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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90%와 함께 하는 디자인: 도시편 적정기술총서 2
스미소니언연구소 지음, 박경호 외 옮김 / 에딧더월드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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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도시에 속해 있지만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던 개발도상국 빈민들이 어떻게 변화를 이끌어내고 혁신적인 도시를 만들어 가는가에 관한 흥미로운 사례들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사진도 많으니 술술 넘겨보시면 될 책입니다. 다만, 책값이 좀 비쌉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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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세트 - 전4권 - 개정판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아르놀트 하우저 지음, 반성완 외 옮김 / 창비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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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런 책이야말로 '고전'이라 할 수 있겠지요. 모임을 꾸려 꾸준히 읽은 끝에 드디어 4권의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필생의 역작답게, 이만큼이나 밀도가 높은 책은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벗들과 한 문장, 한 문장 꼼꼼히 새겨 가며 읽은 덕분에 내용을 좀더 충실히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선사시대부터 유장하게 써내려간 통사를 불과 몇 문장으로 요약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다음의 감동적이고 패기 넘치는 대단원으로 갈음하겠습니다. 저도 '예술이 나아갈 방향'이라는 견지에서 저자와 생각을 같이 합니다. 에티엔 발리바르도 '지적 차이'에 관해 비슷한 입장이지요?

"우리의 과제는 다수 대중의 현재 시야에 맞게 예술을 제약할 것이 아니라 대중의 시야를 될 수 있는 한 넓히는 일이다. 참된 예술 이해의 길은 교육을 통한 길이다. 소수에 의한 항구적 예술독점을 방지하는 방법은 예술의 폭력적인 단순화가 아니라 예술적 판단능력을 기르고 훈련하는 데 있다. 문화정책의 모든 영역에서 그렇듯이 예술의 세계에서도 발전을 자의적으로 중단하는 것은 항상 해결해야 할 문제의 회피가 되고 만다는 데에 가장 큰 난점이 있다. 즉 문제가 생기지 않는 상태를 조성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해결책을 발견하는 일을 연기하는 것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원시적이면서(번역이 좀 부적절한 듯요?) 동시에 가치있는 예술을 만들어내는 길은 없다. 오늘날 참되고 진취적이고 창조적인 예술은 복잡한 예술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예술을 누구나 똑같은 정도로 즐기고 이해할 도리는 없지만 좀더 폭넓은 대중의 참여가 확대되고 심화될 수는 있다. 문화적 독점을 해소하는 전제조건은 무엇보다도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전제조건을 만들어내기 위해 싸우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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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
나루케 마코토 지음, 홍성민 옮김 / 뜨인돌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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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한마디로 제목 그대로이고(저자는 책에 "단 한 권의 책밖에 읽지 않은 사람을 경계하라!"는 디즈레일리의 금언도 인용해두었습니다), 저자는 이런 식의 독서법을 '초병렬 독서법'이라고 부릅니다.


베스트셀러만 골라 읽는 독서가 최악이라는 등 저자가 책읽기에 관해 쓰고 있는 말들에도 대체로 공감이 갔습니다(궁금하신 분은 책의 목차만 보셔도 대체로 무슨 내용이 담겨 있는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35세의 젊은 나이에 마이크로소프트사 일본법인 사장으로 취임한 저자는 부자 되는 요령을 알려주거나 성공 비법을 소개하는 책만 편식하듯 읽는 사람은 장담하건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면서 비지니스 실용서 등 성공에 관한 책부터 버리라고 합니다. 그런 식으로 다른 사람의 방법을 따라하기만 하는 사람은 원숭이보다 나을 게 없다고 말하기도 하는데(저자는 책에서 원숭이 얘기를 여러번 합니다. 아마도 원숭이가 저자 입장에서는 제일 심한 욕인가 봅니다ㅋ), 책읽기에 관해서도 마찬가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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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24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책 때문에 과할 정도로 여러 권의 책을 한꺼번에 읽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어요. ^^

묵향 2015-01-25 10:26   좋아요 0 | URL
헌책방에서 발견하고 업어온 책인데, 이 책을 읽으신 분을 또 뵙게되어 반갑습니다^^ 앞으로 많이 가르쳐주십시오~

cyrus 2015-01-25 16:11   좋아요 0 | URL
오히려 저가 많이 배워야 할 입장입니다. 그저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독자입니다. 묵향님도 앞으로 좋은 책들 많이 소개해주세요. ^^

묵향 2015-01-25 16:28   좋아요 1 | URL
새로 생긴 북플이 책 정보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이 참에 제 스스로 정리도 할 겸 여기저기 끄적여둔 글들을 틈틈이 올리는 중이었습니다~ 이렇게 인사해주셔서 감사하고, 반갑습니다^^
 
