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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4월
평점 :
자기 안의 다른 의견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조직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선명하게, 목소리를 높이면 다른 사람들도 귀기울여 들어줄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유연하게 사고하지 못하는 구닥다리로 비칠 뿐이다. 자기 주장을 강하게 하더라도 대화할 여지를 열어두는 태도와 그렇지 않은 태도는 듣는 사람이 쉽게 알 수 있다. 다른 의견을 반박하고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이 다른 사람을 조롱, 비하하고 악마화하는 태도는 생각이 같은(= 달리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끼리는 즐겁고 시원할지 몰라도 양쪽 의견을 들어보려는 사람을 질리게 하고 떠나게 한다. ‘자기 주장에 자신이 없구나‘ 생각하게 한다. 정견은 간데없고 전략만 과도하게 남아 최근 익명의 공론장에서 이러한 모습이 많이 보인다. 비겁할 뿐만 아니라 도리어 남 좋은 일만 시켜주는 어리석고 전략적이지 못한 행동이다.
함께 이상을 실현하겠답시고 모인 집단이라면 그 이상을 위해 조직은 희생될 수 있다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하지, 조직을 보위하기 위해 이상은 언제라도 내던질 수 있다는 식이어서야 어찌 마음을 얻을 수 있겠는가.
이 책에서는 사람들이 왜 정치와 종교 때문에 서로 이편저편으로 나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려고 했다. 그 답은 마니교에서 이야기하는 것과는 달리, 어떤 사람은 선하고 어떤 사람은 악해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의 마음이 집단적 바름을 추구하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책의 답이었다. 우리 인간은 지극히 직관적인 생물체로서, 우리의 전략적 추론 능력도 사실은 직감에 따라 움직인다. 그러다 보니 나와 다른 매트릭스의 사람들을 만나면, 더구나 그런 이들의 도덕 매트릭스는 우리의 것과는 다른 식으로 배열된 도덕성 기반에 의지하고 있는 때가 많기 때문에, 그들과 연결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그러나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그러니만큼 이다음에 옆자리에 나와 다른 매트릭스의 사람이 앉게 된다면, 그때는 한번 연결을 시도해보자. 하지만 그 사람의 매트릭스로 곧장 뛰어들려고 해서는 안 된다. 또 몇 가지 공통점이 발견되거나 어떤 식으로든 약간의 신뢰가 생기기 전까지는 도덕성의 문제를 꺼내 들어서도 안 된다. 그러다가 시의적절하게 도덕성 관련된 이슈를 무사히 꺼냈다 싶으면, 그때는 다른 것보다 먼저 그 사람의 입장을 얼마간 추어주고 그에 대해 진정한 관심을 표한다. 우리는 어차피 한동안은 이 땅에 다 같이 발붙이고 살아가야 한다. 그러니 서로 잘 지낼 수 있게 함께 노력해보자. - P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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