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지역에 흩어져 있던 장서가 네 군데, 다섯 군데로 나뉘었다가 다시 위치를 조정한 네 지역으로 재배치되는 과정이 있었다. 책들이 흩어져 있어도 주요 책들은 메인 포스트에 모여 책들 간 거리의 표준편차(?)가 작았던, 그래서 책 한 권을 읽으면서도 동시에 여러 책들을 넘나들 수 있었던 격리기간을 포함한 두 달 정도가 있었는데, 무척 행복했고 아이도 서재에서 놀면서 좋아했다.

  이제는 다시 副서재로 옮겨 살고 있는데, 이사를 다니면서 책들을 새로이 정리하다 보면 구석에 처박혀 잊힌 책들을 새삼스럽게 상기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 책도 그렇게 간만에 발견하였다.

  그러나 번번이 책을 이고 지고 다니는 것이 비경제적이기도 하고 몸도 점점 힘들어져(특히 책박스를 나르다가 허리를 다치는 일이 간혹 생겨) 전자책에 조금 더 익숙해지려고도 하고 있다. 필요한 책들을 그때그때 사는 게 아니라, 중고책방에서 언젠가 읽을 것 같은(훑어보기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책들을 발견하는 대로 미리 사두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아무튼 버리지 못하고 20년 이상 모으고 싸들고 다녔던,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책들이 인생의 큰 짐이자 제약조건이면서도, 잦은 이동생활 중에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는 가상의 고향이 되고 있다. 몸과 함께 생각도 이리저리 이전(移轉)하였다. 이렇게 남기는 글들을 5년, 10년 뒤에 읽어보면 생각이 바뀌어 지우고 싶은 것들도 당연히 있을 것 같다[사모은 책들의 면면이 나름대로는 화려한데, 예컨대, '이론과 실천'에서 나왔던 『자본』 전 권, 『진보평론』(2020년 봄호가 무려 349쪽이나 되네;;) 以前의 『이론』 대부분과, 초창기부터의 '과천연구실 세미나', 새길아카데미 비판총서, 민맥신서 같은 것들이다. 문득 생각이 나 찾아보니 짜골로프의 『정치경제학 교과서』는 여전히 시판 중이고, 새길출판사에서 나왔던 『정치경제학』은 중원문화로 옮겨 판매가로 13만 원이 붙어 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책은 얼마간 뻔하면서도 뻔하지 않은 내용들이 일부 나온다. 예컨대 저자가 '독서의 사각지대'라 이름 붙인 시기(딱 맞는 명명은 아닌 것 같다), 그러니까 독서 습관을 망치기 쉬운 시기는 도리어 '한글을 막 떼는 시기'라는 지적에 정신이 번쩍 든다(책 60쪽 이하). 글자는 읽어도 내용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책을 잘 읽는 사람, 독서의 맛을 아는 능숙한 어른(부모)이 책을 읽어주어야 의미가 온전히 전달된다. 마침 아이가 글자를 깨치기 시작했기 때문에 부모가 감칠맛나게 읽어주면 책 읽어주기의 효과는 배가된다. 혼자 읽게 내버려두지 말고, 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읽어주어야 한다. 아이가 소리 내어 읽게도 해보고(끊어읽는 모습을 보면 이해하고 읽는 것인지 알 수 있다), 질문을 던져볼 수도 있다.

  여담이지만, 어린시절 '묵독'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적잖이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여럼풋이 난다. 집에 있던 2층 침대에서 월간 만화 『보물섬』을 읽던 중이었고, 그런 게 가능하다고 알려주었던, 누군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손위의 동네 형이 함께 있었던 것 같다. '이희재' 선생님의 그림체와, 만화가 분들이 번갈아 연재하셨던 것도 같은데 '위인전', 그중에서도 녹두장군 전봉준의 압송 장면 컷이 강렬하게 남아 있다(뒷날 기억이 섞였는지도 모르고...). 딸보다 나이가 많은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아도, 아이들에게 '마음의 목소리'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은 천지가 개벽하는 경험인 것도 같다.

