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일 것 같지만...

  인공지능, 머신러닝, 딥러닝을 공부하다 보면 영어로는 없는데 중국어로는 정리된 자료를 만나게 되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다(영어로 주로 찾다 보니 인도 출신 연구자, 학생들이 만든 영어 자료를 훨씬 많이 만나기는 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반중, 혐중 정서가 커졌고, 국내 매체들은 중국 경제가 곧 무너질 것처럼 기우제 지내는 듯한 컨텐츠를 쏟아내고 있지만, 설령 중국의 경제가 심각한 불황을 겪고(지난 주, 중즈그룹 中植企业集团이 베이징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정치 체제가 크게 흔들리고, 양안 관계에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현대 중국이 쌓은 과학기술 분야의 분명한 발전마저 송두리째 무너져 없었던 일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우리가 따라갈 수 있는 규모와 저변이 아니다. 게다가 우리는 그토록 열심히 달려왔는데, 문득 뒤돌아서는가 싶더니 이제 도로 출발점을 향해 맹렬히 질주하는 듯하다.


  [중즈그룹 파산신청 관련 기사]

  一木(责任编辑: 陈勇洲), "金融圈震动! 中植集团申请破产清算,法院已受理!", 证券时报 (2024. 1. 7. 07:42) https://www.stcn.com/article/detail/1085061.html

  Sam Gruet, "Zhongzhi Enterprise Group: Chinese shadow bank files for bankruptcy", BBC News https://www.bbc.com/news/business-67890633 


  어제 과제 하나를 마치고 이것저것 최근에 들인 책들을 들춰 보다가 위의 책을 펼쳐 보고 깜짝 놀랐다.


  대박...


  중국 연구자들이 머신러닝에 관한 100여 개 문답을 정리한 책인데... 어찌나 잘 정리해 두었는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단문 서술형 또는 논술형 시험문제에 대한 답안처럼 되어 있다고 하면 되려나?)

  조금 공부를 하신 분들이 읽으면 기억도 살리고 지식을 재배치하는 데 큰 도움이 되실 것이다.


  집필진은 주로 칭화대, 베이징대 등에서 컴퓨터과학 등을 공부하신 분들로 hulu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즈니 자회사 https://www.hulu.com/ ) 데이터과학팀의 연구진이다.


  편집책임자인 주거웨(诸葛越, Zhuge Yue) 박사는 칭화대 졸업 후 스탠퍼드에서 컴퓨터 과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으셨다. hulu에서는 2021년 5월까지만 일하신 것 같고, 지금은 QuarkStar (2022년 1월부터), NGP Capital (2023년 6월부터)에 적을 두고 계신다. 2023년 5월부터 Bain & Company 외부 자문위원도 맡고 계시는 것 같다.


  흥미롭게도 제일 먼저 내신 책은 『魔鬼老大, 天使老二(악마 첫째, 천사 둘째)』(2017)라는 육아서이다. 未来算法(미래의 알고리듬)』(2021)이라는 책도 내셨고, 급기야 '인공지능 시대의 가정교육법'을 표방한 『成长树家庭教育法(성장수 가정교육법)』까지 내셨다(2023년 11월 출간, "Growing Tree: A Guide for the Future of Parenting"이라는 영어 제목도 붙어있다). 뒤의 두 권은 2024. 1. 8. 현재 알라딘에서 검색되지 않는다.

  



  『데이터 과학자와 데이터 엔지니어를 위한 인터뷰 문답집』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이 The Quest for Machine Learning은 2018년에 중국어판이 나왔고, 2020년에 한국어 번역이 나왔는데, 2018년 출간 당시 웨 박사께서 medium에 남기신 글이 있다.


  "Newly Published Book: The Quest for Machine Learning" (2018. 10. 10.) https://medium.com/@yuezhuge/newly-published-book-the-quest-for-machine-learning-4c4ebd1020d3


  아직 한국어로밖에 번역되지 않은 것 같기도 한데, 어떻게 발견하여 옮길 생각을 하셨는지, 김태헌님과 제이펍에 감사드린다. 동료들과 같이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40104 3감추어 계신 하느님에 대한 대화, 니콜라우스 쿠사누스, 유대칠 옮김, 부크크, 2020



  유대칠 선생님의 해제에 따르면, '비스콜라' 중세 유럽 철학자들로는...


  13세기의 룰루스[Raimundus Lullus, c. 1232~c. 1315, 라몬 룰(Ramon Llull)로 쓰기도 한다 https://en.wikipedia.org/wiki/Ramon_Llull https://es.wikipedia.org/wiki/Ramon_Llull https://ca.wikipedia.org/wiki/Ramon_Llull),


  14세기[또는 조금 후세대]의 마이스터 에크하르트(Meister Eckhart, c. 1260~c. 1328, https://en.wikipedia.org/wiki/Meister_Eckhart https://de.wikipedia.org/wiki/Meister_Eckhart),



  15세기 후반의 피코 델라 미란돌라(Giovanni Pico della Mirandola, 1463~1494, https://en.wikipedia.org/wiki/Giovanni_Pico_della_Mirandola),


 그리고 니콜라우스 쿠사누스(Nicolaus Cusanus, 1401~1464, https://en.wikipedia.org/wiki/Nicholas_of_Cusa https://de.wikipedia.org/wiki/Nikolaus_von_Kues)가 있다. 쿠사누스(또는 쿠자누스)의 책은 몇 권 번역되어 있다(지만지도 참 귀하다).


 


  그러나 에크하르트 외에는 모두 생소한 편이다. 찾아 보니 독일의 Kurt Flasch (1930~, https://en.wikipedia.org/wiki/Kurt_Flasch https://de.wikipedia.org/wiki/Kurt_Flasch)가 주되게 참고할 만한 학자 같다.


