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나 페라텐의 처녀작 <홀로서기> 그리고 표지

 










 




 

 

 

 

 

 

 

 

 

 


난 그 책을 읽지 않았다. 아내는 책을 모두 읽고 나서 나에게 표지를 설명한다. 

한 짝의 힐은 홀로 남은 여인

없는 뒷굽은 무너져내린 그녀의 삶

그리고 글자.

4월 어느 날, 오후 점심을 먹고나서 남편은 나에게 헤어지자고 했다.

그렇게 소설은 시작된다.

디자이너는 그것을 표지로 삼았다. 

혹여나 외국의 책들은 어떤 표지일까? 원표지일까? 아니면 전혀 다른 표지일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원어를 검색하니 전혀 다른 표지가 나온다.

그렇다면 한국 번역판의 표지가 월등히 낫다는 이야기인가? 난 그렇게 보인다.






작가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묻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무엇이 사랑인가?라고 묻는지 알쏭달쏭하다. 그렇다고 내가 시간내어 읽지를 못할 것 같다. 아내가 읽었으니 해석은 아내의 몫으로 남겨두자. 


 

엘레나 페란테. 난 나이가 삼십 대 중반쯤으로 알았지만 할머니다. 놀라운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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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er 2020-04-29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사진은 저자 본인의 사진이 아닌것 같아서 댓글 남깁니다~! Ann Goldstein이라는 에디터이자 번역가이신것 같아요. :)
https://www.npr.org/2016/02/20/467382711/translator-behind-elena-ferrante-novels-says-her-job-is-to-be-an-enabler
 

"딱 한 권만 골라"


난 그녀 그리 매정할 줄 몰랐다. 아니다. 과분한 것이리라. 생일 선물이라며 옷과 쓸만한 몇 가지를 주었다. 이틀 전에는 책 선물까지 해준단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그런데 서점에 들어가면서 하는 말, 


"딱 한 권이야 알았지?"


주머니 사정의 여의치 않음에도 아내는 나의 생일을 맞아 약간 무리했다. 그 고마움을 어찌 모를까? 그런데 책까지 사주니 기분은 날아갈듯.... 


그런데 이상하다. "딱 한 권"이라는 말에 최선을 다해 골랐지만 좀처럼 손에 잡히는 책이 없다. 모두 읽고 싶지만, 딱 한 권은 아니었다. 


알베르토 망구엘이 여러 사정 때문에 서재를 정리하며 쓴 <서재를 떠나보내며>에 나오는 심정이 이와 같지 않을까? 아직 읽지 못해 아쉽다. 


내 인생에도 딱 한 권을 고르라면 여간 힘들어하지 않을까? 


딱 한 권은, 최선의 선택을 너머 생존과 존재의 이유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당장 필요한 책이 아닌 이상 말이다. 어쨌든 딱 한 권의 책을 고르기 위해 마음의 통증을 느끼며 딱 한 권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잡은 책 수전 손택의 <사진에 관하여>

안 그래도 사진에 관한 철학적 사유나 비평을 읽고 싶었는데 잘 됐다 싶다. 


일종의 불멸성...

원래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상황에 개입하지 않는 활동이다.


상황에 개입하면 기록할 수 없고, 기록하면 상황에 개입할 수 없다. 


사진을 찍는 다는 것 자체도 사건인데...


결국 사람들은 자신이 지닌 공격성을 총보다는 카메라를 통해서 분출하는 방법을 깨우치게 될 것이다.



어지럽고 복잡하다. 그러나 한 문장도 어긋나지 않고 정확하게 앞으로 30년 후의 대한민국을 정조준하고 있다. 2004년 그녀는 골수암으로 세상을 뜬다. 그 때라며 아직 디지탈 카메라가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가 아니던가. 그럼에도 그녀는 이미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사냥하듯 찍어대는 지금의 시대를 예언한 것이다. 


수전 손택은 이번이 처음인데... 모든 책을 읽고 싶을 만큼 통찰력이 탁월하다. <타인의 고통>이 동일한 작가라는 사실을 알고 수전 손택에 무지한 나에게 놀란다. 













































헉... 한 두 권이 아니다. 어쨌든 다음을 위해....
