  여하간 지은이는 듣기 수준과 읽기 수준이 같아지려면 13세 정도는 되어야 하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중학생에게도 책을 읽어준다고 하고(다 좋은데, 외국 어느 나라에서? 출처는? 책을 제대로 따져 읽지 않는 독자를 대상으로 한 탓인지는 모르지만, 박사님이신데도 이런 식으로 추적 불가능한-때로는 선뜻 믿기 어려운- 솔깃한 썰들을 책 곳곳에 마구 흩뿌려두신 것은 불만스럽다), 적어도 초등학교 1학년까지는 무조건 읽어주라고 한다(책 134쪽 이하).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더라도 계속 읽어주기를 원하면 그렇게 해주는 편이 좋고, 10대 초중반까지도 혼자 읽어서는 매력을 느낄 수 없는 책이나 詩(이건 동감) 같은 것들을 느낌을 살려 읽어주라고 한다.


  독서에서 '마태효과(Matthew Effect)', 즉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소개하고 있는데, 뭐 당연한 얘기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책을 열심히 읽는 사람들은 만날 때마다 더 좋은 책들을 더 많이 읽은 상태여서 일신우일신하고 있음이 느껴지고, 읽지 않는 사람들은 나날이 정신이 빈한해져 나이와 직책이 그에 걸맞은 지혜까지 함께 준다고 착각하면서 영양가 없는 말들을 권위적으로 늘어놓는다. 아무리 재벌이라 한들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는 옛말이다. 사실은 부자가 3대, 4대를 가기 힘들다(이븐 칼둔도 『역사서설』에서 그런 취지로 썼는데, 우리는 이제 겨우 재벌가가 3대에 접어들었으므로 지켜 볼 일이다). 반면 책 읽기만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나고, 책을 읽는 습관만큼 확실하게 대물림해 줄 수 있는 것도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책을 많이 읽고서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는가는 별개 문제겠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만은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고, 적어도 일생에서 언제라도 만날 수 있는 극심한 좌절감을 견뎌낼 작은 힘은 줄 수 있다고 본다). 아무튼 박사님께서 여러 곳에서 신뢰를 떨어뜨려주신 덕분에 원전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논문이 나오기는 한다. Keith E. Stanovich, "Matthew effects in reading: Some consequences of individual differences in the acquisition of literacy," Reading Research Quarterly (Fall 1986) https://www.psychologytoday.com/files/u81/Stanovich__1986_.pdf 같은 글이 Journal of Education, Vol. 189, Issue 1-2 (2009)에 다시 실린 것도 같다. https://doi.org/10.1177/0022057409189001-204

  독서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 때문에, 지역사회와 공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 모든 가정이 독서교육에까지 신경 쓸 여력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책 23쪽 이하의 사례에 눈길이 간다.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 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지역사회의 명사들이 매주 1회 학교에 찾아와 아이들의 독서친구(Reading Buddy)가 되어 준다고 한다. 우리도 이런 시도들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시작되었다는 '아침 독서 10분' 운동(책 24쪽), 영국의 북트러스트 단체들과 책 나눠주기 프로젝트인 '북스타트'(우리도 '북스타트 코리아'가 도서관 등과 연계하여 이런저런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https://bookstart.org), 바스(Bath)에서 열리는 어린이문학 페스티벌 https://bathfestivals.org.uk/childrens-literature/, 독일 '레제스타트' 캠페인, 일본의 가정 독서 프로그램 '우치도쿠' 등이 유사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이상 책 54~55쪽). '독서의 중산층'을 복원하는 일은 결국 시민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다. 우리 사회도 한때 '책 읽는 사람들이 넘쳐나던 시대'가 있었고, 30년가량 그 덕을 보기도 했지만, 어느새 구태의연해졌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새로운 독서인구가 아이들로부터 두텁게 유입되어야 한다.


