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우주의 역사 - 별똥별 아줌마, 최초의 우주를 만나다 처음 읽는 역사
이지유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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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폼 잡고 제대로 글을 하나 쓰려다 한 달을 넘겼더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처음 읽는 우주‘론‘의 역사˝라 부르는 것이 더 좋을 책으로, 이 방면 이야기에 익숙하신 분들은 가볍게 다시 한 번 흐름을 정리하신다는 생각으로, 그렇지 않은 분들은 말 그대로 처음 접하는 이야기책 듣듯 읽으시면 될 것 같다.

그래도 요즘은 팟캐스트, 유튜브 등으로 매체가 다변화되면서 과학도 조금은 대중에 가까워진 느낌? (비과학, 유사과학, 음모론에 프로파간다가 대중을 더 강하게 사로잡게도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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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이해하는 우주과학사 図説・宇宙科学発展史―アリストテレスからホーキングまで (아리스토텔레스에서 호킹까지)』

2003년에 나온 책이라 중력파의 검출 등 최신 천문학의 눈부신 진전이 반영되지는 못했다[2019년에 새 번역을 내시면서 구판 99, 207쪽에 중력파를 언급한 부분과 관련하여 옮긴이가 추가로 덧붙인 내용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일본식의 ‘혹성惑星‘이라는 말이야 ‘궤도를 비틀비틀 갈팡질팡하는 별‘이라는 맥락이 있다 치더라도, 구판 202쪽에 양(성)자의 전하를 ˝2/3 + 2/3 + 1/3˝로 쓴 부분은 다운쿼크의 전하가 음이므로 ˝2/3 + 2/3 - 1/3˝의 오기이다. 그리고 양자(陽子, proton)의 경우, 우리말에서는 동음이의어인 양자(量子, quantum)와 혼동 가능성이 있어 양성자(陽性子)로 옮기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지은이가 위상기하학과 기초논리학을 전공하여 여러 분야의 대중서를 내고, 또 대중강연도 종종 하시는 분인데, 삽화와 설명이 깔끔하고 논리적이고 효과적이다. 1997년「사부리타니에서의 기이한 만남 佐分利谷の奇遇」으로 제2회 오쿠노호소미치문학상(奥の細道文学賞)을 수상하신 바도 있다. 방대한 내용을 짤막한 분량 안에 요약하고 도해해내는 일본인들의 역량과 문화는 참 유용할 때가 많다. 최신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에 별점을 네 개만 주려다가 책이 뒤로 치달을수록 눌러도 눌러도 마음속에선 별이 자꾸 더 떠올랐다. 바삐 살다보니 읽고나서 제때 정리하지 못해 결국 리뷰를 쓰지 못한 책들이 쌓여 일단 간단히라도 남겨둔다.

https://www.amazon.co.jp/-/en/dp/4769204566/ref=cm_sw_r_cp_awdb_imm_c_TWWCV3TCVZ1588332C98


알라딘에는 지은이의 책이 다 등록되어 있지 않다. 「별밤의 여로星闇の旅路」(自由国民社), 「우주의 불가사의宇宙の不思議がわかる本」(三笠書房), 「甑島再見紀行」(南勢出版), 「超辞苑(訳書)」(新曜社), 「확률의 악마確率の悪魔」, 「도설 우주과학 발전사図説・宇宙科学発展史」(서평 대상책), 「도설 창조의 마술사들図説・創造の魔術師たち(訳書)」, 「인공지능의 패러독스人工知能のパラドックス(訳書)」(이상 工学図書), 「還りなき旅路にて」, 「ある奇人の生涯」(이상 木耳社) 등이 그것이다.




집에도 서너 권이 있는 개마고원의 ˝그림으로 이해하는˝ 시리즈가 표지와 그림의 통일성으로 인하여 원래도 함께 묶여있던 책들인 줄로만 알았는데, 묶음 직한 책 두 권(우주과학사, 현대사상)을 모으고 나머지는 새로 써서 채운 것이라니 무척 놀랍다.




"뇌가 근육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 불행 중 다행이다."