  역자는 Charles H. Lohr의 생각을 빌려 중세 형이상학을 '종적 형이상학''횡적 형이상학'으로 분류했는데, 앞서 본 학자들 외에 유명론자 오캄(William of Ockam 또는 Occam, c. 1285~1347, https://en.wikipedia.org/wiki/William_of_Ockham), (신플라톤주의는 일반적으로 '종적 형이상학'으로 이어지지만) 신플라톤주의자로서는 마르실리오 피치노(Marsilio Ficino, 1433~1499, https://en.wikipedia.org/wiki/Marsilio_Ficino https://de.wikipedia.org/wiki/Marsilio_Ficino)가 '횡적 형이상학'을 지향했다고 볼 수 있다. 아래 『The Cambridge History of Renaissance Philosophy』는 궁금하다. 그중 Lohr의 "Metaphysics"만이라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https://www.cambridge.org/core/books/abs/cambridge-history-of-renaissance-philosophy/metaphysics/0D9D0FD2EE23DDBD9D428D6972333FC6 『The Political Thought of William of Ockham』도 흥미로워 보인다. 아무튼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대학은 참으로 대단하다. 책 70쪽에 열거된 플로티노스 관련 문헌을 추가로 달았다.



  다음 설명을 보면 '횡적 형이상학'의 개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교황주의'에 대비한 '공의회주의'도 '횡적 형이상학'과 통한다. 특히 1438년부터 열린 피렌체 공의회(제17차 세계공의회)가 그러했다(https://en.wikipedia.org/wiki/Council_of_Florence, 가톨릭사전 https://maria.catholic.or.kr/dictionary/term/term_view.asp?ctxtIdNum=4569 등 참조). 당시 '종적 형이상학'은 정통으로 수용된 반면, '횡적 형이상학'은 이단시되었다고 한다(책 7쪽, 각주 8).


신이 정말 무한하다면, 신은 '밖'이 없어야 한다. '밖'에 의하여 신 아닌 것이 존재하는 순간, 신은 '신인 것'과 '신이 아닌 것' 사이 경계에 의하여 유한하게 된다. 즉, 신은 무한하지 않은 존재, 유한한 존재가 되어 버린다. 횡적 형이상학에 의하면, 신에게 유출되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신의 '밖'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여전히 신 '안'[에]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즉, 신의 '밖'으로 나오지 않았단 말이다. 그렇다면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신 '안'에 있는 것이 된다. 심지어 작은 풀 한 포기도 신 '안'에 있다. 존재하는 것 가운데 어느 하나도 신의 '밖'에 있을 수 없다. 신의 무한함에 적절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들이 신 '안'에 있다고 한다면, 신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은 결국 존재론적으로 평등하다. - 55, 56쪽 해제


  쿠사누스의 대화편은 기본적으로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영향하에 있는 '이교도(Gentilis)'와 '그리스도인(Christianus)' 사이의 '감추어 계신 하느님'에 관한 짧은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https://www.hs-augsburg.de/~harsch/Chronologia/Lspost15/Cusa/cus_deus.html 등에서도 라틴어 원문을 볼 수 있다.


  '감추어 계신 하느님'에 관한 언급은 다음 성경 구절에서 찾을 수 있다.


아, 구원을 베푸시는 이스라엘의 하느님! 정녕 당신은 자신을 숨기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이사 45, 15)


필립보가 예수님께,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 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하느냐? (요한 14, 8-9)


  원문 일부를 인용한다. 번역된 문장 중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어 Jasper Hopkins의 영문 번역(https://www.jasper-hopkins.info/DeDeoAbscon12-2000.pdf) 등을 참고하여 나름대로 다듬어 보았다.


[4]

이교도: 그러면 사람이 무엇인지, 돌이 무엇인지, 이런저런 낱개의 것들에 대하여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어떻게 내게 알려진 것이요?

(Quomodo ergo mihi notum est, quid homo, quid lapis et ita de singulis, quae scio?)


그리스도인: 사실 당신은 이러한 것들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그것을 안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당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의 본질에 대하여 내가 당신에게 묻는다면, 당신은 인간이나 돌의 본질이 표현될 수 없다고 단언할(affirmabis)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돌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는 것은 인간과 돌, 그리고 그것들의 차이를 아는 지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다양한 작용(operationum)과 형상에 기초하여 우연히 발생하며, 당신은 이들을 식별할 때 다른 이름을 부여합니다. 이름을 부여한다는 것은 우리의 분별하는 이성의 움직임입니다.

(Nihil horum scis, sed te putas scire. Si enim te interrogavero de quiditate eius, quod te putas scire, affirmabis quod ipsam veritatem hominis aut lapidis exprimere non poteris. Sed quod scis hominem non esse lapidem, hoc non evenit ex scientia, qua scis hominem et lapidem et differentiam, sed evenit ex accidenti, ex diversitate operationum et figurarum, quae, cum discernis, diversa nomina imponis. Motus enim in ratione discretiva nomina imponit.)


[6]

그리스도인: 나는 당신 이방인(이교도)들이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신이라고 (잘못) 부르는 그런 신이 아니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진리이신 하느님을 공경합니다.

(Hoc ipsum quod dicis. Colo enim deum, non quem tua gentilitas falso se scire putat et nominat, sed ipsum deum, qui est ipsa veritas ineffabilis.)


[9]

그리스도인: 하느님은 구체적인 어떤 분도 아닙니다. 어떤 것이란 모든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구체적인 어떤 분이 아니라 모든 것이십니다.

(Nec aliquid est. Nam aliquid non est omne. Deus autem non est potius aliquid quam omne.)

J. Hopkins 영문 번역: He is not something, either. For something is not everything. And it is not the case that God is something rather than everything.


  책에는 각주가 풍부하게 달려 있어 이해에 도움을 주는데, 각주에 소개된 쿠사누스의 다른 저작이 원문보다 더 와닿기도 한다. 예컨대, 책 26쪽 각주 38에는 Apologia doctae ignorantiae discipuli ad discipulum (학습된 무지에 관한 한 제자의 다른 제자에 대한 변론)의 구절이 소개되어 있다. 역시 Jasper Hopkins의 영문 번역(https://jasper-hopkins.info/Apologia12-2000.pdf) 등을 참고하여 나름대로 다듬어 보았다.


