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동과 입자에는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는데, 파동은 어디에 있는지 말할 수가 없어요. 다시 말해 위치를 정확히 이야기하기 힘듭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요?' 제가 지금 말한 '모르겠다고요?'라는 단어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귀에 이 말이 들리고 있으니 그 실체가 '어디'에 분명히 있는 것은 틀림없죠. 어딘가에 있다면 '어디'라는 단어가 어디에 있나요? 어디 있냐면 여러 사람들의 귀에 동시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소리라는 파동은 동심원을 그리며 나가기 때문에 그래요. 동시에 여기저기를 다 지나가는 겁니다."


  책의 향기 판매자 님께서 너무 감사하게도, 주문한 책들과 함께 보내주셔서 그 자리에서 후딱 읽어 보았다. 쉽게 쓰였으나, 기본적인 내용만 다루고 있다. 팟캐스트 컨텐츠로서, 또 분량상의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과학하고 앉아 있네』 바로 다음 권을 읽어보려 한다. 미진하다 여기시는 분들은 요즘 핫한(?) 『김상욱의 양자 공부』를 읽으셔야 할 것이다.


  파토 원종우 작가(?)는 과학과사람들 http://sciencepeople.co.kr/ 대표이다. 팟캐스트 『과학하고 앉아 있네』시리즈는 계속하여 출간될 예정이다. 이달에 아홉 번째 권이 또 나올 모양이다.

  


  김상욱 교수 역시 저자로서, 감수자로서, 여러 책의 출간에 관여하며, 과학 대중화에 힘쓰고 계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식은 "정당화된 참인 믿음(justified true belief)"라는 JTB 전통을, '효율성'에 대한 요구로 대치하여, 지식을 "유용한 정보"로 규정하자는 실천적 제안. 일종의 공리주의로, 이 지점에서 인식론과 윤리학이 만날 수 있다고 본다(그리고 아래 내용까지 포함하여, 개인적으로는 현대 인식론의 '범죄학'으로의 응용을 고민하고 있다).

  지은이는 반드시 참이 아니더라도 효율적인 행동으로 이끄는 (그리하여 정당화되는) 정보들, 즉 JTB에 대한 반례(?)로, ① 노하우(명제 형태가 아니라, 명령문의 형태를 띤다), ② 표준(default) 추론(일종의 확률적 판단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③ 탐색(heuristic) 추론[이렇게 옮길 것이면, 차라리 번역을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이 어땠을까. 책에서는 특정 영역에서 최소한의 연구로 올바른 대답을 재빨리 얻어내는 전문가들의 지식, 내지는 전문적으로 개발된 현명한 지름길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그렇다면 오히려 '탐색 절약적 추론'이라고 옮기는 것이 정확하지 않았을까. 지은이는 표준 추론과 탐색 추론은 서로 관련되어 있으나, 탐색 추론은 표준 추론에 비하여 사건(? 사례였을까?)에 의해 입증되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을 든다.

  선진지식기술(Advanced Knowledge Technology, AKT) 프로젝트의 '지식경영의 여섯 가지 도전'과(다만, http://www.aktors.org는 현재 다른 페이지로 바뀐 듯하다?) 지은이가 여기에 덧붙인 고전적인 인식론적 문제들은 갈무리해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누운 글꼴로 표시한 부분이 지은이가 덧붙인 문제틀).


1. 획득 : 지식에 관한 첫 번째 문제는 지식을 언제, 어떻게 획득하느냐는 것이다. 우리는 지식의 획득을 세 가지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현존하지 않으며 연구 프로그램에 의해 발겨되어야만 하는 지식(가령 에이즈 치료법)이다. 둘째, 현존하지만 조직이 소유하지 않은 지식이다. 셋째, 조직이 소유하지만 잘못된 형태로 소유한 지식(가령 앞에서 예로 든 X 유형 부품에 대한 스미스의 지식은 불편하게도 그의 머릿속에 들어 있어서, 그에게 지식을 획득하여 웹페이지로 옮기기로 한 결정이 내려졌다)이다. 여기서 경영 차원에서의 결정은 지식 획득의 어려움(적절한 코드가 존재하는가?). 획득의 비용, 그리고 예상되는 이득에 달려 있다. 우리가 알지 못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우리가 알 필요가 있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서로 다른 유형의 지식들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가?


2. 모형화 : 일단 지식을 획득하고 나면 그것을 유용한 방식으로 저장해야 한다. 획득되는 지식은 기록하기 쉬워야 하고, 마찬가지로 읽기 쉽게 표현되어야 한다. 서로 다른 유형의 지식들은 어떻게 하면 가장 잘 표현되는가? 표현을 어느 정도로 바꾸어야 지식이 변하는가?


3. 검색 : 조직이 대규모의 지식을 보관할 때는 사용하기 편리하게, 빨리 지식을 얻을 수 있어야만 한다. 이 말은 내용물을 빨리, 믿을 수 있게,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보관해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지식이 다른 물건 더미에서 사라진다면 마치 <레이더스-잃어버린 성궤>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결약의 성궤"처럼, 차라리 잊어버리는 게 낫다. 연결된 지식 조각들은 어떻게 해야 가장 잘 조직화되는가? 지식 조각들은 어떻게 서로서로 연관되는가?


