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번의 감사 - 근위축증과 싸우는 소년과 선생님의 기록
아야노 마사루 지음, 박현석 옮김 / 하늘을나는교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눈물처럼 아름다운 실화소설이다. 15살의 걷지 못하는 소년 쇼지 준, 그는 너무 일찍 인생을 알아 버렸다. 처음 일본에 알려졌을 때 언제쯤이면 한국에 상륙할까 기대했지만 그리 이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제 우리나라 말로 번역되어 나에게 다가왔다. 

 

난 아직까지 다섯개의 별점을 준 적이 없다. 아무리 위대하고 탁월한 사람의 글이라고 할지라도 네 개뿐이었다. 다섯은 완벽한 단 하나의 책에게 주고 싶은 마음에 미루고 또 미루었다. 그러나 이 책은 과감하게 다섯을 주었다. 완벽하기 때문이 아니다. 아름답기 때문이다. 너무 아름다워 눈물이 난다. 

 

 

내 발로 걷는 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지... 이 책은 나에게 두 발이 성한 것에 대해 감사하지 못한 것을 부끄럽게 했다. 그래서 두 발을 보며 '감사'해 보았다.  

내 발.. 

내 두발로..  

걷고 싶은 준.... 

발이 없었기에 힘들었고, 죽고 싶었고, 좌절하고 절망했지만, 

그러나 그에게 어머니가 발이 되었고, 선생님의 친구가 되어 주었다. 아! 인생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을, 인생이 이토록 사랑스러운 것을 어찌 몰랐단 말인가! 계단을 오르며 힘들다고 짜증을 내 보았으면서도 힘들게 오를 수 있는 '두 발'이 있음에 감사해 보진 못했다. 그래서 부끄러운 것이다. 그래도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감사하라고 한다. 

 

  900번의 감사, 무슨 의미일까? 

 

아이들이 울기 시작했다. 준이 더 이상 걸을 수 없다는 사실 앞에서...눈물을 흘린 것이다.  

900번이다.  

그래도 감사할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이 감사할 일이다. 

 아야노 무사루, 이 분의 책만 읽으면 생명의 고귀함 때문에 한이 맺힌다.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생명 이야기 때문에...... 주인을 기다리다 죽어간 충성스러운 '하치이야기'는 서로 불신하며, 이기적인 인간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그래서 이분은 더욱 가슴미어지게 한다. 얼마전 읽은 알퐁스 도데의 '별'을 읽는 듯한 따스함과 인간적인 정이 추운 겨울 나를 따스하게 데워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라우닝의 사랑시 연구
김원중 지음 / 예림기획 / 1999년 9월
평점 :
절판


역사상 최고의 사랑시, 브라우닝의 섬세한 언어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장영희, 처음 듣는 이름이다. 문학을 좋아하면서도 도무지 책을 읽을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게으른 나다.
그래도 이번에는 문학에 정열?을 불태워야지 하는 순진한 생각으로 서점에 들러어서 접한 책이다.
문학을 접하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아무 책이나 읽으면 되지 않기에 적어도 중요한 책들을 선별해주고 선정해주는 어떤 기준을 제시한 책을 먼저 선택한 것이다.
그래서 고른 것이 바로 장영희씨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이다.


앞 표지와 뒷표지를 뒤적거리고, 책을 소개하고 추천한 분들의 글을 읽어갔다.
오호... 이런 보통분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앉아서 10시간 정도를 이 분.. 장영희라는 분에 대해 이곳 저곳을  읽어가면 알가았다.
잠시후 이분은 살아계신 분이 아님을 알게되었다.
세차례의 암투병을 했으며, 마지막 남은 호흡을 2009년 5월 9일... 다했다.
그녀의 나이 57세였다. 
꽃다운 나이라고 말하면 실례일까? 하여튼 내게는 그렇게 보여진다. 문학의 성숙미를 더해가는 절정의 시기였을 지도 모를 그 나이에 그녀는 그렇게 별세를 한 것이다. 


그녀는 장애인이었다.
사실은 이 책-문학의 숲을 거닐다의 38쪽에서 발견했다. 

 


같이 놀래?
토크쇼 중에 윈프리는 탐 설리반이라는 시각장애인 사업가와의 인텨뷰를 했다. 설리반은 절망과 자괴감에 빠졌던 자기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말은 단 세 단어였다고 한다. 어렸을 때 혼자 놀고있는 그에게 옆집 아니가 "같이 놀래?"라고 물었고, 그 말이야말로 자신도 다른 사람과 똑같은 인간임을 인정해주고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말이었다고 했다. 