  한편, 동시(童詩)를 읽어줄 생각은 못하고 있었는데, 일리 있는 조언이라고 생각했다. 책 187쪽에 '동시를 제대로 읽어주는 방법' 여섯 단계를 써주셨는데, 첫째, [부모]가 재미있게 읽어주기(낭송하기), 둘째, [부모]가 읽고 아이가 따라 읽기, 셋째, [부모] 한 행, 아이 한 행 교대로 읽어보기, 넷째, [부모] 한 연, 아이 한 연 교대로 읽어보기, 다섯째, 아이에게 읽어달라고 하기, 여섯째, 둘이 눈 감고 외워보기이다(책은 전체 256쪽 중에서 208쪽까지를 읽어주는 사람이 '엄마'임을 전제로 쓰셨고, 그 이하에서 '아빠'가 읽어주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다루고 계신다. 위 [부모]에도 원래는 '엄마'가 들어간다). 어머니께서는 좋은 동시를 '시화'(詩畫)로 만들어 벽에 붙여주시곤 하셨는데, 새삼 동시집을 찾아볼 생각이 들었다. 어제 동요가사를 시처럼 들려주었더니 일단 잠을 재우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자주 느끼는 딜레마는 아동도서의 '단선적 권선징악 구도'(교훈성)와 '지배 이데올로기'의 구별이다. 일단 나는 집에서 '공주' 류의 책들은 없애거나 숨겼다(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하니 잘 차려입는 아이들도 많고, 그 영향을 배제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그러나 지은이는 유아기, 아동기는 가치관과 인성을 형성해 나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어른들과 달리 열린 결말, 이야기 비틀기가 큰 충격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책 160쪽 이하). 책이 주는 그 어떤 사소한 단서에도 쉽게 빠져들고 감정이입을 잘 하는 것은 사실이라, 유의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이 부분 문헌을 조금 더 찾아보고 싶다고 느꼈다. (추가하여, 윤리에 관한 책은 아니지만, '착시효과'를 다룬 책들, 예컨대, 언뜻 보면 크기가 달라 보이지만 이는 사실 패턴 배치에 따라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임을 일러주는 책만 보아도, 아직은 보이는 느낌에 충실한 아이가 '불쾌하고 불편해' 하는 것을 최근에 느꼈다.)


[출처와 신뢰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박사님은 책 247쪽 이하에서 "엘마 게이츠"라는 학자의 일명 '분노의 침전물 실험'을 소개하고 계신다. 사람이 화를 낼 때 사람 몸에는 독소가 생기기 때문에, 침의 파편에서도 독소가 검출된다는 주장이고, 그 파편을 냉각시킨 파편물을 쥐에게 주사하니 수분 내에 죽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마디로 '유사과학'이다. 쌔한 느낌이 들어 조금 찾아보았는데, 목사님들이야 끝내 과학적일라 치면 존립근거가 흔들리고 마시니 그렇다 치더라도, 검증도, 재현도 안 되는 이런 썰이 확대재생산되게 된 가장 큰 원흉은 EBS이다. 아래 이미지의 원 영상은 다음 페이지밖에 못 찾았다(일부 사이트에 링크된 페이지들이 만료된 것으로 보아 EBS에서 삭제한 것 같기도 하다). https://www.dailymotion.com/video/x60abd6 지식채널e에도 다시 나왔다. https://youtu.be/kUcIAbewxNM 국어(?)교과서에도 실린 모양이고 (https://twitter.com/otori13/status/1056806621274243072), 연합뉴스에서는 아예 "미국 워싱턴대 엘마 게이츠 교수'팀'"이라고 받아썼다. https://www.yna.co.kr/view/AKR20110930126400005



  이미 여러 사이트에서 지적받았지만, "Elmer R. Gates"가 Professor라고 지칭된 페이지가 있기는 해도, 다음 '약력'에서 보는 것처럼 대학에 재직한 것이 아니라 단지 사설 연구소를 차렸을 뿐이다(http://www.elmergates.com/biographical/chronology.pdf). '워싱턴대'라고만 나오는데, 이는 특히 혼동을 초래하기도 사기치기도 쉬운 이름이다.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University of Washington? Washington State University? Central Washington University? Western Washington University? Eastern Washington University? (이것 말고도 많다) 아니면, 게이츠가 DC를 중심으로 활동했으니(연구소가 메릴랜드 Chevy Chase에 있었고, 본인이 DC에서 사망했다),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그러나 엘머 게이츠는 그 어떤 워싱턴대학교에서도 근무한 적이 없다.

  국문 사이트들은 위 실험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http://www.elmergates.com/의 트래픽은 한국에서 계속 늘려주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위 사이트에서 1896년에 『The Art of Mind Building』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1903년에 『The Relations & Development of the Mind & Brain』으로 "나왔다는"(실제로 출간된 책들인지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다) 책의 '요약본'(?) PDF를 보면 3쪽에 나오는 '11쪽 요약'에 다음과 같은 문단이 나오기는 한다.



