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복학으로 정신없이, 서재도 비워두고 있었는데... 

어쨌든 요즘 즐겨보고 있는 것은 히어로즈라는 미드. 

어찌보면, 공화당 vs 민주당이라는 구도로도 읽힌다. 사람들의 '자위권'을 위해서 사람들에게 초능력을 부여해야 된다는 측(arthur, nathan 등)과 그러지 말아야 된다는 측 (베넷의 아버지를 필두로) 

뭐 단순히 그런 알레고리로 볼 수는 없지만, 이것저것 꼬이면서 서사가 흥미롭게 진행된다. 

미국 양당제의 이데올로기적 기원에 관해서는 버나드 베일린(하버드 교수로 기억하는데) 

의 이 책을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미국의 예외주의를 비롯하여, 미국 역사 초기에 분리주의 vs 통합주의(?) 간의 싸움부터 시작한 양당의 이데올로기적 기원은 꽤나 흥미롭다. 

미국을 가로지르는, 가로지른다고 상정되는 양당의 스펙트럼은 미국 비판자들, 외부의 눈에는 그 놈이나 그 넘이나 똑같은 제국주의 넘들이지만, 미국 내부에서는 적극적으로 양당을 정의로 전유하려고 애를 쓰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다른 드라마, 예를 들면 30rock에서는 공화당, wealthy, WASP의 전형을 보여주며, 은근히 민주당을 옹호하는 듯 하는 시트콤이며, 당연히 The West Wing은 'west'가 의미하듯이 나름 '좌파' 민주당 정권의 정책과 이를 둘러싼 정권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완전 민주당 홍보용이다. 물론 시즌 3부터 공화당 측 사람도 나오기는 하지만, Heros도 그렇고 대부분 내가 본 드라마는 친민주당 계열이다. 

친민주당 계열하니까 생각나는 최근에 읽은 책은 크루그먼의 아래 책인데. 완전히 민주당 정의 vs 공화당 악당이라는 구도를 시종일관 밀고나가고 있다. 정말 민주당이 그렇게 좋은 넘들일까라는 의문도 들지만, 미국에서 활동하는 지식인, 그것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프린스턴 백인 교수로서(스스로는 '현실주의적 좌파 지식인'으로 평가내릴 것 같지만), 미국 내에서 민주당을 적극적으로 전유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 이다. 그래도 공화당보다는 민주당이 자신의 구미에 맞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민주당을 옹호하다보면, 한자리 떨어지고, 그러면 진짜 자신의 뜻을 어느정도 펼수 있지 않겠나.. 

얼마전까지 New York Times에서 칼럼을 쓰던 것을 봤는데, 오바마 행정부에서 한자리를 아직은 하지 않고 있나보다. 아니면 강의와 칼럼이 자신의 본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테고.. 

 

어쨌든, 외부인의 시선으로보면, 미국의 민주 vs 공화라는 도식은, 정말 '이데올로기적인' 그리고 현실을 가리는 의미에서의 '이데올로기적인'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내부에서 어느정도 노선의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또 다른 이데올로기인 '애국주의', '미국 예외주의' 등등은 그대로인 것 같기 때문. 미국 내부의 복지가 크게 변화할지는 오바마 행정부의 행보를 두고 볼 일이다. 

또 이와 관련해서, 한국의 '민주당'의 계보가 떠오르는데, 강준만 선생의 책을 읽으면서 다시 역사의 감을 잡아나가고 있다. 다음학기는 60~70년대 현대시, 개화기, 20~30년대 번역문학이라는 세가지 주제를 공부해야 할 것 같은데, 20~30년대는 나름-_-; 전공이니 건너뛰면, 60~70과 개화기는 별로 친숙하지 않다. 80이후나 조선후기는 오히려 여러 책들이나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어찌된 일인지 개화기는 본격적으로 공부해 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강준만 선생을 읽으면서는, 역시 DJ의 변모가 흥미로웠는데, 시대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옳은 것 같다. 장면 정권때, 여당의 대변인으로서 했던 발언들은, 박통 이후 민주투사의 이미지와 배치되는 것들이 많아서,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어쨌든 이 '민주당'은 계속 분열의 역사를 갈 수 밖에 없는 것 같은데, '민주당'의 기원도 흥미롭다. 우리도 베일린 처럼, '민주당, 그리고 한나라당의 기원'같은 책이 나왔으면 좋겠지만, 역시 엄청난 외압 때문에 힘들 것 같다.  

