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인문학스터디 6기 1강 신동흔 선생님 강연(서울) 함께하실 분
신동흔의 '고전 속의 꿈과 판타지, 문화콘텐츠' 강연

*고전 속의 꿈과 판타지, 문화콘텐츠(신동흔) 강의록을 공개합니다. 전체 다 기록하지는 않았고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선별 기록했습니다. 주로 강의 후반부 내용입니다.

서사란 마구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순차구조에 따른 정교한 서사전개

결핍-해결의 시도-결핍의 해소(불완전) >
금기-위반-위반의 결과-해결의 시도-결핍의 해소(완전)

예) 우렁각시(붙잡고 사는 여자), 선녀와 나무꾼(붙잡혀 사는 여자) -> 인과관계 진행의 법칙

신화 속 대립항 (구렁덩덩신선비 민간설화)
-구렁이 : 사람들(인간과 동물, 신성과 세속)
-구렁이 : 장자딸(남자와 여자, 가난과 부자) 서로 어울리지 않는 가난과 신성의 결합!
-구렁이 : 신선비(표면과 이면, 추함과 아름다움) 신성과 추함의 결합!
-막내딸 : 언니들(지혜와 무지, 착함과 악함)
-막내딸 : 새각시(오래된 것과 새 것, 유능과 무능)
-기타 - 현실계와 이계, 이별과 만남, 불행과 행복 등

-> 겉모습과 본질, 아는 자와 모르는 자 세상은 대상의 가치를 알아보는 이의 것. 그 가치를 찾아 움직이는 이의 것.

(호랑이 눈썹의 의미 : 대상의 내면을 알아보는 능력)


문화콘텐츠로서의 고전문학

* 21세기의 코드, 고전
- 21세기는 대중의 시대, 상상력의 시대
- 고전에 깃든 원형적이고 보편적인 상상력의 힘 세월의 검증을 거친 검증된 서사, 검증된 상상력 20세기는 리얼리즘, 엘리트의 시대

* 이미 고전은 21세기 문화의 중심에 있다.
> 서사의 힘 - 출판,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등 속의 고전
- 이야기 전문가, 고전 문학 전문가의 필요성 어떻게 고전을 콘텐츠로 살리는가?

* 문학의 힘, 고전의 힘을 살려내는 것이 핵심.
* 문학의 힘 살려내기
- 상상력의 힘 : 제한 없는 상상력, 섬세한 상상력
- 지성+감성의 힘 : 삶에 대한 총체적인 '형상적 인식'
- 미적 형상이 힘 : 사람들을 흡인하는 미적 긴장과 질서와 언어의 미감
- 선도적 생산력 : 새로운 인물과 사건, 새로운 시공간 창조의 능력

* 고전의 힘 살리기 - 문학의 힘 : 문학으로서의 속성과 가치
- 전통성 : 세월의 검증을 거친 생명력과 초시대적 보편성
- 원형성 : 존재와 가치의 근원에 대한 성찰과 원형적 감화력
- 생활성 :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로서의 일상성
- 다중성 : 다수가 주체로 참여하여 창조하고 향유하는 문학예술

* 기획 아이디어 - 단순하고 힘있는 콘텐츠
- 스페인 돈키호테 릴레이 48시간 낭독회
- 플로리다 키 웨스트의 일몰 공연
- 테네시 한 소도시의 이야기 축제
- 제주 올레
- 두 고전 콘텐츠의 결합(역사 서사와 인물 서사)
   최척전
   흥부 생활체험 수련원
   민간 신화를 적용한 문학치료 카페 '바리'
   시조/한시 활용 퀴즈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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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참 지난 강연인데 이제 쓰고 있다. 확실히 게을러진 탓이다. 그동안 많은 강연을 갔지만, 이렇게 사람이 없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미친 등록금의 나라. 한국대학교육연구소에서 공동집필하고, 공동집필에 참여한 필자들이 각 대학에서 강연을 열었다고 한다. 신청한 곳은 이화여대 강연이었는데, 강연장에 들어서고선 놀랐다. 약간 늦게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몇 없었다. 마케팅팀 직원 한 명과 강연자, 그리고 강연을 들으러온 분 한 명. 내가 들어서니 두 명이 되었다. 이런 강연은 듣는 사람으로서도 참 미안하다. 한참 늦게 시작하고 듣는이는 다섯이 되었지만, 잠시 후 넷이 되었다.  