  그리고 영어로 된 몇몇 심리학, 정신화학(mental chemistry) 문헌들에서 화가 난 사람의 땀을 개의 혀에 대봤다거나, '기니피그'를 대상으로 한 엘머 게이츠의 여러 실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개들은 당연히 싫어할 테고, 동물들에게 체액과 다른 뭔가를 주사하면 당연히 '독을 맞은 것처럼' 문제가 생기겠지... 박기효 기자, "링거액 대신 맹물을 몸에 넣는다면", 매일경제 (2011. 11. 9.) https://www.mk.co.kr/news/it/view/2011/11/727434/; 심혜리, 구교형 기자, "[단독]‘식염수 대신 물 주사’ 사고 알린 경찰병원 직원… 면직", 경향신문 (2014. 10. 13.)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410130600075 등 참조]. 정확한 실험 방법이나 데이터를 보려면 우선은 게이츠가 썼다는 위 1879년 "report"를 찾아봐야 할 텐데, 제대로 학술논문으로 출간된 것이 아닌 것 같다. 국립 미국사 박물관에 있다는 다음 자료 더미에서는 찾을 수 있을까(이런 논란이 있단 걸 미리 알았다면 확인해 보고 오는 건데;;;). https://invention.si.edu/elmer-gates-papers-1894-1988-bulk-1894-1910

  오히려 게이츠는 “Physiologic Effects of the Emotions.” The World To-day (1903)라는 글의 서두에서(The World To-day인지 Today인지 하는 출처도 의심스럽다), 언론이 자신의 연구를 다루는 방식에 관한 불만을 언급하고 있다(감정상태에 따라 방출되는 생화학물질이 다르기는 하지만, 나타나는 색깔은 시약을 뭘 쓰는가에 달린 문제임에도 사람들이 색깔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지적. 침전물을 주사한다거나, 기니피그든 쥐가 죽었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여기서는 나오지 않는데, 여하간 당대에도 논란이 되었던 모양이다). http://www.elmergates.com/by_gates/physiologic_effects_of_emotions.pdf

  결국 게이츠의 원전 자체가 부실하다. 다음과 같은 글들도 참조할 수 있겠다. 곽연수, "곽연수, 알고도 당하는 치명적인 매력 유사과학 이야기", 포스텍 웹진(2014년 여름호) http://wwwhome.postech.ac.kr/web/www/plus?p_p_id=EXT_BBS&p_p_lifecycle=0&p_p_state=exclusive&p_p_mode=view&_EXT_BBS_struts_action=%2Fext%2Fbbs%2Fview_message&_EXT_BBS_sCategory=&_EXT_BBS_sKeyType=&_EXT_BBS_sKeyword=&_EXT_BBS_curPage=6&_EXT_BBS_messageId=12268; 오늘의 유머 게시물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science&no=29452; 네이버 지식인 답변 http://naver.me/GdWUIXv2]


  길어졌는데, 책에 나오는 추천도서를 관련 시리즈로까지 확장하여 정리하고 마무리한다(카테고리 분류가 꼭 정확지는 않은 것 같은데, 아무튼...). 앤서니 브라운 등 정평 난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이 많아서, 아래를 바탕으로 더 늘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훈육에 도움을 주는 책]




  [습관 형성에 도움을 주는 책]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책]




  [사회성과 인성을 길러주는 책]




  [동시, 동요]




  [전래동요??]




  [전래동화??]




  [0~2세: 애착 형성에 도움을 주는 책]




  [3~4세: 정서적 유대,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되는 책]




  [5~6세: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책]




  [아빠가 읽어주면 더 효과적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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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레마 사운드업'에 대하여 남긴 다음 후기가 종종 "좋아요"를 받고 있어서(마침 오늘 하나를 더 받아서) '크레마 카르타G'에 대해서도 평을 남겨둔다.



  "얼마 쓰지도 않았는데 정상 작동 중 액정 절반이 나갔다. 킨들에 비해 실망스러운 점이 한둘이 아닌데, 달리 대안이 없어 슬프다."