나는 하느님에 관한 사실이 학습된 무지를 통하지 않고서는 분별될 수 없다고 믿습니다. 하느님은 어디에도 계시지 않는 방식으로 모든 곳에 계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양(量)이 없이 크신 것처럼 모든 곳에 장소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현존하십니다. 마찬가지로 그분은 장소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모든 곳에, 시간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어느 때나, 존재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모든 존재에 계십니다. (뒷부분은 아래 원문과 영문 번역 참고)


라틴어 원문: Sicut enim Deus ita est ubique quod nullibi – cum nulli loco desit, qui in nullo loco est –, ut sit in omni loco illocaliter sicut magnus sine quantitate: ita est etiam Deus ipse omnis locus illocaliter et omne tempus intemporaliter et omne ens non-enter. Et ob hoc non est aliquid entium sicut non est aliquis locus vel aliquod tempus, quamvis omnia sit in omnibus, – quasi monas est omnia in omnibus numeris, quia ea sublata nequit numerus esse, qui solum per ipsam esse potest; et quia monas est omnis numerus, non tamen numeraliter, sed complicite, ideo non est aliquis numerus; nam nec binarius nec ternarius.


J. Hopkins 영문 번역: I do not believe that this [fact about God] can be discerned otherwise than by means of learned ignorance. For example, God is present everywhere in such [a] way that He is present nowhere (for he is not absent from any place who is not present at any place); thus, God is present at every place non-spatially, just as He is great without quantity. Similarly, He is every place non-spatially, every time non-temporally, and every existent non-existently. But He is not on this account any existent thing, even as He is not any place or any time. And yet, He is all in all, even as the one is all things in all numbers. For were the one removed, [the] number could not continue to be; for number can exist only through the one. And because the one is every number, (not numerically but by way of enfolding), it is not any number. For example, it is neither the number two nor the number three.


  [14]에서 신(Deus)이라는 말이 본다("I see")는 뜻의 theoreo에서 파생되었다고 하면서, 하느님과 다른 모든 것의 관계를, '시각이 모든 색을 파악할 수 있기 위해 시각은 색의 영역에 있지 않아야 한다'는 것에 빗댄 것도 흥미로웠다.


Deus dicitur a theoro, id est video. Nam ipse deus est in nostra regione ut visus in regione coloris. Color enim non aliter attingitur quam visu, et ad hoc, ut omnem colorem libere attingere possit, centrum visus sine colore est. In regione igitur coloris non reperitur visus, quia sine colore est. Unde secundum regionem coloris potius visus est nihil quam aliquid. Nam regio coloris extra suam regionem non attingit esse, sed affirmat omne quod est in sua regione esse. Ibi non reperit visum. Visus igitur sine colore existens innominabilis est in regione coloris, cum nullum nomen coloris sibi respondeat. Visus autem omni colori nomen dedit per discretionem. Unde a visu dependet omnis nominatio in regione coloris, sed eius nomen, a quo omne nomen, potius nihil esse quam aliquid deprehenditur. Eo igitur deus se habet ad omnia sicut visus ad visibilia.


  해제의 다음과 같은 서술이 쿠사누스와 역자의 생각을 잘 표현하는 것 같다.


신을 명제(命題)에 담을 수 있다면,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높은 차원의 종교적 권위가 있는 사람들이 더 잘 하느님을 알아야 한다. 하느님을 더 잘 만나야 한다. (...) 쿠사누스는 신은 (...) 사람의 이성과 언어 속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신은 지식으로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신을 정말 더 많이 아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 된다.


(...)


쿠사누스는 신을 모르겠다 했다. 신은 알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모르는 신이다. 무엇으로 정의되지 않는 신이다. 무엇으로도 신을 알지 못한다. 신을 개념 속에서 구속할 수 없다. 내가 나란 존재를 아집에 구속해서는 안 되듯이 말이다. 아집에서 벗어난 유한한 나는 개념으로부터 자유로운 무한한 하느님과 하나 되어 있음을 깨우칠 수 있을 것이며, 하느님과 정말 제대로 더불어 하나 됨을 깨우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쿠사누는 하느님을 모른다 한다. 몰라야 한다고 한다. 그 모름에서 사람은 또 다른 희망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덧1. 롬바르두스의 『명제집』도 언젠가 번역되면 좋겠다.



덧2. 전에 쓴 유대칠 선생님 저서 관련 글 https://blog.aladin.co.kr/SilentPaul/13274256


덧3. 책 45쪽 각주 60에 나오는 관련 논문

유대칠, "스콜라 지칭론의 복원 작업 -중세와 근대 스콜라 논리학에서 지칭(suppositio)의 발생과 활용 그리고 그 복원-", 중세철학 제16호 (2010)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151086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40103 2물질에서 생명으로, 재단법인 카오스 기획, 노정혜 외 지음, 반니, 2018



  작년 3월에 반쯤 읽고 찬사를 남긴 적이 있는데 https://blog.aladin.co.kr/SilentPaul/14444185

  정말이지, 내용, 편집, 교열에 이르기까지 흠을 거의 찾을 수 없는 만점짜리 책이다.

  (라고 쓰고 보니 오타가 눈에 띈다. 241쪽: 우리가 먼저 특허를 출현했습니다. → 우리가 먼저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생명(노정혜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DNA(조윤제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 RNA(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단백질(김성훈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교수), 탄수화물(조진원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교수), 세포막(윤태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ATP(정종경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외부 물질(김병문 서울대 화학부 교수), 게놈(박종화 UNIST 생명과학부 교수)과 유전자가위(김진수 전 서울대 화학부 교수, 현 국립싱가포르대 교수), 바이러스(신의철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등 여러 주제에 관한 비교적 최근 지식을 쉽게 풀어주셨다.


  전에 쓴 것처럼 그저 감탄만 나온다.


  그중에서 따로 찾아봐야지 싶었던...