4. 재사용 : 어떤 지식이 회사에 있다면, 그 지식이 필요한 사람은 그것을 얻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지식을 비싸게 (또는 로열 돌턴처럼 부적절하게) 다시 획득해야 하는 둘러 가는 길을 밟지 않는다. 우리에게 필요하지만 가지고 있지 않은 지식을 어떻게 확인하는가? 지식 조각들은 어떻게 서로서로 연관되는가?


5. 공표 : 지식이 필요한 사람은 제 시간에 지식을 얻는 게 중요하다. 너무 이르면 정보가 과잉된다. 너무 늦으면... 어쨌든 너무 늦게 된다. 그리고 또 올바른 형식으로 된 지식을 필요로 한다. 기술에 관한 정보의 작은 한 부분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초보자를 위한 전체적인 설명, 혹은 그 이론에서 아주 섬세하고 세련된 부분은 필요하지 않다. 지식이 시각화되는 방식이 변하면 지식도 변하는가? 우리가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어떻게 아는가?


6. 유지 : 지식의 보존 방법을 개발한 다음에는 지식을 잘 관리하고 갱신해야 한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일련의 서로 다른 종류의 문제들을 수반한다. 곧 지식이 올바른지, 그리고 지식이 올바르게 표현됐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또한 관련된 영역의 변화를 추적하기 위해 지식을 갱신해야 한다. 그리고 잘못되거나 낡은 지식은 "잊어버려야" 하며, 아울러 조직의 요구가 변함에 따라 형식을 바꿔야 한다. 심지어 외부 사람들에게 가치가 있다면 지식을 상품화하고 팔기까지 해야 한다. 세계에 관한 설명이 올바른지 어떻게 아는가? 문장이 명제를 올바르게 표현하는지 어떻게 아는가? 진술들 사이의 논리적 관계는 무엇이며, 진술을 제거한 결과가 어떤지를 어떻게 추적해 볼 수 있는가? 서로 다른 지식의 유형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가?

  

 


  Peter Lyman and Hal R. Varian, "How Much Information? 2003" http://groups.ischool.berkeley.edu/archive/how-much-info-2003/execsum.htm


  그리고 20만 번 이상 인용된 Tim Berners-Lee, James Hendler, Ora Lassila, "The Semantic Web", Scientific American (2001. 5.) https://www-sop.inria.fr/acacia/cours/essi2006/Scientific%20American_%20Feature%20Article_%20The%20Semantic%20Web_%20May%202001.pdf


  위의 책 말고도 아이콘북스 시리즈에 주옥같은 책들이 많은데, 아쉽게도 모두 절판되었다. 모두 24권이다. 『토마스 쿤과 과학전쟁』에 관하여 리뷰를 쓴 적이 있다. http://blog.aladin.co.kr/SilentPaul/9003945

  


  이제이북스에서 나왔으나, 또한 안타깝게도 절판된 시리즈가 사이코 북스 시리즈(21권)이다.



  인식론 책들을 정리해 본다. 외국서는 너무 많아 우선 국내서를 정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법이 갖는 권위의 토대로서 '정의'라는 것의 모호성과 신비한 기원에 관하여... 폭력

  멋진 책, 좋은 번역.


  자연법주의가 현존하는 모든 법을 그 목적들의 비판 속에서만 평가할 수 있다면, 법실증주의는 모든 생성되는 법을 그 수단들의 비판 속에서만 평가할 수 있다. 정의가 목적들의 척도라면, 적법성은 수단들의 척도다. 하지만 이런 대립과 무관하게 두 학파는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근본 독단에서 일치하고 있다. 곧 정당한(gerechte) 목적은 정당화된(berechtige) 수단을 통해 성취될 수 있고, 정당화된 수단은 정당한 목적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법주의는 목적들의 정당성을 통해(durch die Gerechtigkeit der Zwecke) 수단들을 '정당화'하려(rechtifertigen) 하고, 법실증주의는 수단들의 정당화(Berechtigung)를 통해 목적들의 정당성(Gerechtigkeit)을 '보증'(garantieren)하려 한다. 두 전통은 동일한 독단적 전제의 원을 돌고 있는 셈이다. 그 공통적인 독단적 전제가 거짓이라면, 한편의 정당화된 수단들과 다른 편의 정당한 목적들 사이에 화해할 수 없는 갈등이 존재한다면, 그 이율배반은 해결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난다. 법실증주의는 목적들의 무조건성에 대해 맹목적이며, 자연법주의는 수단들의 조건성에 대해 맹목적이다.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정당화 사이의) 순환이 포기되고 목적들의 정당성만이 아니라 수단들의 정당화를 위한 상호 독립적인 척도들이 확립되기 전에는 여기에서 통찰력이 전혀 획득될 수 없다.


- 데리다의 78쪽과 벤야민의 141쪽을 종합


  『글쓰기와 차이』는 번역에 문제가 있다고 하시니 읽을 때 주의.



(77쪽까지 정리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시 서재 결혼시키다 발견한, 아내에게 우정 이상의 감정을 가졌던 이가 선물하였을 것으로 강하게 추정되는 책. 책 고름새에 비추어, 멋진(혹은 멋지게 될) 사람으로 보아주신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하다. 전혀 알지 못했던 책인데 소설가 김훈, 강수돌 교수 같은 분들이 소개글을 남기셨다.

  앙드레 고르의 책이 많이 번역되어 있지는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재 결혼시키다 발견한, 어떤 생각으로 이런 시집을 쓰고, 사고, 읽었을까가 궁금해지는 책. 기괴하면서도 아련하다.

  1999년 처음 나왔다가, 2012년에 옮긴이가 바뀌어 다시 나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