  https://blog.aladin.co.kr/SilentPaul/11437743


  지금 돌이켜보면, '크레마 사운드업'을 택한 것은 행동경제학적으로 '타협효과(Compromise Effect)' 때문이었던 것 같다. 너무 싸거나 비싼 제품, 기능이 너무 없거나 불필요한 기능까지 쓸데없이 갖추고 있는 '것 같은' 제품들의 양 극단을 피하고 가격과 사양 면에서 타협, 절충을 한 것이다. (횟집에서 3만 원, 5만 원, 8만 원 세트 중 5만 원 세트를 고르고, 피로연을 준비하는 혼주들이 광어회, 문어 숙회, 전복 갈비탕이 나오는 A 코스나, 갈비탕이 나오지 않고 잔치국수가 나오는 정도인 C 코스를 피하고, 스테이크 또는 LA갈비와 갈비탕이 나오는 B 코스를 압도적으로 많이 고르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횟집 주인이나 예식장 입장에서는 당연히 5만 원 세트나 B 코스의 마진을 높여두는 것이 현명하다. 전자제품도 세 가지 정도 모델을 유지하면서 가운데 사양 제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은 위 후기와 같이 액정이 나갔고, 첫 구매 시에 아꼈던 금액 이상으로 '수리비'가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어떤 전자제품은 부수적인 기능에 신경 쓰느라 '기본적인 내구성'이 갖추어져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간과한 탓이다. '크레마 사운드업'을 고를 때는 편리한 휴대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한데, 신줏단지 모시듯 조심스럽게 싸들고 다녀야 하고, 책상 위에서만 도서관 귀중본 넘기듯 경건하게 다뤄야 한다면 전자책 단말기로서의 기본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아무튼 '알라딘'의 후광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한 '기본적 신뢰'를 배반당한 기분이 들었고, 외국에 체류하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수리는 바로 맡기지 못하고 '크레마 카르타G'를 다시 살 수밖에 없었다. 여담이지만, 아마존 킨들을, 역시 '타협전략'에 따라 구매했고 훨씬 오래 썼지만, 아무리 험하게 다뤄도(이 정도면 망가졌어야 하지 않나 싶었던 순간에도 멀쩡하게 살아남아) 여전히 잘 작동하고 있다.


  '크레마 카르타G'를 고른 이유는 '너부리' 님의 다음과 같은 평 덕분이었다. "카르타, 카르타+, 사운드, 그랑데, 엑스퍼트 다 써봤는데 겉보기에 카르타G가 제일 튼튼해 보이네요." https://blog.aladin.co.kr/ygbaby/11038054 사실상 오로지 안 망가지는 제품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지금까지 망가지지는 않고 있어서 비교적 만족하고 있다.



  그러나 아래 위로 배치된 물리키의 기능 설정이 (적어도 나의) 직관에 반한다. 오른손으로 키 쪽을 잡고 읽는다고 할 때, 내 생각에 위의 버튼은 앞쪽으로, 아래 버튼은 다음쪽으로 넘어가는 것이어야 할 것 같은데, 그 반대다. 설정을 바꿀 수도 없다(뭐,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하였다).


  나는 주로 알라딘에서 전자책을 사보기만 했어서 모르겠지만(대출을 많이 해보지 못했고, PDF 파일들은 한글이더라도 킨들로 본다), 낮은 스펙과 2020년 4월 1일부터의 한국이퍼브 서비스 종료가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한국에서 전자책 기기와 컨텐츠가 아직 '충분히 편리하고 다양해지지 못한 덕분에' 서점사 등 여러 업체들이 안주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넷플릭스가 그랬던 것처럼 아마존이 상당한 수준의 한국어 번역을 해내기 시작하는 순간 모두 문 닫을 준비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 와중에 정부는 익숙한 습관과 마인드를 버리지 못하고 예산은 예산대로 들면서 결론이 어느 정도 예상되는 이상한 일을 벌이고 있다. 류은주 기자, "정부 '2년내 한국판 넷플릭스 5개 만들겠다'", IT조선 (2020. 6. 22.)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9/2020061903219.html 언제쯤 우리는 "K-", "한국판", "토종" 이런 말들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일단 5개를 만들겠다는 것부터가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에 '네트워크 효과'가 놓임을 간과하고 있다. 위 기사의 부제는 "2022년 국내 미디어 시장 10조, 콘텐츠 수출 16.2조 목표"인데, 이용자들이 왜 넷플릭스를 찾는지도 모르면서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부터 잘못 선택하고 있다.


  순진한 걸까. 아니면 이번에도 정말 한 몫씩 골고루+쏠쏠히 '해먹은' 뒤 사람들의 망각 속에 흐지부지하려는 걸까.


  다음 글들을 함께 참조...