Kim, Hyongbum, Kim, Jin-Soo. A guide to genome engineering with programmable nucleases. Nat Rev Genet 15, 321–334 (2014). https://doi.org/10.1038/nrg3686


제1817482호 등록특허(2015. 8. 6. PCT/KR2015/008269호로 국제출원, 2018. 1. 4. 국내 등록) "캄필로박터 제주니 CRISPR/CAS 시스템 유래 RGEN을 이용한 유전체 교정(GENOME EDITING USING CAMPYLOBACTER JEJUNI CRISPR/CAS SYSTEM-DERIVED RGEN)" https://patents.google.com/patent/KR20170020535A


윤신영 기자, "유전자 가위 세기의 특허戰 종지부… "최후 승자는 MIT·하버드대"", 동아사이언스 (2018. 9. 11.)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23891


조승한 기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세기의 특허 전쟁 2라운드 불붙었다", 동아사이언스 (2022. 2. 7.)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52154


박정연 기자, "유전자가위 특허전쟁 분기점…툴젠, ‘저촉심사’ 유리한 고지 선점", 동아사이언스 (2022. 9. 30.)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56477


문희철 기자, "“수천억 특허 빼돌렸다”던 김진수 교수 1심 ‘무죄’", 중앙일보 (2021. 2. 4.)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986182


박정연 기자, "'유전자가위 특허 논란' 김진수 前 서울대 교수 유죄 판결", 동아사이언스 (2022. 11. 30.)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57360


최준호 기자, "'유전자 가위 특허' 5년 송사 끝낸 김진수…그가 창업한 이유", 중앙일보 (2022. 12. 19.)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26865


박정연 기자, "유전자가위 석학 김진수 "빡빡한 행정·감사, 과학자 창업에 부담"", 동아사이언스 (2023. 4. 14.)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59410


김찬혁 기자, "툴젠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특허, 호주서 불인정 결정", 청년의사 (2023. 12. 14.) https://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12234


송영두 기자, "툴젠, 호주 특허 무효 내년 3월 결정...전문가 “美 특허 소송 영향 無”", 팜이데일리 (2023. 12. 18.) https://pharm.edaily.co.kr/news/read?newsId=01252966635839832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20조(인간복제의 금지) ① 누구든지 체세포복제배아 및 단성생식배아(이하 “체세포복제배아등”이라 한다)를 인간 또는 동물의 자궁에 착상시켜서는 아니 되며, 착상된 상태를 유지하거나 출산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누구든지 제1항에 따른 행위를 유인하거나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21조(이종 간의 착상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인간의 배아를 동물의 자궁에 착상시키거나 동물의 배아를 인간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인간의 난자를 동물의 정자로 수정시키거나 동물의 난자를 인간의 정자로 수정시키는 행위. 다만, 의학적으로 인간의 정자의 활동성을 시험하기 위한 경우는 제외한다.

  2. 핵이 제거된 인간의 난자에 동물의 체세포 핵을 이식하거나 핵이 제거된 동물의 난자에 인간의 체세포 핵을 이식하는 행위

  3. 인간의 배아와 동물의 배아를 융합하는 행위

  4. 다른 유전정보를 가진 인간의 배아를 융합하는 행위

③ 누구든지 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로부터 생성된 것을 인간 또는 동물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아무튼 우리 사회는 사고, 인력, 예산(지원), 제도 등 모든 면에서 과학이 너무 부족하다. 사실과 전문성에 겸허할 줄 아는 과학이 없이는, 편 가르기를 넘는 토론을 할 수 없고 민주주의도 불가능하다. 평소 부지런히 과학, 기술의 소양을 쌓아두어야 한다.


  과학은 무엇보다 열린 학문입니다. 과학이 추구하는 것은 불변의 진리가 아니라 자연에 대한 '가장 훌륭한 설명'이라는 말입니다. 더 나은 설명이 나오면 기존의 과학은 기꺼이 자리를 내어줍니다. 과학의 열린 마당에서 질문하고 토론하세요. 호기심의 물결에 몸을 맡겨 보세요. 지식의 습득에 얽매이지 않을 때 배움은 바로 즐거움이 됩니다.


- 카오스 과학위원회 머리말 끝부분


  '생명은 물질에서 출현했는가?'

  '정신도 물질에서 출현했는가?'



  사실 탄수화물이나 산소는 같이 있으면 상태가 불안한 물질이기 때문에, 생명 활동이 없이도 CO2로 변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화학적인 과정에서는 산화되는 과정이 굉장히 느리게 진행되고, 그 과정에서 대부분 열에너지로 방출됩니다. 그런데 생명 활동을 통해 반응이 훨씬 가속화되고, 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방출하는 대신 생명 활동에 이용하지요. 그러므로 지구과학적으로 본다면 생명은 재생 가능한 촉매라고 볼 수 있겠지요. 재생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일어난다면 그 실수를 통해 진화가 일어날 테고요. - 39쪽, 심민섭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과학자들은 프랜시스 크릭을 훨씬 위대하게 생각합니다. 왓슨이 쓴 『이중나선』은 외국에서는 별로 좋은 책으로 인정받지 않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필독서로 되어 있어요. 왓슨은 논문이 그것뿐입니다. 그렇지만 프랜시스 크릭은 다섯 개 분야를 개척한, 20세기 최고의 천재라고 일컬어집니다. 일반적으로 왓슨이 많이 알려진 이유는, 프랜시스 크릭이 과학자로서 굉장히 많은 분야를 열었다면 왓슨은 대중화에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에요. - 70쪽, 이현숙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20개의 단어면 충분한데 64개나 단어를 만들어내서 잉여가 생긴 겁니다. 이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엄청난 장점이 있어요. (...) 돌연변이는 매일 일어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로 암이나 치매에 걸리지 않는 이유는 동의어가 많기 때문입니다. 돌연변이는 일어나지만 그것이 단백질로 변화되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거든요. 생명의 실체는 단백질이고, 단백질이 변해야 몸의 성질이 변해서 병에 걸립니다. 동의어가 많은 것은 유전자의 변화가 단백질의 변화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도록 만든 생명의 절묘한 안전장치인 셈이죠. - 119쪽


  유전자는 설계도이고, 단백질은 그것을 형상화하는 현실이에요. - 120쪽


  DNA는 안정적이고 단백질은 불안하다는 말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왜 생명체는 불안정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지닐까요? 철학적으로 들리지만, 그것이 생명체죠. 생명체가 너무 불안하면 생명일 수 없고, 너무 안정적이면 환경에 적응할 수 없습니다. 안정성을 제공하는 것이 DNA고, 역동성을 제공하는 것이 단백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 가지가 조화롭게 생명체를 유지하는 거죠. - 122쪽, 김성훈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교수


