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묵향 > [100자평] 미술 시장의 법칙


 『미술경제학』 28~30쪽에서 발췌...


  시장이 미술의 질적 수준을 떨어뜨린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다. 미술시장은 수준 낮은 미술품을 생산하도록 만드는가? 그러나 이 질문은 시장의 기능에 대한 일종의 오해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 시장은 수요에 반응하는 일종의 기구이다. 만일 저급한 미술품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면 그것이 공급될 것이고, 고급 미술품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면 그것이 공급될 것이다.

  (...) 낮은 수준부터 높은 수준까지 다양한 미술수요가 존재할 때 시장제도는 그 모든 수준의 미술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특정한 미술만 생산이 가능한 후원제도와는 상당히 다르다. (...) 시장제도는 대량소비되는 저급한 미술만이 아니라 고상한 미술에 대한 엘리트 수요에 대해서도 작동한다.

  (...)

  미술경제학은 미술시장을 연구대상으로 한다. 경제학 이론과 방법론을 활용하여 현대 미술시장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도출하여 정책대안을 제시한다.

  미술경제학은 상품으로서의 미술품, 그리고 그것의 경제적 가치(economic value)에 관심을 갖는다. 미술품의 본래적 가치인 예술적 가치(aesthetic value)를 평가하지 않는다.

  (...)

  그러나 경제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가 완전히 무관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대중시장에서 제품가치는 다수의 일반 소비자가 결정하고, 부자시장(deep-pocket market)에서의 제품가치는 돈과 자산이 많은 소수의 부자 소비자가 결정한다. 경제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의 괴리현상은 대중시장에서 더 크게 발생한다. 부자시장에서는 양자의 수렴현상이 더 강하다(Hans Abbing, 2004). 음반시장과 같은 대량생산된 대중시장에서 경제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의 괴리가 크게 발생한다. 반면 미술시장에서는 예술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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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묵향 > [100자평] 미술 시장의 법칙

  공유기능 실험. 

  2년 전 추억이라고 뜨기에 근처의 책 한 권을 펼쳐 보았다.




  밑줄긋기는 『그림과 그림값』 서문에서 따온 것이다.

  책 몇 개를 아래에 보태어 본다. William D. Grampp의 『Pricing the Priceless: Art, Artists, and Economics』는 검색되지 않는다.



  지금은 미술시장이 좀 어떻게 달라졌으려나...






어찌 생각하면 ‘모은다‘라는 행동에는 아마도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싶은 심리가 배어 있는 것도 같다. 내적으로는 자기자신의 삶의 지평을 확대시키는 일일 뿐만 아니라, 외적으로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고 과시하고자 하는 욕구의 표현이 아닐까 싶다. 예컨대, 레코드를 만 장 모은 사람은 레코드가 한 장도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물론이요 천 장쯤 모은 사람에 대해서도 무의식적인 우월감을 느끼기 마련이라니 말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토록 열심히 뭔가를 모은 사람들이 나중에 가서는 그 많은 수집품들을 몽땅 국가나 학교에 기부해 버리는 사태가 종종 일어난다는 것이다. 모으는 것도 극에 달하면 욕심이 없어져 버린다고 한다. 갈 데까지 가면 대욕은 무욕과 통한다는 것이다. 즉 큰 욕심은 욕심이 없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진정한 경지에 오른 콜렉터들은 그러할 것이다(『그림과 그림값』, 13~14쪽).

내 생각에는 와인과 오디오, 그리고 좋은 그림 사이에는 서로 상관관계가 있는 것 같다. 세계적인 화상이나 콜렉터 중에는 와인 애호가가 많기도 하고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감각적 즐거움의 극치, 섬세함이란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다(『그림과 그림값』, 13~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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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signer's Cookbook: 12 Colors, 12 Menus (Hardcover)
Reimann, Tatjana / Prestel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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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colorful a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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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침묵은 나의 것. 그녀의 눈은 나의 눈. 나는 마치 그녀가 오랫동안 나를 알아 왔고 나의 어린 시절과 나의 현재와 미래까지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비록 나는 그녀를 처음 만났지만 그녀는 오래 전부터 나를 지켜 보며 나의 속마음을 읽어 온 것 같았다.

