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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아이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오석윤 옮김 / 양철북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하이타니 겐지로. 정말 탐구해볼만한 작가이다. 등단작 '선생님이 좋아요'는 그야말로 (사회주의) 리얼리즘적 작품.
이 "태양의 아이"는 일본 민족국가 형성 과정 속에 억압된 균열인 '오키나와'를 중심적으로 다룬다. 오키나와는 일본 본토와는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갖은 땅이었는데, 일본에 의해서 1871년 본토에 복속된다.
그 후에도 끊임없는 차별이 오키나와 인들에게 아로새겨지고, 이에 대해 발언하는 소설.
정말 절묘하게 잘 짜여져 있다. 오키나와 출신 아버지는 정신병을 앓고 있고, 어머니는 오키나와 음식점을 하는데, 이 곳에는 오키나와 출신 노동자들이 모여서 일종의 유사 가족 형태를 이룬다. 이 가족의 따뜻함과 주인공 '후짱'이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는 것 정도는 동화적 장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신병 아버지가 서서히 그 상태가 악화되며 죽는 것과, 후짱이 '오키나와'에 대해서 공부하고 깨달아가는 것이 서사 속에서 어우러지면서, 깊은 감동을 주며 계몽효과를 지닌다.
아, 일본 아이들이 겐지로의 소설을 읽으며 얼마나 많은 것을 깨달을까... 반면 우리나라 아이들은 이 소설을 읽으며, 무엇을 깨달을 수 있을까? 우리도 겐지로에게 배워, 우리식의 이런 동화를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시급한 문제는, 이주노동자, 빈부격차 등에 대한 동화적 해법이 아닐까. 얼마전 놀란 사실은, 초딩때부터 빈부에 대한 차별이 일상화되고 뿌리깊게 머리 속에 박혀서, 고딩이 되면 이미 어찌할 수도 없을 만큼 부에 대한 맹목적 추구만이 남는다는 것..
동화에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