  [주: 지질 분자의 이중막이] 자발적으로 형성되었기 때문에 중요한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우선 세포막이 매우 유연하다는 것이죠. 세포막의 구조를 유지하는 힘이 꼬리를 물로부터 감추는 힘이거든요. 그러니까 꼬리가 물로부터 감춰져 있는 한, 좀 휘어져도 그다지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유연하겠지요. 세포가 어떤 힘에 의해 눌린다고 유연하지 못해서 터져버리면 안 되잖아요. 동시에 매우 강인합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유연한 동시에 절대 찢어지지 않는 강인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포가 아주 현명하게 선택한 거죠. 굉장히 유연하기 때문에 적혈구가 모세혈관을 지나갈 때 모양이 구겨지더라도 모세혈관만 지나고 나면 다시 원래 모습을 복원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포 바깥쪽에 원자 정도 크기인 이온이 많이 있는데, 이것들이 세포를 투과할 수 없을 만큼 강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연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가진 아주 이상적인 매체입니다. - 159, 160쪽, 윤태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유전자가위는 진화적으로 보면 특수한 취급을 받습니다. 게놈을 바꾼다는 것은 기존의 진화로 따지면 방향성을 주고 있는 건데, 이를 무시하죠. 인공적이니까요. 엄밀하게 따지면 사람은 진화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를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진화의 방향을 어느 정도 결정할 수 있지 않은가, 그것도 자연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252쪽, 박종화 UNIST 생명과학부 교수


  임소형 한국일보 기자: 자연적으로도 어느 정도 방향성이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무작위적이라는 게 진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방향성이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외계에 생명체가 잇고 지능을 갖고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발견한 적이 없잖아요. 현재로서는 무작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253쪽, 김진수 전 서울대 화학부 교수, 현 국립싱가포르대 교수


  끝으로 (귀하디 귀한) 카오스재단의 렉처사이언스 시리즈를 갈무리해 둔다. 3권까지는 휴머니스트에서 나왔고, 4권부터 반니에서 나오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40102 1. The Singapore Story: Memoirs of Lee Kuan Yew, 류지호(전 예멘 대사) 옮김, 리콴유 자서전, 문학사상사, 1999



  밤을 새워 가며 매일 7~8권씩 읽어 치우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런저런 핑계로 책과 너무 멀어졌다.


  지난 주에는 오랜만에 날마다 잠을 자다 보니 몸과 마음이 적응되지 않았는지 며칠 전 한밤중에 문득 잠에서 깼다. 늘 쫓기듯 살면서 최근 몇 년간은 평일에 몸을 제대로 누인 기억이 별로 없다. 쪽잠으로 방전을 가까스로 막으며 이틀에 한 번 꼴로 겨우 서너 시간만 자는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날 밤 자꾸만 맑아지는 정신의 한쪽에서 나를 있는 대로 소진하여 이제는 거의 상실할 지경에 가까웠다는 느낌이 강하게 올라왔다. 그나마도 구석구석 나를 이루고 있던 책이 이제는 삶에서 남김없이 떨어져 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책이 양적으로, 질적으로 달라지게 된 것은 22년 전 독서수첩을 작성하면서부터였다. 책을 뗄 때마다 수첩에, 온라인 노트에, 엑셀 파일에 기록했다. 그러다가 단행본보다는 논문 등 다른 목적과 형식으로 쓰인 글을 주로 읽게 되면서, 또 읽기보다는 주로 말을 짓고 쏟아내야 하게 되면서, 10년 이상 지켜 온 습관은 튼튼하게 유지되지 못했고, 그렇게 된 데에는 정리에 대한 부담도 약간은 작용했던 것 같다.


  ...


  얼마나 풍부하게 이해하면서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까 밥을 같이 먹고 나서 설거지하는 틈틈이 곁눈질로 보았더니 아이가 혼자 책을 붙잡고 읽어 내려가 끝내 다 읽어 낸다. 언젠가 '마음속으로 책 읽는 소리가 울리느냐'고 물어봤는데, 그렇다고 한다. 언제, 어떻게 깨쳤는지 기특하다['묵독'에 관하여 썼던, "아이와 함께 책 읽기" (2020. 7. 3.) https://blog.aladin.co.kr/SilentPaul/11826305]. 뒤에 셰익스피어에 관한 부록이 있기에 같이 마저 읽는데, 『로미오와 줄리엣』을 어디선가 들어봤다며 어떤 이야기인지를 묻는다. 이때다 싶어, 사이가 안 좋은 몬태규가와 캐플릿가의 아들딸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랑에 빠졌는데 어쩌고저쩌고... "그래서 결혼했어?"[지난 주 내내 아이와 시간을 보냈더니, 아빠는 오렌지 주스보다 파인애플 주스를 더 좋아하는 것 등 저와 취향이 비슷하니 자기와 결혼하자고 한 터였다] "아니, 이 이야기는 비극이라고도 하는데, 슬프게 끝나." "비극이 뭔데?" ... 그래서 줄리엣이 약을 먹고 죽은 것처럼 누워 있었는데, 로미오가 줄리엣이 죽은 줄 알고 어쩌고저쩌고...



  아무튼 아이도 이제 어느 정도 대화가 통하고 나란히 앉아 각자 뭔가를 읽을 수 있게도 되었겠다, 나도 새해를 맞아 마음을 다잡고 담백하고 치열한 독서 생활을 재개해 보려 한다. 역시 어떤 식으로든 기록을 해야 조금이라도 더 짜낼 수 있는 것 같다. 훗날 '제3 독서기'로 기억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리콴유 자서전』을 추천받은 것은 24년 전쯤이다. 여러 정치인들이 추천사에 쓴 것처럼 사실은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는 책인데, 전에는 의미를 찾으며 읽을 준비가 안 되어 있었던 것 같다. 아래는 '재미있다'는 취지의 추천사만 일부 발췌하여 옮겼는데, 원문을 찾아 보니 의미가 다소 다른 부분도 있다(번역문 바로 뒤 괄호 안에 원문을 달았다).