 

 

그리고 읽고 있는 것은 햄릿인데, 루쉰의 '광인일기'와 비교해보면 흥미로울 듯 하다. 분명 어딘가는 비교해놓은것이 있을 것 같은데. 햄릿은 미친척을 가장하기도 하고 때때로 진짜 미치기도 한다. (덴마크 재상을 찔러 죽인후, 왕비와 함께 있는 장면 속에서, 햄릿만 유령을 본다.) 

점점 흥미를 갖게 되는 것은, '광기'와 문학이라는 테마. 정상/비정상이라는 도식을 가져온다면, '비정상'이야말로 문학의 핵심이다. 

햄릿, 돈키호테, 죄와벌, 광인일기 같은 대작들. 

광기와 문학이라는 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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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어; 훈련소 들어갈 때도 이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뭐 공익이었기는하지만 ^^; ) 

결혼 10일 남으니, 잠도 잘 안오고,  

한편으로는 설레고, 한편으로는 싱숭생숭하고 ㅋ 

공부는 전혀 손에 안 잡히고, 복학 적응도 안되어서 어리버리한데..  

이거 원 참... 

 

이런 날 잘 믿고 결혼해주는(^^) 신부에게 감사할 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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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9-04-02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이거는 이거는 자랑질 페이퍼에욧. 축하해요.

Mephistopheles 2009-04-02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요즘 결혼하는 커플등 유행이라는 OS는 아니시겠죠?)

여울 2009-04-02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하하. 결혼전날 친구들에게 잡혀 밤을 새다싶이한 기억이 왜 나는건지. ㅎㅎ. 잘 치루시길. 바래요.

기인 2009-04-02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감사합니다 :)
역시 메피님 저보다는 훨씬 젊으세요. 저는 무슨 말씀인지 이해도 안되요 ㅎㅎ ^^;

2009-04-02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매지 2009-04-02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제 유부남이 되시는거군요. ㅎ
괜히 아쉽네요 ㅋ
미리 축하드려요~~

기인 2009-04-03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메피님 다행(?)히 그렇지는 않아요 ㅎㅎㅎ
이매지님 ㅋㅋ :)

LAYLA 2009-04-03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워요 기인님
좋은 계절에 좋은님이랑 :)
신혼여행은 어디로 가시나요?

기인 2009-04-03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ㅎㅎ 푸켓가요 ^^

2009-04-03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05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05 2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라 2009-04-07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축하드립니다^^ 아이구 부럽습니다 요새 내조의 여왕을 보니 아직? 어린 저도 약간 결혼이 하고 싶어지는군요 ㅎㅎㅎ

기인 2009-04-07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그런건 '바라'지도 마세요 ㅋㅋ
 

아직 '산문'이라는 개념이 잘 안 잡히지만 (오세영 선생님 덕분에 '산문'이라는 것은 '운문'에 대비되는 말로만 뇌리에 박혀있다. 중국에서 '산문'이란 수필인데, 무엇이든 다 다룰수 있는, 그러하되 '소설'처럼 작가의 '허구성'이 전제된 것은 아닌, '인문사회서'보다는 자유로운.. 뭐 그런 이미지인가 보다) 중국에서는 이 '산문'이 인기가 많다고 한다. 

 

 

중국 산문을 떠오르면, 역시 루쉰. 이 촌철살인. 