  미친 등록금이 화제다. 얼마전엔 대학생들이 각 대학에서 시위 아닌 시위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등록금은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 이명박은 반값 등록금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모든 공약을 다 지킬 수는 없다." 라고 응하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모든 국회의원 후보자, 정치인들은 이제부터 허경영식으로 좋다 하는 공약들은 다 만들어 홍보할 것이다. 일단 당선되고 나면 "모든 공약을 다 지킬 수는 없다"라는 명언 한 마디를 남겨주면 된다. 대학은 물가상승률보다 높게 등록금을 올리고, 학생들은 거리로 나서지 않는다.  

  "입시 전형료 13~18만 원. 민자 기숙자 일년 2인 2실에 500만 원. 대학의 가격 책정이 대학 밖 외부 하숙비와 비슷하게 책정되는 현실이다. 포항공대만 제외다. 입학금은 약 100만 원 가량으로 일본과 한국만 '입학금'이라는 걸 받으며, 수업료 안에는 실험실습비가 포함되어야 함에도 예술대, 공대 등에서는 별도의 비용을 청구한다. 대학원생의 경우, 대학생에 비해 등록금 인상하기가 쉽다. 교수와 학교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신분인지라 함께 모여서 시위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대학 등록금은 그나마 이야기라도 되지만, 대학원은 항상 제외되어 있다."  

  "각 대학에서 대학마다 들어가 있는 '생협'을 무너뜨리려고 하며, 대학의 학교 식당 이윤이 안 나오기에 대기업이 운영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질적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생협과 학교 식당은 전혀 이윤을 남길 수 없는 사업이며, 상업 매장이 들어올 수 있게 건물 공간을 할애하는 것이 현실이다." 생각해보자. 불과 10년 전만해도 학교에 편의점이나 커피체인점 등은 볼 수 없었다. 자판기에 100원짜리 동전을 넣어 홀짝였으며, 학생 식당에서 천 원짜리 밥을 먹었다. 그러나 이제 대학의 모습은 달라졌다. 편의점과 스타벅스 등은 물론이고, 고급 레스토랑까지 들어와 있다.  

  이화여대 안에서 그 비싼 레스토랑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여기에 가는 학생이 있단 말인가? 그러나 생각해보면, 돈이 있으면 자식 교육에 투자를 많이 하는 현실이니 상위권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의 부모는 당연히 가진 것이 많을 수밖에 없다. 실례로 서울대에는 대원외고 졸업생들이 강원, 충청, 전라, 경상도 출신을 합친 것보다 많다. 몇몇 언론과 조사기관에서도 발표를 한 바 있지않던가. 서울대생의 부모 직업과 재산 정도를 조사해봤더니 서울 그것도 강남 3구에 많이 몰렸고, 부유층인 경우가 상당하다고. 이화여대라고 다를 건 없을 것이다. 아무리 비싼 레스토랑도 만들면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 장사가 되니까 들어가 있는 것이다.  

  다시. "2008년도 주간동아에 따르면, 여대 등 등록금이 남녀공학에 비해 비싸다. 관계자는 당시 청결과 안전을 이유로 들었는데, 구체적으로는 화장실에 휴지 비용이 들어간다고 말하였다." 어이가 없을 뿐이다. 여대의 등록금이 더 비싼 이유는 화장실 휴지 말고는 설명이 되지 않나보다. 여학생들이여 화장실 휴지를 왜 그렇게 많이 쓰는가? 아예 뽑아서 집으로 가져가시는가? 이런 질문을 그들에게 던져야 하겠는가. 휴지를 아무리 많이 쓴다 하기로 개인당 등록금을 타 남녀공학 대학보다 수십에서 백만 원씩 더 내야 하다니.  