- 스티븐 호킹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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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율표를 읽는 시간 - 신비한 원소 사전
김병민 지음, 장홍제 감수 / 동아시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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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는 지도리에 주기율표를 쭉 한 번 훑고 또 전자 배치를 그려가며 여러 번 따라 써보고 나니 뭔가 조금 더 나은 인간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연례행사 삼아도 좋을 일 같다.

넓은 의미에서 과학에 종사하시는 분들께 존경과 감사를 표하며... 이 책은 자고 일어나서 리뷰를 꼭 써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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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01 0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묵향님 해피 뉴이어! 행복과 따스함이 가득차시길 바래요.^0^

묵향 2021-01-01 11:22   좋아요 0 | URL
scott님, 감사합니다^^ 건강한 일상이 지속될 수 있는 새해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재미있고 좋은 책이다. 지구에 남은 뼈 화석만으로 이렇게 많은 것을 밝혀낸 과학의 힘에 경이를 느낀다. 하긴 아이가 푹 빠져 함께 살고 있다 여기는 공룡의 세계도 오직 과학이 되살려 준 드라마요, 서사이니...


  두 분은 외국에서 활동하고는 계시지만 한국 전문가들이 뜻을 모아 이만한 책을 내셨다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뼈에 남은 흔적으로 질병 등 건강상태를 분석하는 우은진 교수님, 뼈 조직의 양상으로 진화사를 밝혀내는 정충원 박사님, 뼈에서 뽑아낸 유전자 염기서열 자료로 과거를 복원하는 조혜란 교수님까지 이만하면 가히 드림팀이라 할 만하다. 우은진 교수님을 검색해 보니, 주간조선에서 낸 저자 인터뷰가 있다. 최준석, "[저자 인터뷰] 우은진 세종대 사학과 교수 "뼈를 보면 삶이 보인다… 우리 안에 네안데르탈인이”, 주간조선 (2018. 4. 2.) http://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C02&nNewsNumb=002501100012. 뿌리와이파리도 그 포트폴리오를 보면 기획을 참 잘 하는 것 같다.


  알맞은 정도로 잘 추려져 있지만, 몇 가지 흥미로웠던 내용만 간추려 본다. 현생 인류의 피부색 차이는 '자외선'과 관련되어 있다. 즉, 적도 근처는 강한 자외선을 차단하여야 하기 때문에 돌연변이가 일어날 경우 피부색이 옅어질 수 있는 MC1R (melanocortin 1 receptor) 유전자에 생기는 돌연변이가 자연선택을 통해 엄격하게 제거되어 진한 피부색을 유지하고, 반면 고위도 지역에서는 비타민 D 합성을 위해 자외선을 더 많이 흡수하여야 하기 때문에 이에 유리한 밝은 피부색 쪽으로의 돌연변이가 제약 없는 자연선택을 받았다(책 144-145쪽). 원전은 다음 논문인 것으로 보인다. Nina G. Jablonski and George Chaplin, "Human skin pigmentation as an adaptation to UV radiation,"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May 11, 2010, 107 (Supplement 2) 8962-8968; https://doi.org/10.1073/pnas.0914628107.


  어머니를 통해서만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 DNA (mtDNA)를 추적함으로써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면 고대사 상당 부분이 새롭게 쓰일 수 있을 것 같다(책 168쪽 이하). 우리와 일본인의 유전적 거리가 지극히 가깝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최근 동아사이언스에는 한국인 1,000명의 게놈 분석 결과 한국인 안에도 매우 다양한 유전적 특징이 나타났다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윤신영, "한국인 생각보다 다양하다" 1000명 게놈 분석 결과, 동아사이언스 (2020. 5. 28.)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36998. '인간 유전체 다양성 프로젝트'에서 한 것과 같은 상염색체 연구, 특히 '이형접합도heterozygosity' 분석을 통하여 인류의 족보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Luigi Cavalli-Sforza, "The Human Genome Diversity Project: past, present and future," Nature Reviews Genetics 6, 333–340 (2005). https://doi.org/10.1038/nrg1596


