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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인 ㅣ 최인훈 전집 2
최인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까지, 후배들을 만나면, 작품도 읽어야 하지만, 이론을, 세계관을 세워라 라는 충고(?)를 하고는 했다. 요즘 애들(?)은 너무 '이론서'를 안 읽는다는 생각 때문.
물론 이는 모두 문학을 공부하는 친구들에 해당되는 이야기. 나머지 대다수는 고시나 취직공부를 하고 있으니, 문학 공부하는 후배들에게만, 계속 나는 그런 충고를 하고는 했다.
석사논문을 쓰고나서도 많이 아쉬웠던 점이, 이론이었다. 석사논문 제출한지 1년이 지난 지금동안, '작품'을 본격적으로 읽어본 적이 없다. (즉 세미나의 형태로, 공부의 형태로..) 되는대로 '취미'로만 읽어왔기 때문에 현시대의 작품들, 국외의 작품들을 위주로 읽으며, 국문과 6년 생활에 대한 '해방감'마저 느꼈을 정도.
그런데 요즘 다시 생각해보니, 특히 지금 나와 대학원 '속'에 있는 석사과정, 박사과정 친구들과 비교해보았을때, 역시 작품을 폭넓게 읽어보는 것이 문학 공부에 필수적인 일이고 일차적인 작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나름의 지형도를 그릴 수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뭐, 그런 의미에서 최인훈이라는 작가는, <광장>으로 한국문학계에 대형'사고'를 친 조숙한 천재형이며, 그 후로도 최인훈'류' 소설들은 찾아보기 힘든, 한국문학사의 사건이다. 그의 희곡 또한 특이하고..
이 회색인은 역시나 재미있다. 조숙한 천재 (27~28에 발표된)의 관념소설. 다양한 담론들을 등장시키고 충돌시키면서, 자기조롱, 풍자가 숨겨져 있다. 나는 이 자기조롱이나 풍자에 대해서 탐구해보고 싶고, 이것이 불러일으키는 소격효과라랄까, 최인훈 소설이 희곡으로 나아가는 과정 등이 탐구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지식인, 헤겔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