일상의 지리학 : 인간과 공간의 관계를 묻다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121
박승규 지음 / 책세상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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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좀의 지리학을 통한 지리학의 재영토화를 모색한다는 책인데, 특별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철학 동아리에 속해 이진경 님의 책들을 읽으며 철학 공부를 시작한 덕분에, 또 현대철학의 커리큘럼을 푸코로 시작해 들뢰즈 가타리로 마무리되게끔 짠 선배들 덕분에(그러다 보니 자연히 수유연구실의 책들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도 한 때 이런 식의 '탈근대' 조류, 그 중에서도 특히 니체, 들뢰즈에 꽂혔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점차 들뢰즈 가타리 류가 이른바 '차이'란 것에 선험적 절대성을 부여한 나머지 '차이(들간)의 차이'를 간과하고 결국엔 차이를 또다른 '동일자'로 둔갑시켜버리는 게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들었고, 이론의 (몰)역사성에 대한 고민도 했던 것 같습니다. 공부도 부족하고 그마저 읽은 지 오래 되고 해서 잘 기억은 나지 않네요. 음악 공부를 하다 보니 요즘 들어 다시 읽어보고픈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아무튼 저하고는 기질적으로도 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모더니즘/포스트모더니즘을 근대/탈근대 문제틀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담은 이정우, 「'포스트모더니즘'에 관하여」, 『가로지르기』(산해)의 일독을 추천해드립니다.


모더니즘이라는 말 자체가 근대 예술에 반해 등장한 현대 예술을 가리키는 말로서, 포스트모더니즘은 오히려 모더니즘을 더 발달(아니 더 정확히 말해 극단화)시킨 것이지 모더니즘과 대비되거나 배치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포스트모더니즘을 축자적으로 번역하면 '후기 근대주의' 또는 '탈근대주의'가 될 수 있겠으나, 영미 비평의 맥락에서(특히 미국 비평가들에 의해) 쓰인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용어를 철학, 사회학, 역사학 등에서 마구 사용할 경우 의미론적 어긋남이 생긴다고 이정우 님은 지적합니다. 이는 영어라는 언어의 패권 내지는 미국의 문화제국주의를 반영하는 한 단면으로서, 정리하자면 포스트모더니즘은 1) 예술 분야에서 2) 20세기 초 모더니즘의 연장선상에서 3) 미국에서 발달한 사조인 데 반해, 탈근대 사상은 1) 사상 일반에서 2) 16세기 말 이후의 역사 전체에 관련해서 3) 세계사적인 범위에서 제기되는 사상이라는 것이 골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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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대한 권리 - 도시의 주인은 누구인가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125
강현수 지음 / 책세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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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책입니다.


책세상 문고의 우리시대 시리즈 가운데는 마중물 삼기 좋은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칼 폴라니를 읽기 위한 홍기빈, 『아리스토텔레스, 경제를 말하다』, 칼 슈미트에 접근하기에 앞선 정태욱, 『정치와 법치』와 같은 책들이 그 예입니다(헌법 공부할 때 나오는 그 칼 슈미트ㅎㄷㄷ). 물론 가끔 실망스러운 것들도 있고, 각주를 분량에 대한 고려 없이 모조리 후주로 돌려버려 읽기에 불편한 면이 없지 않지만, 대체로 젊은 연구자들의 건강한 문제의식과 진지한 연구태도에 감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 말미에 더 읽어야 할 자료들 목록을 붙여 놓은 것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도시권' 공부를 위한 몸풀기용으로 읽은 이 책은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도시학자인 앙리 르페브르(그리고 그 후계자, 데이비드 하비)에 들어서는 좋은 입구입니다(많이 읽히는 『프랑스 혁명』을 쓴 조르쥬 르페브르와 다른 사람입니다).


‘도시에 대한 권리’는 1968년에 출간한 르페브르의 책 『도시에 대한 권리』를 통해 처음으로 정식화되었는데, 당시의 68혁명에도 많은 공명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용산, 두리반, 촛불집회, 성미산 등 한국에서도 최근 도시 공간의 이용과 관련한 충돌이 많이 있었지요. 도시를 공간적 차원의 개념으로, 권리를 정치적 차원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데 익숙했던 우리들에게 이 책은, 도시를 정치적 개념으로, 권리를 공간적 개념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줍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국민국가 단위로만 사고되었던 ‘인권=시민권’의 새 지평을 모색해볼 수 있습니다.


브라질의 도시법, 몬트리올, 바르셀로나, 유럽연합 등지의 도시권 헌장, 유네스코와 유엔 해비타트의 도시 정책 프로젝트 등은 한국의 현실에도 참고할 바가 많다고 생각됩니다.


르페브르의 도시 관련 저작은 우리말로 번역된 것이 없었는데, 반갑게도 (이제는 재작년이 된) 2011년, 양영란 님에 의해 『공간의 생산』(에코리브르)이 번역되어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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