 이 책은 누가 읽든 분명히 즐거운 경험이 되리라고 확신한다(I am sure everyone who reads them will enjoy them immensely). - Tony Blair (1997~2007 영국 총리)


  『리콴유 자서전』은 현대사에 관한 독보적인 사료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후부터 끝낼 때까지 나는 도저히 이 책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이처럼 한 인물과 국가에 대한 뛰어난 저서는 본 적이 없다(As a current history, The Singapore Story is without equal... It was impossible to put the book down. It is a commanding story of a man and a country.). - John Malcolm Fraser (1975~1983 오스트레일리아 총리)


 그가 총리 [재임 시] 만났던 영국과 미국의 고위 인사들, 예를 들어 영국 [총리]와 미국 대통령에 대한 그의 평가는 정말 흥미진진하다. 특히 공산 중국과의 첫 번째 접촉에 [관한] 그의 기술은 손에서 책을 뗄 수 없게 만든다(His judgments of those in high places with whom he had to deal during his long period in office, in particular with British Prime Ministers and American Presidents, are fascinating. Equally so, is his account of his first contacts with China.). - Edward Heath (1970~1974 영국 총리)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위대한 지도자들 가운데 한 명인 리콴유 전 총리가 아주 흥미진진한 책을 써냈다. 그의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이건 그렇지 않은 사람이건 이 회고록은 누구나 모두 즐길 수 있을 만한 저서이다(Lee Kuan Yew, one of the Pacific Basin's great statesmen, has written a challenging and fascinating memoir. Great reading for both proponents and those in disagreement.). - Gerald Rudolph Ford Jr. (1974~1977 미국 제38대 대통령)


  자서전이라는 제목도 틀린 번역이라고는 할 수 없겠으나, 개인적 삶에 관한 서술은 앞쪽에 조금 나오고 결국은 원제 그대로 1965. 8. 9. 싱가포르의 분리독립[건국(?)] 과정을 다룬 책이다. 『싱가포르 이야기: 리콴유 회고록』이라고 옮기는 편이 더 직접적이고 정확했겠다. 책은 절판되어 2024. 1. 3. 현재 알라딘에서는 중고책 9권이 최저가 29,000원, 최고가 65,000원으로 등록되어 있다. 나는 언제, 어디서 사두었는지 다행히 1999. 12. 15.에 나온 초판 4쇄를 가지고 있었다(알라딘에는 구입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2002년~2011년경에 사둔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초판 1쇄는 1999. 10. 18.에 발행되었고, 찾아보니 초판 6쇄가 2005. 12. 28.에 나왔다고 한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시간 간격상 6쇄가 마지막 쇄 아니었을까 싶다.


  책은 서두에서 독립선언 당일을 다루고 나서는 대체로 시간 순, 사건 순으로 쓰여 있고, 저자가 그 뒷이야기와 자신의 감상을 생생하게 덧붙이고 있다. 전 영국 재무장관 Denis Healey는 '정치인들이 지혜와 정보를 캘 수 있는 광산'이라고도 표현했는데(아래에서 보듯 번역과 원문에 차이가 있다), 이렇게 자세하고 솔직하게 써도 되나 싶은 대목이 없지 않았다. 저자 자신의 서문에도 "혹시 무심코 쓴 글이 말레이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을까 염려해", "이 회고록으로 말레이시아인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 말레이시아와 관련된 부분을 여러 사람에게 미리 보여 주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의 자서전은 [전 세계]의 정치 지도자들에게 값진 지혜와 정보를 제공하는 보물창고라 할 만하다(The memoirs provide a mine of wisdom and information which politicians would be wise to quarry). - Denis Healey (1974~1979 영국 재무장관)


  얼마 전 타계한 헨리 키신저도 다음과 같은 평을 남겼다(역시 번역과 원문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 예컨대 '아시아의 급성장' 이야기는 원문에는 없다).


  리콴유 전 총리는 아시아의 급성장에 있어서 핵심적 인물이며, 이 책은 그가 이뤄 낸 치적들에 대한 기록이다. 이 자서전에 담긴 그의 수많은 정치적 결단과 이를 뒷받침했던 동기에는 다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사실은 이 책을 통해 뭔가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Lee Kuan Yew is one of the seminal figures of Asia, and this book does justice to his extraordinary accomplishments. Describing the motivations and concepts that have animated his conduct and explaining specific actions, he will undoubtedly raise many controversies. But whether one agrees or not, one will learn a great deal.). - Henry Kissinger (1973~1977 미국 국무장관)


  번역을 결단하신 것도 대단하고, 작업이 상당히 고되셨을 것으로 넉넉히 짐작되지만, 한국일보 기자, 서울신문 논설위원까지 지내셨던 류지호 전 대사께서는 띄어 써야 하는 낱말과 붙여 써야 하는 접사(接辭)를 잘 구별하지 않고 계신다. 문학사상사도 교정을 꼼꼼히 거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읽는 데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다. 우리 띄어쓰기 규범의 일관성이 떨어지기도 하거니와, 나의 띄어쓰기 취향도 시기에 따라 여러 변화를 겪었다[이를테면, Sarah Worthington의 『형평법(Equity)』 등을 옮기신 임동진 님은 상당히 급진적인 '붙여쓰기'를 주창하고 계신다]. 뒤늦게 규범에 어긋나게 쓰고 있었음을 깨달은 것도 많다. 아무튼 재출간 가능성이 있으므로 지금의 규범 표기를 기준으로 한 오타를 https://blog.aladin.co.kr/SilentPaul/15176846 에 차차 모아두려 한다. 이미 상당히 많이 골라 두었는데 언뜻언뜻 눈에 띄는 것만 메모해 둔 것이라, 그래도 모르고 지나친 부분이 아주 많을 것이다.


  류지호 전 대사께서는 이 책의 후속편이라 할 수 있는 『From Third World to First - The Singapore Story: 1965-2000』까지 옮기셨고, 예멘 통일에 관한 책도 내셨다('유지호'로 표기한 매체가 다수 있다).



  "예멘 통일의 시사점", 외교 제109호(2014. 4.) 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11504986


  "뉴스Y '대한민국 외교비사', 예멘 통일 조명", 연합뉴스(2012. 7. 13.) https://www.yna.co.kr/view/AKR20120713064600005


  "前북예멘대사 유지호씨 ‘예멘의 남북통일’ 출간", 문화일보(1997. 12. 10.) https://www.munhwa.com/news/view.html?no=1997121035000101


  여러 감상이 들지만 자제하고, '밑줄긋기'에 책의 주요 내용을 갈무리해 둔다.