  "홍대의 경우. 새로운 건물을 지으면서 학생들에게 공간을 할애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기업 몇 곳이 들어가 있고, 로스쿨 신청을 위해 당시 공간을 비워 두었다. 결국 로스쿨은 탈락했다. 고대에 스타벅스(전국 매출 2위라고 한다), 숭실대의 홈플러스 등도  학교와 기업이 협력을 맺고 건물을 지어주고 임대 30년 무료 방식으로 계약하는 사례다." 결국 이기는 것은 학생과 학교가 아니라 기업이 된다. 이때부터 학교는 기업에 종속된다. 그리고 지금, 그 결과를 우리는 눈으로 보고 있다. 두산이 중앙대 사태에 개입하거나 하는 방식 말이다. 

  "이화여대 전체 수업 중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7.4%. 적립금에서부터 예금 이자 수입이 14.1%다. 교육부대수입(논문심사비 포함), 법인전입금, 기부금, 국고보조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학교 수입의 약 80%가량은 학생들에게서 나온다. 기부금 83억 중에 기업이 내는 것은 3억 5천이 전부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이화여대는 천안에 땅을 사놓고 파주에 캠퍼스를 만들려고 추진 중이지만 잘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대도 안성 캠퍼스를 팔고 다른 곳으로 이전하려고 한다. 땅을 사서 그걸로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대학은 인터뷰나 언론에서 이를 부인하고 있다." 자신들의 욕망을 부정하는 것이다.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등록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라고 말하고, 일부 사람들은 여기에 동의하기도 하지만, 등록금이 올라가도 교육의 질이 높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 돈은 다 땅값으로 간다. 오바마는 하버드 로스쿨을 다니며 낸 등록금을 상원 의원이 되어서야 다 갚았으며, 한국의 교과부 관계자는 든든 학자금 제도가 있어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알바를 할 필요가 없다고, 어느 프로그램에서 진술한 바 있다. 그러나, 현실을 모르는 말. 졸업 후 이십대 태반이 백수인 마당에, 취직해서 갚으면 된다는 안이한 말을 하는 건, 뭘 보고 판단한 것인지. 연봉이 적은 기업에 취직한 사람일수록 갚지 못한 대출금의 이자는 급격히 늘어나고, 결국 오래도록 여기에 시달린다. 정부는 채권추심팀까지 용역으로 뽑아 대출금을 받아내려 하고 있다. 국가가 국가가 아닌 것.  

  현실이 이런데 한국의 대학생은 왜 반응하지 않는가? "이탈리아, 그리스, 프랑스의 경우 폭력 시위로까지 대규모로 번지는데, 한국은 왜. 영국에선 왕세자 부부가 시위대 행렬에 둘러싸였고, 어느 나라에서는 고속도로를 점거했다." 그래도 국민들의 공감을 얻고 불편해 하지 않는다. 시민 의식이 된 것이다. 한국은 소득 대비 등록금 비중이 가장 높다. 어느 대학생은 부모님이 내주기 때문에 직접적인 관심사가 아니라고 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면 그것이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정리 논평. 등록금이 없거나 저렴해야 모두가 교육의 기회를 동등하게 받는다. 대학은 많고, 원하면 누구나 대학에 갈 수 있다고 하지만, 돈이 없어 대학에 못 가는 시대가 다시 왔다. 대학은 많아도 돈이 없기에 갈 수가 없는 것이다. 어느 대학에 가는가도 부모의 소득에 따라 달라지고 있는데, 그렇게 어렵게 들어간 대학에서도 누구는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누구는 문화 생활을 즐기거나 개인적으로 공부를 하고, 취업 준비를 하는 상황. 이것은 불평등하다. 등록금이 비싸지면 비싸질수록 가정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서 자신의 계급이 정해지는 꼴이다. 계급이 존재하지만 계급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 정해진 계급을 깨고 올라갈 수도 없는 사회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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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1-04-20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답한 노릇입니다.

마늘빵 2011-04-20 14:03   좋아요 0 | URL
...

