에서 매맞는 알바(?)를 하고 있는 태식이. 나 한때 잘 나가는 복싱선수였고, 아시안 게임 은메달리스트였다. 그런데! 에이 씨X. 도박, 화재로 돈 다 날리고 먹고 살자니 할 짓이 없어 유일하게 할 줄 아는 짓인 복싱으로 어캐 좀 해볼란다. 이런 이제 늙어서 시합같은것도 못나가고 돈 받고 매 맞으며 살아야지. 길거리에서 애인한테 차인 분, 직장상사한테 갈굼당한 분, 사기당한 분 등등 불러내어 그 원한을 자기한테 풀어달라 한다. 돈 내고. 완젼 무슨 오락실 밖에 나와 있는 두더지도 아니고. 화풀이를 멀쩡이 살아있는 생사람한테 풀으라니. 그런데 그걸 또 돈 주고 하는 년넘들이 있네 그려. "아저씨 오늘은 장사안해요?" 라고 대놓고 물어보는 넘들. "안해 이씨"



* 뭘 야려?! 사람 상판때기 처음봐?! 눈에 독기를 품고 다시 시작하자. 내 인생은 여기서부터다.

  동네 양아치. 애들한테 삥뜯기, 패싸움에 일가견이 있는 나. 어쩌다가 강도사건에 엮여서 교도소 들어왔는데 이런 니미 오자마자 맞짱떠서 독감 들어갔네. 체육관 주임이 날 보고 권투를 해보란다. 어 함 해볼까. 했더니 좋네. 잘 할 수 있을 거 같다. 맨날 싸움박질이나 하며 왜 사나 싶었는데 이제 뭔가 좀 의욕이 생길라 한다. 그런데, 공사장에서 막노동하던 아버지, 위에서 내려온 벽돌덩이(?)에 맞아 죽었다. 할머니가 면회를 오더니 계속 울기만 한다. 그리고 할머니도 쓰러졌다. 아 씨X. 뭐 이러냐. 인생 좆같네.



* 맞짱.

  태식이와 상환이 둘 다 모두 더 이상 물러설 곳도 내려갈 곳도 없다. 인생 막판까지 다 왔고 이제 좀 일어서보자며 마음 먹고 권투한다. 권투 이거 아니면 안된다. 나이 잔뜩 처먹고 먹고 살자고, 처자식 먹여살리자고 다시 뛰어들었다. 아버지 죽고, 할머니 쓰러지고, 집안 좆됐고, 내 인생도 좆됐다. 나도 더 이상 갈 데 없다. 처음이지만 해보련다. 이렇게 태식이와 상환이는 맞짱뜬다.

  아니 그럼 누굴 응원하나 그래?! 이기는 편 우리편? 그것도 아닌거 같다. 둘다 불쌍하다. 인생을 걸고 싸운다. 누가 이기든 상관없다. 중요한건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그 둘 모두 각자의 인생을 걸고 싸운다는 것이 중요할 뿐. 그들에게 권투는 인생이요, 지금 현재 나의 삶의 모든 것이다. 그렇게 뭔가 내가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불어넣어주는 것이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나는 행복하다. 가장 불행한 사람은 자신이 뭘 해야할지 모르고, 아무것도 하지도 않는 사람이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뭔가를 함으로써 나의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사람이다. 당신은 어느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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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12-16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주먹으로 괴롭히기보단, 더 집요하고, 잔인하게 괴롭혀주고 싶어요.

마늘빵 2005-12-16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캐요? 말로 막 갈구나? ㅋㅋ 근데 누구를???

하이드 2005-12-16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 차고간 남자친구... 라고 하고 싶지만, 그냥, 미운 인간들요.
아, 내일 나오는거 맞아요?

마늘빵 2005-12-16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무슨 야기를 들었나보네요? 내일 아직 잘 모르겠눈데... 확실하게 말하기 어려움.
 



 

 

 

 

  생각보다 이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 적어서 보는데 애 먹었다. 왜 극장들이 이 영화를 기피(?)하는지는 영화를 다 본 뒤에야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도쿄타워>가 다루고 있는 사랑이야기는 우리네 한국 정서의 그것과는 거리가 먼 비현실적인 이야기였으며, 영화 속에서 그들이 나누고 있는 사랑의 만남, 진행, 이별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들, 그리고 사랑의 방식이 '보통의 사랑'과는 남달랐기 때문이리라.