  나는 그녀가 바로 나의 아내임을 예감했다.


- 샤갈이 Bella Rosenfeld를 만나던 순간에 대한 기술(71쪽)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9월 26일까지 "샤갈, 러브 앤 라이프" 전이 열리고 있다.

  아기를 안고 다녀왔는데, 분위기가 으스스하다 느꼈는지 나직이 신음소리를 내며 무서워(혹은 괴로워) 했다. 꿈에 나올라...


  나에게 발레란 어쨌든, 디아길레프에 의해 창설된 '미르 이르쿠스트바'와 같은 것이었다. 모든 발견들, 기발한 것들, 참신함이 거기서 걸러져 나왔고 번뜩이는 멋진 스타일에 도달하기 위한 길이 거기 있었다. 그러나 나는 노동자의 아들이다. 그리고 전시회에서는 괜히 마룻바닥을 더럽히고 싶은 마음의 들었다. (98쪽)


  나는 마을에서 보조금을 얻기 위해 지역 행정위원회에 갔다. 나의 계획을 설명하는 동안 소비에트의 의장은 고의로 잠이 들어버렸다. 그는 내 설명이 끝날 무렵에 깨어나서 말했다.

  "샤갈 동무, 당신은 위험한 다리를 고치는 일과 당신의 순수미술학교에 돈을 주는 일 중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오?" (130쪽)


  책은 샤갈의 자서전, 『나의 인생』을 옮긴 것이다.

  1921~1922년 사이 모스크바에서 쓰였고, 1923년 에칭으로 처음 발행되었다.

  그러나 종이책 초판은 1931년 Librairie Stock에서 출간된 프랑스어판 『MA VIE』이다.

  그래서 웹페이지들 사이에 첫 출간일이 언제인가를 두고 서로 다르게 서술되어 있는 것이다.


참고 페이지 : 

  1994년 ЭЛЛИС ЛАК에서 출간된 러시아어본 http://lib.ru/MEMUARY/SHAGAL/my_life.txt

  러시아어 자료 모음 http://www.marc-chagall.ru/mylife.php

  러시아어 갤러리 http://www.m-chagall.ru/library/Moja-zhizn.html

  MoMA https://www.moma.org/collection/works/22277

  구겐하임 https://www.guggenheim.org/blogs/findings/friendship-hilla-rebay-marc-chagall

  브리태니카 https://www.britannica.com/biography/Marc-Chagall

  위키피디아(영문) https://en.wikipedia.org/wiki/Marc_Chagall

  위키피디아(러시아어) https://ru.wikipedia.org/wiki/Шагал,_Марк_Захарович


  책은 일단 시적이고, 회화적이며, 아름답다.

  프랑스어로 소리내어 읽으면 더 아름다울 것이다.


  축제일마다 나는 온 교회에 울려퍼지는 나의 소프라노 음색을 확실히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신자들의 얼굴에 떠오르는 미소와 긴장한 표정을 바라보며 간절히 꿈꾸었다.

  '나는 가수가, 지휘자가 될 거야. 나는 음악 학교에 갈 거야.'

  우리 집 마당 쪽에는 바이올린 연주자도 한 명 살고 있었다. (중략) 나는 무언가를 긁어대듯 서투르게 켰다. 내가 어떻게 연주하든 상관없이 발로 박자를 맞추던 그는 언제나 똑같이 말했다.

  "멋진데!"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나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될 거야. 나는 음악 학교에 갈 거야.'

  리오즈노에서는 집집마다 부모님과 이웃들이 나와 내 여동생에게 춤을 추라고 했다. 나는 곱슬 머리의 귀여운 소년이었다. 나는 또 생각했다.

  '나는 무용수가 될 거야. 나는 ...에 들어갈 거야.'

  나는 그곳이 어딘지는 알지 못했다.

  밤낮으로 나는 시를 썼다. 사람들은 내가 시를 잘 쓴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또 생각했다.

  '나는 시인이 될 거야. 나는 ...에 들어가야지.'

  나는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었다. (38쪽)


  책을 읽어보니, 샤갈의 그림체가 실은 그의 사고방식과 체계에서 나온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지금, 자네의 색깔들은 아예 노래를 부르는군." (99쪽)


  "하느님, 우리 모두 샤갈처럼 '샤갈'(러시아어로 '걷다'는 뜻)하게 하소서."


