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공감 - 김형경 심리 치유 에세이
김형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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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서 드는 느낌은, 제목처럼

약간은 쓸쓸하고, 조금은 따뜻한 기분이다.

쓸쓸한 이유는, 아마, 내 '사랑'에 대한 환상을 극복하고, 결국 홀로라는 느낌 때문일 터이고,

그래도 따뜻한 기분은, 누구나 홀로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내 곁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때문.

그러면 '조금'은 따뜻하다는 것은 너무 야박한 표현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적어도 지금 이 시점에서는 그런 느낌. 점점 이 따뜻함이 커질 것이라고 믿는다.

사랑에 실패한 이들, 사랑하고 있는 이들, 인간관계에 절망한 이들, 성장통을 겪는 이들..

모든 20대 중반 이상의 남녀에게 권한다. 찬찬히 읽다보면, 약간은 쓸쓸하고 조금은 따뜻하고,

그리고 아주 많이 차분해진다..

ps. 모든 것을 유년기로 환원하는 정신분석학적 메커니즘이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았으나, 그러한 '환원'이 일종의 무의식의 전치와 같은 역할을 하는 셈. 정신분석학 한 때 꽤나 들여다봤었는데 벌써 4년 전이군.. 다시 볼 마음이 쪼매 생기고 있는 중. 무엇보다도 '주체'문제를 뚫어내야 하니.. 알튀세와 지젝.. 이 숙제는 1주 더 쉬고 천천히 시작해 볼 예정.

모두들 힘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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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7-07-14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득 이 책을 읽고 떠오르는 사람은, 아프님 :)

마늘빵 2007-07-14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깜짝이야. 왜요오오? @.@

기인 2007-07-14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읽어보세요. 예전에 아프님이 쓰셨던 사랑 관련 글이 생각나서..
강추입니다. :) 혹 아프님 생신이 가깝다면, 제가 선물해 드리지요 ;)

마늘빵 2007-07-14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생일이야 뻥치면 되는데, 그렇게해서 받아내고 싶진 않은데요? ㅋㅋ
이러면 또 사야할 책이 늘어나잖아욧. 사놓고 안보고 있는 책이 얼마나 많은데.

기인 2007-07-14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는 쉬엄쉬엄 읽으실 수 있어요. 문득 옛사랑이 떠오르거나 학생들에게 상처받거나 하실때 ㅎㅎ
 
이유 - 제120회 나오키상 수상작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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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존에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장르는, 추리게임 식의 추리소설이었던 것 같다. 미야베 미유키를 읽으면서, 굳이 '장르소설'로 미유키의 소설을 파악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발자크적 작업이라는 평이 무색하지 않게, 하나의 살인사건에 얽혀진 군상들을 절묘하게 포착하고 있다.

인간의, 가족의, 사회에 대한 시선이 깊이가 있고 덤덤하면서도 폭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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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을뭐라하지 2007-07-11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그렇죠?
지금 <모방범> 보고 있는데 여전하군요.

기인 2007-07-11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정말 대단해요.. 이런 필력은 어떻게 길러지는 것인지..
 
이름 없는 독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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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을 안 읽은지 10년은 넘은 것 같다. 미야베 미유키에 대해 하도 좋은 평들이 많아서 집어들었는데, 정말 꽤 괜찮다.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는데, '미스테리'라는 장르에 포함될 것 같기는 하다.

주된 서사는 범죄와 관련된 것이기는 하지만, 결국 작가가 파고드는 이야기는 인간 안에 있는 '독'의 문제이다. 이것을 토양오염, 새집증후군 등과 맞물려서 잘 그려내고 있다.

혼외정사로 태어난 재벌집 딸과 결혼. 가정 내에 문제도 없고, 돈도 많고, 회사 경영권에도 참여하지 않는 조건, 무조건적으로 딸을 사랑하는 재벌 회장 등..

이처럼 일상적인 고뇌를 배제시키는 장치 덕분에, 초점화자인 스기무라의 '착한' 시선이 투명하게 그려진다. 그가 결국 다른 사람을 위해서 살아가기로 결심하는 것. 사회 구조적 차원에서의 노력이 아니라, 자기가 있는 곳에서 '억울한' 사람을 위해, 살기로 다짐하는 면모.

착하다. 어쩌면 착하기만 한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나마 착하기라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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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7-07-03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유키도 보시네요.^^

전호인 2007-07-03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산을 둘러싼 알력다툼이 주요 내용 같은 데 맞나요?