덧) 책을 읽다가 알게 된 영상인데, 1965. 8. 9. 오전 10시 싱가포르가 원하지 않게 말레이시아 연방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선언한 직후, 당일 오전 기자회견 도중 리콴유 총리가 감정에 복받쳐 눈물 흘리는 장면이 책 28쪽에 나온다(오후 6시 녹화방송). 싱가포르 국립도서관 The News Gallery beyond Headlines 전시 등에도 좀 더 긴 영상과 관련 전시물이 있었다.


https://youtu.be/UET6V4YnAwc
https://youtu.be/Idd8BK0MamA

https://www.nas.gov.sg/archivesonline/lky100_1

https://www.channelnewsasia.com/interactives/lee-kuan-yew-quotes-100th-anniversary-his-own-words-3766806


아내이자 동지인 추에게 - P24

국민들의 자유와 독립을 존중하는 나, 싱가포르 총리 리콴유는 싱가포르의 국민과 정부를 대표하여, 1965년 8월 9일 오늘을 기해 싱가포르가 자유와 정의, 국민의 안녕과 행복, 평등을 지향하는 독립된 민주국가가 되었음을 만방에 선포합니다. - P25

우리는 광범위한 연대투쟁을 펼쳐 콸라룸푸르의 집권 동맹당에게 압력을 가함으로써, ‘말리이인의 말레이시아‘가 아닌 ‘말레이시아인의 말레이시아‘란 대명제를 관철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 P29

그러나 일단 나는 그날 하루가 별 사고 없이 지나간 데 안도하며 감사하게 여겼다. 나는 자정이 훨씬 넘어 잠자리에 들었다. 피곤했지만 잠이 오질 않았다. 겨우 새벽 두세 시가 되어서야 잠이 들었지만, 앞날이 걱정되어 자주 깨곤 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왜 이렇게 어려운 처지에 이르게 되었을까? 이것이 지난 40년 동안 내가 기울여 온 모든 노력의 최종 결과란 말인가? 싱가포르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나는 그 후 40년이란 세월을 이런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으며 보내게 된다. - P33

자기들만 살아 보겠다고 도망치는 데만 여념이 없었던 백인을 보면서 아시아인은 백인이 이기적이며 비겁하다고 생각했다. 백인에 비해 오히려 더욱 침착한 이들은 아시아인들이었다. 아시아인은 영국인에게 리더십을 기대했지만 영국인이 안겨 준 것은 실망과 배신뿐이었다.

영국인은 자신들의 우월성에 대한 신화를 너무도 설득력 있게 구축해 놓았다. 그래서 그것에 도전한다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는 생각이 아시아인의 머릿속에 박혀 있었다. 그러나 이제 한 아시아 민족이 과감하게 떨쳐 일어나 그러한 허상을 깨부순 것이었다. - P66

일본군은 이러한 학살에 대해, 점령지의 법과 질서를 유지하고 저항 움직임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합리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학살은 [전쟁 중]에 일어난 게 아니라, 싱가포르가 완전히 항복한 후에 벌어진 일들이었다. 그것은 순전히 일본군이 보복심리로 자행한 만행이었다.

2월 18일부터 22일까지의 대학살이 끝난 뒤에도 변두리 지역, 특히 동부 싱가포르에서는 반일분자 색출 작업이 계속되었고, 중국인 수백 명이 더 처형되었다. 희생자의 대부분은 나중에 저항군에 가담할 가능성이 있는 건장한 청년들이었다. - P71

3년 반 동안의 일본군 점령 시절은 내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 나는 그 시절 동안 인간이라는 존재의 행동 양식과 인간이 모여 사는 사회, 인간의 욕구와 충동의 본질에 대해 많은 것을 느꼈다. 정부의 절대적 필요성 그리고 권력이야말로 혁명적인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점은 내가 만약 점령 시절을 겪지 못했더라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 P87

일본군의 유일한 통치수단은 공포였다. 그들에게는 문민통치를 하겠다는 그 어떤 허위의식도 없었다. 형벌이 너무 가혹했기 때문에 범죄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 곤봉 하나만 들고 순찰을 다녀도 당국에 신고할 만한 범죄를 별로 적발하지 못했다. 처벌이 너무 가혹했기 때문이었다. - P88

식민화의 마지막 단계는, 일본인 자신들의 인종적 우월성과 지배권을 현지인들이 자연의 섭리로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다. 만약 일본[에] 좀더 시간적 여유가 있었더라면 이는 아마 성공했을 것이었다.

도덕성과 평등의 개념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들이 전쟁에서 이겼더라면 바로 그들이 우리의 상전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그들의 신을 섬기고 그들의 [행동 양식]을 [흉내 내게] 될 것이었다. - P91

(계속) 그러나 예외의 경우도 있었다. 한국인은 일본이 한국을 통치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저항을 멈추지 않았다. 일본은 한국인의 풍습, 문화, 언어를 말살하려 했지만, 민족적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한국인은 굳은 결의로 야만적인 압제자에게 항거했다. 일본은 수많은 한국인을 죽였지만 그들의 혼은 결코 꺾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인과 같은 경우는 흔치 않았다. 중국, 포르투갈, 네덜란드, 일본에게 차례대로 지배당한 바 있는 대만은 이민족 상전들에게 별달리 저항하지 않았다. 또한 만약 일본이 싱가포르와 말라야를 계속 지배했다면 아마 50년 안에 그들은 대만에서 했던 것처럼 식민화에 성공했을 것이다. - P91

(림 킴산, 리 콴유에게) 나는 헌병대에 끌려가 있는 동안 일본인의 본질이 무엇인지 똑똑히 봤습니다. 그들의 정중함과 예의바른 태도는 껍데기일 뿐이고 그 밑에는 추악한 야수가 으르렁대고 있습니다. 연합군의 승리로 온 아시아가 구원받은 겁니다. - P96

나는 내가 만다린어뿐만 아니라 하카어, 호키엔어, 말레이어에 능통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득표를 위한 허세였다. 나와 친한 몇몇 중국인 기자는 내가 모국어인 중국어에 능통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절대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내게 조언[했]다. - P206

그런데 알고 보니 그때까지 상대편을 지탱해 왔던 것은 혁명에 대한 열정 하나가 전부였다. 결국 그들도 먹고 살아야 했고 딸린 가족을 부양해야 했다. 그리고 가족들은 돈과 집 그리고 의료 혜택을 필요로 했으며,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다른 많은 것들을 누리고 싶어 했다.