  김은지 기자, "넷플릭스, 뉴미디어시장 장악… 체면 구긴 토종 미디어 초비상", 디지털타임스 (2020. 6. 17.)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0061802150931032001

  주성호 기자, "'한국판 유튜브' 키운다던 KT '두비두' 결국 접는다", 뉴스1 (2017. 4. 28.) https://www.news1.kr/articles/?2980354

  도안구 기자, "오픈소스 OS에 대한 티맥스의 한결같은 ‘토종’ 타령", 테크수다 (2018. 7. 4.) https://www.techsuda.com/archives/1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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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선 글에서 미국의 유명 동화 작가에 대한 편중을 언급하였는데, 1968년생인 Mo Willems는 그야말로 슈퍼스타이고, 밀리언셀러다. 워싱턴 DC에 있는 케네디 센터가 비록 올해 8월 9일까지의 공연을 모두 취소한 상태이긴 하나(처음에는 3월 한 달 공연만 취소되었다가 재개일이 점점 미뤄지고 있다), 작년 9월 시민 참여 위주의 공연·교육 공간인 Reach Center 개장을 전후하여 상당히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하고 있고, 그중 하나가 Mo Willems를 2019년 케네디 센터 최초의 상주 (교육 프로그램) 작가로 지명한 것이었다. "Children's author Mo Willems on sparking creativity and joy", PBS Newshour (2019. 12. 17.) https://www.pbs.org/video/mo-books-mo-readers-1576620978/ 역시 케네디 센터 상주 오케스트라인 National Symphony Orchestra (NSO) 단원의 얘기를 들어보면, '내셔널' 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COVID-19에 따른 국가지원금을 생계난에 내몰린 단원들에게 재깍재깍 지급하지 않고 있는 모양이지만, 아무튼 2014년부터 센터장을 맡고 있는 Deborah F. Rutter가 최근 들어 후원금도 더 열심히 모집하고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것 같다(Rutter 대표는 케네디 센터로 옮기기 전에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단장을 맡기도 했다). 리치 센터 소개는 https://www.kennedy-center.org/reach/


  상주 작가가 되면 무엇을 하는가... Mo Willems의 작품들을 어린이 뮤지컬로 만들어 무대에 올리는가 하면, 리치 센터 한쪽에 가족들의 쉼터로 만든 문샷스튜디오에서는 Mo Willems의 책 전체를 읽을 수 있고(스페인어 버전도 꽂혀 있다) 그 캐릭터들, 특히 Pigeon, Elephant & Piggie를 공작하고 직접 그려볼 수 있게 해두었다. https://www.kennedy-center.org/education/moonshot-studio/ (Knuffle Bunny 시리즈는 세 권뿐이기도 하고, Pigeon과 Elephant & Piggie가 워낙 메가 히트하였다 보니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져 보이는 감이 없지 않다.) 리치 센터 오프닝 페스티벌 기간(2019년 9월 7일~22일) 동안 양질의 무료 공연이 줄을 이었는데, 야외에 엄청나게 큰 Pigeon 풍선을 전시해두기도 하였다. 부모들의 지갑을 열긴 해야겠으므로 책은 물론이고 캐릭터 상품도 많이 팔고 있다. [여담이지만, 특히 DC 근처는 교육열도 높은 편이고(페어팩스 카운티의 토머스 제퍼슨 고등학교는 유명하다. 다방면에서의 조기 전인교육이 '한국은 저리 가라' 싶을 정도다) 어린이들을 위한 크고 작은 공연이 아주아주아주아주 많다. 인구가 많은 동네는 아니다 보니(DC가 약 70만에, DMV(DC-Maryland-Virginia)의 차로 오갈 만한 메트로폴리탄을 넓게 잡아도 기백만 정도. 버지니아나 메릴랜드 안쪽에는 다른 대체 공연장들이 또 있다), 어린이 공연이 있는 날이면 근처의 관심 있는 가족들은 총출동하여 공연장에서 모두 만나는 느낌이다(전체 객석 수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과 비슷한데, 가장 아래층에 배정된 좌석이 상대적으로 많고, 인구 천만 도시인 서울보다는 당연히 덜 붐벼서 자리 잡기가 수월한 편이다). 정기적으로 편성되는 Sensory Friendly 공연들의 경우 원래 하는 공연과 내용이 똑같은데, 공연 중간에 떠들어도 되고, 공연장을 뛰어다녀도 된다. 그것이 생명력 넘치는 아이들의 본모습이니까. 그래서 갓난아기가 있는 가족들도 편하게 와서 본다. 유명한 동화책에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입힌 창작곡도 이따금 올린다. 어린이 공연이 있는 날이면 "Musical Instrument Petting Zoo"라 해서 여러 악기들을 아이들이 마음껏, 직접 만져보고 연주해볼 수 있게 한 코너가 마련되는데, 관악기들의 경우에도 자원봉사자 분들이 옆에서 리드와 마우스피스 수십 개를 열심히 씻고 닦고 계시기 때문에 위생 걱정은 없다(요즘은 그렇게 할 수 없겠지만). 아무튼 덕분에 아이가 오케스트라에 편성되는 악기들은 입을 대든 손을 대든 실제로 접하면서 친숙해져 대부분 구별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프로그램들이 무료이다.]