穀雨(곡우) 2011-04-20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막 초등학교 입학한 제 아이가 대학에 갈 때쯤이면 집을 팔아야겠군요.
그 뒤로 둘이나 더 있는데....쩝

마늘빵 2011-04-20 14:10   좋아요 0 | URL
아, 대학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죠. 그래서 전 결혼하더라도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습니다. 현실이 이러한데도 국가는 저출산이니 하면서 구호만 외치고, 애 낳으면 돈 몇 푼 쥐어주는 걸로 끝내려 하죠.

穀雨(곡우) 2011-04-20 14:53   좋아요 0 | URL
ㅎㅎㅎ 돈 몇푼 주는 그것도 빨리 안준다는 거....ㅋㅋ

인문MD 바갈라딘 2011-04-20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날 참석자가... 다른 강연 일정과 겹쳐서 참석을 못 했는데... 내용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다짐도 소극적 자세겠지요, 저도 마찬가지 생각인데요. 이거 참 답이 없는 답답한 노릇입니다. 졸업하고 나면 다들 또 먹고 사느라 정신이 없으니.

마늘빵 2011-04-20 18:01   좋아요 0 | URL
아, 이대 강연에 오실 예정이었군요. ^^ 그날 제 생각에도 다른 뭔가가 있었던 거 같아요. 가고픈 강연이었던 것 같은 느낌만 있다는. 누구 강연이었는지 기억이 안 나고.

비로그인 2011-04-21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 중 하나는, 정해진 틀 이외에 얼마나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가,로 결정된다고 생각했어요. 이를테면 수학 성적이 뛰어나게 좋지 않을 경우 어떤 진로를 택할 수 있는가? 같은 문제이지요. 그리고 그 다양한 진로가 개인의 성취와 얼마나 연관지어질 수 있을 것인가?
없군요. 여기는, 없어요.

2.대치동에서 학원강사를 했던 사람의 말로는, 한 클라스 인원 30명 중 25명 가량의 부모 직업이 의사였고, 나머지 5인은 판사나 기업인 등이었다 해요. 할아버지의 재력과 아버지의 무관심, 어머니의 열정과 학생의 능력(단어 사용이 참으로 뷁스럽습니다만)이 만나야만 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곳. 그와의 대화 끝에 생각했어요. 나는, 나와 함께 사는 아동을 저 지옥으로 내몰지 않을 것이다. 그가 스스로 걸어들어가기를 원치 않는 이상은. 그 뒤의 일을 모색하는 것이 관건이다. 라고. 그게 아주 힘들 것 같습니다. 아주, 많이요.

3.한동안 뜸하셔서 무슨 일 있으신가, 생각했어요!

마늘빵 2011-04-21 10:53   좋아요 0 | URL
1. 동의합니다. 한 가지로만 판별되는 사회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오직 경쟁과 줄세기만 남아 있을뿐. 해당 기준에서 벗어난 자는 주변인으로 살아가게 되죠.
2. 박사 받고 고액과외, 학원 강사하고 있는 친구에게 이런저런 얘기들어봐도 비슷합니다. 있는집에서는 투자 대비 산출을 내려고 계속 퍼붓죠. 그들 사이에서도 경쟁을 하고, 그들을 따라가기 위해서도 또 경쟁을 합니다. ^^ 계속 따라가다가 쳐지고 좌절하는 사회.
3. 무슨 일이 있긴 해요. 힘든 상황인데, 책이나 글로 위안을 삼으려고 합니다.
 
[알림] 인문학스터디 6기 1강 신동흔 선생님 강연(서울) 함께하실 분


  고전 속의 꿈과 판타지, 문화콘텐츠 강연

  조금 늦게 강연장 문을 열고 들어서니 사람들이 일제히 쳐다본다. 학창 시절 수업 시간에 늦었으면서 교실 앞문을 열고 들어오던 모습이 떠올랐다. 이 강연장은 문이 하나라 다른 선택은 없었다. 늦게 왔으면서 순간적으로 빠르게 두리번하고는, 꽉 들어찬 강연장의 앞줄 빈 자리를 찾아 들어간다. 보통 알라딘이나 출판사에서 주관하는 강연회가 이렇게 사람이 많진 않은데, 조금 의외긴 했다. 신동흔 선생님은 이미 뭔가에 대해서 열심히 이야기 중이셨고, 재빨리 이야기의 맥을 찾아보려 했다.  

