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결과 듣고 며칠간 밥 먹는 게 죄책감이 들더라. 그래서 좀 굶었어. ‘이렇게 하루 종일 비생산적인 인간이어도 되는 걸까?’ 싶고. ‘나는 언제쯤 죄책감 없이 영화를 보거나 맥주를 마실 수 있을까?’ ‘내가 아무 비용이 들지 않는 인간이면 좋겠다’ 뭐 이런 생각을 계속하고 있더라고, 내가. 그거 너무 나쁘잖아, 자신한테. 그치?"
나는 승호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잘 알았다. 일인분의 사람이 되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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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은 어떻게 해서 전체를 볼 수 있고, 상황의 내적 동학을 읽어낼 수 있었을까. 어떻게 해서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었을까. 톰은 어느 것에도 몰입하지 않기 때문에 거리를 둘 수 있고, 모든 일에 거리를 두기에 전체를 볼 수 있다.
몰입하지 않는 이가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 그는 상황으로부터 필연적으로 소외된다. 모두 기뻐 날뛸 때 뒤로 물러나 그 장면을 찍어야 하는 촬영기사처럼, 그는 상황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다.
그는 어떤 상황에도 몰입하지 않기 때문에 몰입이 주는 쾌감을 누릴 수 없다. 그는 모든 야단법석에 함께하되 그 일부가 되지 않고늘 거리를 두면서 상황 전체를 생각한다. 게임에 참여하되 게임의룰과 시작과 끝을 생각한다. 그는 행동하는 자라기보다는 생각하는 자다. 그래서일까, 영화 내내 톰은 어떤 우울에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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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바우어라는 분석심리학자가 쓴 『알코올중독과 여성이라는 책에서 이와비슷한 분석이 언급된 것을 발견했다. 융 정신분석학의 관점으로여성 중독자를 다룬, 다소 특이한 내용의 책이다. 바우어는 우리 문화에서 남성성의 가치가 너무 높게 평가되기 때문에 완벽주의적인여성들이 남성적인 속성을 취하려다 술에 빠지곤 한다고 분석한다.
"여성 알코올중독자들은 특히 불가능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아폴로적 기준을 따르는 완벽주의 아니무스의 노예로 살고 있는 것으로보인다." 칼 융의 이론에서 아니무스는 여성의 무의식 속의 남성적요소를 뜻하고 아폴로는 궁극의 남성성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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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미국인 작가들의 소설을 보면 작가가 트라우마의 배경을 머나먼 고국 땅이나 고립된 아시아계 가족 내부로 설정하여, 그들의 아픔이 미국의 제국주의 지정학이나 미국 내 인종주의에 대한 새삼스러운 증거가 아님을 확실히 해두는 작품이 많다. 그들에게 고통을 주는 외부적 요인은?가부장적인 아시아인 아버지, 과거 시대의 백인들?독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도록 충분히 멀찌감치 설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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