- 마야코프스키가 샤갈에게 바친 헌사(144쪽)


  그런데 2004년 6월, 다빈치에서 나온 이 국문본은, 아마도 2004. 7. 15.부터 2004. 10. 15.까지 사이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 전을 겨냥하여 낸 책 같은데, 급히 낸 탓인지, 왠지 모르게 책에서 품격이 느껴지지 않는다(1989년에 책세상에서 『샤갈 - 내 젊음의 자서전』이란 제목으로 나온 적이 있다). 번역 문장의 가독성도 다소 떨어지고, 책 특유의 심상과 리듬감을 잘 살려내지 못한 느낌이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참조하여 단 미주는 내용이 훌륭하나 편집이 어정쩡하다. 미술책을 내는 출판사 치고는 여러모로 디자인에 대한 어떤 확신 없이 책을 냈다는 의구심이 든다. 샤갈의 작품을 적절히 배치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시와 한숨 사이의 차이는 뭘까? (88쪽)

  

  그러나저러나 1887년 7월 7일 러시아의 소도시 비테프스크(혹은 비쳅스크, 지금의 벨라루스)에서 태어나 프랑스 시민이 되고, 1985년 3월 28일 사망한 마르크 샤갈(출생 당시 이름은 Мовша Хацкелевич Шагал)이, 어떻게 자아를 형성해갔는지에 관한 색다른 이야기이고, 소중한 기록이다.

  조금 더 세련된 모습으로 다시 나오기를 바란다.


  나는 겨우 스무 살이었지만 이미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상드라르는 나를 걱정하여 여러 번 충고해 주었지만 그가 옳은 경우에도 나는 그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 그는 아무것도 아닌 거만한 입체주의 곁에서도 내가 조용히 일할 수 있을 거라고 설득했다. 나는 그들을 보며 생각했다.

  "너희들의 세모난 식탁 위에 네모난 배들을 올려놓고 배고파 죽어버려라!"

  (중략) 아마도 내 그림은 기상천외했을 것이다. 불타는 수성과 푸른 영혼이 캔버스 위에서 뛰어다니는. 나는 곰곰이 생각했다.

  '자연주의, 인상주의 그리고 사실적 입체주의를 때려 부수자!'

  그것들은 나를 슬프게 하고 나를 구속했다.

  모든 의문들-양감, 원근법, 세잔, 아프리카의 조각들-이 다시 솟아났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교적인 예술을 향해 콧노래를 부르며 형식주의의 신을 만들어 내는 이 시대는 무엇인가?

  우리의 어리석음이 환영 받으리라!

  속죄. 단지 표면에서가 아닌 깊은 속으로부터의 혁명이 필요하다.

  나를 몽상가라 부르지 말라! 오히려 나는 현실주의자다. 나는 이 땅을 사랑한다. (102쪽)


  그 무렵에는 암소가 세계의 정치를 지배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입체주의 화가들은 암소를 토막 냈고, 표현주의는 암소를 비틀었다. (107쪽)


  나는 옷을 다 벗어 던지고 네덜란드로, 남부 이탈리아로, 프로방스로 갔어야 했다. 그리고 말했어야 했다.

  "친구들이여, 보시다시피, 내가 돌아왔다. 여기에서 나는 슬프다. 내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림을 그리는 것 뿐이다."

  러시아 제국도, 소비에트 러시아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나는 그들에게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며 이방인이다.

  렘브란트는 나를 사랑할 거라고 확신한다. (161쪽)


  다음은 샤갈을 다룬 국내서들이다. 벨라 로젠펠트가 쓴 『첫 만남』이 서해문집에서 2003년에 나왔다가 절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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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걸스의 서양미술사 - 편견을 뒤집는 색다른 미술사
게릴라걸스 지음, 우효경 옮김, 박영택 감수 / 마음산책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게릴라걸스가 유쾌하게 되살린, 서양미술사의 억압된 반쪽(여성들과 유색인 예술가들 women and artists of color). 말미에 수록된 ˝역사 속 게릴라걸스˝ 연표와, 참고문헌 목록도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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