  서사. 장르를 불문하고 창작을 하는 사람이라면 '서사'를 무시할 수가 없다. 선생님에 따르면 서사란 "마구 흘러가는 것이다." 시간의 흐름, 인물의 장면 이동에 따라 무작정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것들이 순차구조에 따라 정교하게 전개된다. 인물, 상황에는 무엇인가가 결핍되어 있고, 이것을 해결하고자 시도한다. 그리고 결핍은 해소된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불완전하다. 이후에 다시 금기와 위반과 그에 따른 위반의 결과가 나타나고, 다시 이를 해결하려고 시도한다. 이로써 결핍은 완전히 해소된다. 서사는 계획된 인과관계에 따라 구조적으로 들어맞으며 만들어진다.  

  민간 설화, 고전은 오랫동안 여러 사람들에 의해 글이나 말로 전해 내려오며  살이 붙고, 불완전한 이야기가 점차 완성된 형태로 변해가는데,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애니메이션, 소설, 시나리오, 희곡, 드라마 등의 모든 문화콘텐츠는 여기에 기반하고 있다. 새로 무엇인가를 창작한다고 해도 과거의 인물 구조나 서사 전개 방식을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인기 있었던 작품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각 나라의 고전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그것을 그대로 활용하거나 약간 비틀거나, 거기에 새로운 줄거리를 덧씌우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 알라딘 등등이 거기에 해당한다.  

  선생님께서는 20세기가 리얼리즘, 엘리트의 시대라면 21세기는 고전, 상상력, 대중의 시대라고 말씀하신다. 고전에 깃든 원형적이고 보편적인 상상력의 힘을 가리키며, 이것은 세월의 검증을 거친 검증된 서사이고, 검증된 상상력이라는 것. 대중은 이야기를 갈망하고 있으며, 이러한 이야기, 상상력이 주된 흐름이 될 거란 해석이다. 단순히 그것은 콘텐츠와 구조를 넘어서, 그것으로부터 시작된 또다른 창작활동이나 축제의 방식이 될 수도 있다. 창작에 관심을 두고 있는 요즘, 무언가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신청했는데 역시 이 강연에서 아이디어와 동기를 부여받고 간다. 아직 책을 안 읽었는데, 최근 지른 책이 너무 많아 잠시 숨을 고르고, 일독하려 한다. 

  덧) 인문학스터디 6기. 살아있는 고전 문학 교과서 강연은 서울에서 두 차례를 포함해 대전, 부산, 대구 등 여섯 차례에 걸쳐서 진행된다. 서울에만 편중되어 있던 이런 좋은 강연을 지역으로도 확산시켜서 서울에 있는 나로서는 개인적으로 남은 강연에 갈 기회를 박탈(?) 당했지만, 지역에 계신 분들에게는 잘된 일이다. 남은 강연도 강연장이 꽉 들어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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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전 속의 꿈과 판타지, 문화콘텐츠' 신동흔 강의록 일부
    from 자유를 찾아서 2011-04-21 01:47 
    *고전 속의 꿈과 판타지, 문화콘텐츠(신동흔) 강의록을 공개합니다.전체 다 기록하지는 않았고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선별 기록했습니다. 주로 강의 후반부 내용입니다. 서사란 마구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순차구조에 따른 정교한 서사전개 결핍-해결의 시도-결핍의 해소(불완전) > 금기-위반-위반의 결과-해결의 시도-결핍의 해소(완전) 예) 우렁각시(붙잡고 사는 여자), 선녀와 나무꾼(붙잡혀 사는 여자) -> 인과관계 진행의 법칙 신화 속 대립항 (
 
 
Forgettable. 2011-04-20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신동흔선생님 제자에요!! ㅋㅋㅋㅋ 논문도 선생님한테 냈다능 ㅋㅋ
첨엔 잘 못알아 들어서 졸기도 많이 졸았는데 ㅠㅠ 신기하다..