  <냉정과 열정 사이>로 유명해진 에쿠니 가오리의 또다른 작품을 토대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소설의 결말과는 다른 결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나는 소설을 읽어보지 않아 소설의 결말과 영화의 결말이 어떻게 다르고 같은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소설을 읽은 누군가에 의하면 그렇다고 한다. 소설에서는 결말이 좋지 않았다고. 하지만 영화에서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적어도 주인공들에게는.

  "여자, 마흔 - 사랑을 배우다" 라는 카피문구를 가지고 있는 포스터. 사랑에 빠진 결과는 - 헤어지거나, 미리 헤어지기를 결심하거나 둘 중 하나다. 이건 결혼을 하고 마흔이 된 유부녀에게만 해당되는 결과? 아마도.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사랑의 주연은, 21살의 남자 대학생 토오루와 40살의 유부녀 시후미.

  결혼한지 꽤 세월이 흐르고 권태기가 찾아온다. 삶의 별다른 재미와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나는 남편에게 밥해주고 빨래해주고 밤에는 섹스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하는 사람일 뿐이다. 삶의 의미를 찾고 싶다. 어느날 20살 어린 대학생이 내게 접근했고, 필 꽂혔다. 만났다. 그와 함께 있으면 좋다. 그러나 불안하다. 이 만남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 토오루와 코지. 토오루는 시후미와 코지는 키미코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두 사랑은 조금 다르다. 토오루의 그것이 좀더 진지하고 깊은 반면, 코지의 그것은 가볍고 장난스럽다.



* 시후미와 토오루. 그들은 정말 서로를 사랑한다.

  "언젠가 헤어지려고 마음먹고 있다. 단 그 언젠가가 오늘은 아니다. 이 관계는 아직 잃을 수 없다."

  그 언젠가가 아직 도래하지 않았기에, 아니 어쩌면 계속해서 거부하고 싶은건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 '언젠가'는 지금은 아니다. 지금 현재 우리는 사랑할 뿐이다. 사랑을 나눌 뿐이다.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니라 빠져드는 것이다." 우리는 사랑에 빠졌고 여기서 나오고 싶지 않다. 그 언젠가가 오기전까지는. 하지만 언제나 우리의 사랑은 위험하고 불안하다. 허락받을 수 없는 사랑이며 영원할 수 없는 사랑이다. 그렇다면 애초 빠져들지 말을 것을. 그러나 사랑은 그렇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니라 '빠져드는 것'이므로.  

  엄마의 친구를 사랑한 토오루, 친구의 아들을 사랑한 시후미. 설정 자체가 파격적이고 이해하기 힘들지만 '사랑'에 어디 나이와 국경과 사회적 지위, 관계가 중요한가. 이런 파격적인 설정 자체가 '사랑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자세한 내용을 모른 채 보게 된 이 영화. 솔직히 조금 뻥찐 기분이다. 멜로영화는 그저 그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감정이입된 채로 봐야 제맛인데 난 솔직히 영화 속 토오루가 되고 싶진 않았다. 그렇게 영화를 보는 시선과 나의 감정이 따로 놀았기에 이 영화는 내게는 썩 좋은 느낌을 전달해주지는 않았다. 에쿠니 가오리의 전작 <냉정과 열정 사이>를 보면서 나는 눈물을 흘리며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그들의 사랑의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도쿄 타워>는 아니다. 내가 수용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섰다. 일본 멜로는 가끔 이렇게 사람을 당황스럽게 만들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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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12-16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건, 혹시, 아프락사스님이 연하녀만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거 아닌가요? ㅎㅎ
근데, 나도 뻥찌긴 했어요.

blowup 2005-12-16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저도 하이드 님 생각과 비슷한 데요.

마늘빵 2005-12-16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 하핫. 그런가요? ^^ 근데 저건 너무 너무 연상이라. 저도 연상녀 괜찮은데. 연상인데다 유부녀고.
나무님 / ^^

하이드 2005-12-16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 연상이던가요. 완전 멋진 캐릭터이더만.