  미국은 바이러스 확산세가 사그라들기는커녕 반등하는 모양새여서 공연예술가들과 공연업계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은데, 아예 직장까지 잃고 벼랑 끝에 내몰린 필부필부들이 워낙 많다 보니 그런 걱정이 사치처럼 여겨질 정도이다. 여러 단체들이 디지털 공연을 안쓰럽게 이어가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Mo Willems는 최근 첼리스트 요요마와 함께 Yo-Yo Mo 쇼란 걸 하기도 했다. https://www.kennedy-center.org/education/mo-willems/ (유튜브 Sesame Street 채널에서도 학교에 못 가고 집밖으로도 잘 못 나가는 아이들을 위한 여러 컨텐츠를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는데, 일본계 미국인 배우이자 연출가인 Alan Muraoka가 책을 읽어주는 영상들이 따뜻하고 좋다. "Love from Sesame Street | Story Time with Alan" https://www.youtube.com/watch?v=ryWjwqhXJOI 등)


  책 이야기로 돌아와서, Pigeon이 다소 삐뚤어져 있으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라면, Elephant & Piggie는 순수하고 따뜻한 친구들이다. 스토리 자체에 예상을 뒤엎는 신선한 전개가 많은데, 그러면서도 이 둘의 우정과 애정이 진하게 배어나서(『My New Friend Is So Fun!』은 그 드라마틱한 정점!) 읽어주면서 어른들 스스로 재미도 있고,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되는 책이 많다. LA Farmer's Market의 중고책 코너에서 『Listen to My Trumpet!』을 처음 사서 읽어주고 '와... 감탄스러울 정도로 너무 잘 썼다' 싶어 큰 충격을 받았는데, 결국은 25권짜리 전질을 사게 되었다(위 책 배열은 출간일 순). 그리하여 단 하나의 영문 전집을 추천한다면 (아직까지는 단연) Elephant & Piggie 시리즈를 꼽고 싶다. 책들이 모두 좋은데, 한 권 더 고르자면 『We are in a Book!』도 기막히게 재미난 책이다. 아이가 한동안 책 내용을 신나게 따라하며 온 집안을 뛰어다녔다. 이 시리즈는 Dr. Seuss상을 무려 7권이 받았다[1등상인 가이젤 메달을 두 권, 1등에 이어 네 명 작가에게 주는 가이젤 아너를 다섯 권이 받았다. There Is a Bird on Your Head! - Theodor Seuss Geisel Medal (2008), Are You Ready to Play Outside? - Medal (2009), We Are in a Book! - Theodor Seuss Geisel Honor (2011), I Broke My Trunk! - Honor (2012), Let's Go for a Drive! - Honor (2013), A Big Guy Took My Ball! - Honor (2014), Waiting Is Not Easy! - Honor (2015). 2008년부터 201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받은 셈인데, 당연히 Mo Willems가 역대 최다 수상자이다]. Dr. Seuss상은 가이젤상이라고도 부르는데, 미국도서관협회(ALA)에서, 초급 단계 독자를 위한 영어책 작가와 삽화가에게 수여한다. Dr. Seuss 자체가 워낙에 전설적인 이름이다 보니, 상이 주는 느낌도 왠지 더 묵직하다.


  25권째인 『The Thank You Book』(2016년 5월) 이후로는 그림체가 살짝 바뀐 책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연속성이 많이 떨어진다. 올해 5월에 나온 『What about Worms?』는 알라딘에 반영되지 않았다. 아마존 페이지 참조 https://www.amazon.com/About-Worms-Elephant-Piggie-Reading/dp/1368045731.