  


그렇다. 위대한 문학작품들의 기본적 주제는 '같이 놀래?'인지도 모른다. 형형색색으로 다르게 생긴 수십억의 사람들이 서로 부대끼며 자리싸움하며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인간적 보편성을 찾아 어떻게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화합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가를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문학의 과업이기 때문이다.(6쪽)


그림을 그려준 분
곳곳에 아름답게 담겨진 그림들은 중앙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최승미님께서 수고해주셨다. 문학과 미술의 만남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이제 알았다. 이미지와 텍스트는 개와 고양이도 얼마든지 친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인의 사랑


사랑이 이우는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우리들의 슬픈 영혼은 이제 지치고 피곤합니다.
헤어집시다. 정열의 시간이 우리를 잊기 전에
수그른 당신 이마에 입맞춤과 눈물을 남기고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낙엽> 


숨어서 시를 썼던 디킨슨... 몇몇 가까운 친적조차도 그녀가 시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그녀가 죽은 후에 그녀의 서랍장에는 약2천여 편의 시가 차곡차곡 챙겨져있었다.(74쪽)
참 이상하기도 하다. 그럼 무엇때문에 시를 쓴단말인가? 비밀 일기장이라도 되는 것일까? 그럴지도 모를 일이다. 하여튼 시인이란 항상 비밀스런 존재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블 - 전2권 - side A, side B + 일러스트 화집
박민규 지음 / 창비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LP시절... 사람들은 놀라고 행복해했다. 더이상 기술의 진보를 어려울 것이라고 보았다. 커다란 거울같은 반사판에 집어넣은 화려한 색상과 놀라운 화면들은 보는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일 뿐이었다. CD가 나온 것이다. 크기는 1/10 정도 밖에 되지 않으면서 더 큰 용량을 가진 이 묘한 기기... 그동안 24편의 단편 가운데 18편을 추렸다. 왜 하필이면 18일까.... 괴짜같은 그의 상상력을 18이란 단어로 표현하고 싶은 이유는 뭘까? 두권이 아니라 sideA sideB라고 말한다. 그래도 그렇지.. 책은 두권이지 않는가! '누런강 배 한 척' 치매에 걸린 아내와 동행하며 그가 보았던... 삶에 대한 통찰들은 심금을 울린다. 인간이란 낮처럼 밝은 첫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는 자동차와 같은 것이다. 잠시 후면 터널을 빠져나와 밝은 세상을 만날 것이지만 여전히... 두렵고 떨린 것이다. 그가 말하고 싶은 인생은 뭘까? 아니 사람이란 존재를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흡수한다. 분열하고 번식한다. 하나의 채널이 될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할거란 말인가. 단세포 생물처럼 홀로서 서가는 독단적이고 괴짜같은 인생들이 무엇을 더 이야기한단 말인가. 혼자 떠드는 소음인 것을.. 그래서 사람들은 그것을 더 듣고 싶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일종의 대리만족이다. 대리만족? 그것도 알고보면 유치하고 치사하다. 용감하지 못한 비겁한 사람들의 그림자이다. 그래서 박민규의 더블은 나의 대리만족.. 아니 나의 부끄럽고 생소한 부분을 괴짜스럽게 토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구판절판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자유주의자들의 주장을 말한다.

세탁기가 컴퓨터보다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는 말은 실수다.
장하준씨는 세탁기를 통해 여성들이 가정을 떠남으로 가정이 파괴되고 출산율의 저하로 인해 오는 경제기반의 쇠락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이것은 참으로 심각한 사회적 위기이다.

자유시장의 개념은 무한경쟁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자유시장은 강자에게 철저히 유리하다. 약자는 패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장하준씨는 8장에서 자본주의에도 국적이 있다는 주장을 편다. 아무리 글로발 시대라고 할지라도 이사들이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아니 진정한 소유주가 누구냐에 따라 그 나라의 방침과 국익을 대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유시장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그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자유시장은 있는 자에게 더 주고, 없는 자는 모두를 빼앗아 버리는 격이 된다. 그런 점에서 송하준씨의 주장은 정확하게 맞다.

보수의 문제를 논해보자.
이 문제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충분히 다루었기 때문에 더 다루고 싶지 않지만, 책의 내용상 필요하다. 송하준씨는 미국의 경영자들이 지나치게 많다고 주장한다. 근로자에 비해 400배까지 많이 받으며, 일본에 비해 4배 정도를 더 받는다고 말한다.
일부러 미국을 겨냥한 이유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너무 많은 것에는 동조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많음이 나쁜가에 대해서는 좀더 다른 것 같다. 마이클 센델도 마이클 조던의 보수에 대한 그의 실력만이 아니고, 그가 살아가는 사회구조가 그러한 것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송하준씨와 관점이 동일하다. 인도의 기사가 결코 스웨덴의 기사도 실력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보수는 형편이 낮다. 이것은 그 사회가 가진 구조 속에서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현상인 것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시장에 정부가 좀더 개입하고, 복지정책에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적으로 동감하는 부분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oetzee 2010-11-25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유명한 "장"하준 "교수"를 "송"하준 "씨"로 지칭하는 분은 처음이네요..

앞으로21 2011-01-03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탁기 때문에 여성들이 가정을 떠나 가정이 붕괴된다구요? 농담이신거죠? ㅎㅎ;

유들이 2024-03-27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스트들이 보면 난리나겠네요. ㅋㅋㅋ