마늘빵 2005-12-16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흠. 맞다. 그건 인정. 40살 먹은 유부녀이긴 했지만 너무나 멋있었어요. 흠. 저런 유부녀라면 그럼 나도? (무슨소릴 퍽!)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이 영화. 섹시함의 대명사 안젤리나 졸리와 근육남 브래드 피트에 관한 소문들로 이 영화는 따로 홍보를 하지 않아도 될만큼 사람들의 머리 속에 각인되었을 터.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깊이 관심을 갖는 편이 아니라 자세한 건 모르지만 둘이 결혼한다고 한거 같은데. 흠. 피트에겐 두 명의 자녀가 있다고 한거 같고. 맞나? 그런데 최근 일본의 어느 한 여배우가 졸리는 자신과 그렇고 그런 사이며 결코 피트가 바라는 그런 가정적인 여성이 될 수 없을거라고 해서 또 화제가 되고 있다지? 흠.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우리 말로 번역하면 <스미스 부부>고 또 이게 더 부르기 편하다. 콜롬비아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 피트 졸리에게 반하다. 졸리 피트를 꼬시다. 둘이 쿵짝. 결혼을 해버렸네. 덥썩. 그러나 짧은 시간 동안 만난 두 남녀 서로에 대해 얼마나 알 것인가. 피트와 졸리 둘다 서로를 속이고 있었으니 이런 둘 다 일급 킬러들이었던 것. 졸리는 변호사 사무실에 나간다고 속였던가? 피트는 건축가라고 했고. 일거리(?)가 있을 때마다 서로 각자 적당한 이유를 서로에게 둘러댄 체 사건을 해결하고 돌아오는 이들. 집에선 여지없이 다정다감한 부부다. 그런데 이런! 두 회사에서 지시한 목표물이 같은 인물이었던 것. 서로 그 자를 처치하기 위해 나서지만 서로 방해하는 바람에 목표물은 도망가버리고, 회사에서 쿠사리 먹게 생겼다. 목표물을 처치하기 전에 일을 방해한 서로를 제거해야만 하는 이들. 드디어 서로의 정체를 파악하게 되고 지금까지의 결혼 생활이 거짓(?)이었음을 깨닫게 되는데. 정말?  당연히 거짓이 아니었지. 진심으로 만나 사귀었고, 사랑했고, 결혼했다. 하지만 각자 직업을 속였을 뿐.



* 이런 집이 쑥대밭이 되었잖아. 둘이 서로를 공격하다 이제는 서로의 회사를 향해 합심해 대응한다.



* 두 회사의 공격으로 아예 사라져버린 둘만의 보금자리. 이제 어쩔겨? 졸리는 장화를 신고 있어도 이쁘다.

  사실 <스미스 부부>를 보기 전에 이 영화에 대해 꽤 많은 기대를 했었다. 비디오 소개 프로그램 같은에서 화려한 액션씬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런데 그닥 액션씬이 화려하진 않다. 그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장면이 전부 다 였던 것. 그다지 스토리가 있지도 않고 그저 거짓말과 오해로 인해 파경을 맞은 부부가 다시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하게 되면서 권태기를 극복하는 뭐 그런 이야기.

  오래사귄 커플들에게나 결혼한지 오래된 부부들에게 권태기는 찾아오기 마련. 이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면 헤어지는 것이고, 극복하면 계속 관계는 유지되는 것이고. 어찌 극복할 것인가는 각자의 마음 먹기에 달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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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2005-12-16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저도 이 영화 봤습니다. 다 때려치우고 그저 졸리와 피트를 한 화면에서 원없이 본다는 것으로도 지 할일은 다 한 영화가 아닌가 싶어요. (뭐 이 헐리우드식 액션 영화에 대단한 무언가를 기대를 한 사람은 없겠지요?) 아무튼 권태기. 그것 참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저도 이 영화 리뷰를 쓰면서 권태기 얘기를 잠깐 했었는데요. 극복 방법은 글쎄요. 님 말처럼 각자의 마음 먹기에 따라 달렸겠지요. 저는 사랑은 결국에는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짓도 안해도 이뻐 죽는건 처음 몇달이지 그 다음부터는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마늘빵 2005-12-16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네. 님의 리뷰를 한번 봐야겠는데요? 저도 좋아하는 졸리를 실컷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어요. 근데 졸리의 섹시미가 이 영화에선 별로 안느껴지는듯. ㅋㅋ 권태기는 머. 흠. 참 그게 힘들듯해요. 어캐 극복하느냐.

이리스 2005-12-16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때, 이 영화의 모든 스토리가 그저 권태기에 빠진 부부의 상상이었다는 그런 설도 나돌았었지. 나름 설득력이 있었다고 봐. 지독한 권태기에는 상상도 약이 되는 법. ㅋ

다락방 2005-12-27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의 마지막, 브래드피트가 손가락 열개를 펼쳐 보이며 "10점만점"을 줬던게 너무너무 근사했어요. 우히히 :)

마늘빵 2005-12-27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건 왜 기억이 안나는지 모르겠어요. ㅡㅡ; 졸았나? 조금 지루한 영화이기도 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