  국내에서는 "코끼리와 꿀꿀이"라는 이름으로 푸른숲주니어 출판사에서 2014년 10권이 번역되어 나왔다가 모두 절판되었다. 원문의 말맛을 충분히 살릴 수 있었을지 궁금하다. 아마 상당히 까다로운 작업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되고, 문장이 그리 어렵지 않으니 영어로 곧장 읽는 편이 차라리 나을 것 같다.




  비둘기 시리즈가 오히려 더 잘 팔렸는지, 2009년에 처음 번역되어 나온 책이 아직도 팔리고 있다. 그런데 캐릭터 특성상 반어적인 표현이 많은데, 제목 번역에서부터 강한 우려가 든다. 역시 관심이 있으시면 영어로 읽는 편이 낫다고 본다. 뒤에는 Knuffle Bunny 시리즈의 번역본.




  케네디 센터 뮤지컬은 우선『Don't Let the Pigeon Drive the Bus!』를 중심으로 아래 책들(출간일 순) 중 여러 권의 내용을 적절히 버무린 것이었는데, 배우들 실력이 워낙 뛰어나기도 했지만 어린이 공연이 그토록 고퀄일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Pigeon 시리즈와 Knuffle Bunny 시리즈는, 역시 미국도서관협회(ALA)에서 아동 청소년 대상 영어 그림책 삽화가에게 수여하는 Caldecott 상을 세 번 받았다. 『Don't Let the pigeon Drive the Bus!』 - Caldecott Honor (2004), 『Knuffle Bunny: A Cautionary Tale』 - Caldecott Honor (2005, 같은 해에 Charlotte Zolotow Honor도 받음), 『Knuffle Bunny Too: A Case of Mistaken Identity』 - Caldecott Honor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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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 작은도서관에 갔다가 아이가 꺼내와서 시리즈 몇 권을 그 자리에서 읽고, 그중에서 아이가 좋아했던 위 두 권을 빌려와서 읽게 되었다.

  아직은 아이가 막내(아기사자)에 감정이입하는데, 이틀 동안 두 권 각각 열 번 가까이 읽어준 것 같다. 『마술 스케치북』도 재미있다. 여러 번 읽어줬더니 아이 스스로도 얼추 구연해 낸다. 최근 들어 조금 긴 책도 읽기 시작했는데, 이사 등 생활환경의 변화로 아기그림책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모양이다. 틈틈이 다니다 보면 그 도서관의 아동도서들은 금방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서점에 가보면 상당히 많은 아동도서들을 섭렵한 것 같은데도, 도서관에 가보면 모르는 책들이 계속 나온다. 기증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간혹 번역이 엉망이거나, 번역 저작권을 확보했는지 의심스럽고 급조한 것처럼 만듦새가 허술한 책들이 있긴 해도, 아동도서의 종류 자체는 미국보다는 한국이 왠지 더 다양하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곤 한다. 영어권뿐 아니라 여러 언어권에서 (특히 일본에서) 정평 난 책들을 부지런히 번역해 내서 그런 것 같다. 과학책은 미국이 훨씬 본격적이고, 문학류는 미국의 경우 몇몇 유명 작가들에 대한 집중도가 지나치게 높은 반면 우리는 비교적 다채롭다. 그러나 우리 작가의 창작동화는 또 부족한 것 같다.




  아이교육 출판사에서 나왔던 『재미있는 공룡탐험』 시리즈가 무척 좋았는데, 이건 다음 글에서... (조금 찾아보니 출판사가 여러 번 바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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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 아이 꼬리가 보이는 그림책 4
이담원 글.그림 / 리잼 / 201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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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일하러 가있는 동안 까페에서 발견하여 아이와 함께 읽었다. 그러잖아도 아이가 생활상의 급격한 변화와 분리로 인한 불안을 애써 이겨내고 있던 참이었는데, 고기 잡으러 나갔다는 아빠가 사실은 영원히 돌아올 수 없고 할아버지는 자개농을 만들며 ‘아빠가 곧 오실 거야‘ 하는 거짓말로 둘러대고 있는 상황인가 싶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었다. 다행히 아빠의 고깃배는 돌아왔고 해피 엔딩^^;; 깜짝 놀랐네... 그림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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