기인 2007-07-04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늘사초님/ 넵 ^^ ㅎㅎ 주위 사람들이 괜찮다고 해서 봤는데, 진짜 꽤 괜찮네요 ^^
전호인님/ ㅋ 아닌데요 ^^; 한번 보세요. 정말 괜찮아요~ 제가 그냥 메모만 해서 내용도 잘 요약 안 됬는데, 기존 '추리소설'이라는 관념을 깨서 좋았어요 ㅎ

heine 2007-07-05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모방범> 다 읽고 이 책 보려고 했는데, 일단 미뤄 두고 있음. <모방범>도 훌륭해! 강츄. 참 나 <판타스틱> 7월호 샀어!

기인 2007-07-05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샀어요 ㅎㅎ 저는 <이유> 읽고 있는 중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반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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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르기 때문에 독후 짧은 메모로 대체한다.

젊고 배부른(?) 쿤데라 같은 느낌. 회의적이지만, 희망은 보인다.

연애. 인간관계... 읽으면서 보통과 나의 차이를 발견한다. 나는 굳건한 '자아'라는 것을 믿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인간관계'라는 것에 대한 신뢰가 많은 편인 것 같다.

그러나 이 영국의 (스위스 출생, 영국 캠브리지에서 철학 공부) 작가 내지 철학가는, 굳건한 자아를 토대로 사랑에 대해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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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6-14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씨에 입문하셨군요. :)
근데 평점이... -_ㅜ

기인 2007-06-15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네; 그렇게 좋지는 않았는데요. 보통이 20대에 쓴거라 그런지 쫌 유치하기도 하고.. ㅎ 그래도 별 세개에요 ^^;

드팀전 2007-06-15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이어서 그럴꺼에요...^^ 저도 보통 한번도 안 읽었는데...기인님의 이 말씀중게 '굳건한 자아'에 대한 회의는 공감합니다.굳건한 '자아'라는 건 망상적인 고집이거나 유아적인 환상일 때가 많아보입니다...'내가 나'라고 믿는 것도 아마 근대가 심어 놓은 환상은 아닐까 ^^ (아님 말구..)
오늘은 바쁜 날..빨리 일해야지...

기인 2007-06-16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보통이 아쉬운 점은, 그 자아의 형성이나 관계맺음의 배후에 작동하는 힘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자아'에서부터 출발한다는 데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 쫌 유치하기도 하고, 자기위안 같기도 하고.. 그래서 쫌 별로 였어요 ㅎㅎ
 
회색인 최인훈 전집 2
최인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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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까지, 후배들을 만나면, 작품도 읽어야 하지만, 이론을, 세계관을 세워라 라는 충고(?)를 하고는 했다. 요즘 애들(?)은 너무 '이론서'를 안 읽는다는 생각 때문.

물론 이는 모두 문학을 공부하는 친구들에 해당되는 이야기. 나머지 대다수는 고시나 취직공부를 하고 있으니, 문학 공부하는 후배들에게만, 계속 나는 그런 충고를 하고는 했다.

석사논문을 쓰고나서도 많이 아쉬웠던 점이, 이론이었다. 석사논문 제출한지 1년이 지난 지금동안, '작품'을 본격적으로 읽어본 적이 없다. (즉 세미나의 형태로, 공부의 형태로..) 되는대로 '취미'로만 읽어왔기 때문에 현시대의 작품들, 국외의 작품들을 위주로 읽으며, 국문과 6년 생활에 대한 '해방감'마저 느꼈을 정도.

그런데 요즘 다시 생각해보니, 특히 지금 나와 대학원 '속'에 있는 석사과정, 박사과정 친구들과 비교해보았을때, 역시 작품을 폭넓게 읽어보는 것이 문학 공부에 필수적인 일이고 일차적인 작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나름의 지형도를 그릴 수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뭐, 그런 의미에서 최인훈이라는 작가는, <광장>으로 한국문학계에 대형'사고'를 친 조숙한 천재형이며, 그 후로도 최인훈'류' 소설들은 찾아보기 힘든, 한국문학사의 사건이다. 그의 희곡 또한 특이하고..

이 회색인은 역시나 재미있다. 조숙한 천재 (27~28에 발표된)의 관념소설. 다양한 담론들을 등장시키고 충돌시키면서, 자기조롱, 풍자가 숨겨져 있다. 나는 이 자기조롱이나 풍자에 대해서 탐구해보고 싶고, 이것이 불러일으키는 소격효과라랄까, 최인훈 소설이 희곡으로 나아가는 과정 등이 탐구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지식인, 헤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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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7-06-09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위에도 최인훈 연구한 사람들이 있어서, 조금 살펴보니, 연구가 꽤 축적이 많이 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