그렇지만 그들에게서 발견한 한 가지 특징은-중국인 학생운동권이 그러했듯이-공산주의를 포기했을 때 흔히 대부분은 허송세월을 한 자신들의 지난날을 벌충하기 위해 극도로 욕심을 부린다는 것이다. 그들은 마치 자기네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한 황금기를 놓쳐 버려 이제 잃어버린 시간을 메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라도 가진 듯이 정신없이 축재(蓄財)에 몰두했다. - P284

(계속) 나는 나중에 중국과 베트남에서 또다시 그런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산혁명이 지상낙원을 건설해 주지 못하고 경제가 다시 자유시장 체제로 돌아섰을 때, 공시가격으로 재화와 용역을 얻을 수 있고 면허증을 발급할 권한을 가진 간부들이 제일 먼저 부패의 늪에 빠져 들었고 민중을 착취하기 시작했다. - P284

영국 정부는 현지인 관리든 파견 관리든 간에 영국 정부가 임명한 모든 공직자들의 연금이 싱가포르 통화의 잠재적 평가절하에 영향받지 않기를 원했다. (...) 하지만 역설적으로 평가절하가 된 것은 오히려 영국 통화인 파운드였다. 파운드화는 1995년 무렵 2.20 싱가포르 달러로 그 가치가 떨어졌는데, 이는 1958년 당시보다 가치가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었다. 영국 통화로 연금을 받길 원했던 관리들은 운이 없었다. 하기야 싱가포르가 다른 신생 독립국들과 반대의 길을 걷게 되리라는 것을 당시 그들이 어떻게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 P316

우리는 한편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이 퇴보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여성이 해방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공산주의자들의 주장에 공감하고 있었다. 여성은 남성과 동일한 교육을 받았고 사회에 대한 기여도 측면에서 보더라도 남성과 동일한 지위와 혜택을 누려야 마땅했다. - P361

왜 말라야가 싱가포르[에]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의 시장경제를 굴러가게 하는 것은 바로 고무와 주석을 대량 생산하는, 말라야라는 든든한 배후지이다. 말라야가 있기 때문에 싱가포르가 있는 것이다. 말라얄는 경제적 기반이 없다면 싱가포르의 존립은 불가능하다. 합병을 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우리의 두 정부가 통일되지 않고 두 경제가 통합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경제적 입지는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 악화될 것이다. 그리고 국민 여러분의 생활도 더욱 궁핍해질 것이다. 경제발전을 위한 두 정부의 노력도 분산될 수밖에 없다. 연방은 싱가포르와 협력하는 대신 막대한 산업 자본을 가지고 우리와 경쟁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경쟁은 양측 모두에게 엄청난 피해를 안겨 줄 것이다. - P437

우리는 우리의 영토, 이상, 생활 양식을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강대국 진영[ 간]의 어떠한 분쟁에서도 중립을 지킬 작정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이해관계가 개입된 사안에까지 중립적일 수는 없었다.

항상 주위를 관찰하고 지금 우리의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피는 것을 게을리할 수는 없었다. 국제적으로 무슨 일이 왜 일어나는지 이성적으로 평가하고 이해해야지만 우리의 앞날을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 영국과 같은 대국도 그러한데 우리 싱가포르와 같은 약소국이 그런 일[을] 등한시해서는 안 되었다. - P502

말레이시아 출범일이 다가오자 화교 상공회의소는 일본군의 전시 잔혹행위에 대한 보상 문제를 해결하라고 일본에 촉구하라며 내게 압력을 가했다. 그들은 합병으로 인해 외교권한이 연방정부의 손에 넘어가기 전에 이 문제가 해결되길 희망했다. 연방정부는 대부분이 말레이인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대체로 중국인에게만 자행된 일본의 잔혹행위에 대해 연방정부가 큰 분노를 느끼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일본 정부도 이를 눈치채고 시간만 지연시키고 있었다. - P540

나는 탈식민지화 과정을 통해 식민 종주국으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은 신생국들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정부와 단결된 사회가 필수적임을 절감했다. 종주국으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은 지도자가 소수민족 부족장들과 같은 기존 사회의 권력 집단과 협력하여 국가통합을 모색하지 않으면 그 국가는 얼마 못 가 분열되고 말았다. 그리 유능하지 못한 정부가 섣불리 사회주의 이론을 도입하여 부의 재분배 정책을 펴면 그나마 종주국의 통치하에서 명맥을 유지하던 식민사회는 대개 끔찍한 결과를 맞이하였다. - P584

나는 음악은 국가 건립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하고 싶다. - P617

나는 사무실 창문으로 바닷가에 있는 [에스플러네이드] 광장에 소 떼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 두 차례의 폭동 이후 도심에는 더 많은 쓰레기가 쌓이고 개, 파리, 모기, 소, 염소, 거지 등이 넘쳐 났다. 싱가포르 종합병원이 있는 광장마저도 불결해졌다. - P625

우리가 말하는 ‘말레이시아인의 말레이시아‘는 어느 특정 공동체나 민족의 복지, 번영, 그리고 지배권을 위해 존재하는 국가가 아니다. 말레이시아인의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인의 말레이시아, 중국인의 말레이시아, 인도인의 말레이시아 또는 카다잔인의 말레이시아 등과 정반대되는 개념이다. 다양한 공동체들의 이해관계는 모든 민족의 권리, 이익, 책임이라는 전제하에 보호되고 증진되어야 한다.

지지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민족주의를 선동하고 있는 일부 정치 지도자들이야말로 ‘말레이시아인의 말레이시아‘라는 대명제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 P654

그러나 내 남은 생을 다 바쳐 일한 결과, 우리 싱가포르가 단지 이름뿐인 나라가 될지, 아니면 번영하는 나라가 될지는 당시 나로서는 알 수 없었다. - P7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싱가포르 시각에서 바라본 미국
토미 코.달지트 싱 지음, 안영집 옮김 / 박영스토리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싱가포르 이야기는 아니고 싱가포르 학자들이 쓴 ˝미국˝ 개론.

책은 무척 좋고 재미있다.

책을 낸 ˝박영스토리는 박영사와 함께 하는 브랜드˝라고 하는데, 의외로 편집을 거의 신경쓰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

제18대 주싱가포르 대사인 안영집 대사께서 옮기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