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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미스 프랭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평점 :
파울로 코엘료의 모든 작품을 다 읽었다. 국내 출간된. 결과적으로 좋은 인상으로 시작했다 안좋은 인상을 가지고 나와 결별하게 된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이 또 번역되거나 출간된다고 할지라도 별로 사보고 싶지 않다. 책 값이 싸기에 확 다 질러버리긴 했지만 차라리 그 돈 모아 다른 좋은 작품 살 걸 그랬다는 후회도 든다. 누구에게나 맞는 스타일의 작가가 따로 있겠지. 당신은 단지 나와 맞지 않았을 뿐이야 라고 위로해본다.
요전에 읽었던 <뽀뽀상자>(순전히 그의 작품은 아니고 그가 하나의 단편을 집어넣었을 뿐이다)의 별로 안좋았떤 느낌을 지워버리기 위해 한참 지난 후에 이 책에 대한 감상을 써본다. 왜냐면 비록 연달아 읽긴 했지만 한 작품에서 받은 안좋은 느낌을 그의 다른 작품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악마와 미스프랭>은 그보다는 나았다.
"선이 무엇이고, 악이 무엇인가?" 에 대한 대답을 이야기를 통해 내놓고 있다. 미스프랭은 선한가, 악한가? 범위를 넓혀서 당신은 선한가, 악한가? 나는 선한가, 악한가? 우리는 선한가, 악한가? 결국 "인간은 선한가, 악한가?" 라는 질문으로 수렴된다. 어떤 자를 선하다고 말하고, 어떤 자를 악하다고 말 할 수 있는가. 선과 악의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간을 괴롭혀 왔다. 선과 악이 무엇이고, 어떤자를 선하다, 악하다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미 죽은 많은 이들이 고민해왔고, 저마자 대답을 내놓았지만 그것은 아직까지도 우리들의 고민거리다.
만약 어떤 이가 악하다고 하자. 그의 악함은 그가 태어날 때부터 악한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그가 살아오는 과정에서 주변 환경에 의해 악함을 가진 것인가? 반대로 누군가가 선하다고 했을때 그의 선함은 선천적인 것인가, 후천적인 것인가.
어떤 한 개인의 내면에 깃들어있는 악함과 선함을, 소설은 풀어내고 있다. 미스프랭이라는 주인공을 통해서. 예수가 어쩌고, 유다가 어쩌고 하면서 기독교적인 지식들을 끄집어내놓는 통에 그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나는, 게다가 기독교라면 조금 반감을 가지고 있는 나는, 파울로 코엘료의 이야기 속으로 깊이있게 들어가기가 힘들었다. 어쩔 수 없는 거부감에. 하지만 확실한 것은 미스프랭이라는 주인공을 통해서 선함과 악함을 모두 보여주려고 했다는 것.
파울로 코엘료는 '작가노트'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어쨌거나 인류는 그 기원부터 영원히 분리된 두 대립항 사이에서 방황해야 하는 운명에 놓였다. 그리고 우리는 늘 우리 조상들과 똑같은 의심을 품고 지금, 여기에서 다시 만났다. 이 책의 목표는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그와 관련된 전설들을 이용해 이 주제에 접근해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