"계급사회 안에 살면서 계급을 초월하는 작가가 되려 하고, 전투의 시대에 살면서 전투를 떠나 독립하려고 하며, 현재에 살면서 장래에 줄 작품을 만들려 하는 이런 사람은 실로 마음속에 환영을 만드는 것이지 현실세게는 없다. 이런 사람이 되려고 하는 것은 마치 자기 손으로 자기의 머리털을 잡고 지구를 떠나려고 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그는 떠날 수 없다" (243) 

 

 

 

 

이런 명문장을 보면, 역시 해당 언어를 공부하고 싶어진다. 김시준 선생의 번역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김시준 선생의 '루쉰소설전집'으로 루쉰을 읽기도 했다.) 루쉰은 항상 그 살아있고도 통쾌한 비유로 나를 살아잡았다. 아 중국어 다시 힘 내서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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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3-23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중국어로 시를 읊고 싶어요.
루쉰의 저 문장은 정말 멋지군요 ㅎㅎ

기인 2009-03-24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ㅎㅎ 루쉰 문장은 참 독특해요 :)
 

오랜만에 복학하니 수업 듣는 모드가 잘 안잡힌다. 지금은 중문, 영문, 국문 수업을 듣고 있으니 더욱 그러하다. 박사과정이라는 것은 이제 학계에서 '논문'이라는 것을 발표할 수 있다는 것이고, 직업적으로 논문을 써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대학들에서의 평가가 모두 얼마나 많은 수의 논문이 '등재지'에 실렸느냐 여부이다) 그런데 이 논문이라는 체제가, 논문을 위한 논문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 고민이다.  

결국 논문이란 어떤 종류의 틀에 맞추어서 특정 종류의 '앎'을 생산이나 조직해 내는 것일 터인데, 과연 내가 이것을 하고 싶은가, 이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학부 때 알아차렸거나, 적어도 석사 때 끝냈어야 할 고민을 아직도 하고 있으니, 항상 늦되고 남들 고민 다 끝나면 고민을 시작하는 나이지만, 답답하다. 

국문학 연구에서는 '이론' '방법론' '연구'라는 세가지 층위가 있는 것 같은데, 이 세 층위가 따로논다. 이 세 층위를 화해시키는 것이, 결국 복학 첫학기의 목적일 터이다. 이론은 하늘에서 놀고, 방법론은 70~80년대이고, 연구는 지리멸렬하니 어쩌란 말인가.  

텍스트 속으로 들어가서 헤엄쳐야 하는데, 무얼 또 그리 머뭇거리는지... 

아마 이것이 '밥값'을 하는 일인지 하는 고민일 터이다. 빡세게 몸으로 굴리는 것이라면, '사회' 속에서 운동을 하거나 직업을 갖거나 하는 일이 아니라, '박사과정'이라는 것. 과연 밥값을 무엇으로 해야하나.  

우선은 맘 편히 그냥 '학생'으로 생각하고 눈이나 크게 뜨고, 귀나 열어 두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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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적 개인주의, 아방가르드 영역

난 신도 믿고, 과학도 믿고, 그리고 일요일 저녁 약속이 있을 거란 것도 믿어. 하지만, 내가 이렇게 저렇게 살아야 한다는 법칙 따윈 믿지 못하겠군.” - 길 그리썸, CSI 라스베가스

 

이곳은 격식과 통념에서 벗어난, 지극히 개인적이고 일탈적인 비주류를 위한 곳입니다. 고답적인 창작자, 그리고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의 예술과 문화의 성역이기도 합니다.

 

사회적 규율과 질서를 숭상하는 엄숙주의자, 국민 정서와 사회 정화를 믿는 검열주의자,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은 당장 사라져 주시기 바랍니다.

 

이 영역에 속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화 예술 애호가. 문화 예술에 대한 평론가 수준의 심미안과 감별력을 소유했을 가능성도 있음.

  • (문화 예술 애호가가 아닐 경우) 경험과 교육에 의한 것이 아닌, 선천적인 감각을 가졌음. 진짜와 가짜, 진실과 거짓을 알아보는 타고난 감각
     
  • 다듬어지지 않은 자신감과 솔직함, 진실을 존중함
     
  • 극단적 개인주의, 전위적 창의력을 장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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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6 00: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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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6 16: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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