  가족법제, 특히 부성주의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다. 딸에게, 왜 '성(姓)'이 굳이 필요한지, 자신은 '일단 보기에' 여성 같은데[즉, 성(性)은 엄마와 같은 것 같은데] 왜 아빠하고만 성(姓)이 같고 한가족인 엄마는 왜 자기나 아빠와 성(姓)이 다른지, 엄마 아빠나 엄마 엄마는 왜 때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라고 하는지(양쪽 부모님께서 다른 지역에 살고 계시기 때문에 평소에는 거주지에 따라 구분하여 지칭하는 편이고, 아이도 호칭으로서는 네 분 모두를 할아버지, 할머니로 구분없이 부르고는 있다), 엄마는 왜 엄마 엄마가 아니라 엄마 아빠와 같은 성을 갖는지 등등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가 없다.

  민법에서 인류 평화(?)에 가장 큰 기여를 했던 조문 단 하나를 꼽는다면 단연 '부성 추정'에 관한 조항이라는 우스개 아닌 우스개를 들은 적이 있는데(우리 민법상으로는 제844조 제1항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 뒤이은, 제2항 "혼인이 성립한 날부터 200일 후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한다.", 제3항 "혼인관계가 종료된 날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한다."도 있다), 이제는 저런 추정 조항이 없더라도 유전자검사를 통해 엄마의 남편이 아빠인지 아닌지를 쉽게 가려낼 수 있다. 어찌 보면 아이들에게 아빠 성(姓)을 따르게 한 것도 생물학적 연계가 엄마만큼 겉으로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아빠와의 연관을 애써 규범적(폭력적)으로 관철시킨 것이라고도 볼 수 있을 텐데, 그렇게 할 필요가 딱히 없어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제는 난자를 제공받기도 하고 대리모를 통해 출생하는 아이들도 있어서 엄마와의 생물학적 연관도 반드시 필연적이지는 않게 되었다.


  아무튼 우리 몸 속에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풀이 약 2퍼센트나 담겨있다는 사실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D 통계량'에 관한 책 180쪽 이하). 인간이라는 존재, 인간의 역사가 참 보잘것없다는 생각도 들고, 아직도 인종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인류가 얼마나 어리석은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라샤펠의 노인‘은 키가 162~164센티미터, 몸게는 77킬로그램 정도로 추정되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뼈에는 관절염과 골절 흔적들이 가득하고 이도 거의 남지 않은 상태였다. 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고기라도 먹을라치면 누군가가 그를 위해 잘게 고깃덩어리를 찢어주거나 또는 딱딱한 음식을 미리 씹어서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했을 것이다.

음식뿐 아니라 노인이 굽은 다리와 심한 관절염을 앓으며 무리에 남아 살아가기 위해서는 누군가 지속적으로 그를 부축해주어야만 했을 것이다. [] 이 네안데르탈인이 어떤 치료를 받았을지는 모르지만, 분명 무리의 누군가가 그를 살아갈 수 있도록 보살펴주었다. 라샤펠의 노인과 샤니다르의 네안데르탈인을 보고 있노라면, 척박한 환경에서 먹고살기에 바빴지만 무리 속의 약자를 돌보며 함께 사는 방법을 알았던 네안데르탈인의 인간미가 느껴진다. - P120

지난날의 편견 또는 환상을 걷어내고 보니 우리 모두 2퍼센트의 네안데르탈인이었다! 네안데르탈인과의 인연이 우리 몸에 남긴 흔적을 쫓는 작업에 우리 모두 관심을 갖고 동참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3만 년 전까지 우리와 함께 지구를 거닐었던 수상한 이웃 인류의 참모습에 가까이 다가가는 과정은 계속될 것이다. 결국 이 책의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이며, 그들의 진면모를 파악하는 과정은 진정한 우리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더불어 이 과정은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높은 벽을 쌓으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비슷하지만 다른 존재를 동등한 시각에서 바라보게 하는 연습이 되리라 믿는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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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인식 기술이 아동 성착취에 대한 싸움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다룬 WIRED 기사.

Tom Simonite, ˝How Facial Recognition is Fighting Child Sex Trafficking,˝ WIRED, 2019. 6. 19.
https://www.wired.com/story/how-facial-recognition-fighting-child-sex-traffic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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