마늘빵 2011-04-20 14:04   좋아요 0 | URL
오랫만이에요. 아직 캐나다에 있죠? 자신의 연구 분야에 대해 굉장히 열정적인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인문MD 바갈라딘 2011-04-20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감동입니다. 인문학스터디 후기가 드디어 알라디너의 선택에~~ 신동흔 선생님 강의는 정말 신명나요. 고전 말씀하시면서 '알라딘' 홍보도 여러 차례 해주셔서 ^^. 후기 고맙습니다. 여력이 된다면 강의록을 올려보고 싶은데 몸이 참 모자라네요. 지역 강연은 가능한 동영상 촬영을 해서 올려볼 참입니다.

마늘빵 2011-04-20 18:11   좋아요 0 | URL
전에 갔던 강연들도 줄줄이 쓰려고 했는데 귀차니즘 때문에 못 썼죠. ^^ 마저 쓰려고요. 한참 지났지만. 기록은 다 해두었답니다. 이번 강연 강의록은 제가 올려볼게요. 아이패드로 다 쳐놨습니다.
 


* 어제 저녁에 있었던 강연회. 마이클 샌들의 말말말.


"토론에 종점이 없다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의 정의이다."

"도덕적 가치에 대한 논의 없이, 경영하고 관리하려 드는 정치로는 그 어떤 민주주의 사회도 존속할 수 없다."  

"민주주의와 다수결주의는 분명 구별되어야 한다."

"한국의 정치 불신은 지나치게 경제적인 부분을 중시해 정의와 같은 문제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선동 정치가나 폭군을 지지하는 다수가 있다면, 이는 민주  시민의 역할을 다하지 않은 것이다."

"대학을 국가나 사회에 대비한다면 대학이 추구하는 미덕은 곧 그 사회의 정의에 해당한다."

"젊은층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에 대해 절망하지 말고 정치인과 미디어에 좀더 많은 것을 요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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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4 0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4 0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샌들 강연1] 아산정책연구원과 김영사가 샌들 강연을 잘 준비했다. 강연 내내 생각했던 게 즉시 머리로 번역해서 타자쳐서 화면으로 옮기는 분 참 힘들겠다는 것. 동시 통역이 되어야 하고, 타자도 빨라야 하고. ^^ 나중엔 지쳤는지 오타가 많았다.

[샌들 강연2] 강연 내용은 책과 거의 동일했다. 질문자들도 공리주의, 칸트, 아리스토텔레스 등 핵심 철학자의 이론적 입장을 취해 질문했고, 아마도 좋은 강연을 위해 자신과 다른 입장을 취해 대립각을 세우지 않았을까 생각. 덕분에 재밌었다. 

[샌들 강연3] 약간 지각했고, 자리는 이미 다 찼다. 경희대는 역에서 멀었고, 강연장도 정문에서 멀었다. 지하철역에서 1번 마을버스가 끊임없이 오가고, 택시 행렬이 강연장까지 늘어졌다. 사람들은 뛰었고, 땀은 주룩주룩. 

[샌들 강연4] 샌들은 정의에 관한 주요 철학자들의 내용을 중심으로 사례에 적용해 펼쳐나갔고, 자신의 입장은 강연 말미에 질문에 답하며 드러냈다. 지역 공동체로부터의 정체성 운운하면서. 샌들보단 롤스 입장에 동의하지만, 샌들은 확실히 쇼맨쉽이 있다. 

[샌들 강연5] 질문자 다수는 영어로 물었고, 샌들은 영어로 답했다. 웃어야 할 대목에서 한발 늦긴 했지만 동시 스크린 번역으로 불편하지 않았다. 번역도 잘 했다. 질문자들의 이름은 웃겼다. 샘, 데브라, 레이첼... 알아듣기 쉽게 배려한 건가? 