아내가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묻는다.

"만족해"

"응 대 만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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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독서의 토양, 나의 어린 시절 읽은 거리는 없었다. 신문도 희귀했고, 책은 고작 교과서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형이 펄벅의 대지를 가져왔고, 난 몽땅 읽어 버렸다. 그녀가 누구인지 모르는 체 말이다.

















그녀는 <동풍서풍>으로 등단했고, <대지>와 <아들들>을 통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더불어 노벨문학상도 받게 된다. 중국을 사랑해 평생 중국에 기대어 살았다. 한편으로 사대주의적 성향을 갖고, 다른 한편으론 시대를 초월한 안목을 가진다. 그녀도 시대의 사람인가?






그녀는 기독교인이다. 그래서 기독교에 관련된 책도 몇 권 있다. 그러나 난 그녀의 기독교 세계관이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을 잘 알지 못하지만 그녀가 한국을 무척 사랑했다. 그녀는 한국전쟁 이후, 혼열아를 위한 고아원을 설립히 적극적으로 도왔다. 또한 한국을 무대로 소설을 적었는데 바로 <살아있는 갈대>가 그것이다. 이번에 우연히 어떤 기사를 읽으면서 알게 된 것이다. 


펄벅 재단에 들어가면 펄벅 여사의 정신을 기려 다문화 가정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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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몇 달 전이다.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하는데 '한국산문선'이 따라왔다. 샘플용이라 책에서 좋은 산문 몇 개를 엮어 보낸 것이다. 첫 산문은 이규보의 '우렛소리'다. 



우레가 칠 때는 사람들이 모두 두려워한다. 그러므로 뇌동한다는 말이 있다. ... 다만 한 가지 걸리는 일이 있다. 나는 예전에 춘추좌씨전을 읽다가 화보가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눈길을 떼지 못한 일을 잘못이라 여겼다. 그러다 길을 가다가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면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고개를 숙인 채 몸을 돌려 달아났다. 그렇지만 고개를 숙이고 몸을 돌려 달아나더라도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 이것이 남몰래 미식쩍게 여기던 일이다.


이것이 과연 우레가 치면 놀랄 일일까? 순수한 이규보의 마음이 읽혀져 심히 부끄럽다. 나는 서시의 다짐처럼,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듯하다. 


하여튼 아내는 나의 손을 잡고 서점에 들러 책 한 권을 고르라 한다. 예전의 기억을 더듬어 '한국산문선'을 기억해 냈다. 그리고 첫번째 책인 지종묵, 장유승 편역의 '이규보의 우렛소리'가 들어간 1권을 골랐다. 물론 이규보를 기억해서가 아니다. 난 곧바로 조선시대 산문을 읽고 싶었지만 아내는 시리즈는 1권부터 읽어야 한다며 골라준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우렛소리가 있다. 다음에 갈 때는 2권으로 살까보자. 


가을은 이렇게 깊어간다. 난 아내의 깊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니 철들지 않은 어린아이다.





























































출가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도를 실천하기가 어려우며, 도를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때를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66


출가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도를 실천하기가 어려우며, 도를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때를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66

사물에 집착이 있으면 해가 되지 않을 사물이 없고,
사물에 집착이 없으면 어떤 사물이든 덕을 이룬다네.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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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남신? 아니 여신이다.

영도 할매

제주도 할망


신은 원래 여신이었다. 


조지스 켐벨의 <여신들>을 읽고 있다.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오늘 김신명숙의 <여신을 찾아서>을 읽는데 역시 재미있다. 결국 여신은 원래의 신이었고, 농업의 신이었다. 


가부장적 남성 신들은 전쟁과 살인 폭력을 일삼았다. 그러나 남성과 여신은 다른 것이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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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8-10-10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여신들 재미있나요? 저도 보관함에 담아만 두고 갈등하고 있는데 궁금합니다.

낭만인생 2018-10-10 20:33   좋아요 0 | URL
책을 쓰고 있는데 참고용으로 읽고 있습니다. 성경의 우상들과 관련이 깊네요. 한 두 권도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