[샌들 강연6] 그는 생각보다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솔직히 드러냈다. 오바마와 아프가니스탄 파병 등에 대해서. 무엇이 정의인가. 정의를 위해서는 공동체 내의 다양한 이견을 자유롭게 대놓고 토론할 수 있어야 함. 현 정부의 밀어붙이기와는 전혀 다른. 

[샌들 강연7] 강연장 입구에는 마치 뮤지션들의 콘서트 매대에서 음반을 팔듯 했다. 단, 다른 것은 음반 대신 책이 올라가 있다는 것. 콘서트장에서 음반은 좀 팔리는데, 샌들 책이 좀 팔렸을까. 김영사 책만 팔지 말고, 철학과현실사, 그리고 동녘에서 나온 샌들 책도 함께 팔았으면 어땠을까 생각. 출판사들끼리 연합해서. 

출처 : http://twtkr.com/philo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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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10-08-21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혹시 했는데 정말 그분이 동시통역과 동시에 본인이 직접 타이핑까지 하신거군요! 능력자란 생각도 들고 고생 하셨을듯 합니다; 이런 방식 좋을듯 하네요.

2.보다 보니 궁금한데 일반참가자가 아니라 질문자와 질문내용이 미리 정해져 있었던 건가요? 아니면 패널이거나요. 입장을 취해 토론을 이끌어 나갔다, 이름이 샘 등...이란걸 보니 그런 생각이 드네요. 이름은 그냥 배려차원 같기도 하지만.

마늘빵 2010-08-21 00:40   좋아요 0 | URL
아, 추측인데. 이게 맞지 않을까요. 번역하면서 실시간으로 누군가 치려면 그게 더 어려울 거 같은데. -_-a 답변하는 사람이 미리 정해져있는 거 같진 않았어요. 바로바로 그때 손든 여러 사람들 중에서 지목했기 때문에. 첨에 누군가 영어 이름으로 부르니, 담 사람도 영어 이름으로 말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한국어로 하신 분은 한국 본명으로 말하셨어요. ㅋㅋ

루체오페르 2010-08-21 00:51   좋아요 0 | URL
아하 그렇군요! 역시 직접 참가하신 분이시라 생생한 답변 좋네요.ㅎ 감사합니다^^

루체오페르 2010-08-21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항상 그렇듯 이론과 실제, 생각과 실천의 엄청난 갭...
안철수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말과 고민과 생각이 그 사람이 아니라, 실천과 선택과 행동이 그 사람이다'
라는 말에 적극 동의하는데 정의에 대해 이렇게 확실하게 말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과 반응을 이끌어내는 샌들 교수의 실제 삶은 어떤 모습일까? 얼마나 정의로울까? 그런 궁금점도 듭니다. 겉과 속이 다른 경우를 많이 본 부작용인가 시니컬하지만...^^;
그리고 긴 시간 하버드대 최고명강의라 하는데 최고의 대학,최고의 지성인들인 하버드생들이 이 강의를 듣고 그만큼 정의로워졌는가, 대부분 미국의 주요 요직, 사회지도층이 될텐데 미국 사회를 얼마나 정의롭게 바꿀것인가, 세계패권국가인 미국의 변화는...이런 식으로 생각이 뻗어나가기도 하고요.

여튼 결국 우리 나라 대한민국 사회의 지금 이 순간, 그리고 뭣보다 제 자신이 중요한거겠지만요.^^; 정의란 무엇일까?...

마늘빵 2010-08-21 00:59   좋아요 0 | URL
샌들 교수의 일상을 들여다본 건 아니라 모르겠지만, 그는 꽤나 합리적이고 합당한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언행일치도 될 거 같고. 부시 행정부에서 일한 경력도 있긴 한데, 그야, 정운찬처럼 명박이의 집사가 되지 않으면 되는 거니까요. 부시가 샌들을 부르고, - 직접 불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와 함께 일한 연구 집단의 결과를 받아들인 것을 보면, 명박이보단 부시가 나은지도. 세계에 미치는 악한 영향력 면에선 부시를 압도할 자가 없지만요. 이런 교수와 함께 공부하면 정말 행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